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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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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창작론

T.S 엘리어트
2019년 03월 12일 15시 35분  조회:2057  추천:0  작성자: 강려
T.S.엘리어트(Thomas Stearns Eliot) 
 
 
 
 
시인·극작가·문학비평가 
생몰 1888년 9월 26일 ~ 1965년 1월 4일 
출생지 미국 / 영국으로 귀화
학력 하버드 대학교 철학, 불문학 
1948년 노벨문학상 수상
대표적인 시 (황무지)는 제 1차 세계대전(1914-1918) 직후의 
세계와 작가 자신의 황폐한 사생활을 형상화해 표현하였다.
 
1888년 9월 26일 미국 미주리 주의 세인트루이스의 중산층 가정에서 출생하였다. 그의 아버지 헨리 웨어 엘리엇(1843–1919)은 성공한 사업가로 세인트 루이스에 있는 벽돌 회사의 사장이었다. 그의 어머니 샬럿 챔프 스턴즈(Charlotte Champe Stearns, 1843–1929)는 시인이자 사회운동가였다. 엘리어트는 살아남은 형제자매 여섯 명 중 막내였으며, 그의 부모는 그가 태어났을 때 모두 44세였다. 그의 네 명의 누나는 11세에서 19세까지였으며, 친구와 가족들에게는 외할아버지 토마스 스턴즈의 이름을 따서 톰으로 불렸다.
1898년에서 1905년까지 《스미스 아카데미》에 입학했고, 그곳에서 그는 라틴어와 고대 그리스어, 프랑스어, 독일어를 배웠다. 그는 14세 때 이미 시를 쓰기 시작했으며, 이것은 에드워드 피츠제럴드가 오마르 하이얌의 작품을 번역한 루바이야트의 영향이 컸다. 그의 최초의 시는 15세 때 수업시간에 연습으로 쓴 것이며, 이것은 후에 하버드 대학교의 학생 잡지인 《The Harvard Advocate》에 실렸다.
학교 졸업 후에 그는 메사추세츠 주에 있는 《밀턴 아카데미》로 입학을 한다. 그곳에서 그는 이후 황무지(The Waste Land)를 출판하게 될 〈스콧필드 세이어〉(Scofield Thayer)를 만난다.
1906년에서 1909년까지 그는 하버드 대학에 입학을 하여 철학을 공부했고, 이곳에서 3년만에 학사 학위를 받았다. 비평가인 〈프랭크 커모드〉는 재학 중 〈아써 시몬스〉(Arthur Symons)의 《시에서 상징주의 운동》(The Symbolist Movement in Poetry , 1899)을 발견한 1908년이 그에게서 가장 중요한 시기였다고 섰다. 이 책은 그에게 쥘르 라포르그(Jules Laforgue), 아르튀르 랭보, 폴 발레리를 그에게 소개를 했으며, 엘리어트는 발레리가 없었다면 트리스탄 꼬르비에(Tristan Corbière)를 듣지 못했을 것이라고 썼다.
졸업 후 유럽과 미국을 왕복하며 연구 활동을 한다. 그 다음 파리 대학, 마르부르크 대학, 옥스포드 대학을 간다.
1917년 시집 <프루프록 및 그 밖의 관찰>, 1922년 <황무지>라는 시를 발표하여 젊은 시인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의 초기의 시는 영국 형이상학 시와 프랑스 상징주의 시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으며 현대 문명의 퇴폐성을 그리고 있다.
1927년 영국에 귀화한 후에 유니테리언에서 성공회로 개종하였다. 그는 스스로 문학은 고전주의, 정치는 왕당파, 종교는 앵글로 가톨릭(성공회의 가톨릭 전통을 중시하는 신학조류→고교회파)노선의 성공회라고 스스로 말하고 있다. 1948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황무지(荒蕪地)
 
한번은 쿠마에서 나도 그 무녀가 조롱 속에 매달려 있는 것을 직접 보았지요.
아이들이 '무녀야, 넌 뭘 원하니?' 물었을 때 그녀는 대답했지요.
"죽고 싶어"
                         
              보다 나은 예술가 에즈라 파운드에게
주)
로마신화에서 무녀 Sivil은 앞날을 점치는 힘을 지닌 여자다. 특히 로마의 식민 도시였던 이탈리아의 쿠마의 무녀는 유명했다. 그녀는 아폴로 신에게서 손안에 든 먼지 만큼 (황무지 30행 참조) 많은 햇수의 장수를 허용받았으나 그만큼 젊음도 달라는 청을 잊고 안했기 때문에 늙어 메말라들어 조롱 속에 들어가 아이들의 구경거리가 된다. 죽음보다도 못한 죽은 상태의 황무지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보다 나은 예술가 (il maglor fabbro)"는 단테가 신곡 <연옥편> 26장에서  12세기 이탈리아 시인  Arnaut Daniel을 찬양한 문구이다. 엘리어트 자신의 말을 빌리면 혼란한 상태에 있던 <황무지>의 초고를 에즈라 파운드가 절반의 길이로 고쳐주었다고 한다.
 
 
 
 
황무지(荒蕪地) / T.S.엘리어트 
 
한 번은 쿠마에서 나도  한 무녀가 조롱 속에 달여있는 것을 
내 눈으로 똑똑히 보았지요. 아이들이 "무녀여, 넌 무엇을 원하는가?" 
하고 물으니, 무녀는 "난 죽고 싶다"라고 대답했지요.  
보다 나은 예술가 에즈라 파운드에게
 
