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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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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협,「문심조룡」중에서
2019년 03월 09일 20시 55분  조회:946  추천:0  작성자: 강려

유협,「문심조룡」중에서

 
유협은 유가적인 문학관에 입각하여 <문심조룡>을 저술하였다. 유가(儒) 불가(佛) 도가(道) 사상의 조화를 꾀하던 당시의 사조를 고려해볼 때, 유협이 불가와 도가의 사유방식에 적잖은 영향을 받은 것은 사실로 보인다. 문(文)에 비중을 두고 심(心)의 활동을 논의한 문심조룡의 내용은 인류의 문화와 언어문자의 효용성을 적극적으로 긍정한 유가의 문학관을 골격으로 하고 있으며, 전체적인 서술체계면에서는 불가의 인명학(因明學)(일종의 논리학)의 영향을 받았고, 사유방식에 있어서는 도가의 현상과 본질에 대한 논의를 기본으로 하는 본말(本末)사상의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절에서 고적들을 정리하는 소외된 지식인의 신분으로 유협은 중국고대문학 이론을 집대성한 문심조룡을 완성한다. 유협은 스스로 지은 책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을 길은 막막했다. 어떻게 하면 이 저술을 세상에 알릴 수 있을까를 생각하다가 당시 유명한 문인인 심약(沈約)을 떠올린다. 그러나 심약은 신분과 지위가 높은 사족이라서 쉽게 만날 수가 없었다. 유협은 자기 나름대로 방법을 생각해내었다. <문심조룡>을 짊어지고 심약이 살고 있는 곳에서 멀지 않은 도로 변에서 그를 기다렸다. 심약이 외출할 때 책을 파는 행상인으로 위장하여 문심조룡을 그에게 바쳤다. 심약은 문심조룡을 읽고 "문학의 이치를 깊이 터득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문심조룡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였다. (502년경)   42~43쪽.
 
문채(文采: 감지가 가능한 사물의 형상, 소리, 빛깔 등)의 효용은 대단하다. 그것이 천지와 더불어 생겨난 것은 어째서인가? 하늘은 검은 빛과 땅의 누런 빛이 섞여 있고 땅은 모지고 하늘은 둥글게 형체가 나뉘어 있다. 해와 달은 고리모양의 옥을 겹쳐 놓은 듯이 하늘에 매달려 있는 형상으로 드리워져 있으며 산과 내는 그 빛나는 아름다움으로 땅의 모습을 널리 장식하고 있으니, 이것이 자연적인 이치에 따라 본래적으로 형성된 천지자연의 문채인 것이다. 위로는 해와 달과 별이 빛을 발하는 것을 볼 수 있고 아래로는 산천이 아름다운 무늬를 지니고 있음을 살필 수 있으니, 이에 따라 높고 낮은 위치가 정해짐으로써 우주를 통솔하는 두 가지 요소(二元: 天 地)가 생기게 된 것이다. 단지 사람만이 여기에 천지와 나란히 참여하여 마음과 정신을 모았으니 이 셋을 '삼재(三才: 天, 地, 人)' 라고 부른다.
 
사람은 천지만물의 정화며 천지의 핵심이다. 마음에 느낌이 생기면 언어로 확립되고 언어가 확립되면 문장으로 표현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이치인 것이다. 널리 만물을 살펴보면 동물이나 식물이나 모두 아름다운 무늬를 지니고 있다. 용과 봉황은 그림같은 아름다운 무늬로 상서로움을 나타내고 범이나 표범도 아름다운 문채로 자태를 이루고 있다. 구름과 놀의 오묘한 빛깔은 그림 그리는 사람의 능란한 색상을 능가하고 꽃으로 장식된 풀과 나무는 비단 짜는 사람의 솜씨를 기다릴 것이 없다(그 자체로 아름답다).
 
이러한 것들이 어찌 외부에거 가한 장식이겠는가. 모두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이다. 숲 속의 바람소리가 울려 퍼지면 조화롭기가 피리와 거문고의 곡조 같고, 냇물이 바윗돌에 부딪혀 이루어지는 울림은 옥경쇠와 종고소리와 같은 화음을 이룬다. 즉 형체가 확립되면 형체에 따른 아름다운 무늬가 이루어지고 소리가 나면 조화로운 음이 이루어진다. 아무런 의식이 없는 사물도 풍부한 외적인 장식을 지니고 있는데 심정을 지닌 인간이 어찌 문채가 없겠는가.  69~70쪽.
 
작품 전체의 구조적인 질서와 예술기교
유협은 <부회>편에서 "반드시 나타내려는 사상과 감정으로 정신을 삼고, 글에 인용될 내용들을 골격으로 삼으며, 미적인 언어문자 표현을 피부로 삼고, 성률을 소리로 삼는다. 그런 연후에 채색을 베풀듯 문장의 수사를 다듬고, 조화로운 운율의 아름다움을 도모하여 쓸 것은 쓰고 버릴 것은 버려서 체제의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적절한 형식표현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이 분명하게 전달되는 이상적인 문예작품을 이루기 위해서는 작품의 구조적인 질서가 바로 서야 한다는 것이다. (중략) 무수한 생각들을 일치되게 정리하여 여러 가지 논리가 번잡하게 섞여 있어도 의미가 뒤집히는 착오가 없고, 갖가지 말을 늘어놓아도 실이 꼬인 것 같은 어지러움은 없게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나무들이 해를 향해 가지를 뻗는 것처럼 명확하게도 하고, 해가 지면 자취를 감추는 것처럼 함축적이게도 하여, 수미가 긴밀하면서도 표리가 일체화되도록 하는 것, 이것이 문장의 이치를 총괄하고 시작과 끝을 통일시키며, 어떤 것을 쓰고 말 것인지에 대해 확정하고, 문장의 각 부분을 통합시키고 작품 전체를 종합하여 내용이 풍부하면서도 산만하지 않게 하는 '부회(附會)'의 방법이라고 말하고 있다. 만일 문장을 통괄하는 실마리를 잃어버리면 의미가 혼란스럽게 되고, 내용의 맥락이 통하지 않으면 작품이 반신불구가 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131~132쪽.
 
