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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41)
2019년 07월 12일 20시 50분  조회:165  추천:0  작성자: 강려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41)
 
 
 
 
 
네번째 노래(6)
 
 
 
(6) 나는 절벽 위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하루종일 사막을 가로질러 타조를 쫓았으나 붙잡지 못한 사람은 먹을 것을 먹고 눈을 감을 시간을 누리지 못한다. 내 글을 읽은 자가 그사람이라면, 어떤 수면이 나를 짖누르고 있는지 정확하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폭풍이 그 손바닥으로 배 한 척을 바다 밑바닥에 닿을 때까지 수직으로 눌렀을 때, 전체 선원 가운데 오직 한 사람만이 피곤과 온갖 종류의 박탈로 기진하여 뗏목 위에 남아 있다면, 파도가 인간의 생애보다 더 길어진 시간 동안 그를 표류물처럼 흔들어댄다면, 그런데 깨어진 배 밑바닥의 떠돌고 있는 이 비탄의 해역에 프리깃함 한 척이 항적을 그리다가 난바다 위로 제 앙상한 해골을 끌고 가는 그 불행한 사람을 보고 하마터면 늦을 뻔한 구조의 손길을 내밀었다면, 내 생각에 이 조난자는 내 감각이 졸음기가 어느 단계에 이르렀는지 훨씬 더 잘 짐작하리라. 동물자기1)와 클로로포름은, 그것들이 수고를 아끼지 않을 때, 가끔 이런 가면증 강직과 동일한 상태를 낳을 수 있다. 이 상태는 죽음과는 아무런 닮은 점도 없다. 닮았다고 말하면 큰 거짓말이 될 것이다. 그러나 곧바로 꿈속으로 들어가, 참을성 없는 사람들이, 이런 종류의 독서에 굶주려, 임신한 암컷 때문에 서로 다투는 머리 큰 향유 고래떼처럼, 울부짖지 않게 하자. 나는 꿈을 꾸었으니, 내가 어느 돼지의 몸에 들어갔는데, 빠져나오는 일이 쉽지 않아, 순전히 진흙투성이인 늪 속에서 내 털가죽을 굴렸다. 보상과 같은 것이었을까? 내가 원하던바, 나는 더이상 인류에 속하지 않았다! 나는 이와 같은 해석을 받아들이고, 더할 나위 없이 심오한 기쁨을 맛보았다. 그렇지만 나는 섭리의 편에서 베푼 이 각별한 호의에 어울릴 만한 어떤 미덕의 행위를 수행했는지 열심히 탐구했다. 화강암의 복부에 무서울 정도로 달라붙어, 죽은 물질과 살아 있는 살의 이 환원 불가능한 혼합물 위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조수가 두 차례나 지나가는 동안, 그렇게 납작 몸을 붙이던 여러 단계를 기억 속에 되새기고 난 지금, 이 전략이 십중팔구는 신의 정의에 의해 내게 떨어진 형벌일 뿐이었다고 단언하는 것이 필경 쓸모없는 일은 아니다. 그러나 그 내적 필요성이나 그 악취 풍기는 기쁨의 원인을 누가 알겠는가! 변신은 내가 오래전부터 기다렸던 완전한 행복의 높고 고결한 메아리로밖에는 결코 내 눈에 나타나지 않았다. 마침내 내가 돼지가 되는 그날이 왔구나! 나는 나무껍질에 내 이빨을 시험하였다. 돼지 주둥이를, 나는 기쁨에 겨워 바라보았다. 신성의 가장 작은 조각도 남아 있지 않았다. 나는 내 영혼을 이 형언할 수 없는 쾌락의 극단적인 높이까지 끌어올렸다. 따라서 내게 귀를 기울이고, 얼굴을 붉히지 말라. 아름다움의 무궁무진한 캐리커처들아, 더할 수 없이 경멸스러운 너희 영혼의 우스꽝스러운 당나귀 울음을 진지하게 여기는 자들아. 전능한 힘이 그로테스크한 거대한 일반법칙을 분명코 넘어서지 못하는 뛰어난 광대놀음의 희귀한 순간에, 왜 인간이라 불리는, 붉은 산호와 재질이 닮은, 기이한 미생물 존재들을 어느 날 한 행성에 살게 하고는, 그것을 놀라자빠질 기쁨으로 삼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자들아. 물론 뼈와 지방인 너희가 얼굴 붉히는 것은 옳다만, 그러나 내게 귀를 기울여라. 나는 너희의 지성에 호소하는 것이 아니다. 지성이 너희에게 내보이는 혐오감 때문에 너희는 지성에게 피를 쏟게 할 것이다. 그런 것은 잊어버려라. 그리고 일관성을 지켜라--- 자, 이제 구속은 없다. 나는 죽이고 싶을 때 죽였다. 그런 일은 자주 일어나기조차 했고, 아무도 나를 막지 않았다. 나는 종족을 평온하게 남겨두고 공격하지 않았음에도 인간의 법률이 복수를 하겠다고 내내 나를 쫓아왔다. 그러나 내 양심은 내게 아무런 비난도 하지 않았다. 하루 동안, 나는 내 새로운 동류들과 싸웠으며, 땅에는 응고된 피가 수없이 널판처럼 흩어져 있었다. 내가 제일 강자였으며, 나는 모든 승리를 거머쥐었다. 쓰라린 상처가 내 몸을 덮었으나, 나는 그걸 모르는 척했다. 지상의 동물들이 나에게서 멀어졌으며, 나는 찬란한 권위 속에 홀로 남아 있었다. 내 광포함으로 생명이 전멸한 그 지방을 멀리 떠나, 다른 지방에 도착하여 내 살인과 살육의 습속을 삼으려고, 강을 헤엄쳐 건너간 뒤에, 내가 그 꽃 핀 강변을 걸어가려 했을 때, 내 놀라움은 무어라고 말할 수 없었다. 두 발이 마비되었으며, 어떤 움직임도 이 강요된 부동의 진실을 밝혀주려 하지 않았다. 내 길을 계속 나아가려는 초자연적인 노력 한가운데서, 나는 그때 정신이 들었으며, 내가 다시 인간으로 돌아온 것을 느꼈다. 섭리는 이렇게 꿈에서라도 내 숭고한 계획이 성취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뜻을, 납득할 수 없는 것은 아닌 방식으로, 나에게 이해시켰다. 내 원래의 형태로 되돌아온 것이 나에게는 매우 큰 고통이어서 밤이면 밤마다 나는 아직도 울고 있다. 내 시트는 물에 담가졌던 것처럼 줄곧 젖어 있어서, 나는 날마다 시트를 갈게 한다. 이 말이 믿기지 않는다면, 나를 찾아오라. 너희들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 내 주장의 그럴듯함이 아니라, 더 나아가서 그 진실 자체를 검증할 것이다. 아름다운 별빛 아래서, 절벽 위에서 보낸 그날 밤 이후, 얼마나 여러번 나는 이 돼지떼 저 돼지떼에 섞어들어가, 내 깨어진 변신을 하나의 권리로 반환하려 하지 않았던가! 이 영광스러운 추억을 떠날 때가 되었다. 추억은 지나간 자리에 영원한 회한의 창백한 은하수밖에는 남기지 않는다.
 
 
 
1) 최면술을 실시했을 때 시술자로부터 피술자에게 흐른다고 생각되는 액체, 또는 힘. <여섯번째 노래>에서 중요한 요소로 나온다. 뒤카스는 보들레르가 번역한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들을 통해 이 말을 알게 됐을 것이 거의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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