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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청소년 위한 SF세계명작소설

우주소년 케무로-엘리엇 작-김 성 묵 역
2021년 09월 19일 21시 29분  조회:373  추천:0  작성자: 강려
우주소년 케무로-엘리엇 작-김 성 묵 역
 
◇ 편집 위원 ◇
아동문학가 이원수 / 박홍근
문학 박사 최인학
이학 박사 김치규
공학 박사 양옥룡
 
책머리에
 
이 이야기는 인공 위성이 여러 개 쏘아 올려지고, 인공 위성 도시라는 것이 건설된 시대의 이야기라고 하겠습니다.
그 인공 위성 중의 하나에 살고 있는 두 소년 케무로와 컬리는 우주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우리들이 살고 있는 지구의 식물이나 동물을 모릅니다.
중력에 있어서도 지구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과는 전혀 다른 작용을 받고 자랍니다. 새로운 미래의 소년들 - 즉 우주에서 태어나 자란 두 소년은 우주카라는 것을 타고 끝없는 공간을 마음대로 자유로이 날아다닙니다.
이 두 우주 소년은 어떤 모험을 하고, 또 어떤 발견을 할까요?
여러분을 위한 이 SF는 영국의 엘리엇 작가가 쓴 것으로서, 세계의 소년 소녀들이 열렬히 애독하고 있는 걸작입니다.
<차 례>
위성 K호····················· 4
위험한 유성··················· 13
지구인 자손과 샤니아인············· 24
귀여운 벗들··················· 35
무서운 광선총·················· 45
속임 작전···················· 54
도망가는 지구인················· 65
야수의 어금니·················· 77
휴식의 언덕··················· 87
신성한 맹세··················· 95
기분 나쁜 생물················· 104
잘 있거라, 샤니아··············· 112
 
작품 해설··················· 119
 
위성 K호
 
{나의 이름은 컬리, 인공 위성 K호에 살고 있어요.
K호는 큰 테의 모양을 하고 있으며, 언제나 빙글빙글 돌고 있답니다. 테의 중심부에서 4개의 테의 받침대가 나와 있는데 테의 폭은 1000미터, 길이는 한 바퀴 돌면 4킬로나 됩니다.
테의 받침대가 나와 있는 중심부에는 여러 가지 기계들이 꽉 차 있고, 인공 위성을 움직이는 장소로 되어 있습니다. 여기에는 여러 사람의 기사들이 일하고 있는 곳이기도 해요.
K호의 중요한 일은 레이더 스코프(전파 수상경)와 텔레비전 스크린을 통하여, 지구나 그 밖의 유성을 관찰하는 일이어요. 그밖에도 지구에서 날아오는 로켓선이나 우주선의 진로를 정하거나 지시를 하기도 한답니다. 중심부의 큰 축의 머리에는 특별한 출입구가 되어 있어, 우주선에서 옮겨지는 보급 물자나 저장품을 운반하는 우주 트럭이 드나들고 있어요.
우주 트럭으로 오는 사람들은 다들 특별한 우주복을 입지 않으면 안 된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숨을 쉬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인공 위성의 안에는 대개 공기가 통하고 있어요.
인공 위성의 안에는 한 곳만 공기가 희박한 장소가 있는데, 여기서 우리들은 이 별에서 태어난 아이들과 살고 있답니다.
우리들은 태어나면서부터 공기가 희박한 특별한 방에서 살고 있어요. 우주모라든지 우주복 같은 것은 쓰거나 입고 있지 않아요. 그 대신 공기가 통하고 있는 방에는 못 들어가는 거죠.
우리들의 부모가 우리를 찾아올 때에는 우주복을 입지 않으면 안 돼요. 그러나 우리들이 찾아갈 때에는 특별한 장치가 되어 있는 방으로 들어가야만 한답니다.
이 인공 위성은 우리들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 만든 것이어요. 아버지나 어머니들은 아직 갓난 어린이 때 이 곳에 데리고 왔대요. 이 인공 위성을 만드는 데는 지구에서 우주선으로 여러 가지 부분들을 하나하나 뜯어서 가져와야 했기 때문에 그것은 대단한 작업이었다고 해요.
