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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감동시킨 오늘의 시 100편 <12> /심상운
2019년 07월 12일 21시 13분  조회:763  추천:0  작성자: 강려

배정웅 시인의 시- 「대어大魚」 「신神사랑」

 

 수중水中에서 난데없이 순백의 상아건반象牙鍵盤 두드리는 소리로 울리다가,

이 지구의 가장 높은 높이에서 낙하하는 내 영혼靈魂의 깨끗한 물소리로 출

렁이다가, 푸드득 서너 마리 새의 일제히 깃 치는 소리로 치달려 오다가,

연 일진一陣의 돌풍으로 변신하여 불다가, 그믐 밤 하늘의 천둥처럼 비늘의

섬광閃光 번득번득이며 졸지간에 내게 몸 꽂혀오는 대어大魚 한 마리, 정작

피 흘리며 나둥그러지는 것은 대어大魚가 아니라 다섯 자 여덟 치의 나.

                           <예당저수지에서>

                                                    ---「대어大魚」전문

 내 일찍이 단 한 번도 뵈온 일이 없는 신神을,

이른 아침 생生의 혼미昏迷에서 깨어나 이를 닦다가

가을 높은 하늘을 치올려 보던 일순一瞬 , 처음으로

뵈었더이다.

 

 내 일찍이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무구無垢한 사

랑을, 통근버스 속에서 낮선 여자와 건전지乾電池 모양

몸을 잇대어져 있다가 처음으로 느꼈더이다.

 

 ---신神은, 내 한 입의 물먹음이 이루는 공간空間과 질량質量

속에서 그득히 비취이시고 물결치시더이다. 나도

잘 모르는 무슨 <모르스> 부호符號 같은 거로 찌르르

찌르르 끝없이 수신受信되어 오더이다, 무구한 사랑

                                       --------「신神사랑」전문

 

배정웅의 시편들에서는 생동하는 감각이 물질物質처럼 만져진다. 그것은 그의 시편들이 체험 속에서 태어난 현장의 시라는 것을 증명한다. 그의 체험은 상상과 조화를 이루어 현실과는 다른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그래서 독자들은 그의 체험 속으로 들어가서 새로운 형이상의 감각과 만난다. 「대어大魚」는 어느 날 예당저수지에서 대어大魚를 들어 올릴 때의 감각을 "상아건반象牙鍵盤 두드리는 소리→ 내 영혼靈魂의 깨끗한 물소리→ 푸드득 서너 마리 새의 일제히 깃 치는 소리→ 그믐 밤 하늘의 천둥처럼 비늘의 섬광閃光 "등 점층적인 기법으로 보여주다가 <정작/피 흘리며 나둥그러지는 것은 대어大魚가 아니라 다섯 자 여덟 치의 나.>라는 놀라운 체험을 전하고 있다. 그것은 어쩌면 대어大魚와 내가 한 몸으로 인식되는 순간의 놀라움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낚시꾼들의 소망은 일반적으로 붕어 월척越尺을 낚는 것이다. 그래서 월척을 낚으면 어떤 사람은 탁본을 떠서 날짜와 장소, 자신의 이름을 적어 넣고 전장에 나가서 획득해 온 전리품같이, 아니면 자신의 경력을 자랑스럽게 내세우기 위해서 액자에 넣어서 방의 벽에 걸어 놓는다. 그런데 그는 대어大魚 한 마리를 건져 올리던 날, 물고기 대신에 다섯 자 여덟 치의 내가 피투성이로 나둥그러지는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그것은 나와 물고기가 다른 존재가 아니라는 깨달음의 한 순간을 체험한 것으로 인식된다. 물고기 한 마리를 통해서 우주와 내가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낚시 줄처럼 팽팽한 인연의 끈으로 묶여져 있다는 사실을 인식한 것은 어쩌면 개인적으로는 뉴튼이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우주의 법칙을 발견한 것과 견줄 수 있는 발견이다. 이 시는 그러한 순간의 사실을 생동하는 감각의 언어로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있어서 강한 느낌을 준다.「신神 사랑」에서도 그러한 인식의 순간이 담겨있다. 신의 존재와 사랑의 느낌을 감지하고 인식하는 순간을 일상생활의 사실적인 체험을 통해서 드러내고 있다. 사실 우리들이 잊고 사는 것 중의 하나가 이 세상 어디에도 진리의 모습이 없는 데가 없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동양의 선불교에서는 이를 깨우치기 위해 대도무문大道無門 천차유로千差有路라는 말이 사용되고 그것이 진리를 찾는 큰 길이라는 의미로 통한다. 이 말의 뜻은 진리로 들어가는 문은 천千 가지로 다르지만 그 문은 어디에나 있어서 없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그것은 신神이나 사랑이 존재하는 곳은 어떤 특정한 장소만이 아니라 이 세상 구석구석 어디에나 다 있다는 말과 같다. 따라서 신神을 만나는 시간도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 어느 때나 가능하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다. 이 시에서 시인은 <이른 아침 생生의 혼미昏迷에서 깨어나 이를 닦다가/가을 높은 하늘을 치올려 보던 일순一瞬,>에 신神의 모습을 본다. 그리고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무구無垢한 사/랑을, 통근버스 속에서 낮선 여자와 건전지乾電池 모양/몸을 잇대어져 있다가 처음으로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그 순간의 경험을 <나도 모르는 무슨 <모르스> 부호符號 같은 거로 찌르르/찌르르 끝없이 수신受信되어> 온다고 감각적인 언어로 표현하고 있다. 그것은 우리들이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자신의 정신을 투명하게 유지하면서 사느냐 하는 문제와 관련된다. 우리들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은 물질적인 존재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존재도 포함되어 있다. 내가 그 장소에 있었다는 것은 나의 몸만이 아니라 정신까지 그곳에 온전히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시의 시인은 일상생활의 현장에서 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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