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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시문학 2011.9월호]詩文學신인상/ 김이교,심우기,고현석
2019년 03월 15일 13시 40분  조회:2146  추천:0  작성자: 강려
  
2011년『詩文學』9월호 신인우수상
 
   
안개-넬라판타지아 (외 2편)
 
               김이교
 
 
욕조에 물이 넘실거리는 동안 뿌연 안개 피어오르고
번쩍이던 빌딩의 유리창이 서서히 지워지고
유리창 속에서 움직이던 얼굴들이 지워지고
그들이 쏟아낸 소리가 지워진다
욕조에 물이 넘실거리는 동안
 
큰꽃으아리 연보라 꽃잎과 꽃잎 사이 깊은 골짜기에
안개가 모여들고
춘천 시가지에 떼 지어 돌아다니는 안개는
중도와 공지천 오래전에 먹은 소양호 동강 갠지스강 다뉴브강의
푸른 입김을 게워낸다
욕조에 물이 넘실거리는 동안
 
큰꽃으아리 가쁜 숨을 몰아쉬고
허벅지를 핥아내리는 뜨거운 입김
으아리 으아리 축축한 신음이 흐르고
 
거리에 등불이 내걸리기 시작한다. 허공으로 둥둥 떠오르는
수도 없이 떠오르는 ···· 흐린 불빛들
 
안개 속 깜박이는 UFO의 불빛에 사격을 하는 병사들
 
트윗~ 트윗~ 트위터들이 보이지 않는 나뭇가지 사이를 건너뛰며
놀고 있다
 
 
 
이명
 
 
아침부터 굴착기가 땅을 파고 있다 좌르르 무너져 내리는 흙더미 내려앉은 지반으로 하숫물이 쏟아진다 왼쪽 귀가 소리들을 끌고 집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냉장고로 세탁기로 전류 흐르는 소리 빨래 삶는 소리
 
그 여자는 가끔씩 실로폰 소리를 듣는다 도미쏠 쏠시레 끓어오르는 주전자의 물소리가 방안 가득 커피 향을 풀어 놓자 왼쪽 귀가 슬그머니 숲을 끌고 온다 숲에는 바람이 불고 딱따구리가 나무를 찍어댈 때마다 나뭇잎이 흔들린다
 
나뭇잎 소리를 파도 소리로 착각하는 날에는 끼룩끼룩 갈매기 울고 파도 소리 멀리 타이티 섬까지 떠내려간다 꽃과 나비로 장식한 춤추는 해변의 여인이 고갱의 손을 맞잡는다 고갱의 어깨엔 버석거리는 해바라기와 고흐의 귀가 말벌처럼 달라붙어 있다
 
119를 불러 말벌집을 뜯어낸 뒤에 까맣게 태웠던 기억이 굴뚝처럼 솟아오른다 굴뚝을 타고 붕붕붕 말벌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왼쪽 귀가 다시 119를 부른다 삐뽀삐뽀 사이렌이 울리고 사이렌 소리를 피해 까무룩 잠이 들면 밤새 샤워기에 물이 흐르고 김이 오르는 물기둥 아래서 몸을 씻는 여인, 여인의 실루엣
 
넉 장의 꽃잎을 활짝 펼쳐놓은 병실
꽃잎 한 장이 떨어진 고흐의 귀를 들고 젖은 머리를 빗는다
머리카락에서 뚝뚝 눈물이 흘러내린다
 
 
지각 또는 아침햇살
 
 
때때로 아침햇살과 서먹한 사이가 된다
바동대며 뒤따라가는데 저희들끼리 수군대면서 먼저 가버린다
 
발이 빠지는 모래밭에서는 자글자글 웃음을 쏟으며 가고
옷자락 걸리는 덤불숲에서는 덤불들 속살을 간질이며 간다
 
혼자 남겨진 아이처럼 거리에서 서성거리면
간혹 처진 아이들을 데리러오는 또 다른 햇살이 있다
 
대문 옆에 쪼그리고 앉아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까딱까딱 조는 날에는
햇살이 나뭇가지를 세워들고 단잠을 깨우러 온다
 