이렇게 해서 조립한 인공 위성은 절대로 떨어진다는 일은 생길 수가 없어요. 그리하여 한번 돌기 시작하면 관성으로 영원히 도는 것입니다. 속력은 시속 25000킬로이지만, 우리들은 조금도 그 속력을 느끼지 못하지요.
우리들은 지구에서 약 20000킬로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만, 지구에서 태어난 사람이라도 우주복만 입으면 인공 위성의 주위를 자유로이 걸을 수가 있어요.
그러나 수리 작업을 할 때는 몹시 피로가 심해지고, 몸을 로프로 묶지 않으면 안 됩니다. 발을 헛디뎌서 떨어진다는 일은 없지만, 원심력으로 멀리 떨어져 나가버려 다시 되돌아오는데 매우 힘이 들기 때문이어요.
우리들, 인공 위성 K호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누구나 이름 앞에 K(케이)라는 문자를 가지고 있어요. 왜냐하면 이 인공 위성의 호출 부호가 'K'이기 때문이어요.
다른 인공 위성들도 우주의 여기저기에 많이 떠 있습니다. 어느 인공 위성도 제각기 다른 문자를 가지고 있으며, 그 곳에서 태어난 소년 소녀들은 모두 그 문자로 시작되는 아름을 가지고 있다는 거예요....... }
 
여기까지 쓰고서 컬리는 후우하고 크게 한번 숨을 내쉬었다.
"아아, 작문을 쓴다는 건 참 어려워."
"뭐가 어려워? 있었던 일을 그대로 쓰면 되는 건데."
하고 곁에서 케무로가 이렇게 말했다.
"그런 소리 하지 마. 정말 어려워. 인공 위성의 생김새라든지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우리들의 일까지 일일이 나타내려니까 말야. 그리고 나는 작문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단 말이야."
"허허, 작문 대회 ? 그런 것도 있구나, 나의 때는 그런 것 없었는데. 이봐 컬리, 그것보다 우주카로 한 번 신나게 돌아보지 않겠니? 아주 재미있단다."
컬리는 케무로보다 어리고 나이 차는 있었으나 둘은 형제처럼 다정한 사이였다.
"그래 가자. 그러나... 아아, 역시 작문이란 어려워. 우선 우주카조차 어떻게 나타냈으면 좋을지 모르겠어."
"그야 뭐 안에는 좌석이 둘 있고, 날씬하고 긴 탈것이라고 쓰면 되잖겠니?"
하며 케무로는 방을 나서면서 컬리에게 가르쳐 주었다.
"원자력을 가진 작은 구슬이 에너지로 되고, 핸들 하나로 전진도 후진도 회전까지도 되는 것이라고 말야. 아니, 그렇게 자세하게는 안 써도 좋을 거야. 자 컬리, 우선 우주를 자유로이 마음껏 돌다가 오자구. 굉장한 일이야."
소년들은 부모와의 면회실로 달음질쳐 갔다.
케무로는 버저를 누르고 커다란 스크린 앞에 섰다. 그러자 곧 키가 큰 사람이 스크린에 나타났다. 케무로와 아주 닮은 얼굴인데, 늠름하고 건장한 풍채이다. 바로 케무로의 아버지였다.
"안녕하셔요, 아버지. 컬리와 같이 우주카로 나갔다 오고 싶은데 어떨까요?"
"그래 좋아요. 컬리의 부모에게는 내가 말해 놓지. 그러나 조심하여야 한다. 멀리는 가지 말도록 해요."
"네, 조심하겠어요."
면회실을 나온 소년들은 오른쪽으로 돌아 제일 가까운 통로로 들어갔다. 거기서 모노레일(단궤 철도) 카를 타고, 우주 주차장에서 내렸다.
"역시 또 둘이 왔군. 우주카겠지, 케무로군."
하고 주차장 계원인 샘이 투명한 헬멧 속에서 짐짓 퉁명스럽게 말했다.
