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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39)
2019년 07월 12일 20시 45분  조회:749  추천:0  작성자: 강려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39)
 
 
 
 
 
네번째 노래(4)
 
 
 
(4) 나는 더럽다. 이(虱)들이 나를 물어뜯는다. 돼지들이 나를 보고는 토한다. 문둥이의 딱지와 욕창이 누런 고름 범벅인 내 피부를 비늘처럼 덮고 있다. 나는 강에 흐르는 물도 구름의 이슬도 알지 못한다. 내 목덜미에서는 산형화서(繖形花序)의 꽃가루를 지닌 거대한 버섯이 퇴비 더미라도 만난 듯 돋아난다. 볼썽없는 가구 위에 앉은 채로, 나는 4세기 전부터 수족을 움직이지 않았다. 내 두발은 땅에 뿌리를 박아 복부까지 더러운 기생식물이 가득 돋아난 일종의 다년생식물이 된 꼴이지만, 그렇다고 식물에서 파생한 것도 아니고 더는 인간의 육체로 이루어진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내 심장은 고동친다. 그러나 어떻게 고동치겠는가, 내 시체(감히 육체라고는 말하지 않겠다)의 부패와 발산이 풍부하게 영양을 공급하지 않는다면? 내 왼쪽 겨드랑이 아래서는 두꺼비 가족이 거주하여, 그 가운데 한 마리가 고물거리며 나를 간지럼 태운다. 한 녀석이 거기서 빠져나와 당신의 귓속에 들어와 그 주둥이로 긁어대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시라. 녀석이 이어서 당신의 뇌수 속으로 들어올 수도 있으리라. 내 오른쪽 겨드랑이 아래는, 카멜레온이 한 마리 있어서 굶어죽지 않으려고 두꺼비 녀석을 끊임없이 사냥한다. 저마다 살아야 한다. 그러나 한편이 다른 편의 농간을 완전히 주저앉히면, 양쪽 녀석들은 서로 방해하지 않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을 아무것도 찾지 못하고, 내 양 옆구리를 덮고 있는 맛있는 지방을 빨아댄다. 나야 길이 들었다. 악독한 독사 한 년이 내 음경을 삼키고는 대신 들어앉았다. 그년이 나를 고자로 만들었다. 그 더러운 년이. 오! 내가 마비된 팔로 나를 지킬 수만 있었으면 좋았으련만, 그러기는커녕 두 팔이 장작으로 바뀌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아무튼 간에, 피가 그 붉은 색을 데려오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는 자라지 않는 작은 고슴도치 두 마리가 내 고환을 빼내 개한테 던졌으며, 개는 거절하지 않았다. 그 겉껍질은 정성스럽게 씻어서, 놈들이 그 속에 터를 잡았다. 항문은 게 한 마리가 막아버렸다. 내 신체 무력에 용기를 얻어, 놈이 그 집게발가락으로 입구를 지키며 나를 몹시 아프게 하는구나! 두 마리 해파리가 어긋한 적 없는 기대에 곧장 끌려, 바다를 건너왔다. 그년들이 인간의 엉덩이를 구성하는 살덩어리 두 개를 찬찬히 살펴보고는, 그 불룩한 윤곽에 들러붙어 그칠 줄 모르는 압력으로 하도 짓이겨대는 바람에 두 덩어리 살이 사라지고, 점착성의 왕국에서 온, 색깔도, 모양도, 잔인성도 똑같은 두 마리 괴물만 남았다. 내 척추 기둥에 대해서는 말하지 마시라. 그건 한 자루 칼이니까. 그렇다. 그렇다--- 나는 그거야 걱정하지 않는다. 당신의 의문은 당연하다. 그것이 어떻게 내 허리에 수직으로 박혀 있는지 알고 싶어하는 것이 아닌가? 나도 그게 아주 또렷하게는 생각나지 않지만, 그렇더라도 내가 분명 꿈에 불과한 것을 추억으로 여기기를 결심하고 말한다면, 내가 창조주를 정복하는 그날까지 병고를 안고 부동성을 지키며 살려고 서원했음을 안 인간이 있어서, 그가 발끝으로, 그렇다고 내 귀에 들리지 않을 만큼 조용하지는 않게, 내 뒤로 다가왔음을 알아두시라. 길지 않은 한순간, 나는 아무것도 더는 느끼지 못했다. 이 날카로운 단검이 축제에 쓸 황소의 두 어깨 사이에 자루까지 박혔으며, 그 골격이 지진처럼 전율했다. 칼날이 몸에 아주 강력하게 달라붙어서, 지금까지 아무도 그 검을 빼낼 수 없었다. 격투기 장사, 기계공, 철학자, 의사 들이 차례차례 지극히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인간이 저지른 악이 이제는 풀릴 수 없다는 것을 그들은 알지 못했다. 나는 그들의 타고난 무지의 깊이를 용서하고, 눈꺼풀로 그들에게 인사했다. 나그네여, 내 옆을 지나가거든, 간청하건대, 내게 추호라도 위안의 말을 던지지 마라. 그대가 내 용기를 허물어뜨릴지도 모른다. 스스로 맞이하는 순교의 불길에 내 굽힐 줄 모르는 투지를 다시 덥히도록 나를 놔두라. 가거라--- 내가 너에게 어떤 동정심도 불어넣지 않기를 증오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기이하고, 그 행업은 물에 꽂힌 몽둥이가 부러진 것처럼 보이듯 설명이 불가능하다. 네가 보는 내 모습 그대로, 나는 살인자 군단의 선두에 서서 하늘의 성벽까지 소풍을 하고, 돌와와 이 자세를 다시 취하고, 복수의 고결한 계획을 새로이 궁리할 수 있다. 잘 가라, 네 발걸음을 더는 붙잡지 않을 터이니, 네 앎을 쌓고 너를 보존하기 위하여, 필경 내가 선하게 태어났음에도 나를 반항으로 이끌었던 저 숙명적인 팔자에 대해 깊이 생각하라! 너는 네가 본 것을 네 아들에게 이야기하겠거니와, 아이의 손을 잡고 별의 아름다움과 우주의 신비를, 울새의 둥지와 주의 신전을 찬양하게 하라. 너는 아이가 아버지의 충고를 그리도 유순하게 따르는 것을 보고 놀랄 것이며, 그래서 한줄기 미소로 아이에게 상을 줄 것이다. 그러나 아이가 자기를 감시하는 눈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 녀석에게 눈길을 던지면, 너는 미덕에 침을 뱉고 있는 녀석을 볼 것이다. 인간 종족의 후손인 그 녀석이 너를 속였지만, 더는 속이지 못할 것이다. 너는 앞으로 녀석이 무엇이 될지 알게 되리라. 오, 불행한 아버지여, 네 노년의 발걸음에 길동무로 삼기 위해. 준비하라. 조숙한 범죄자의 목을 자를 저 지울 수 없는 단두대를, 그리고 너에게 무덤으로 인도하는 길을 보여줄 저 고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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