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jingli 블로그홈 | 로그인
강려
<< 3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블로그

나의카테고리 : 중외문학향기

전후 세계문제시집(戰後 世界問題詩集) 영국편 /신구문화사(24)
2019년 04월 05일 20시 43분  조회:1884  추천:0  작성자: 강려
전후 세계문제시집(戰後 世界問題詩集) 영국편 /신구문화사(24)
 
영국편
 
 
로버트 콘퀘스트(Robert Conquest)
 
다뉴브강에서
 
1
변경의 보루(堡壘)에서 일하던 수인(囚人)들이
철수(撤收)해 버렸고. 이제 나의 주변에
촉감(觸感)할 수 있는 저녁의 차거운 공기가 누
   워 있다. 살구<브랜디>의 썩은 냄새를
   풍기며,
어느 농부가 비틀거리며 지나가면,
나는 고독하다.
      날이 머뭇거린다. 크낙한 江이
삼각주와 바다를 향하여 부드럽게 흐른다.
태양이 낯선 각도에서 빛발치면
변화하는 볕살.
      언제나 이 시간에
그런 풍경에 싸여 나는 계시(啓示)를 기다린다
진주조개처럼 파아란 하늘 밑에서.
몽롱한 가슴 속에 초자연의 <비전>을 던
   져주는 것은
이처럼 순수한 순간이 아니지만
퇴색(褪色)한 혹성(惑星)을 말끔히 숨겨 준다.
이제 빛은 *초절(超絶)한 것이 아니라     *초절(超絶): 다른 것에 비하여 유별나게 뛰어남. 초월
싱싱한 공기의 색깔에 친밀한 것,
나의 가슴의 지평선 언저리에서
크낙한 광채를 머금은 광채가 반짝거린다.
 
2
 
<유럽>의 비극적인 바람이
모든 곳에서 詩의 돛을 팽팽히 한다.
어느 멋지고 영원한 시인이
이 풍요(豊饒)롭고 황량(荒凉)한 땅을 따스하게 감싸
   줄 것인가.
     지난 밤
나루터 옆의 조그만 여인숙에서
상어를 뜯어 먹으며
젊은이가 테이불에 기대어 詩를 쓰고 있
   었다.
아마도 그는 아무도 예기(豫期)하지 않지만
<발칸>이 기다리는 시인일는지도 몰랐다.
     그 전날
나는 강변의 <벤취>에서 <마르크스>를 읽고 있
   는 그를 보았다.
그것은 요즘 이 나라에서 허용되며
무정부주의자들을 위한 기지(機智)가 넘치는 신고(辛苦)
   의 청사진(靑寫眞).  (사회적 풍토는
이제 그의 변증법을 태양을 위해서 지켜
   줄 뿐,
그러나 사랑의 달빛 아래
詩의 나무에서 나는 그늘을 발견한다.)
     밤이 내렸다,
희미한 별빛 아래 어린 *청로(靑鷺)가 불쑥     *청로: 해오라기
날개쳐 서역(西域)을 향한다.
강은 커다란 물고기가 뛰어드는 것처럼 잔
    물결이 일고.
나는 여인숙으로 돌아간다.
      달이 뜨고 있다.
 
3
 
나는 반쯤 모래에 묻힌
기관총 뿌리에 채여 비틀거린다.
S-S 연대 <터키스탄>이 이곳 전투에
   끌려와
포위 되어 잔멸(殘滅)한 것은 여덟 달 전,
아직도 폭력의 냉각(冷脚)한 복합성(複合性)이
부서진 대륙 위를 무섭게 뒤덮었고,
청동빛 강물이나 이 소박한 밤에서
아무런 대답도 들을 수 없다.
     전쟁하는 <이데올로기>의 광휘(光輝)에
      서 멀리 떨어져
나는 고독하다
어느 시골마을에서 봄비를 쳐다보며
사랑의 공상을 그리는 소녀를 생각한다.
 
(황운헌 번역)
 
 
 
제이고프셀프 근방에서
 
조그만 버드나무, 월귤나무 솜꽃이 피어
   난 호수의 땅,
북쪽으로 편편하고 투명한 바다가
빙원(氷原)까지 뻗치었고. 언제나 첩첩이
얼어붙은 중량(重量)이 어디멘가 있고,
지금은 지난 무더웠던 날과 초록빛의 풍
   화(風化) 속에서
보이지 않는 마음의 뒤쪽에.
 