1.
죽은 이의 매장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대지에서 라일락꽃을 키워 내고 
추억과 욕망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우리를 따뜻하게 감싸 주었네, 대지를 
망각의 눈으로 뒤덮고, 매마른 뿌리로 
희미한 생명을 길러주었다네. 
여름은 우리를 놀라게 하며, 슈타른베르게르시 호수를 넘어 
소나기를 몰아왔지. 우리는 주랑에 머물다가 
햇볕나자 호프가르텐으로 가서는  
커피를 마시며, 한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지. 
나는 러시아여인이 아니고 리투아니아 출신 순수한 독일인이죠. 
우리 어릴 적 내가 사촌인 공작 집에 머물렀을 때, 
그는 날 썰매 태워주었지, 
나는 놀랐지. 그는 말했지, 마리 
마리 날 꼭 잡아. 그리고 우리는 내려갔지. 
산에서는 자유를 느낄 수 있지요. 
밤에는 대부분 책을 읽고 겨울이면 남쪽으로 가지요. 
이렇게 움켜잡는 뿌리는 무엇이며, 대체 어떤 가지가 
이 자갈더미에서 무슨 가지가 자라 나오는가?  
인간의 아들이여, 너는 말하기는커녕  추측하지도 못하리라,  
네가 아는 것은 부서진 우상더미 뿐 그 곳에는 햇살 부서지고 
죽은 나무에는 쉼터도 없고 ,귀뚜라미가 위안도 주지않고 
메마른 돌엔 물소리도 나지 않다. 
다만 이 붉은 바위 아래 그늘이 있을 뿐. 
(이 붉은 바위 밑 그늘로 들어오라), 
그러면 내 아침에 네 등 뒤로 
다가오는 네 그림자와 
저녁에 너를 맞으려 나온  그림자와 다른 무엇을 보여주리니.  
내 네게 한 줌의 먼지 속에서 공포를 보여주리니.           
    바람은 선선히 
    고향으로 부는데 
    아이랜드의 님아 
    어디서 날 기가려 주나? 
"일 년 전 그대가 처음으로 내게 히야신스를 주셨기에, 
사람들은 날 히아신스 소녀라 부르죠." 
하지만 우리 밤늦게 히아신스 정원으로부터 돌아왔을 때 
그대 팔 한아름 히야신스를 안고 머리는 젖은 채,  
나는 말도 못하고 눈도 안 보여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니었으며 
다만 빛의 핵심, 정적을 들여다보며  
아무 것도 알 수 없었다. 
황량하고 쓸쓸합니다. 바다는 
유명한 천리한 마담 소소스트리스는  
심한 감기에 걸렸어도  
그저 사악한 카드 한 벌만 가지고도 
전 유럽에서 가장 슬기로운 여자로 소문이 났다,여기, 그녀가 말했다, 
그대 카드가 있소, 익사한 페니키아 수부군요, 
(그의 눈은 진주로 변했답니다, 보세요!) 
벨라도나도 있군요, 암석의 귀부인이자 
시시때때 변하는 여인이죠. 
여기 삼지창을 지닌 사내와 바퀴, 
외눈박이 상인도 있고, 이 카드, 
텅 빈 이 카드는 상인이 등에 짊어진 것인데, 
내가 볼 수 없도록 되어 있군요. 교수형 당한 남자를 
못찾겠어요. 익사를 조심하세요. 
빙빙 원을 돌며 걷는 사람들 무리가 그려진 카드가 보여요. 
고마워요. 혹시 에퀴튼 부인을 보시거든 
천궁도는 내가 직접 가져간다 전해주세요. 
요즘은 아무리 조심해도 지나치지 않은 시절이거든요. 
비현실의 도시,  
겨울 새벽 갈색의 안개 아래 
한 무리의 사람들이 그리도 많이 런던 브리지 위로 흘러간다, 
죽음이 이리도 많은 사람을 파멸시켰는지 몰랐다. 
이따금 짧은 한숨을 내뱉으며, 
자기 발에 눈을 고정한 채 
언덕 위로 흘러 킹 윌리엄가로 내려가더니 
성 메이 울노스 교회가 죽은 소리로 
아홉시의 마지막 타종을 하는 곳으로 간다. 
그곳에서 나는 아는 이를 만나 "스테쓴"하며 그를 불러 세웠다! 
"자네 밀리에 해전 때 나와 함께 있었지!  
"작년에 자네가 자네 정원에 묻은 시체는  
"싹이 트기 시작했나? 올해는 꽃이 피겠는가? 
"아니라면 갑작스런 서리가 그 토대를 어지럽혔는가? 
"오, 인간의 친구인 개를 멀리하게,  
"그렇지 않으면 그 놈의 발톱이 그 시체를 다시 파헤칠거야! 
"자네! 위선의 설교자여! 나의 동포, 나의 형제여!" 
 
 
참고)
마지막 부분은 보드레르의 <惡의 꽃> 서시 "독자에게"의  마지막 행을 엘리어트가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 보들레르처럼 엘리어트도 독자들에게 충격을 주어 적극적으로 시에 참여할 것을 종용하는 시행이다.
 
 
2.
체스 게임 
 
그녀가 앉았던 의자는 눈부신 왕좌처럼 
대리석 위에 빛나고, 거울이 
열매 달린 포도넝쿨이 새겨진 지주로 받쳐져 있고 
그 넝쿨로부터  황금빛 큐피트가 힐끔 내다보았다 
(다른 하나는 날개 뒤에 눈을 감추고) 
거울은 일곱가지 촛대의 불꽃을 두겹으로 비추며 
테이블 위에 빛을 반사했다  
그녀의 보석들의 광채와 어울려. 
비단 상자 속에서 화려하게 흘러넘치는 
상아와 색유리로 된 호리병은 
마개가 열린 채 그녀의 기묘한 온갖 향수를 담고 있고, 
연고, 분, 혹은 액체향유가 어지러이 혼란시키며 
감각을 향내 속에 마비시켰다. 창으로 신선히 불어오는 
대기에 흔들리며 향기는 날아올라 
늘어진 촛불의 연기의 살찌우며 
그 연기를 우물반자 속으로 던져 넣어 
소란으로 장식된 천장 무늬를 아른거리게 했다.  
銅箔 뿌린  커다란 바다 나무는 
색대리석 테두리를 한 채 초록 오렌지빛으로 불타오르고 
그 슬픈 빛 속을 돌고래 조각상이 해엄치고 있었다.  
고풍스런 벽난로 위에는  
마치 삼림의 풍광이 내려다보이는 창문처럼 
야만스런 왕에게 거칠게 능욕당한 나이팅게일의 변신 그림이 
장식되어 있었다. 하지만 거기서 나이팅게일은 
맑은 목소리로 황야를 가득 채우며 
여전히 울고 있었다, 여전히 세상을 뒤쫓으며, 
더러운 귀에 "짹짹"소리로 들렀다. 
그 박에도 시간의 공초들이 벽에 
그려져 있었다. 응시하는 형상들이 
몸을 밖으로 내밀고 닫힌 방을 조용하게 했다.  
계단에서 발을 끄는 소리가 들렸다. 
화로 불 아래서 빗질한 그녀의 머리카락은 
불꽃처럼 뻗쳐올라 
작열하여 말(speaking)이 되었다가 다시 끔찍하게도 침묵했다.  
"오늘밤 내 신경이 이상해요. 예, 정말 이상해요, 함께 있어줘요." 
"내게 말해요. 왜 그리 말을 하지 않는지. 말해 봐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지요? 대체 무슨 생각을?" 
"난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군요. 생각해봐요." 
체스 게임"나는 우리가 쥐의 골목에 있다고 생각해, 
죽은 이들이 자신의 유골을 잃어버린." 
"저 소리는 뭐지요?" 
     문 밑을 지나는 바람. 
 
"지금 저 소리는 뭐지요?" 저 바람은 뭘 하는 건가요?"       
      아무 것도 하지않아 아무것도. 
 
"당신은  아무것도 몰라요?" 아무것도 못 봐요?" "기억도 못해요?" 
"아무것도?" 
 
나는 기억해 
저것들은 그의 눈이 변한 진주들이라는 것을. 
 
"당신은 살았나요? 죽었나요? 당신 머리 속엔 아무것도 안 들었나요?" 
 
하지만, 
오 오 오 오 셰익스피어의 파편 같은 재즈 말고는
그것 참 우아하고 지적이야 
"이젠 뭘 하죠? 이젠 뭘 해야하죠?" 
"이렇게 이 상태로 달려 나가 거리를 뛰어나갈까요? 
"머리를 늘어뜨린 채. 내일은 뭘 하죠?  
"도대체 앞으로 뭘 하면 좋을까요?" 
 
