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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24)
2019년 07월 06일 14시 33분  조회:715  추천:0  작성자: 강려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24)
 
 
두번째 노래(10)
 
(10) 오, 엄정한 수학이여, 꿀보다도 더 감미로운 그대의 정교한 수업이 내 마음에 상쾌한 물결처럼 스며들어온 이래로, 나는 그대를 잊어버린 적이 없다. 나는 요람에서부터, 태양보다 더 오래된 그대의 샘에서 목을 축이기를 본능적으로 열광하였으며, 그대의 입문자들 가운데서 가장 충실한 자 나는 그대의 장중한 전당의 성스러운 안뜰을 여전히 밟고 있다. 나의 정신에는 모호함이, 연기처럼 두꺼운 어떤 알 수 없는 것이 있었지만, 나는 그대의 제단에 이르는 층계들을 경건하게 뛰어넘을 수 있었고, 그대는 마치 바람이 호랑나비들을 날려버리듯, 그 어두운 베일을 날려버렸다. 그 자리에, 그대는 극도의 냉정함과 완벽한 신중함, 그리고 가차없는 논리를 가져다놓았다. 몸을 튼튼하게 해주는 그대의 젖을 빤 덕택에, 나의 지성은 빠르게 발견되었고, 성실한 사랑으로 그대를 사랑하는 자들에게 그대가 아낌없이 베푸는 이 황홀한 빛의 한가운데서, 나의 지성은 무한한 규모를 얻었다. 산술! 대수! 기하! 웅장한 삼위일체여! 빛나는 삼각형이여! 그대들을 모르는 자는 바보병정이다. 그는 가장 심대한 형벌의 시련을 받아 마땅하리니, 그의 무지한 무관심에는 맹목적인 경멸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대를 알고 그대를 상찬하는 자는 지상의 행복이란 어느 것도 더는 원하는 것이 없으니, 그대의 마술적 쾌락에 만족하여, 그대의 어두운 날개를 타고, 가벼운 비행으로 상승 나선을 그리면서, 하늘의 둥근 궁륭을 향해 날아오르는 것밖에 더 바라는 것이 없다. 지구는 그에게 도덕적인 환상과 마술환등밖에 보여주지 않는다. 그러나 그대, 오, 간결한 수학이여, 그대는 그 완강한 정리의 엄밀한 연쇄와 그 강철법칙의 항구성에 의해, 우주의 질서에 그 각인이 나타나는 저 지고한 진리의 강력한 반영을 부신 눈에 번쩍인다. 그러나 특히 그대를 둘러싸고 있는, 피타고라스의 친구인 정방형의 완전한 규칙성으로 대표되는 법칙이 그보다 더 위대하다. 전능한 자가, 그와 그 속성들이, 그대의 보물인 정리(定理)들과 찬란한 광채를 혼돈의 내장에서 솟아나게 하였던 저 기념할 만한 작업에서 완전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고대의 여러 시기에도, 현대의 여러 시간에도, 인간의 여러 위대한 상상력은 불타는 종이 위에 그어진 그대의 상징적인 도형들을 숙고하는 가운데 제 정수를 발견하고 놀라니, 신비롭고 잠재된 숨결로 살아 있는 이 기호들은 모두 저속한 속인에게는 이해되지 않으나, 우주 창조 이전에도 존재하였고, 우주 멸망 이후에도 존속할 영원한 공리(公理)와 상형문자의 명백한 드러남일 뿐이었던 것이다. 상상력은 운명적인 의문부호의 심연을 굽어보며, 수학을 인간에게 비교한다면 인간에게서는 오직 거짓된 오만과 허위를 발견할 수 있을 뿐인데, 수학이 어떻게 그만큼의 압도적인 위대성과 그만큼의 반박할 수 없는 진리를 끌어안게 되었는지 자문한다. 그래서 이 뛰어난 정신은 그대가 허물없이 베푸는 고결한 충고로 인간의 왜소함과 그 유례없는 어리석음을 더욱 통감하고, 슬픔에 빠져, 그 백발이 성성한 머리를 앙상한 두 손에 파묻고 초자연적인 명상에 빨려들어간다. 그 정신은 그대 앞에 무릎을 꿇고, 그의 존경심은 정의를, 전능한 자의 고유한 형상에 바치듯, 그대의 신성한 얼굴에 비친다. 내 어린 시절, 어느 오월의 밤에, 달빛 아래, 맑은 시냇가 푸른 초원 위에, 우아함과 정숙함에서 서로 맞먹는 그대 셋이 모두, 여왕들처럼 위엄이 가득 어린 그대 셋이 모두 내게 나타났다. 그대들은 안개처럼 물결치는 긴 옷을 입고 하늘 향해 몇 걸음을 걸어와서, 나를 축복받은 아들처럼 그 오만한 유방으로 끌어당겼다. 그래서 나는 열심히 뛰어갔으며, 내 손은 그 하얀 가슴팍에 매달렸다. 나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 풍요로운 만나를 섭취하였으며, 내 안에서 인류가 자라니 더욱 훌륭해지는 것만 같았다. 이때 이후로, 오, 경쟁하는 여신들이여, 나는 그대들을 저버리지 않았다. 그때 이후로, 대리석 위에 새기듯 내 마음의 페이지 위에 새겼다고 믿은 얼마나 많은 단호한 계획들이, 얼마나 많은 공감들이, 마치 태어나는 새벽이 밤의 어둠을 지우듯, 내 각성한 이성으로 그 배열의 부속선들을 천천히 지워버렸던가! 