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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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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뛰르 랭보 <지옥의 계절>착란 2 / 이준오 번역(5)
2019년 02월 25일 14시 57분  조회:1317  추천:0  작성자: 강려
아르뛰르 랭보 <지옥의 계절>착란 2 / 이준오 번역(5)
 
 
언어의 연금술1)
 
  나에게2) 대한, 내 광증 중, 하나에 대한 이야기.
  나는 오래 전부터 가능한 모든 풍경을 소유할 수 있다고 자부하
고, 미술과 현대시의 명성을 가소롭게 여겨왔다.3) 
  나는 우스꽝스러운 그림들, 문의 윗장식, 배경, 어릿광대의 그림,
간판, 대중적인 채색삽화를 좋아했고, 낡은 문학, 교회 라틴어, 철자
없는 외설서적, 우리 조부의 소설들, 요정이야기, 동화 책들, 낡은 오
페라, 멍청한 후렴, 우직한 리듬을 좋아했다.4) 
  나는 十字軍을, 아직 기록되지 아니한 탐험여행을, 역사없는 공화
국을, 숨이 막히는 종교전쟁을, 풍습의 혁명을, 종족과 대륙을 뒤바
꿔 놓는 것을 꿈꾸었다. 나는 온갖 신기한 것을 다 믿고 있었다.
  나는 母音의 색깔을 발명했다.- A는 검고, E는 하얗고, I는 붉고,
O는 푸르고, U는 초록이다. - 나는 子音의 형태와 운동을 조절했
고, 본능적인 리듬으로 언젠가는 온갖 감각에 다다를 수 있는 시적
언어를 창조하리라 자부했다.5) 나는 번역을 보류했다.6) 
  그건 우선 연습이었다.7) 나는 침묵과 밤에 대해 썼고, 표현할 수
없는 것에 유의했다. 나는 현기증을 응시했다.
 
@
 
새와 양떼 그리고 마을처녀들8) 멀리
훈훈한 초록색 오후의 안개 속에서
정다운 개암나무 숲에 둘러싸인 히드
황야에서 무릎을 꿇고 내 무엇을 마셨는가?
이 어린 와즈강(江)9)에서 내 무엇을 마실 수 있었으리.
소리없는 느릎나무, 꽃 없는 잔디, 흐린 하늘이여!
내 사랑하는 집에서 멀리 떨어져 이 노란
호리병을 마신다.10) 땀 흘리게 하는 금빛 액체를.
 
나는 애매한 주막 표지판을 만들었다.
-뇌우가 하늘을 믿고 왔다. 저녁에
숲의 물은 순수한 모래 위로 사라졌고
하느님의 바람은 늪지에 얼음조각을 던졌다.
 
울면서 나는 그 금을 바라다보았다.
그러나 마실 수는 없었다.
 
@
 
여름날 새벽11) 네시엔
사랑의 단꿈이 아직도 한창이고
작은 숲 아래선 즐거운 저녁냄새가
날아가네.
 
저기 저 넓다란 작업장 좀 봐.
사과지기 자매의 태양을 받으며12)
벌써 속옷바람의
목수들이 움직이네.
 
이끼 낀 사막에서 조용히
목수들이 귀중한 미장 널을 준비하면
거기에 마을이 거짓하늘을 그리리
오, 바빌론왕(王)의 신하들인
이 매력있는 노동자들을 위해
뷔너스여! 잠깐만 영혼이 관을 쓴
연인들을 떠나라
 
오 독자들의 여왕이여!
일꾼들에게 火酒를 주기를
正午 바다에서 헤엄칠 때까지
그들의 힘이 화평하도록.
 