열 시에 더운 물. 
비가 오면, 네 시에 세단 차 
그리고 우리는 체스게임을 하리. 
졸리는 눈을 억누르며 문의 노크를 기다리며. 
릴의 남편이 제대했을 때, 나는 말했지 
말들을 더듬지 않고 직접 릴에게 말했지, 
서둘러 때가 되었어 
알버트가 돌아오니 좀 깔끔하게 치장을 해 봐. 
알버트가 이 해 넣으라고 당신에게 준 돈으로 
뭘했는지 알고 싶어할 것이야. 알버트가 물을 때, 나 거기 있었지. 
릴, 이 다 빼고 좋은 틀리를 해 넣어. 
알버트가 말했어, 정말이지 난 널 볼 수가 없어. 
그래 나도 그렇다고 했지. 가엾은 알버트를 생각해 봐. 
4년이나 군에 있었다고. 재미보고 싶어 할거야.  
당신이 즐겁게 안 해주면 다른 여자들이 그럴거야, 내가 말했지.  
오, 그런 여자가 있을까, 릴이 말했지. 있을걸, 내가 말했지. 
그럼 그 여인한테 인사나 해야겠군, 릴이 말하고는 나를 쏘아보았지. 
서두르세요. 닫을 시간입니다. 
그게 싫다면 결과는 당신이 견뎌야지, 나는 말했다. 
당신이 그럴 수 없다면 다른 여자들이 골라 잡을거야. 
하지만 알버트가 도망간다면, 누가 말 안 해줘서 그런 것은 아닐거야. 
그렇게 늙어 보이는 게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나는 말했지. 
(그녀는 겨우 서른 하나.) 
어쩔 수 없지. 릴은 쓸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지, 
건 아이를 떼려고 먹은 피임약 때문이라고, 그녀가 말했지. 
(이미 애가 다섯, 막내 조지를 낳을 땐 거의 죽을 뻔 했지) 
약제사는 괜찮을 거라고 했지만 그 뒤로 전과 같지 않았지. 
당신 정말 바보로군, 내가 말했지 
알버트가 당신을 원하면 어쩔 수 없잖아, 나는 말했지. 
아이들을 원치 않으면 결혼은 뭣 땜에 한거지? 
서두르세요. 닫을 시간입니다. 
알버트가 돌아온 일요일, 그들은 따끈한 베이컨을 마련하고 
-맛있고 뜨거운 요리를 먹자고 만찬에 날 초대했지 
서둘러 때가 되었어 
서둘러 때가 되었어 
안녕 빌, 루, 메이, 안녕. 
타 타 안녕, 안녕. 
안녕히 부인들, 안녕히 사랑스런 부인들, 안녕히, 안녕히. 
 
 
3. 
불의 설교
 
강의 천막이 찢어졌다. 마지막 잎새의 손가락들이 
젖은 둑을 움켜지며 가라앉는다. 
바람은 소리 없이 갈색 땅을 가로지른다. 님프들이 떠나갔다 
아름다운 템스야,고이 흐르라,내 노래 끝날 때가지  
강물 위엔 빈 병도, 샌드위치 쌌던 종이도 
명주 손수건도, 마분지 상자도, 담배 꽁초도 
그 밖의 여름밤의 증거품도 없다. 님프들은 떠나갔다. 
그리고 그네들의 친구들도, 빈둥거리던 중역 자제들도, 
떠나갔다. 주소도 남기지 않고. 
레먼  호숫가에 앉아 나는 울었노라.(바빌론을 생각하며 울었노라.성경구절) 
고이 흐르라, 템스 강이여, 내 노래 끝날 때가지 
고이 흐르라, 템스 강이여,내 크게도 길게도 말하지 않으리. 
그러나 등 뒤에 일진 냉풍 속에서 나는 듣는다. 
뼈들이 덜컹대는 소리와 입ㄹ이 찢어지도록 낄낄거리는 소리를. 
어느 겨울 저녁 가스 공장 뒤를 돌아 
음산한 운하에서 낚시질을 하며 
형인 왕의 난파와 그에 앞서 죽은  
부왕의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쥐 한 마리가 흙투성이 배를 끌면서 
강둑 풀밭을 슬며시 기어갔다. 
흰 시체들이 발가벗고 습기 찬 땅 속에 
뼈들은 조그맣고 낮고 메마른 다락에 버려져서 
해마다 쥐의 발에만 채어 덜거덕 거렸다.  
허나 나는 등 뒤에서 대론 듣는다. 
클랙슨 소리와 엔진 소리를,그 소리는 
스위니를 샘물 속에서 있는 포터 부인에게 데려가리라. 
오 달빛이 포터 부인과 
그네들의 달 위로 쏟아진다. 
그들은 소다수에 발을 씻는다. 
그리고 오 둥근 천정 속에서 합창하는 아이들의 노랫소리여! 
투윗투윗투윗 
? ? ? ? ? ? 
참 난폭하게 욕보았다 
테루. 
허망한 도시 
겨울 낮의 갈색 안개 속에서 
스미르나 상인 유게니데스 씨는 
수염도 깍지 않고 호주머니엔 보험료 운임 포함 가격의 
건포도 일람 증명서를 가득 넣고 
속된 불어로 
나에게 캐논 스트리트 호텔에서 점심을 하고  
주 말을 메트로폴 호텔에서 보내자고 했다. 
보랏빛 시간,눈과 등이 
책상에서 일어나고 인간의 내연기관이 
태시처럼 털털대며 기다릴  때, 
비록 눈이 멀고 남녀 양성 사이에서 털털대며 
시든 여자 젖을 지닌 늙은 남자인 나 티레지어스는 볼수 있노아 
보랏빛 시간, 귀로를 재촉하고 
뱃사람을 바다로부터 집으로 데려오는 시간 
茶 시간에 돌아온 타이피스트가 조반 설거지를 하고  
스토브를 켜고 깡통 음식을 늘어 놓는 것을 . 
창밖으로 마지막 햇살을 받으며 마르고 있는 
그네의 속옷이 위태롭게 늘려있다. 
(밤에 그네의 침대가 되는)긴 의자 위엔 
양말짝들,슬리퍼, 하의,코르셋이 쌓여있다. 
쭈그러진 젖이 달린 노인인 나 티레지어스는 
이 장면을 보고 나머지를 예언했다. 
나 또한 놀러올 손님을 기다렸다. 
여드름투성이의 청년이 도착한다. 
소 주택 중개사무소 사원,당돌한 눈초리, 
하류 출신이지만 블랫포드 백만장자가 쓰는 
비단모자처럼 뻔뻔스러운 젊은 사내. 
식사가 끝나고 여자는 지루하고 피곤해하니 
호기라고 짐작하고  
그는 그네들을 애무하려든다. 
원치 않지만 내버려둔다. 
얼굴을 붉히며 결심한 그는 단숨에 달려든다. 
더듬는 손이 아무런 저항을 받지 않는다.  
잘 난체하는 그는 반응을 필요로 하지않아 
그네들의 무관심을 환영으로 여긴다. 
( 나 티레지어스는 바로 이 긴 의자 혹은침대위에서 
행해진 몬든 것을 이미 겪었노라. 
나는 테베 시의 성벽 밑에 앉기도 했고 
가장 비천한  죽은 자들 사이를 걷기도 했다.) 
그는 생색내는 마지막 키스를 해주고 
더듬으며 층계를 내려간다,불거진 층계를... 
그네는 동아서서 잠시 거울을 본다. 
애인이 떠난 것조차 거의의식하지 않는다. 
머리 속엔 어렴풋한 생각이 지나간다. 
“흥, 이제 일이 다 끝났으니 좋아.” 
사랑스런 여자가 어리석은 일을 저지르고 
혼자서 방을 거닐 대는 
무심한 손으로 머리칼을 쓰다듬고 
축음기에 판 하나를 건다. 
“ 이 음악이 물결을 타고 내 곁으로 기어와.” 
스트랜드 街를 지나 퀸 빅토리아 街로 따라 
오 도시여, 나는 때론 듣는다. 
로우 템스 가의 술집 곁에서 
즐거운 만돌린의 흐느끼는 소리와 
낮엔 생선다루는 노동자들이 어슬렁거리며 
거기서 떠들어대며 지껄이는 소리를. 
마구누스 마아터 성당의 벽이 
이오니아 풍의 흰빛 금빛 형언할 수 없는 화려함을 지니고 있다 
강은 땀흘린다 
기름과 타르르 
거룻배는 썰물을 타고 
흘러간다. 
붉은 돛들이 활짝 
육중한 돛대위에서 
바람 반대편으로 돌아간다. 
거룻배는 떠있는 
통나무들을 헤치고 
개 섬을 지나 
그리니지 하구로 내려간다. 
웨이얼랄라 레이어  
웨이얼랄라 레이어 
엘리자베스 여왕과 레스터 백작 
역풍에 젓는 노 
고물은 
붉은 빛 금빛 물들인 
조개 껍질 
힘차게 치는 물결은 
양편 기슭을 잔 무늬로 꾸미고 
남서풍은 
하류로 가지고 갔다. 
진주 같은 종소리를, 
하얀 탑들을, 
      웨이얼랄라 레이어 
      월랄라 레이얼랄라 
“전차와 먼지 뒤집어쓴 나무들 
하이베리가 저를 낳고 리치몬드와 큐가 
저를 망쳤다, 리치몬드에서 저는 좁은 카누 바닥에 누워 
두 무릎을 치켜 올렸다.” 
"저의 발은 무어게이트에, 마음은 
발 밑에 있습니다. 그 일이 있은 뒤 
그는 울었다. 그는 <새출발>을 약속했으나 
저는 아무말도 안했습니다. 무엇을 원망해야 할까?" 
'마아게이트 모래밭. 
저는 하찮은 사람에서 사람으로 옮겨 다녔다, 
더러운 두 손의 찢겨진 손톱. 
제 집안 사람들은 불쌍한 사람들 
아무 기대도 없는’ 
     랄라 
카르타고로 그때 나는 왔다. 
불이 탄다 탄다 탄다 탄다. 
오 주여 당신이 저를 건지시나이다. 
오 주여 당신이 건지시나이다. 
탄다. 
 