샘은 어린 시절에 이 인공 위성으로 왔기 때문에, 공기가 통하는 장소로 나을 때는 언제나 우주복을 입지 않으면 안 된다. 헬멧 속의 얼굴은 텁석부리이며 우주복을 어색하게 입은 모습은 좀 무섭게 보였으나, 케무로와는 아주 다정한 사이였다.
"항상 주의시키는 데도 또 나가니 ? 우주선의 항로 근처를 날아다니는 것이 뭐가 그리 재미있냐?"
"재미있고 말고요. 자기도 가고 싶으면서......."
하고 케무로는 입을 삐쭉하며 웃었다.
"이 녀석, 어른에게 함부로 말하는 법이 야냐."
샘은 빙그레 웃으면서, 주차장에 서 붉은 우주카를 끌어냈다. 그리고 활주로가 있는 곳까지 날라다 주었다.
"원자력 구슬을 새로 넣어 놓았다. 그러니 케무로, 지금껏 보다는 더욱 속력이 날 테니 그런 줄 알고 운전하라구."
"감사합니다 샘, 조심하죠."
라고 대답하고, 케무로는 우주카의 조정석에 올라탔다.
붉은 우주카는 어뢰와 같은 모양으로 되어 있고, 앉기 좋은 좌석이 2개 있다. 그리고 케무로의 자리 앞에는 발과 손으로 움직일 수 있는 여러 가지 조종 장치가 되어 있었다.
컬리가 올라타자 케무로는 투명한 후드(덮개)를 끌어 당겨 우주카를 씌웠다.
출구가 열렸다.
곧 검고 번쩍거리는 듯한 주위의 빛이 사라지면서 푸른빛이 활주로를 비쳤다.
샘에게 손을 흔들면서 케무로는 스피드 레버를 움직였다. 1,2초 사이였다. 윙하는 진동 소리가 났다. 그것이 슛하는 소리로 변하면서 붉은 우주카는 활주로를 따라 스르르 미끄러져 나아갔다.
그리고는 인공 위성을 둘러싸고 있는 짙은 남색 속으로 붉은 어뢰와도 같이 힘차게 날아나간다.
케무로는 눈앞에 있는 레이더를 통해 한 대의 큰 로켓선이 다른 유성을 향해 일직선으로 날아오는 것을 보았다. 뒤돌아보니 인공 위성 K호는 이미 멀리 떨어져서 까마득하게 보였다.
케무로는 로켓선이 날아오는 향로에서 다소 떨어진 곳에 우주카를 세우고, 레이더 스크린을 주시했다. 자신도 모르게 등골이 으스스했다.
로켓선은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항로를 괴물처럼 돌진해 오고 있다. 너무 항로에 접근하면 로켓선에서 내뿜는 거품 같은 파도에 휘말려들 위험이 있다.
그 거품과 같은 파도를 받으면 우주카는 몹시 상하로 흔들린다. 케무로 등은 우주카에 탈 수 있는 것이 허용되어 있었으며, 실습반의 소년들에게는 그것은 스릴 만점의 놀이였다.
인공 위성의 아이들은 인력이나 심한 동요라는 걸 경험한 일이 없다. 학교에서 자세히 배우기는 했지만, 실제로는 어떤 것인지 잘 모르고 있다.
그러므로 거품 같은 큰 파도에 의해서 우주카가 상하 좌우로 마구 흔들릴 때, 그것은 참으로 경험하기 어려운 스릴인 것이다.
"온다, 왔다!"
작은 보라색의 점이 반짝이며 긴 선을 이끌면서 레이더 스크린 속에서 점점 커져 오는 것을 보고, 컬리는 완전히 흥분하고 말았다. 그러나 케무로는 얼굴빛이 변하며,
"아니, 스크린의 꼭 중앙에 왔어. 이건 너무 지나쳤다."
하고 당황했다.
"그러나 이젠 어쩔 수 없잖아, 케무로."
하면서 컬리는 눈을 멀고 먼 우주의 한 곳으로 돌리면서 태연하다.
"자, 바로 앞에 왔다 !"