이때 이후로, 나는 죽음을 보았으니, 무덤의 수를 늘이고, 인간의 피로 살찐 전쟁터를 휩쓸고, 아침의 꽃들을 음울한 해골들 위로 솟아오르게 하려는 그 의도가 육안으로도 명백하였다. 이때 이후로 나는 우리 지구의 갖가지 변혁을 규정하였다. 지진, 용암이 타오르는 화산폭발, 사막의 모래바람, 그리고 태풍에 휩쓸린 난파는 나의 존재를 비정한 방관자로 삼았다. 이때 이후로, 나는 여러 인간세대들이 아침이면 제 마지막 탈바꿈을 축하하는 번데기처럼 아직 맛본 적 없는 기쁨에 취해 날개와 두 눈을 허공으로 들어올리고, 저녁이면 해가 지기 전에, 바람의 구슬픈 휘파람소리에 흔들리는 시든 꽃처럼 머리를 숙이고 죽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그대, 그대는 언제나 똑같다. 어떤 변화도 어떤 독기 가득한 대기도, 그대 동일성의 깍아지른 바위와 막막한 계곡을 건드리지 못한다. 그대의 조촐한 피라미드는 이집트의 피라미드, 그 우둔함과 예종으로 세워진 개미탑보다 더 오래 남을 것이다. 세기와 세기를 거듭한 뒤 마지막 시간은 여전히 시간의 페허를 딛고 서서, 그대의 비의적 숫자들, 그대의 간결한 방정식들, 그대의 조각적인 선들이, 전능한 자의 오른쪽 징벌자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볼 것이로되, 그동한 내내 별들은 우주의 무서운 밤, 그 영원 속으로 절망을 끌어안고 소용돌이처럼 꺼져내릴 것이며, 인류는 얼굴을 찌푸리며, 최후의 심판에 회계보고서를 작성하려고 궁리할 것이다. 감사한다. 그대가 네게 베풀었던 그 무수한 봉사에 감사한다. 내 지성을 풍요롭게 해주었던 그 야릇한 덕성에 감사한다. 그대가 없었다면, 인간과 맞선 싸움에서, 나는 필경 패배하였으리라. 그대가 없었다면, 인간은 나를 모래 속에 굴리고, 그 발길로 나를 차서 먼지를 끌어안게 했으리라. 그대가 없었다면, 그 음흉한 발톱으로, 인간은 내 살과 뼈에 고랑을 팠으리라. 그러나 나는 노련한 검투사처럼 방심하지 않았다. 그대는 내게 그대의 숭고한 개념, 정염이 제거된 그 개념에서 솟아나오는 차가움을 주었다. 나는 그 차가움을 이용하여 짧은 여정의 덧없는 쾌락을 오만하게 물리치고, 내 동류들의 동정적인, 그러나 기만적인 증여를 문간에서 되돌려보냈다. 그대는 내분석과 종합과 연역이라는 그 감탄할 만한 방법으로 한 걸음 한걸음 풀어나가는 그 끈질긴 신중함을 주었다. 나는 그 신중함을 이용하여, 내 치명적인 적의 위험한 술책을 따돌리고, 오히려 내 편에서 적을 능란하게 공격함으로써, 날카로운 단검을 인간의 내장에 꽂아, 그 몸에 언제까지나 박혀 있게 하였다. 그가 다시는 회복되지 못할 상처이기 때문이다. 그대는 내게 지혜 가득한 그대의 가르침 가운데서도 그 진수 자체와도 같은 논리를 주었으니, 착잡한 미로이기에 더욱 잘 이해될 뿐인 그 삼단논법으로, 나의 지성은 제 대담한 힘이 두 배로 늘어가는 것을 느꼈다. 이 무서운 조력자의 도움으로 나는 인간성 속에서 그 바닥을 향해 헤엄쳐나가며, 증오의 암초와 맞닥뜨리며, 유해한 장기 한가운데 괴어 제 배꼽을 찬양하는 시커멓고 흉악한 악심을 발견하였다, 최초로 내가 그 내장의 어둠 속에서 본 것은 악! 인간에게서는 선을 능가하는 저 불길한 악덕을 발견하였다. 그대가 내게 빌려준 이 독 있는 이 무기를 가지고, 나는 창조주 그 자신을, 인간의 비열함으로 구축된 그 좌대에서 끌어내렸다. 그는 이를 갈며 이 수치스러운 모욕을 받아들였다. 자기보다 더 강한 자를 적으로 맞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그를 노끈뭉치처럼 버려둘 것이다. 내 비상을 낮추기 위하여--- 사상가 데카르트는 언젠가 한번 그대를 토대로 하여 견고한 것은 아무것도 세워진 적이 없음을 고찰하였다. 그것은 그대의 측정할 수 없는 가치가 아무에게나 단번에 발견될 수는 없다는 점을 이해시키려는 영리한 방법이었다. 사실, 위에서 이미 이름 불렀던 저 삼대 요소, 한 개의 화간으로 서로 얽혀, 그대의 거대한 건축물 그 장엄한 꼭대기 위로 솟아오르는 이들 요소보다 더 견고한 것이 무엇인가? 그대의 다이아몬드 광산에서의 일상적인 발견과 그대의 망망한 영토에서의 과학적인 탐사로 끊임없이 커지는 기념탑, 오, 성스러운 수학이여, 그대와의 끝없는 교류로, 그대가 나의 남은 나날을 인간의 잔인함과 위대한 전체의 불의로부터 위로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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