작품의 감화력()
먼저 풍에 관해 보자면 <풍골(風骨)>편에서 유협은 '풍(風)'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시경'에는 육의가 있는데 '풍'이 그 첫머리를 차지한다. 풍이란 사람을 감화시키는 본원적인 힘이며, 작가의 사상과 감정 및 기질에 대한 구체적인 표현이다. 그러므로 절실하게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풍'에서 시작해야 한다. '풍'을 잘 이해하는 작가는 감정을 분명하고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다. 감정을 표현함에 있어 '풍'이 요구되는 것은 사람의 형체 안에는 기운(생명력)이 있어야 함과 같다. 작가의 사상과 감정과 기질이 예리하고 명쾌하면 작품의 '풍'도 뚜렷해지는 것이다. 작품에 나타난 사고가 원활하지 못하고 삭막하여 기운(생명력)이 결여되어 있다면 이는 작품에 '풍'이 없다는 증거다. (중략)
종합적으로 말해서 '기'는 작가의 생명력으로부터 발산되어 작품에 생명력과 기세를 불어넣게 되므로 작품의 '풍'과 '기'는 불가분의 관계를 지니게 된다. 따라서 '기'를 떠나서는 작품의 '풍'을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작품의 '풍'은 작가의 의기(意氣)와 격정이 작품으로 외면화한 것이며, 이로부터 말미암는 작품의 독창성과 강렬한 감동력까지를 의미한다고 하겠다. 이렇게 볼 때 '풍'은 개성적인 풍격을 결정하는 주관적인 요건인 작가의 내면적인 특질이 작품을 통해 이상적으로 표현될 때 나타나는 창작효과라고 할 수 있겠다. 때문에 '풍'은 감정을 표현하는 이상적인 문예작품이 구비해야 할 요건이 되는 것이다. 152~154쪽.
 
중국문학 전공자가 보는 <문심조룡>의 중요성
지금으로부터 1500년 이상 시공의 차이를 지닌 저작임에도 불구하고 동서고금의 문학현상에 적용이 가능한 다량의 보편적인 문학관점과 이론들을 담고 있다는 점이 필자가 문심조룡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그리고 중국 고대문학의 구체적인 현상 및 전개와 변화의 상황을 문학이라는 각도에 초점을 맞추어 이처럼 체계적으로 전달해준 책은 없다는 점도 필자가 문심조룡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이다. 다시 말해서 <문심조룡>은 역사적인 가치와 보편적인 가치를 동시에 갖추고 있으므로 중국문학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는 물론 문학의 본질을 고찰하는 데도 매우 유용한 서적이다.  177쪽.
 
문예의 핵심 -감정과 언어문자 표현
분이나 눈썹그리개는 얼굴을 꾸미는 것이나 예쁜 눈과 입의 모습은 고운 자태에서 생겨나는 것이다. 화려한 수식으로 말을 꾸미지만 수식의 화려함은 타고난 감정에 근본을 두고 있다. 그러므로 감정은 수식의 경선이며 언어문자의 표현은 마음의 이치를 나타내는 위선이니, 경선이 바로 잡힌 후에야 위선이 이루어지며 마음의 이치가 정해진 후에야 언어문자의 표현이 유창해지는 것이다. 이것이 미적인 언어문자의 표현을 이루는 근본인 것이다. 221쪽.
 
작가 수양론
이런 까닭에 문학적인 구상을 연마하는 데 있어서는 고요하고 빈 마음의 상태를 가장 귀하게 여긴다. 그러므로 마음을 깨끗이 하고 정신을 맑게 해야 한다. 학문을 쌓아서 지식의 보물을 모으고 이치를 헤아려서 재기를 풍부하게 하고, 이전 것들을 연구하여 환히 알도록 힘쓰고, 생각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좇아 말을 질서 있게 배열한다. 그런 다음에 오묘한 도리를 깨닫는 주체인 마음으로 하여금 성률(리듬감)에 따라 문자를 선택하게 하고 독특한 견해를 지닌 장인처럼 구상 속의 형상인 의상(意象)을 따라 창작을 진행시킨다. 이것이 문학적인 구상을 다루는 으뜸가는 방법이며 작품 기획의 중요한 단서라 하겠다. 마음의 생각과 언어는 정신활동의 산물이다. 그러므로 마음의 뜻에 자연스럽게 순응하면 이치가 명백해지고 감정이 편안해진다. 그러나 지나치게 깊이 생각하면 정신이 피곤해지고 기운이 쇠해지니 이것이 바로 사람의 타고난 감정의 법칙인 것이다. 239~2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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