순간 그 작은 점은 곧 금빛의 찬란한 큰 덩어리가 되었다가, 눈 깜짝할 사이에 일직선으로 날아가 버렸다.
그러자 거품과 같은 파도의 가장 밑부분에 우주카가 부딪혔다. 여느 때와 같이 파도는 우주카를 흔들며 그냥 스쳐가지 않았다.
반대로 우주카가 파도에 빨려 들어가고 만 것이다.
그리하여 우주카는 우주선의 뒤에 붙어서 어디까지나 계속 돌진해 간다. 케무로가 걱정하던 일이 마침내 일어나고 만 것이다.
케무로와 컬리는 계기를 보면서 그저 떨고 있을 뿐,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그러고서 얼마나한 시간이 지났을까?
갑자기 우주카는 기우뚱 옆으로 기울더니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우주선에서 떨어져 나가면서, 오렌지색의 별무리 사이로 우주카는 일직선으로 처박히듯 날아갔다.
 
 
위험한 유성
 
"성운의 돌풍이다!"
하고 외치면서, 케무로는 핸들을 열심히 움직였으나 소용이 없었다. 우주카는 별무리 속의 용솟음치는 치는 곳으로 빨려 들어가 버렸다.
"손을 쓸 수가 없다. 기계가 도무지 말을 듣지 않게 돼 버렸어. 우리는 항로에서 800 킬로나 벗어나 있는 거야."
좀체 돌풍을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았다.
우주카는 쉴새없이 회전하고 있을 뿐, 전기를 띤 보라색의 커다란 빛이 획획 스크린을 지나쳐 가고 있다.
둘은 보라색 안개 속에서 마구 뒤흔들리는 것 같았다.
겨우 성운의 돌풍 사이에서 벗어났을 때, 케무로는 인공 위성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보라색 성운의 전기 영향을 받아 우주카에 붙어 있는 기계가 고장이 났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우주카가 마구 흔들려도, 두 사람은 큰 충격을 받지는 않았다. 이제 우주카는 얼마쯤 기울어져 있었지만, 수평으로 날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기분은 어때, 컬리?"
"좋지 않은 것 같애."
"나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간신히 성운의 돌풍은 벗어난 것 같다."
하고 케무로는 안심이 되는 듯 크게 숨을 내쉬었다.
주위의 어둠은 점점 잿빛을 떤 푸른 놀로 변하기 시작하고 있다.
이윽고 우주카는 정상적인 제자리로 돌아와 서서히 나아가고 있다. 두 소년이 뒤돌아보니, 이미 성운의 돌풍은 엷은 안개처럼 되어 멀리 사라져간다.
케무로는 우주카의 전진 레버를 힘껏 넣었다. 그 순간 케무로는 놀란 듯 소리를 질렀다. 인력을 나타내는 미터가 움직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인력이 있는 지대에 들어와 있다. 적어도 인력이 있는 물체에서 400킬로 이내인 곳에 있는 거야. 나는 미터를 조사할 테니까 넌 레이더 쌍안경을 봐 줘."
컬리는 좌석 앞에 있는 문을 열고 레이더 쌍안경을 꺼냈다.
스위치를 넣고 우주카의 나아가는 방향으로 초점을 맞춘다. 얼마 동안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우주카는 맹렬한 속력으로 날면서도, 점점 밑으로 당겨지고 있음을 알 수가 있었다
"야아, 보인다!"
갑자기 컬리가 외쳤다.
"나도."
하고 케무로도 동시에 외쳤다.
케무로는 레버를 늦추고, 최대한으로 속력을 줄였다.
그러나 인력을 가리키는 미터는 '위험'이라는 붉은 신호에 가까이 가면서 크게 흔들리고 있다.
"꼭 잡고 있어야 한다, 컬리. 역상승한다."
그러자 컬리는 레이더 쌍안경을 들여다보면서 안전 핸들을 힘있게 잡았다. 그런데 역상승으로 바꾸어 넣어도 아무 충격도 일어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우주카는 상승하기는커녕 점차 서서히 하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쌍안경을 이리 줘 봐. 우리들은 어디엔가 착륙하고 있는 것 같다."
