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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 세계문제시집(戰後 世界問題詩集) 영국편 /신구문화사(19)
2019년 03월 29일 18시 05분  조회:364  추천:0  작성자: 강려
전후 세계문제시집(戰後 世界問題詩集) 영국편 /신구문화사(19)
 
 
영국편
 
 
앤 리들러(Ann Ridler)
 
 
 
이별에 임(臨)하여
 
 
전쟁 동안 우리는 잠시 헤어져야 할테니
 
사랑하는 이여, 우리의 마음을
 
충족시켰던 모든 나날의 관습을
 
떠날 일을 배워야 한다.
 
그것으로써 이 두 해 동안 당신이 나를
 
   흡족하게 하고
 
아껴주었던 그런 비밀들은 덮어둘
 
   일.
 
 
이제 우리는 식물이 그렇듯이,
 
보다 나은 계절을 위하여 저장된 괴경(塊莖)에  *괴경(塊莖):덩이줄기, 감자따위를 이름)
 
우리의 꿈과 하늘을 의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오직 우리의 사랑만이 그러한 양식을 간
 
   직할 수 있다.
 
이는 부재의 神을 만듬인가?
 
우리의 자양(滋養)을 훔치는 신생의 괴물(怪物)을?
 
 
우리는 결핍(缺乏)과 고통을 아주 몰아낼 수는
 
   없다.
 
그를 남게 하라 - 그가 아무리 식욕적(食慾的)이
 
   건
 
우리는 잘 견딜 수 있다.
 
그는 결코 이 진실한 혈관(血管)에 구멍을 낼
 
   수는 없다.
 
나는 당신의 어떤 사람이었는가를 할 말
 
   은 없지만,
 
그러나 당신이 서러울 때면, 생각하라,
 
   神도 더는 줄 수가 없었음을.
 
 
(박희진 번역) 
 
 
 
잠들기 전에
 
 
지금 당신은
 
   멀리 란든에 계셔서
 
쓸쓸하실지라도
 
   마음 편안히 잠드실 수 있겠지요,
 
내가 사나운 꿈으로써
 
   당신을 깨우는 일도 없이,
 
둘 사이에 이별이 들어올 턱이 없는 것처
 
   럼
 
하늘이 우리들 가운데 이와 같은 안온함을
 
   베푸시는 까닭에.
 
 
세계는 회전하며 있는
 
   사악한 것입니다,
 
神의 모습은
 
   악마에게 좀먹히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베드 곁에 서는
 
   좋은 천사에겐
 
부디 적이 없도록, 우리들은 몸을
 
   둥굴게 하고 가로 눕습니다,
 
세계의 굳건한, 움직이지 않는 중심에.
 
 
우리들이 함께 였던
 
   즐거운 밤마다엔
 
서로 사랑하는
 
   고요함 속에서
 
한 새로운 존재를 만들었죠.
 
   양쪽의, 그것도 어느 쪽보다 더 뛰어나
 
     는 것을,
 
그래서, 당신과 잠을 나룰 수 없을 때엔,
 
반은 당신의 것인, 이 존재 속에 들어간
 
    답니다.
 
 
(박희진 번역) 
 
 
 
태어날 아기를 위하여
 
 
연인들이 쳐든 손은 겨울의 촛불,
 
그 부드러운 손길은 즐거운 여름의 냇물
 
   과도 같고,
 
함께 가로 누워
 
아기를 은밀히 마련하려고, 둘이서 하는
 
   일을 사랑하는 것이다,
 
그 촛불을 불멸의 것으로, 그 냇물을 영
 
   원히 흐르게 하려고 생각하며,
 
사뭇 자기들이 아는 것보다도 좀 더 잘 한
 
   다.
 
 
그래서 자궁 속에 느껴지는 아기의 최초
 
   의 움직거림,
 
다가올 보물의 그 작은 신호와 약속은
 
그 아버지의 이름으로 취하여진다.
 
그 생명은 그의 사랑의 육체이며, 그의
 
   애무처럼
 
처음엔 미묘하고 신기하나, 나날이 익숙
 
   하게
 
더욱 더 귀중하고 정다운 것이 된다.
 
 
우리들의 아기는 우리들 기쁨의 산 증표
 
   이며,
 
서로 상대편의 잃어버린 어린날을 되살리는
 
   것이었다.
 
화가(畵家)의 빼앗는 눈에
 
시인의 코일선(線)같은 청각에 우리들이 사랑
 
   의 도움으로써 획득하는
 
마음을 보태는 것, 우리들의 열정이 자아
 
   내는 모든 것을
 
아기를 낳는 계획에 쏟았다.
 
 
세계는 흘러들었다, 우리는 우리들이 좋
 
   아하는 건 무엇이건 취했다.
 
아기의 머리칼로는, 산보(散步)할 때 본
 
11월의 참나무이 금빛 곱슬머리,
 
숲속에서 <은하(銀河)>를 만드는 인동넝쿨은
 
아기의 고운 손에, 언 개울의 조용한 은
 
   막(銀幕)은
 
그 유아기(幼兒期)의 양호(養護)를 위해서.
 