 
4. 
익사(溺死) 
 
페니카아 사람 플레버스는 죽은 지 2주일 
갈매기 울음소리도 깊은 바다 물결도 
이익도 손실도 잊었다. 
바다 밑의 조류가 
소근대며 그의 뼈를 추렸다. 솟구쳤다 가라앉을 때 
그는 노년과 청년의 고비들을 다시 겪었다. 
소용돌이로 들어가면서. 
     이교도이건 
     유태인이건 
오 그대 키를 잡고 바람 부는 쪽을 내다보는 자여 
플레버스를 생각하라, 한때 그대만큼 미남이었고 키가 컸던 그를. 
 
 
5. 
천둥이 한 말
 
땀 젖은 얼굴들을 붉게 비춘 횃불이 있은 이래 
동산에 서리처럼 하얀 침묵이 있은 이래 
돌 많은 곳의 고뇌가 있은 이래 
아우성 소리와 울음 소리 
감옥과 궁궐 
먼산을 넘어오는 봄 천둥의 울림 
살아 있던 그는 지금 죽었고 
살아있던 우리들은 지금 죽어가고 있으며 
약간씩 견디어 내면서 
여기는 물이 없고 다만 바위뿐 
바위 있고 물은 없고 모랫길뿐 
길은 구불구불 산들 사이로 오르고 
산들은 물이 없는 바위산 
물이 있다면 발을 멈추고 목을 축일 것을 
바위 큼에서는 멈출 수도 생각할 수도 없다 
땀은 마르고 발은 모래 속에 파묻힌다 
바위틈에 물만 있다면 
침도 못 뱉는 썩은 이빨의 죽은 山 아가리 
여기서는 설 수도 누울 수도 앉을 수도 없다 
산 속엔 정적마저 없다 
비를 품지 않은 메마른 불모의 천둥이 있을 뿐 
산 속엔 고독마저 없다 
금간 흙벽집들 문에서 
시뻘겋게 성난 얼굴들이 비웃으며 우르렁댈 뿐 
만일 물이 있었고 
바위가 없었다면 
만일 바위가 있었고 
물도 있었다면 
물 
샘물 
바위 사이에 물웅덩이 
다만 물소리라도 있었다면 
매미 소리도 아니고 
마른 풀잎 소리도 아닌 
바위 위로 흐르는 물소리가 있다면 
티티새가 소나무 숲에서 노래하는 곳 
뚝뚝 똑똑 뚝뚝 또로록 또로록 
허지만 물이 없다 
항상 당신 옆에서 걷고 있는 제삼자는 누구요? 
세어 보면 당신과 나 둘뿐인데 
내가 이 하얀 길을 내다보면 
당신 옆엔 언제나 또 한 사람이 
갈색 망토를 휘감고 소리 없이 걷고 있어, 
두건을 쓰고 있어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 수 없으나 
-하여간 당신 곁에 있는 사람은 누구요? 
공중 높이 들리는 저 소리는 무엇인가 
어머니의 비탄 같은 흐느낌 소리 
평평한 지평선에 마냥 둘러싸인 
갈라진 땅 위를 비틀거리며 끝없는 벌판 위로 떼지어 오는 
저 두건 쓴 무리는 누구인가 
저 산 너머 보랏빛 하늘 속에 
깨어지고 다시 세워졌다가 또 터지는 저 도시는 무엇인가 
무너지는 탑들 
예루살렘 아테네 알렉산드리아 
비엔나 런던 
현실감이 없는 
한 여인이 자기의 길고 검은 머리칼을 팽팽히 당겨 
그 현 위에 가냘픈 곡조를 타고, 
어린애 얼굴들을 한 박쥐들이 보랏빛 황혼 속에서 
휘파람 소리를 내며 날개치며 
머리를 거꾸로 하고 시커먼 벽을 기어 내려갔다 
공중엔 탑들이 거꾸로 서 있고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종을 울린다, 시간을 알렸던 종소리 
그리고 빈 물통과 마른 우물에서 노래하는 목소리들. 
산속의 이 황폐한 골짜기 
희미한 달빛 속에서 풀들이 노래하고 있다 
무너진 무덤들 너머 성당 주위에서, 
단지 빈 성당이 있을 뿐, 단지 바람의 집이 있을 뿐. 
성당엔 창이 없고 문은 삐걱거린다 
마른 뼈들이 사람을 해칠 수는 없지. 
단지 지붕마루에 수탉 한 마리가 올라 
꼬꾜 꼬꾜 꼬꾜 
번쩍하는 번개 속에서. 그러자 비를 몰아오는 
일진의 습풍 
캔지스 강은 바닥이 나고 맥없는 잎들은 
비를 기다렸다. 먹구름은 
멀리 히말라야 산봉 너머 모였다. 
밀림은 말없이 쭈그려 앉았다. 
그러자 천둥이 말했다 
다 
다타: 우리는 무엇을 주었던가? 
친구여, 내 가슴을 흔드는 피 
한 시대의 사려분별로도 취소할 수 없는 
한 순간에의 굴복, 그 엄청난 대담, 
이것으로 이것만으로 우리는 존재해 왔다. 
그것은 죽은 자의 약전에서도 
자비스런 거미가 덮은 죽은 자의 추억에서도 
혹은 텅 빈 방에서 
바싹 마른 변호사가 개봉하는 유언장  속에도 찾을 수 없다 
다 
다야드밤: 나는 언젠가 문에서 
열쇠가 돌아가는 소리를 들었다. 단 한 번 돌아가는 소리 
각자 자기 감방에서 우리는 그 열쇠를 생각한다. 
열쇠를 생각하며 각자 감옥을 확인한다. 
다만 해질녘에는 영묘한 속삭임이 들려와 
잠시 몰락한 코리올레이누스를 생각나게 한다. 
다 
담야타: 보트는 경쾌히 응했다.  
돛과 노에 익숙한 사람의 손에. 
바다는 평온했다. 그대의 마음도 경쾌히 응했으리라 
부름을 받았을 때, 통제하는 손에 
순종하여 침로를 바꾸며. 
나는 기슭에 앉아 낚시질했다. 등위엔 메마른 들판. 
적어도 내 땅만이라도 바로잡아 볼까? 
런던교가 무너진다 무너진다. 
그리고 그는 정화하는 불길 속에 몸을 감추었다 
언제 나는 제비처럼 될 것인가-오 제비여 제비여 
황폐한 탑 속에 든 아퀴텐 왕자 
이 단편들로 나는 내 폐허를 지탱해 왔다. 
분부대로 합죠 히에로니모는 다시 미쳤다. 
다다. 다야드밤. 담야타. 
샨티 샨티 샨티. 
 