어느새 모퉁이가 닳아버린 내 하루
햇살이 몸을 안아 일으켜 마디마디 소독을 한다
금가룹니다
은가룹니다
 
거울처럼 난반사되어 걸음걸음 눈이 부시다
 
 
 
--------------------------------------------
 
결빙 (외 2편)
 
               심우기
 
 
맑았던 물이 얼어 물속을 보지 못하게 될 때
사람의 눈물도 단단한 결정으로 굳어버릴 때
 
나는 나대로 당신은 당신대로
서로의 마음은 보지 못하고 단단해진 뼈만 쓰다듬는다
쿨렁거리는 피와 살이
눈물을 만든다
집 나간 사람 집 지키는 사람 혼자 노는 아이
 
서로의 길 가고 있을 때
결국 혼자라고
말끝 하나에도 자갈을 물리는
 
실금의 그것은 무엇?
 
달그락거리는 자물쇠
출근길 전동차 칸칸마다
굳게 채워진 지퍼들로 그득하다
 
 
종소리
 
 
그느드 르므브 스으 하고
어느 산사의 종소리 ㅡ로만 퍼져 나가면
멀리 각과 변으로 서 있던 산들이
느슨한 180도 한 선분으로 눕는 밤
그 선 위의 모든 것을 까만 물감으로
북북 칠하며 산 하나를 넘고
또 산 하나를 넘는
지치키 티피히이 하고
어느 도심 속 종소리 l로만 쨍그랑거리면
벽을 넘고 집 하나를 타고 넘어 이제는
커다란 빌딩도 훌쩍 넘어
널찍한 광장까지 이르러서는
어찌할 줄 몰라 하며 깡충깡충 건너가는
몸이 걸친 옷 조각
실 오르라기 한 올 한 올 풀어져
소리를 타고 ‘ㅡ'와 ’l'로 부서져
뼈와 피로 도로를 넘고 길을 건너
이명으로 울리는 종소리
조그만 가슴 속
우로 좌로
위로 아래로 사방팔방
그지느치드키 으 이
뎅 뎅 응하고 쨍그랑 댕그랑거리며
텅 빈 속을 알 수 없는 낮은 소리로
어느새 꽉 채우고
여운으로 터져나오는------ l l l
 
 
 
괄호
 
 
꽃술 속의 괄호
나무와 나무 사이의 괄호
계곡과 산을 잇는 괄호
건너갈 수 없는 강폭을 메우는 괄호
코와 가슴 사이의 괄호
하늘의 푸른 선 하나를 끌어 와 벌린
대지와 하늘 사이의 환한 괄호
괄호 안엔 돼지가 산다
도시 비둘기가 구구대며 둥지를 튼다
나비가 날개에서 꽃가루를 괄호 안에 털어내고
배 밑창이 간지러운 꿀벌들이 괄호와 괄호 사이를 날고
딱딱한 돌덩이 암흑이 미세물질 잔뜩 묻힌 괄호
괄호 안에서 내가 방긋 웃고
괄호 속에서 꽃들이 튀어나온다
 
--------------------------------- ---------------
 
색깔 있는 날 (외 2편)
 
               고현석
 
 
하얀 섬광이 번쩍이더니
밤하늘이 유리같이 갈라지고
깨진 몸에서 먹물이 쏟아진다.
 
먼지 쌓인 전구가 안무 낀
태양이 되어 부연 빛을 발하고 있다.
 
텔레비전에서는 무지개를 잘라 입은
사람들이 해변을 뒹굴고
쪽빛 파도가 넘실대며 금방이라도
방안으로 밀려오려한다.
 
어항 속 빨간 금붕어가 허우적거릴 때
붉은 색이 물에 번진다.
 
그가 불을 끄고
들꽃 같은 누비이불을 뒤집어쓴다.
 