 
그러나 아기의 탄생은 어쩔 수 없는 영광
 
   이다.
 
고양이의 희망의 요람은 사랑 있는아기를
 
지탱하진 않으리라,
 
아무리 아기는 조용히 하고 있을지라도.
 
그리고 우리들의 아기가 태어나려고 옴지
 
   락거릴 때엔
 
겸허(謙虛)한 마음을 일게 한다, 우리들이 시작
 
   한 것이
 
이젠 아기 자신의 것이다.
 
 
<유리를 통해 빛나는 해처럼
 
예수는 성모(聖母) 속에 계셨으니>까.
 
하여 인간은 모두
 
神性을 나누어 갖는 까닭에,
 
금빛의 또는 흰 정열의 촛불에
 
날카로운 별이 그 자신의 빛의 길을 보여
 
   야 한다.
 
어버이의 두려움이나 꿈이
 
귀여운 아기의 처음의 빛을 어둡게 하지
 
   않도록,
 
우리들의 정열에 의해서 흐트러짐이 없이
 
아기가 자라서 올바른 일을 갖도록.
 
 
(박희진 번역) 
 
 
 
크리스마스와 누구나의 탄생
 
 
크리스마스는 삶의 영광을 선언한다.
 
때문에 유럽인은 차라리 그것을
 
한겨울이 아니라 봄에 경축하고 싶다고 생
 
   각할 것이다,
 
육체의 생명이 강(强)할 때,
 
살려는 동의(同意)가 젊은이에까지 강하게 요구
 
   되며,
 
즙액(汁液)은 토양(土壤), 나뭇잎, 그리고 핏줄에 차
 
   서,
 
당분(糖分)이 사지(四肢)나 뇌수(腦髓)의 활동에 따라 흐르
 
   는 때에.
 
또한 출산 전이나, 아기에게 자양(滋養)을 베풀
 
   때에
 
우리들은 비상한 절망(切望)을 갖고     *절망(切望): 간절히 바람
 
또다시 대지(大地)에 의존하는 것이다 - 풍성
 
   하고, 야성적인,
 
충실한 것에. 사과를 따두는 곳, 숲의 습
 
   지(濕地)나, 곳간 등에
 
저장되어 억세어진 향기로운 냄새.
 
길게 자란 뿌리에서 나와, 솔방울에 파
 
   고 들어,
 
(전나무 숲이 대기하고, 너도밤나무 숲이
 
  기대를 갖고 있다,
 
각기 다른 침묵으로.) 그리고 봄이 되면
 
냄새도 광경(光景)도 울림도 융연(融然)히 노래 되어   *융연(融然): 함께 어울려
 
   발(發)한다.
 
 
허나 돌이켜 생각한다면
 
크리스마스가 영원히 잠들기를 바라는 듯
 
   한
 
한 해의 어두운 꿈의 계절에 찾아오는 건
 
   좋다.
 
왜냐면 탄생은 깨어 있는 것, 탄생은 노
 
   력과 고통인 까닭에,
 
그리고 지금의 한겨울에는 잠을 깨우치지
 
   않으면 안된다는
 
암시(暗示)가 있다
 
(젖어 있는 앵초(櫻草)라든지, 푸르스레한 인동초(忍冬草)
 
  라든지)
 
새 생명을 낳는다는 것, 또는 산다는 것
 
   을 배우는 것은 엄숙함을 수반하는 기
 
   쁨이다.
 
자기의 전체가 깨어있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아무도 예언할 수 없거니와, 앞질러 답을
 
   마련할 수도 없다.
 
어떠한 탄생도 자기에게 거룩한 요구를 하
 
   는 법이니까.
 
모든 신성(神聖)한 일들처럼
 
그것은 흔히 미혹(迷惑)인 것이며, 그 요구에는
 
   끝남이 없다.
 
이상한 자유를, 그것은 가져온다, 평안(平安)의
 
   긴, 비정(非情)한 연습에서의 해방을
 
우리들은 기꺼이 맞이할 일이다.
 
그래서 크리스마스는 오는 것이다,
 
철(鐵)의 무각각하리만큼 냉각한 시절에, 영
 
   광(榮光)을
 
언 혈관에 밀어넣으려고 오는 것이다.
 
   神의 따스함은
 
연못에 얼어붙은 초록의 생명을 불러 깨운
 
   다,
 
모든 정밀(靜謐)하고 맑은 혼수(昏睡)를 살아 고
 
   통으로 불러 깨운다.
 
 
그리고 계절의 생장을 더듬는
 
한해, 한해는 좋은 것 - 사랑의 결핍이
 
   라는 것은
 
   한갖 낡아빠진 이야기일 뿐,
 
   神의 탄생으로
 
누구나의 탄생은 신성하게 된다 탄생은
 
모두 크리스마스 때에 있는 것이나. 모두
 
   가 축복을 받는 것이다.
 
 
(박희진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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