 
 
히스테리 
 
그녀가 웃으면,나는 그녀의 웃음속에 휘말려 
그것의 일부분이 된다는 건 알았지만, 
 
그녀의 이는 分隊敎練의 재능을 가진 
우연의 星群에 지나지 않았다. 나는 갑작스런 가쁜 숨결 속에 
끌려들었고,게서 빠져나려 하면 그때마다 들이마셔져, 
 
마침내는 캄캄한 그녀의 목구멍 속에서 떠돌아 다니다 
보이지 않는 근육의 파문에 상처입었다. 
 
늙수그레한 웨이터가,녹이 슨 초록빛의 철제 식탁위에,손을 떨며, 
핑크빛의 흰 격자무늬를 수놓은 식탁보를 급히 펴면서 말했다. 
 
'만일 정원에서 차를 마시고 싶으시다면,만일 정원에서 
차를 마시고 싶으시다면, '하고.` 
 
그녀 가슴의 진동을 멈출 수만 있다면,나는 오후의 단편을 얼마간 
모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세심하고 교묘하게 나의 주의를 
이 목적에 집중했다 
 
 
 
하마
 
등이 멋없이 넙쩍한 하마 녀석
진흙 가운데 배를 깔고 자빠져 있다.
보기엔 아주 건장한 놈 같지만
겨우 살과 핏덩어리에 불과한 것이다.
 
살과 피는 힘없고 약하여,
신경의 충격에 견디기 어렵다.
그러나 진정한 교회의 끄떡 않음은
바다 위에 세워졌기 때문이다.
 
먹이나 줍고 있는 하마의 연약한 발은
잘못 딛는 수가 있지만,
진정한 교회는 가만히 있어도
배당이 굴러 들어오게 마련이다.
 
하마군은 망고나무의
망고 열매에 결코 닿지 않지만,
석류나 복숭아는
바다 건너서 교회의 먹이가 된다.
 
발정기의 하마군의 목소리는
목 쉬고 이상한 변성을 내지만
우리가 매주 듣는 교회의 목소리는
하느님과 더불어 있음을 기뻐하는 소리.
 
하마군의 하루는
낮에는 자고 밤엔 먹이를 찾는 일.
하느님의 일은 알고도 모를 일―
교회는 잠자며 동시에 먹는다.
 
나는 하마군이 날아서
습한 대초원에서 하늘에 오르고,
합창하는 천사들이 그를 에워싸고,
드높은 호산나로 하느님의 찬가를 부름을 보았다.
 
어린 양의 피로 씻기고
천사의 팔에 안겨
성자의 대열에 참여한 그는
황금의 거문고를 연주하리라.
 
그는 눈처럼 하얗게 씻겨
모든 순교한 처녀들의 키스를 받으려니
허나 참된 교회는 하계에 머물며
낡고 썩은 안개에 싸여 있으리라.
 
 
 
버언트 노오튼 I. - '4중주곡'에서
 
현재의 시간과 과거의 시간은 
아마 모두 미래의 시간에 존재하고 
미래의 시간은 과거의 시간에 포함된다. 
 
모든 시간이 끊임없이 존재한다면 
모든 시간은 보상할 수 없는 것이다. 
 
있을 수 있었던 일은 하나의 추상으로서 
다만 사색의 세계에서만
영원한 가능성으로서 남는 것이다.
 
있을 수 있었던 일과 있은 일은 
한 점을 향하여, 그 점은 항상 현존한다. 
 
발자국 소리는 기억 속에서 반향하여
우리가 걷지 않은 통로로 내려가 
우리가 한 번도 열지 않은 문을 향하여 
장미원薔薇園속으로 사라진다. 내 말들도 
이같이 그대의 마음속에 반향反響한다.
 
그러나 무슨 목적으로 
장미 꽃잎에 앉은 먼지를 뒤흔드는지
나는 모르겠다. 
   그 밖에도 메아리들이
장미원에 산다. 우리 따라가 볼까? 
 
빨리, 그걸 찾아요, 찾아요, 모퉁이를 돌아서. 
새가 말한다. 첫째문을 빠져,
우리들의 최초의 세계로 들어가, 우리 따라가 볼까
 
믿을 순 없지만 지빡새를? 우리들의 최초의 세계로 들어가.
아 있구나. 위엄스럽게, 눈에도 안 보이게,
죽은 잎 위에 가을 볕을 받으며,
하늘거리는 대기 속에 가벼이 움직인다. 
 
