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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게 하기(시치미떼기)
2019년 02월 01일 18시 33분  조회:1113  추천:0  작성자: 강려
낯설게 하기(시치미떼기) 
 
<1>
  낯설게 하기는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에 의해 처음으로 사용된 용어로서 일상화되어 있는 우리의 지각이나 인식의 틀을 깨고 사물의 모습을 낯설게 하여 사물에게 본래의 모습을 찾아 주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낯설게 하기란, 그런 점에서 형식을 난해하게 하고 지각에 소요되는 시간을 연장시킴으로써 표현 대상이 예술적임을 의식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양식인 셈이다. 낯설게 하기는 궁극적으로 독자의 기대 지평을 무너뜨려 새로운 양식을 태동시키게 된다. 의미 심장한 내용을 작가가 모르는 체하며 이야기하는 수법이다. 
 
  최인호의 '영가', 장정일의 '아담이 눈뜰 때', 하일지의 '경마장 가는 길', 최인훈의 '총독의 소리', '서유기', 이인성의 '낯선 시간 속으로' 등의 작품이 이러한 낯설게 하기를 보여 주는 작품들이다. 
 
<2>
1. 낯설게 하기란?
낯설게 하기는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에 의해 처음으로 사용된 용어로서 하나의 문학적 장치에 한정적으로 사용되기보다는 오히려 문학이나 예술 일반의 기법에 관련되어 있는 용어로 보는 편이 더 옳다. 일상화되어 있는 우리의 지각은 보통 자동적이며 습관화된 틀 속에 갇혀 있다. 특히 일상적 언어의 세계는 이런 자동화에 의해 애초의 신선함을 잃은 상태이며 자연히 일탈된 언어의 세계인 문학 언어와는 본질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즉 지각의 자동화 속에서 영위되는 우리의 일상적 삶과 사물은 본래의 의미를 상실한 채 퇴색되는데, 예술은 바로 이러한 자동화된 일상적 인식의 틀을 깨고 낯설게 하여 사물에게 본래의 모습을 찾아 주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낯설게 하기란 그런 점에서 오히려 형식을 난해하게 하고 지각에 소요되는 시간을 연장시킴으로써 한 대상이 예술적임을 의식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양식인 셈이다.
※참고사항 -전경화와 배경화-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의 '낯설게 하기'는 체코 구조주의에서 '전경화'라는 개념으로 전환된다.
'낯설게 하기'를 한 결과로서, 낯선 부분은 '전경화(foregrounding)'가되고, 친숙한 부분은 '배경화(backgrounding)'가 된다고 본다.
 
2. 소설 속에 낯설게 하기
서사체에 있는 스토리를 플롯화 할 때 낯설게 하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독자가 어떤 유형의 이야기에 대해 이미 선지식을 가지고 있으므로 작가는 이야기를 낯설게 변형시킨다는 것이다. 
예) 도미부인의 이야기는 어느 정도 나이가 든 한국인이라면 이미 그 내용(스토리)은 알고 있다. 이에 한 작가는 이를 새로운 형태(플롯)를 사용해 소설화하고 그 결과 그 이야기는 낯선 형태로 독자들에게 다가오는 효과를 발휘한다.
또한 기법 적인 측면에서 소설 속의 낯설게 하기는 몽타주 기법, 콜라주 기법, 근대에 나타난 입체적 인물이 독자에게 던진 충격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나타나기도 하며, 독자들의 기대지평을 좌절시키면서 새로운 형식을 창출하며 낯설게 하기를 실현한다. 
◎콜라주 기법의 예 : 최인호의 <무서운 복수> 의 마지막 결말부에 주인공에게 배달되는 편지가 그대로 옮겨져 있어 화자로 하여금 설명을 줄일 수 있게 해 주면서 현실이 이야기 속으로 들어오는 듯한 느낌을 주어 독자에게 충격을 준다.
◎독자들의 기대지평 좌절의 예 : 장정일의 <아담이 눈뜰 때> 와 같은 소설은 기존의 도덕적 권위에 친숙해져 있던 독자들의 지평에 대해  '나'라는 재수생의 사랑과 성편력, '록'에 대한 경도등 대담한 풍속 묘사를 통해 방황하는 섬세한 자아의 초상을 보여 주는 새로운 성장 소설을 보여준다.
이 외에 옴니버스 연작 소설로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이인성의 <낯선 시간 속으로>가 있고, 최인훈의 <총독의 소리> 등의 실험소설도 낯설게 하기의 기법이 두드러진 예로 제시할 수 있다.
현대 소설에서 두드러진 현상 중 하나가 형식적 정형에 대한 거부와 해체의 움직임이라고 한다면 낯설게 하기는 이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포스트 모더니즘 계통의 소설은 그 자체가 외국 문학에서 도입된 외적 형식의 모방에 치우친 감이 있는 데 근본적인 문제점이 있다. 
 