검은 시간이 되었다.
혼자만의 세상이다.
 
 
 
가로등이 된 남자
 
 
늦은 밤 버스 정류장에
낡은 코드 깃을 세우고
주머니에 손을 쑤셔 넣은 남자가
무겁게 서 있다.
 
불황이 겨울바람보다 싸늘하게
사람들을 스치며 어둠만큼 짙게
도시에 번져간다.
 
그의 질환처럼
구겨진 휴지가 발밑을 어지럽게 맴돌고
이지러진 그믐달이 비스듬히 엿보고 있다.
한 남자가 희미한 가로등 되어 서 있다.
 
이미 떠난지도 모르는 막차를
잃어버린 그림자를 기다리고 있다.
 
 
 
돌지 않는 물레
 
 
항아리가 되려고 배가 불룩하고
커다란 술독 닮은 남자와
사기그릇처럼 희고 호리병 같은 여자가
얼싸안고 빙글빙글 춤을 춘다.
 
두 사람이 하나가 되어
마치 돌아가는 물레 위 잘 빚어진
도자기가 되어 간다.
 
내가 돌지 않는 물레에 고립이 되어
일그러진 도자기 되어 비스듬히 서 있다.
 
막걸리사발을 연거푸 들이켠다.
멈추었던 물레가 서서히 돌아가고
내가 허공을 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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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9<시문학>신인상 심사기
  
 
  신인들의 경향이 변하고 있다. 그 변화의 단서가 되는 것이 텍스트 속의 시각변화視角變化다. 주지적 경향의 시나 일반 서정시의 시각이 대부분 주체의 내부에서 바깥을 보는 것이었는데, 신인들의 텍스트는 그 반대로 바깥에서 주체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경향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경향은 텍스트 속에서 주체의 의식과 관념(영탄, 해석, 판단, 설득 등)을 최소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그래서 그것은 불완전하지만 무의식無意識을 바탕으로 하는 하이퍼시의 시각과 연결된다. 따라서 주체 중심의 논리적인 관념의 텍스트들이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변화를 보여준다. 주체(시인)의 무의식이 텍스트의 표면을 형성하는 경향이 주류主流가 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 많은 응모작품 중에서 신인 우수작품상에 선정된 김이교 심우기 고현석의 시편들은 그런 점에서 신선한 개성을 풍긴다.
 
  김이교의「안개-넬라 판타지아」는 여러 개의 불연속적인 장면들이 동일한 시간의 상황 속에서 발생하고 움직이는 판타지(fantasy)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 판타지는 주체의 관념을 무화無化 시키면서 자유로운 가상현실의 문을 열어준다. 그 속에는 현실적인 어떤 욕망이 잠재한 것 같지만 표면에 드러나는 것은 이미지뿐이라는데 주목된다.「이명」에서도 ‘굴착기 소리’ ‘실로폰 소리’ ‘파도 소리’ ‘사이렌 소리’ 등에서 파생되는 상상과 소리가 다양한 현상現象의 세계를 감각하게 한다. 그것은 현상의 배후를 암시하기도 하지만 하이퍼(hyper)의 감각적 영역으로 독자들의 관심을 이동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현실이 배제된 감각적 향락에 빠지는 위험성도 감지하게 된다. 이에 비해 「지각 또는 아침햇살」은 시인의 무의식 속에 숨어있던 어릴 적 햇살의 기억이 투명한 물방울처럼 의식의 표면으로 떠오르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밝고 가볍고 감각적인 동심의 이미지가 시선을 끈다. 그러나 무엇인가 빠져 있는 듯한 부족함을 보이고 있다. 이 부족함이 자신의 내면을 겸손한 자세로 더 진지하게 응시하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면 긍정적인 에너지로 환원되리라고 생각된다. 더 분발하고 낮은 자세로 텍스트의 완성도를 높이기 바란다.
 