하며 케무로는 컬리에게서 쌍안경을 받아들고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뭐가 보이니, 케무로?"
컬리는 걱정되는 듯 물었다.
"음, 보이기 시작해. 점점 가까워 오지만 큰일이다."
하고 케무로는 컬리에게 쌍안경을 돌려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컬리, 지금 우리가 어디 있는지 알아? 저것은 틀림없이 유성 64호인 것 같다."
"뭐, 유성 64호? 그렇다면 그 위험한 유성......."
"그렇지. 우주 탐험대가 쓸모 없다고 보고한 그 유성 말야. 나의 기억으로 저 유성은 달의 영향을 받아 궤도가 뒤바뀌기 쉬운 유성이야. 그리고 거기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도 알아들을 수 없는 이상한 말을 쓴대. 그래서 흔히 '미치광이 유성'이라고 불린다는 거야. 대원들은 그 곳에 그다지 오래 있지는 않았지만 조사한 바로는 로켓선이 착륙하기에는 아주 곤란한 땅이라고 그랬어. 우리는 지금 그 곳에 착륙하려고 하는 거야. 자, 이미 똑똑히 보이기 시작했어. 타원형 같애. 지구에 있는 것 같은 큰 산도 없고, 달에 있는 것 같은 분화구도 없는 것 같구나."
하고 케무로는 좌석에서 일어나 플라스틱의 윗도리를 끄집어냈다.
"자, 이걸 입자구. 충격을 적게 받을 테니까."
두 소년은 재빨리 플라스틱의 윗도리를 입고 부풀게 했다.
소년들이 그렇게 하고 있는 사이에, 위험한 유성은 바로 우주카와 아래로 일직선인 위치에 왔다. 둘은 안전 벨트를 꼭 매고 바짝 긴장했다. 우주카는 마치 장난감 상자처럼 빙글빙글 돌면서 내려가기 시작했다.
붉은 잎의 식물이 무성하게 자라 있는 회색의 땅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곧 우주카는 완만한 언덕 위에 착륙했다.
그곳은 충격을 작게 하는 부드러운 스펀지와 같은 땅이었다. 그리고 부풀게 한 플라스틱의 옷을 입고 있었기 때문에 소년들은 다치지 않았다.
케무로는 플라스틱 옷의 공기를 빼고, 컬리의 것도 빼주었다.
"컬리, 나는 이 근처를 조사해 보고 올 테니까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줘. 만약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나거든 넌 곧장 도망쳐. 이 레버를 앞으로 밀고 이 튀어나온 스위치를 누르는 거야. 그러면 우주카는 곧장 상승할 거다."
"싫어, 나 혼자 도망치다니 그런 법이 어딨어. 나도 같이 갈 테야."
이리하여 둘은 투명한 후드를 밀어젖히고 우주 카 밖으로 나왔다.
나오자마자 두 소년은 푹 꼬꾸라졌다.
케무로는 그대로 모로 누워 있었으나, 컬리는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가만, 잠깐 동안 가만히 하고 있어. 우리의 근육을 인력에 숙달시키지 않으면 안 돼. 우리는 지구의 아이들과 달라 인력이 있든 없든 살 수 있지만, 아무튼 지금은 인력에 익숙해져야 해. 그리고 이런 많은 공기를 마시기 위해서라도 우리의 폐에 충분한 준비 시간을 주는 것이 필요해."
그러고서 조금 지난 후, 케무로는 한쪽 발을 조금씩 들어보았다. 처음보다는 훨씬 쉽게 움직일 수가 있었다.
"봐, 우리들의 근육은 점점 여기에 익숙해지고 있어."
하며 케무로는 주위를 돌아보았다.
우주카는 푸른색을 띤 잿빛의 풀이 무성하게 자라있는 언덕 위에 착륙해 있다.
풀 밑은 누르면 들어가고, 놓으면 곧 튀어나오는 스펀지 같은 물기 있는 땅이다. 공기는 따스하고, 바람은 풀과 나무를 잔잔한 물결처럼 흔들면서 지나간다.