3 시에서의 낯설게 하기
① 비유 : 쉬클로프스키는 시적 비유를 정서를 전달하기 위한 시적 담화에서 독자의 습관적 반응을 차단하기 위해 사용되는 낯설게 하기의 장치라고 보았다. 
    예1) 광화문은 
          차라리 한 채의 소슬한 종교 -서정주, <광화문에서>
위의 시에서 '광화문'이라는 구체물을 '종교'라는 추상적 관념으로 바꾸고 있다. 여기서 시적 은유는 하나의 대상을 다른 대상으로 치환하여 의미 차가 나도록 만들고 독자로 하여금 왜 유사성이 없는데도 그렇게 바꾸었는가를 주목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장치인 것이다.
예2)      
새는 사철나무
키 작은 나무가지 끝에,
바람은 멀리멀리
낮달과 함께, 혹은
막 잠깬 골목길 입구 손수레 곁에,
하느님은 어린 나귀와 함께
이번에도 동쪽 포도밭 길을 가고 있다.
해가 뜨기 전에,
                                                            김춘수, <노래>전문
이 작품의 주된 의미는 <새 바람  하느님과 어린 나귀>로 이어진다. 새가 사철나무 가지 끝에 앉아 있다든지, 골목길에 손수레 곁에 바람이 분다는 것은 경험상으로 연접된 감각이지만, '바람'과 '하느님'은 서로 단절된 감각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비유한 이미지의 배열 과정에서 인과 관계를 차단하는 방법으로도 얻을 수 있다.
② 리듬 : 고정적인 정형율에 얽매인 작품은 낭독할 때 휴지, 장음화, 축약과 같은 '율격 이외의 시간'을 설정할 여지가 없어지고, 독서 과정에서 독자의 기대를 계속 적중시켜 주어 오히려 자동화되기 때문에 리듬도 '규범으로부터 이탈'하는 부분을 설정하여 탈자동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예) 현대시의 자유율
③ 어휘 : 시어의 의미의 선명도에 따라<추상 : 구상> <동질 : 이질>로, 어휘 탄생 배경에 따라서  <자연적 : 인위적> <고전적 : 현대적> <동양적 : 서양적> ,계층에 따라서 <상류층의 어휘 : 하류층의 어휘 > 같은 대립된 짝으로 이루어진다. 어느 한 쪽을 기준으로 삼은 다음 여기서 이탈된 어휘를 결합하여 낯설게 한다.
④ 음성 : 사향 박하의 뒤안길이다.
          아름다운 배암...
          을마나 크다란 슬픔으로 태어났기에, 저리도 징그라운 몸둥아리냐
                                                              서정주 <화사> 중에서
<뱀 베암><얼마나 을나마><커다란 크다란><징그러운  징그라운>으로 음성을 변화하여 그 어휘들의 의미와 뉘앙스를 주목해 주게 한다.
⑤ 통사 : 문장의  배치에 따라  <정치법: 변형법> 문자의 길이에 따라 <긴 문장 : 짧은 문장> 통사론적 반복 여하에 따라 <리듬적인 것 : 산문적인 것> 등을 대치시켜 표현하여 낯설게 한다.
⑥ 해체 : 시의 구조적인 틀을 깨고 시의 형식에 새로운 틀을 보여줌으로써 낯설게 한다
이상의 시처럼 띄어쓰기를 하지 않는다거나 하는 글의 어법상의 해체, 영어를 섞어 쓰는 등의 언어에 대한 해체, 글씨 크기나 연과 행의 변형을 통한 형태의 해제, 타장르를 시에 끌어들이는 장르간에 해체 등이 현대시에 주로 쓰이고 있는 낯설게 하기이다.
예) 나는 시를, 당대에 대한, 당대를 위한, 당대의 유언으로 쓴다.
    上記 진술은 너무 오만한다 ( )
    위풍당당하다( )
    위험천만하다( )
    천진난만하다( )
                                      황지우, <도대체 시란 무엇인가>중에서
하지만 낯설게 하기는 그 작품 자체의 구조와 조직만으로 따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 시대의 문학적 관습과 그 시인의 관습, 그 시인의 일반적 관습과 그 작품만의 관습, 다시 그 작품을 지배하는 일반적 질서와 어느 한 부분의 일탈 같은  <규범 : 일탈> <보편: 특수> <친숙함 : 낯설음>등의 기준에 의해 결정된다.
예)
환상이라는 이름의 역은 동해안에 있습니다. 눈 내리는 겨울 바다- 거기 하나의 암호처럼 서 있습니다. 아무도 가본 사람은 없습니다. 당신이 거기에 닿을 때, 그 역은 홍을 맞아 경련합니다. 경련 오오 존재, 돌이 파묻힐 때, 물들은 몸부림칩니다. 물들의 연소 속에서 당신도 당신의 몸부림을 봅니다. 존재는 끝끝내 몸부림 속에 있습니다. 아무도 가본 사람은 없습니다. 푸른 파편처럼, 바람 부는 밤에 환상이라는 이름의 역이 보입니다.
                                                          -이승훈, <암호>전문
이승훈의 <암호>를 이 시대의 일반적 관습과 비교할 때 산문적 어법으로 말하고 대상을 모방하는데 그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낯설다고 할 수 있다.
 
4. 연극에서의 낯설게 하기
낯설게 하기 이론이란 베르톨트  브레히트가 제안한 연극 기법인 낯설게  하기 효과에 관한  이론이다. 연극론에서의 낯설게 하기는 자명한 사건이나 인물을 낯설게 보도록  만들어 그 배후의 사상을 깨닫도록 하는 기법이다. 그러나 그 기법이 겨냥하는 궁극적인 효과에 비추어 볼  때, 연극론이라는 그릇은 그  기법의 의의를 담기에  협소하다. 왜냐하면 낯설게하기  기법은 기존의 연극뿐만 아니라, 미학과 예술론에도 적용되는 미학적 입안이기 때문이다. 단순한  반영으로는 자신의 존재를 쉽게 확인할 수  없는 시대에는 좀더 구조화된 방식이 요청된다. 즉, 주어진  현실을 모순된 채 일시정지 시킴으로써  이상하게 보이게 하는 반감정이입론이다
[출처] 낯설게 하기(시치미떼기)[문학♡용어사전]|작성자 옥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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