곤충이 피리불며 우짖는다. 북극의 하늘
   은
창백(蒼白)하게 푸르고 구름도 없어
침울한 심야(深夜)가 동토지대(凍土地帶)에 머문다.
우리의 뒤엔 아무런 인적도 없고
이제 우리는 눕고 잠이 든다. 그리고 지
   켜본다. 새로운
 
북극의 세계가 아지랑이처럼 녹아드는
겨울에서 일어나는 것을. 낡아서 스러지
   지 않고
그대로 숨지고 마는 것을. 이곳은
중심의 유성(遊星)이나 긴 역사나 그리고
인간의 <비전>과 동떨어진 곳.
 
이곳에 넘치는 영상(影像)은 우리의 것이 아니다.
   이 속도와 광채는
순결한 의지. 북쪽에서 기다리는
크낙한 겨울의 귀환(歸還)에는 <모랄>이 없고
--- 얼음은 분노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
나는 누워 귀를 기울인다
독수리의 황량(荒凉)한 울부짖음에.
     아마도
이처럼 싱싱한 고립(孤立)이
가슴 속에 숨겨진 진동을 일깨우고
바위틈에 물을 샘솟게 하나 보다.
     나의 동료는
청록빛의 이끼에 누워 숨쉬며 잠이 들었
   다.
변하지 않는 가냘픈 광채가 온통 어린
풍경에서 우리를 비쳐주고
나는 누워 한참 동안
움직이지 안흔 호수와 농병아리가 뛰어드
   는 것을 본다.
 
(황운헌 번역)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36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76 전후 세계문제시집(戰後 世界問題詩集) 영국편 /신구문화사(15) 2019-03-23 0 1566
75 전후 세계문제시집(戰後 世界問題詩集) 영국편 /신구문화사(14) 2019-03-19 0 1696
74 전후 세계문제시집(戰後 世界問題詩集) 영국편 /신구문화사(13) 2019-03-16 0 1715
73 [스크랩] 세계의 명시 2019-03-16 0 4844
72 [스크랩] 보들레르 대표시 2019-03-16 0 1517
71 전후 세계문제시집(戰後 世界問題詩集) /신구문화사(12) 2019-03-14 0 1204
70 전후 세계문제시집(戰後 世界問題詩集) /신구문화사(11) 미국편 끝 2019-03-12 0 1236
69 전후 세계문제시집(戰後 世界問題詩集) /신구문화사(10) 2019-03-10 0 1155
68 전후 세계문제시집(戰後 世界問題詩集) /신구문화사(9) 2019-03-08 0 1240
67 전후 세계문제시집(戰後 世界問題詩集) /신구문화사(8) 2019-03-06 0 1034
66 전후 세계문제시집(戰後 世界問題詩集) /신구문화사(7) 2019-03-03 0 1317
65 전후 세계문제시집(戰後 世界問題詩集) /신구문화사(6) 2019-03-01 0 1146
64 전후 세계문제시집(戰後 世界問題詩集) /신구문화사(5) 2019-02-27 0 1097
63 전후 세계문제시집(戰後 世界問題詩集) /신구문화사(4) 2019-02-26 0 1266
62 전후 세계문제시집(戰後 世界問題詩集) /신구문화사(3) 2019-02-26 0 1164
61 전후 세계문제시집(戰後 世界問題詩集) /신구문화사(2) 2019-02-26 0 1237
60 전후 세계문제시집(戰後 世界問題詩集) /신구문화사(1) 2019-02-26 0 1298
59 아르뛰르 랭보 <지옥의 계절>이별 / 이준오 번역(끝) 2019-02-25 0 1268
58 아르뛰르 랭보 <지옥의 계절>아침 / 이준오 번역(10) 2019-02-25 0 1450
57 아르뛰르 랭보 <지옥의 계절>섬광(閃光) / 이준오 번역(9) 2019-02-25 0 1051
‹처음  이전 1 2 3 4 5 6 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