컬리는 발이 쉽게 움직일 수 있게 되자, 이젠 별로 두렵지 않은 모양이다. 케무로처럼 무릎을 꿇고 일어섰다.
그러나 아직도 인력에 익숙하지 못했던지 둘이는 흔들흔들하면서 넘어졌다.
두 소년은 손을 짚고 땅 위에 덥석 엎드려 잠시 쉬었다.
"자, 심호흡을 하자구, 컬리."
몇 차례의 심호흡을 하고 난 후, 케무로는 조심조심 일어섰다.
그리하여 바른 자세로 섰는가 싶더니, 갑자기 어깨가 앞으로 푹 쓰러질 듯하면서 마치 지면에 끌린 것처럼 몸이 구부러졌다.
그러나 몇 차례 그러고 나자, 곧 나아지면서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케무로는 아직도 다리를 일으켜 세우려고 애를 쓰고 있는 컬리 곁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팔로 컬리를 끌어당겨 일으켜 세워 주었다.
이렇게 걷기가 어려운 것은 인력 때문만도 아니었다. 지면이 걷기에 아주 힘이 들 정도로 너무 부드러운 탓도 있었다.
케무로는 두 발을 천천히 움직여 조금씩 다리를 크게 벌려 보았다. 그랬더니 쉽게 걸을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왼발을 내밀 때는 오른쪽 어깨를 뒤로 젖히면서 크게 흔들었다.
"이봐, 저 큰 바위 벼랑 끝에서 무엇인가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 잘못 본 것은 아닐까?"
그러자 컬리는 입술이 타는 듯 이렇게 말했다.
"난 그것보다 목이 말라죽겠어."
"우주카에 과일 주스를 조금 가져 온 것이 있을 거야. 그러고 보니 우리가 지구에 사는 소년이 아니었기에 큰 다행이야. 딱딱한 것을 안 먹고 과일 주스와 당분만 먹어도 되니까 말야."
라고 말하며 케무로는 우주카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그 케무로의 걸음걸이를 보고, 갑자기 컬리는 웃기 시작했다.
"야아 케무로, 이상한 걸음걸이다!"
"컬리, 너도 별수 없을 거다."
하며 케무로가 우주카 속에서 과일 주스가 든 병을 끄집어내려고 할 때였다.
순간, 둘의 귀에 이상야릇한 웃음소리 같은 것이 들려왔다.
"나는 아냐, 지금의 소리는......."
컬리가 놀라면서 눈을 둥그렇게 떴다.
"나도 웃지는 않았어."
하고 케무로는 급히 뒤돌아보았다. 멀리 바위 저쪽을 응시하다가 갑자기 외쳤다.
"무엇인가 움직이고 있다. 앗, 사람이다! 이쪽을 향해서 오고 있다. 커다란 인간이다. 컬리, 저 소리가 들리지?"
지금 평지의 저쪽에서 기묘하고 가느다란 웃음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그 웃음소리는 어쩌면 벙어리의 목에서 나오는 듯한 소리의 합창 같았다. 높고 낮게 아무튼 묘했다.
컬리는 과일 주스를 황급히 마시고, 재빨리 병을 케무로에게 주면서 물었다.
"이쪽을 향해 아주 빠르게 뛰어오고 있어. 우주카를 움직일 수 없겠니?"
"안 돼, 움직이지 않아. 고장이 난 것 같애. 그렇다고 뛸 수도 없으니 할 수 없게 됐다. 조용히 기다려 볼 수밖에 없구나. 다만 저 사람들이 온순한 사람들이었으면 좋겠는데......."
하고 케무로는 컬리에게 바짝 기대면서 손을 어깨 위로 돌렸다.
 
 
지구인 자손과 샤니아인
 
그 사람들은 소년들 쪽으로 마치 나는 듯이 큰 걸음걸이로 뛰어오고 있다.