그러나 새는 노래한다, 관목 숲속에 잠긴 
들리지 않는 음악에 호응하여.
보이지 않는 시선이 오고간다. 장미는
우리가 보는 꽃들의 모습이었다. 
 
그건 영접받고 영접하는 우리의 빈객이다. 
우리들이 다가서자 그들도 하나의 정형의 패턴으로 
텅 빈 소로小路를 따라 변두리 황양나무 숲속으로 들어가 
물마른 연못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연못은 마르고, 콘크리트는 마르고, 변두리는 갈색
햇빛이 비치자 연못은 뮬로 가득차, 
연꽃이 가벼이 가벼이 솟아오르며,
수면은 광심光心에 부딪쳐 번쩍인다. 
 
그리고 그것들은 우리의 등 뒤에서 염못에 비치고 있었다.
그러자 한 가닥 구름이 지나니 연못은 텅 빈다. 
가라, 새가 말했다. 나뭇잎 밑에 아이들이 가득
소란하게 웃음을 지니고 숨어 있다.
 
가라, 가라, 가라, 새가 말한다. 인간이란 
너무 벅찬 현실에는 견딜 수 없는 것이니. 
과거의 시간과 미래의 시간, 
있을 수 있었던 일과 있었던 일은
한 끝을 지향하는 것이고, 그 끝은 언제나 현존한다.  
 
 
 
알프레드 프루프록의 연가
 
만일 나의 대답이 저 세상에 돌아갈
사람에게 하는 것이라고 내 생각한다면 이 불길은 이제
더 이상 흔들리지 않으리라.
 
그러나 내가 들은 바가 참이라면 이 심연에서
살아 돌아간 이 일찍이 없으니, 내 그대에게 
대답한들 수치스러운 염려 없도다. 
 
그러면 우리 갑시다, 그대와 나
지금 저녁은 마치 수술대위에 에테르로 마취된 환자처럼
하늘을 배경으로 펼쳐져 있습니다.
 
우리 갑시다, 거의 인적이 끊어진 거리와 거리를 통하여
값싼 일박 여관에서 편안치 못한 밤이면 밤마다
중얼거리는 말소리 새어 나오는 골목으로 해서
 
굴껍질과 톱밤이 흩어진 음식점들 사이로 빠져서 우리 갑시다.
음흉한 의도로
싫증나게 질질 끄는 논의처럼 연달은 그 거리들은 
 
그대를 압도적인 문제로 끌어 넣으리다.
아아, '무엇이냐'고 묻지는 말고
우리 가서 방문합시다.
 
방안에선 여인네들이 왔다 갔다
미켈란젤로를 이야기하며 
 
유리창에 등을 비벼대는 노란 안개,
저녁의 구석구석까지 혀를 핥고서
 
수채에 괸 웅덩이 위에서 머뭇거리다가,
굴뚝에서 떨어지는 그을음을 등에 받으며,
 
테라스곁을 살짝 빠져 껑충 한 번 뛰고선,
아늑한 10월달밤인 줄 알았던지,
집 둘레를 한바퀴 핑 돌고선 잠이 들어 버렸다.
 
유리창에 등을 비벼대며
거리를 미끄러져 가는 노란 안개에도
확실히 시간을 있을 것이다.
 
앞으로 만날 얼굴들을 대하기 위하여 한 얼굴을 꾸미는 데에도
시간은 있으리라, 시간은 있으리라.
 
살해와 창조에도 시간은 있으리라. 
 
백번이나 망설이고 
백번이나 몽상하고 백번이나 수정할 시간은 있으리라.
토스트를 먹고 차를 마시기 전에.
 
방안에서 여인네들이 왔다갔다.
미켈란젤로를 이야기하며
 
정말 생각해 볼 시간은 있으리라.
'한번 해 볼까?' '해 볼까?'하고 망설일 만한 시간은
 
한복판은 대머리가 벗겨진 내 머리를 끄덕이며 
발을 돌려 계단을 내려갈 만한 시간은
(여인들은 말하리라, 저이 머리는 어쩌면 저렇게 벗겨진담.)
 
내 모닝코트, 턱까지 빳빳이 치받치는 내 칼라
화려하고 점잖지만 수수한 핀 하나로 그 것을 나타내는 넥타이
여인들은 말하리라. '참 저이 팔다리는 가늘기도 하지?'
 
한 번 해  볼까?
천지를  뒤흔들어 볼까?
 
이 일순간에도 시간은 있다.
일순간에 의하여 역전하는 결단과 수정의 시간을.
 
나는 이미 그 것들을 다 알고 있다. 다 알고 있다.
저녁과 아침과 오후를 알고 있다.
 
나는 내 일생을 커피 스푼으로 되질해 왔다.
저쪽 어느 방에서 음악에 섞여
 
갑자기 낮아지며 사라지는 목소리들도 나는 안다.
그러니 어떻게 내가 감히 해 볼 것인가?
 
그리고 나는 이미 그 눈들을 알고 있다. 그 것들을
모두 알고 있다.
공식적인 문구로 사람을 꼼짝 못하게 노려보는 눈들을
 
그리고 내가 공식화되어 핀 위에 펼쳐질 때
내가 핀 꽂혀 벽위에서 꿈틀댈 때
 
어떻게 나의 생활 나의 태도의 한토막 한토막을
비로소 모조리 뱉어낼 수 있겠는가?
어떻게 감히 할 수 있겠는가?
 
나는 이미 그 팔들을 알고 잇다. 그것은 모두 알고 있다.
팔지 낀 허옇게 드러나 팔들을 
(그러나 램프 불에 보며, 엷은 갈색 솜털로 덮인)
 
내가 이처럼 제 정신을 가다듬을 수 없는 것은
옷에서 풍기는 향기 때문인가?
 
테이블에 놓인 팔, 쇼올을 휘감은 팔
그러면 한번 해 볼까?
그러나 어떻게 말을 꺼낼 것인가?
 
이렇게나 말해볼까, 나는 저녁때 좁은 거리를 지나왔습니다.
샤쓰만 입은 외로운 사나이들이 창문으로 몸을 내밀고
뿜어대는 파이프의 연기를 나는 보았습니다라고
 
나는 차라리 고요한 바다 밑바닥을 어기적거리는 
한 쌍의 엉성한 게 다리나 되었을 것을.
 
그런데 오후도 저녁도 저렇게 편안히 잠들었구나.
긴 손가락들도 쓰다듬어져서!
잠이 들었거나, 피곤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앓은 체 하는 것이다.
 
그대와 내 곁 여기 마루 위에 펼쳐서
차도 끝내고 케이크도 아이스크림도 먹고 났는데,
이제 내게 무슨 힘이 있어 이 순간을 한 고비로 몰아 가겠는가?
 