@
 
  낡은 시학(詩學)이 내 언어의 연금술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지했
다.
  나는 단순한 환각에 익숙했다. 나는 정말 솔직히 공장 자리에서
회교사원(回敎寺院)을, 천사가 만든 북학교를, 하늘의 길 위에서
사륜마차를, 호수 속에서 살롱을 보았고, 괴물들과 불가사이한 것
을 보았다. 소희극(小喜劇)표제는 내 앞에 공포를 세워 놓을 게다.
  그리고선 나는 말들의 환각으로 내 마법의 궤변13)을 설명했다.
  나는 게을렀고, 심한 열에 시달렸다. 나는 짐승의 충실성을 부러
워했다-, 임보의 무구성을 표상하는 애벌레, 童貞의 잠을 표상하
는 두더지를.14) 
  내 성격은 까다로워졌다. 나는 일종의 연가(romance)로 세상에
작별을 고했다.
 
1)이 시는 랭보가 <견자의 서한>을 쓰고 그 제작에 몰두하고 있을 당시의 심리를 회상하고,
그 명백한 실패를스스로 확인하며 자조한 작품이다. 자기의 과거 및 예술에 대한 절대적 비
판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2) '나'는 <착란 1>속의 '나'에 해당되지만, <착란 1>의 '나'도 랭보로 보아 둘 다 랭보 자신이
라고 생각된다면 그의 이중성, 분열된 자아(自我)의 인격성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도록 하자.
 
3) 랭보는 당신의 예술이 지닌 인습적 형식과 수법에 대해 혐오하고 있었다. 1871년 드메니에
게 보낸 서한을 보면 그것을 알 수 있는데, 한편 1872년겨의 장래의 인상파 화가들(물론 당시
에는 전혀 무명이었다)을 벌써 인정하고 있다. 랭보와 함께 런던에 있을때 베를렌느는 모네,
마네, 아르비니에, 르느와르, 그리고 팡탕라루트를 절찬하고 있다.
 
4) '우직한 리듬'은 여기서는 시의 리듬을 가리키고 있다. 샹송을 상기해도 좋다.
 
5) '온갖 감각에 다다를 수 있는 하나의 시적 언어'에 관해서는 1871년 5월 15일 드메니에게 
보낸 이른바 <견자의 서한> 속에서 '일체의 언어가 관념인 이상 보편적언어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그 언어는 향기, 울림, 색깔 등 모든 것을 요약한 말이고, 영혼에서 영혼으로 얘기
하는 말이며, 사념을 갈구리로 끌어내는 생각을 말하고 있다.
 
6) 여기서 '번역'의 의미는 난해하지만 자기의 내적 시각과 성적체험을 말로써 표현하려고 하
는 진정한 문학적 시도를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7) 왜 '우선'이라고 말하고 있는가. 이것도 논의가 많은 대목이다. 그러나 이것은 논리적인 순서
가 아니라 문학 표현상의 혹은 형이상학적인 의미일 것이다. 1871년의 최초의 파리 체재 당시
씌어진 운문서 <모음(母音)>에 이어 랭보는 여러 가지 종류의 시를 쓰고 있다.
 
8) 후기 운문서 <눈물> 참조
 
9) 랭보의 고향에 흐르는 강인데 벨기에에 그 수원(水源)이 있다.
 
10) 술에 취한 모습을 말함인가.
 
11) 후기 운문시 <아침의 즐거운 생각> 참조
 
12) 그리스 신화에서 초저녁의 별 헤스페로스의 딸들. 세계의 양쪽 끝에 살며 해라가 제우스와 결
혼했을 때 여신 계가 헤라에게 보낸 황금의 사과를 지켰다. 그녀들은 라돈이라고 부르는 용의 도움
으로 이 사과나무를 지키고 있었는데, 후일 헤라클래스가 모험에 의해 이것을 차지했다.
 
13) '마법의 궤변'도 '말들의 환각'도 의미가 분명치 않다. 다음 3번째 행에 '임보'의 뜻은 구약시대의 
선인의 영혼이 예수의 강림가지 머물러 있는 옛 성소. 여기에는 세레를 받지 않고 죽은 어린이의 영
혼도 간다고 한다. 천국의 주변에 있고 불교에서 말하는 삼도(三道)내의 모래 강변 쯤 되는 곳.
 
14) 이 같은 애벌레나 두더지는 모름지기 랭보가 중세의 <동물이야기>을 탐독한 소산일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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