  심우기의 시편들은 개성적인 기법이 흥미를 끈다. 그것은 그의 시작 태도가 도전적이고 실험적이라는 것을 드러낸다.「결빙」은 고독한 내면의식의 코드를 몇 개의 이미지로 나열하면서, 끝내 자신의 내면을 열어보지 못하는 도시인들의 심리적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예컨대, ‘달그럭거리는 자물쇠/출근길 전동차 칸칸마다/굳게 채워진 지퍼들로 그득하다’의 이미지가 그것이다. 이 이미지 속에는 시인 자신의 무의식의 그림자도 투영되어 있어서 진정성을 진하게 한다.「종소리」는 기표(시니피앙)의 재미를 느끼게 한다. 어떤 관념의 세계에서 해방된 소리만의 감각적 이미지가 매우 참신하고 개성적이다. 지성의 반대편에 위치한 이런 감각현상感覺現象은 현대시의 기호성과 연결된다는데 의미가 있다.「괄호」는 독자들을 기의(시니피에)의 세계 속으로 유인한다. 숨은 의미 찾기가 이 시의 키포인트인 것 같다. 괄호가 의미하는 것을 독자들이 나름대로 추적해서 해석하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시의 괄호에는 독자참여의 공간이 들어있다. 그래서 독자와 소통하는 현대시의 형태를 생각하게 한다. 앞으로 이런 덕목들을 계속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반짝이는 재치의 세계를 넘어서야 할 것이다. ‘단순한 언어놀이’에 머물지 않으려면 자기 시의 방법론을 확립하는 시론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깊이 있는 성찰과 확고한 의지를 요망하게 된다. 개성의 성취를 기대하면서 겸손히 공부하는 자세를 당부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고현석의「색깔 있는 날」에는 불연속적인 이미지의 집합이 만들어내는 디지털적인 영상감각이 상징성을 띠고 있다. 그것은 외부(객관적)의 시각으로 현대인들이 일상에서 쉽게 경험하는 문명현상의 이미지를 포착하고, 그 속에 자신을 포함한 현대인들의 존재 모습을 넣어서 한 컷의 영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부각된다. 그와 함께 텔레비전 속의 ‘쪽빛 파도가 넘실대며 금방이라도/방안으로 밀려오려 한다.’는 생동하는 사물성의 감각이 개성적인 이미지의 표출이라는 점에서 평가된다.「가로등이 된 남자」에서는 현대도시인 중에서 불황 속에서 버림받은 고독한 남자의 모습이 희미한 가로등이라는 객관적 상관물을 통해서 이미지화 되어 있다. 어떤 관념에도 쏠리지 않은 중립적 태도로 영화의 한 장면처럼 존재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어서 사물시의 일면을 들여다보게 한다. 이런 기법은「돌지 않는 물레」에서 ‘멈추었던 물레가 서서히 돌아가고 /내가 허공을 안는다.’라는 주체와 객체의 융합을 통한 정서의 율동을 보여준다. 그 율동 속에는 무의식 속 주체의 욕망이 들어있다. 그러나 대상에 대한 접근이 단편적이고 소극적인 것 같다. 이런 점을 스스로 인식하고 극복할 때 규모가 크고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 이루어지리라 생각한다.
 
  끝까지 경합하다 선외選外로 밀려난 김귀란, 김경옥, 현자의 도전적인 분발을 기대한다. 김귀란의「투명인간」의 발상의 신선함과 명료한 언어, 김경옥의「다시 청사포」의 서정성과 세련된 언어 감각, 현자의「어느 봄날의 기억」의 고향풍속 사생 등은 아쉬움을 남겼다. 그래서 재도전의 모습을 꼭 보고 싶다. 이번 수상자들이 ‘재도전의 결실’을 얻었다는 점에서 좋은 본보기가 될 것 같다.   (심사위원: 문덕수· 신규호· 심상운)
 
출처 : 함께하는 시인들 The Poet`s Garden | 글쓴이 : 박정원 |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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