그러나 나는 울기도 하고, 단식도 하고, 울며 기도하기도 했다.
그리고 내 머리(조금 벗겨지긴 했지만)가 쟁반 위에 놓여 들어오는 것을
보긴 했지만, 
 
나는 예언자가 아니다.- 여기에 별로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고
나는 나의 위대한 순간이 가물거리는 것을 보았고,
 
영원한 '하인'이 내 코트를 잡고 킬킬 거리는 것을 보았다.
결국 나는 두려웠었다.
 
도대체 그 것이 보람이 있었겠는가?
잔을 거듭하고, 마말레이드를 먹고, 차를 들고 나서,
 
화병을 옆에 놓고 내 그대와 주고 받는 이야기에서
그 것이 보람있었겠는가?
 
미소로써 문제를 물어 뜯어 버리고
우주를 뭉쳐서 공을 만들어
 
어떤 어마어마한 문제로 그 것을 굴려 간다한들
또는 '나는 주검으로부터 살아나온 나자로다.
 
너희들에게 모든 것을 알리기 위하여 돌아왔다,
모든 것을 말하리라'고 말한들.
 
만약 어느 여인이 머리맡에 베개를 놓고서
'나 조금도 그런 뜻에서 말한 것 아네요,
조금도 그렇지 않아요'라고 말한다 한들,
 
아니다! 나는 햄릿 왕자가 아니다, 될 처지도 아니다.
나는 시종관 행차나 흥성하게 하고
한 두 장면 얼굴이나 비치고
 
왕자에게 진언이나 하는, 틀림없이 만만한 영장,
굽실굽실 심부름이나 즐겨 하고,
 
빈틈 없고, 조심정 많고, 소심하고
큰 소리치지만, 좀 머리가 뜨고
 
때로는 정말 바보같기도 이만 저만이 아니다.
때로는 틀림없이 <어릿광대>
 
나는 늙어 간다... 늙어 간다.
바짓가랑이 끝이나 접어 입을까
 
머리를 뒤에서 갈라 볼까? 복숭아를 한번 먹어볼까?
흰 플란넬 바지를 입고 해변을 걸어 볼까?
 
나는 인어들이 서로 노래를 주고 받는 것을 들은 일이 있다.
그 인어들이 날 들으라고 노래 부르는 것은 아니겠지.
 
그 것이 물결타고 바다 안쪽으로 가는 것을 보았다.
흴락 검을락 물결이 바람에 불릴 때
 
뒤로 젖혀지는 파도의 흰 물머리를 빗질하며
우리는 적색 갈색의 해초를 두른 바다 처녀들에 섞여
 
바다의 방안에서 지금까지 머뭇거리다
그만 인간의 목소리에 잠이 깨어 물에 빠진다.
 
 
 
바람 부는 밤의 광시곡 
 
열두 시. 
달의 종합 속에 들어있는
쭉 뻗은 거리를 따라 
속삭이는 날의 주문은
기억의 심층과 
그 모든 뚜렷한 관계와 
그 구분과 정밀성을 용해하고,
 
스쳐 지나가는 가로등은 저마다
숙명적인 북처럼 울리고, 
어둠의 공간을 통하여
한밤은 기억을 뒤흔든다,
광인이 죽은 제라늄을 흔들듯이.
 
한 시 반.
가로등은 침을 튀겨대고,
가로등은 중얼대고,
가로등은 말했다. "저 여자를 보라
방긋 웃는 듯이 열려 있는 문간의 
불빛 아래서 그대를 향해 망설이고 있는 저 여자를,
 
그녀의 옷자락이 찢겨져 
모래로 더렵혀진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녀의 눈꼬리가 
구부러진 핀처럼 비틀린 것도 볼 수 있다.
 
추억은 많은 뒤틀린 것들을
높이 밀어올려 마르게 하고,
해변의 비틀린 가지는 
매끈히 벌레에 먹히고 반들반들 닳아
마치 세계가 희고 빳빳한
그 뼈대의 비밀을 
내던져 버린 것 같다.
 
공장 마당의 부서진 용수철,
힘이 빠져 막막하게 구부러지고
꺾일 지경이 된 그 형체에 달라붙은 녹.
 
두시 반,
가로등이 말했다.
 
"보라 도랑에 납작 업디어
혀를 쑥 내밀고
한 조각의 썩을 버터를 탐식하는 저 고양이를"
 
그렇게 어린 아이의 손이 자동적으로
쑥 나와 부두를 따라 달리는 장난감을 호주머니에 넣었다.
 
나는 그 아이의 눈 뒤에서 아무 것도 볼 수 없었다.
나는 거리에서,불켜진 덧문 사이로 
들여다보려고 하는 눈들을 보았다.
 
그리고 어느날 오후 웅덩이 속에서 게 한 마리가,
등에 조개삿갓이 붙은 늙은 게 한 마리가,
내가 손에 쥐고 있는 막대기 끝을 움켜잡았다.
 
세시 반.
가로등은 침을 튀겨대며,
가로등은 어둠속에서 중얼댔다.
가로등은 흥얼거렸다--
 
"저 달을 보라,
달은 아무런 원한도 품질 않는다,
그녀는 약한 눈을 깜박이며 
구석구석에 미소를 보낸다.
그녀는 풀의 머리털을 쓰다듬는다.
 
달은 기억을 잃었다.
색이 바랜 천연두로 그녀의 얼굴은 금이 가고
그녀의 손은 먼지와 오 드 꼴로뉴의 냄새를 풍기는
종이 장미를 비튼다.
 
그녀는 다만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가는 
오랜 밤의 온갖 냄새와 더불어 있도다"
 
추억이 밀려온다
햇빛 받지 못하는 마른 제라늄과 
갈라진 틈바구니의 흙과 
 
거리의 밤 냄새와 
덧문 닫힌 방의 여자의 냄새와
복도와 담배와 
술집과 캐테일 냄새 등의 추억이.
 
 
가로등은 말했다.
지금은 네 시,
여기 문 위엔 번호가 있다.
추억이라고!
 
열쇠를 가진 것은 그대,
작은 등불이 계단에 원을 펼쳤으니,
올라오라.
침대는 비었고,칫솔은 벽에 걸려 있다
신일랑 문간에 놓고,잠자라,그리고 내일의 삶에 대비하라 
 
나이프의 마지막 비틀림
 
 
 
T.S 엘리어트-전통
 
1888-1965
하버드→프랑스→하버드→독일→영국: 1927년 미국의 전통이 짧아서 영국으로 귀화한다. (여기에서 나는 엘리어트가 자신의 모국이 짧은 역사의 국가라는 이유로 전통이 있는 영국으로 귀화한다는 것은 지식적 탐욕이 아닌가 라고 생각한다.) 1917년에 나온 시를 읽어보면 영국성향의 시적 면모가 드러난다.
1920년 평론가로 활동한다.
1922년 황무지를 쓴다. (박식다학한 시, 문명비판사의 시) 엘리어트는 자신보다 더 뛰어난 고수는 인정한다. 그 예로 파운드가 엘리어트의 시를 고쳐주는데, 그것을 그대로 싣는다. 그것은 작가로서 치명적인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실을 정도면 자기위의 사람을 무조건 따른다는 성향을 알 수 있다.
 
전통과 개인의 재능
엘리어트가 말하는 전통은 움직이는 전통, 조류이다. 정체하지 않고 끊임없이 흘러가는 것이다. 그래서 문학의 통시적 흐름에서 조류를 제대로 알고, 획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곧 시대의 정신을 흡수해서 나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엘리어트는 경험과 창조적 정신은 분리시켜야 한다고 한다. 경험에서의 격한 감정표현을 외면하고 창조에 접할 때, 더 강렬한 뜻이 창조된다. 그래서 개성을 외면해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 시창작 방법론이 이성적이고 좋은 창작품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계승의 유일한 형태가 우리 앞 세대의 방식을, 그 성공적인 면들에 맹목적이거나 소심하게 달라붙어 뒤따르는 것이라면 그런 전통은 저지되어야 한다. 전통은 훨씬 더 광범위한 의미를 띤다. 그것은 물려받는 것이 아니라 매우 공들여 얻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전통적인 작가는 다음과 같은 것을 갖춘다. 첫째, 역사의식이다. 단, 시간성과 영원성을 동시에 느끼는 역사의식이다. 자신의 시대의식 뿐만 아니라 유럽의 全문학과 그 속에 들은 자신의 나라의 전문학이 동시에 존재하여 하나의 질서를 형성하고 있다는 느낌과 더불어 글을 쓰게끔 한다. (그래서 황무지라는 작품이 나온 것 같다)
어떤 시인이나 예술가도 자신의 전적인 의미를 혼자 가질 수 없다. 즉 홀로 평가될 수 없다. 죽인 시인이나 예술가들과의 대조와 대비를 통해 이뤄진다. 이를 엘리어트는 역사적 비평의 원칙으로서 뿐만 아니라 심미적 비평의 원칙이라 한다. 그래서 전통이 중요하다. 오래된 것과 새것의 화합은 새로운 작품이 출현하는 과정에서 전체적인 기존의 질서가 아주 조금이라도 변경되어 전체를 향해 균형을 가지고 재조정되면서 유지된다. 현재가 과거에 의해 이끌어지듯 과거가 현재에 의해 변경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여기에서 나는 새로운 것은 전통의 변형이다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시인은 전통, 조류를 매우 잘 의식해야 한다. 그 조류는 가장 특출한 명성을 지닌 시인들을 통해서만 전적으로 흐르는 것은 아니다. 예술은 절대 진보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명백히 알아야 한다. 더불어 예술의 소재는 항상 똑같지 않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그러다보면 개인의 정신보다 유럽의 정신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 유럽의 정신은 변하는 정신이다.
시인은 엄청난 양의 박식을 요구한다. 많은 학식은 시적 감수성을 죽인다거나 왜곡시킨다고 한다. 그러나 시인이 자신의 필수적인 감수성과 필수적인 나태성을 침범하지 않을 한도로 알아야만 한다. 반면, 지식을 단지 시험이라든가, 응접실이라든가. 아니면 보다 더 공공연히 드러내 놓고 우쭐대는 데 유용한 형태로 묶어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몰개성이 전통과 어떤 관련을 맺는가? 를 산소와 이산화유황에 백금을 넣었을 때 일어나는 반응으로 비유한다. 여기에서 백금은 촉매이다. 개성 있는 작가는 특별하거나 매우 다양한 감정들이 자유로이 새로운 결합을 이룰 수 있는 보다 더 세밀하게 완숙된 매개체이다. 그래서 촉매, 백금은 시인의 정신이다. 여기에서 시인의 정서와 감정이라는 요소가 중요하다.
중요한 것은 시인이 새로운 정서를 찾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정서를 이용하여 그것을 시 속에 다듬어 넣고 전연 실제의 정서 속에 들어있지 않던 감정을 표현해내는 것이다.
시를 쓰는 데 있어 의식적이고 의도적이어야만 하는 많은 것들이 있다. 시란 정서의 풀어놓음이 아니라, 정서로부터 탈피이고. 개성의 표현이 아니라 개성으로부터의 탈피이다.
그러나 기술적인 탁월성을 알아보고 감상할 수 있는 자들은 보다 소수이다.
 
시의 사회적 기능
 
엘리어트는 시의 사회적 기능을 강조하며 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의 언어뿐만 아니라 사회를 이해해야 한다고 고 말한다. 그러나 각국의 언어가 사라지고 있는 실정에서 이것은 슬픈 일이다.
시의 사회적 기능1. 문화를 고립, 단절하지 않는다. 통합도 안 된다.
시의 사회적 기능2. 시가 사라지면 안된다. 시가 사라지면 감정이 사라진다.
시의 사회적 기능: 종교적 기능 (찬송에서의 시), 교훈적 기능(농경시, 이때 산문으로 쓰이면서 풍자가 드러난다.) , 역사적 기능(사회, 도덕, 정치를 드러낸다. 이때 지나치게 드러내서도 또는 아니어서도 안되다)
좋은 시는 즐거움을 주는 것이다. 그 즐거움을 모든 사람이 갖기는 힘들지만 노력해야 한다. 그림이나 음악을 한 나라에서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즐길 수 있듯 말이다.
언어를 문학적으로 사용하려는 충동은 시에서 시작되었다. 그래서 시에 그 나라의 민족성이 반영되어 있다. 그래서 시가 대단한 것이다. 그래서 그 나라말로 그 나라의 시를 이해하는 데는 큰 즐거움을 얻게 된다. 그래서 시인은 국어를 보존하고 그것을 확대 향상시키는 일이다. 다른 사람들이 느끼고 있는 것을 표현함에 있어서 그것을 좀 더 의식적인 것으로 만들어서 그 느낌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시인이 매우 급속히 많은 독자를 가지게 도니다면 그것은 좀 의아스러운 일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들에게 그 시인이 진정으로 새로운 일을 하고 있지 않고 대중들이 벌써 잘 알고 있는 것. 따라서 그들이 벌써 전세대의 시인들에게서 받은 것을 다만 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를 의심하게 한다. 그래서 시인은 올바른 소수의 독자를 가져야 한다. 가장 위대한 시인들은 즉시 빛을 발하지 않는다. 자신이 처해 있던 시대에 있어서 그 언어를 새롭게 만든 시인들을 잘 연구해야 한다.
건전한 사회에서는 각 부분이 다른 부분에 대해서 계속적인 영향과 상호작용을 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시의 사회적 기능이 그러해야 한다. 시인은 자기 주위에서 실제로 사용되는 그대로의 언어를 소재로 취해야 한다. 시는 어느 정도 언어의 미를 보존하고 나아가서 부활시켜야 한다.
그래서 시는 다만 한 언어로 표현할 수 있고 다른 언어로는 번역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이 할 수 있을 정도로 외국어 하나를 수고해서 배우고 어느 정도 모국어와 같이 외국어로서 느낄 수 있는 개인들이 없이는 민족과 민족사이 정신적인 교통은 불가능하다(여기에서 번역가의 힘, 또는 작가가 번역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연수가 부럽다) 결국 다양성이라는 것은 여러 문화의 통일성을 통해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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