한결같이 키가 큰 사나이들 뿐, 회색의 옷을 널따랗게 입고 있다. 더 가까이 다가왔을 때 보니 그 옷들은 풀 빛깔과 같았으며, 풀의 올로써 짠 옷감으로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들은 몸집은 컸으나, 그다지 사나운 것 같지는 않았다. 피부는 붉은 구릿빛이었고, 눈은 놀랄 만큼 푸르고, 또한 아주 훌륭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광대뼈는 튀어나오고 입은 큰 것이 다소 놀랐을 때와 같은 인상을 주었다.
이윽고 키가 큰 사나이가 케무로 앞에 대여섯 걸음 떨어진 곳에 와 섰다.
케무로는 공손히 인사를 했다.
"안녕하셔요?"
"후, 후, 후"
하며 대장같이 보이는 사나이가 말했다.
그것은 목구멍 속에서 웃는 듯한 소리였으므로, 컬리는 자기도 모르게 웃어버렸다. 그러자 대장은 입을 다물고 무서운 눈초리로 컬리를 노려보았다.
"해, 해, 해."
대장은 얼굴을 찌푸리면서 말했다.
"가만있어, 컬리. 우리의 웃음소리 같지만, 그것이 이 사람들에게는 말하는 방법인 모양이야."
하고 케무로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타일렀다.
대장은 케무로를 가리키고 또 우주카를 가리켰다. 그러고 나더니 넓은 어깨를 흔들면서 저쪽의 바위 언덕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그러는 사이에도 '하, 하' 또는 '호, 호' 등 웃음 같은 소리를 계속 발하고 있었다. 어떤 때는 진짜 웃는 소리 같이도 들렸고, 그러더니 갑자기 히죽거리며 웃는 소리로 바뀌며, 이번에는 길게 끌어당기는 듯한 소리로, 나중에는 놀랄 때의 소리처럼도 같았다.
케무로는 이 몹시도 기묘한 말씨에 아주 흥미를 느꼈다.
그 웃음 같은 소리를 듣고 있는 사이에, 케무로는 당장 알아차렸다. 그 하나 하나의 음 사이에 말의 높고 낮음에 따라 나타내는 뜻이 있다는 것을.
케무로는 이 큰 사나이들을 겁낼 필요가 조금도 없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 이상야릇한 말씨 때문에 그 사나이들의 얼굴이 더욱 즐겁게 느껴지기도 했다.
"우리들에게 바위 있는 곳까지 같이 가자고 말하는 것 같다."
하고 케무로는 컬리에게 말하고, 한 발짝 앞으로 나서서 어디든 당신들 마음대로 데려가 달라고 손짓해 보였다.
대장은 알았다는 듯 몸짓을 하고, 뒤돌아보며 뒤의 사나이들에게 무엇인가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4명의 사나이들이 앞으로 나와서는, 케무로와 컬리를 마치 날개라도 들듯 획 들어올렸다.
그렇게 어깨 위에 두 소년을 태우고, 그들은 대장의 뒤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같이 걷는 큰 사나이들은 계속 히죽거리며 웃기도 하고, 커다란 소리로 웃음 같은 소리를 내고 있다.
우주카에 대해서는 조금도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았다.
(우주카를 가져가 버리면 큰일인데,)
라고 케무로는 생각했다.
케무로는 컬리 쪽을 힐끗 바라보았다. 컬리는 아주 굳어져서 두려움과 흥분이 뒤섞인 눈초리로 죽 앞쪽만 바라보고 있었다.
바위 언덕 가까이 이르렀을 때, 케무로는 다소 키가 작은 사람들이 큰 사나이들이 오는 것을 계속 지켜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무리 속에서 돌연 누군가가 이쪽을 향하여 뛰어왔다. 검고 긴 머리, 갈색의 눈, 날씬한 몸매의 귀여운 소녀였다.
"안녕하셔요? 저는 리코나여요."
하고 소녀는 밝은 목소리로 인사를 했다. 그것은 케무로들이 사용하는 영어였다.
"하, 호, 호, 호."
하면서 대장은 리코나를 향해 굵은 팔을 휘두르며, 기묘한 웃음소리로 무엇인가 말하기 시작했다.
이 소리를 듣고, 컬리는 또 자기도 모르게 웃어버렸다.
그러자 당장에 어두운 웃음소리가 불평이나 하듯, 두 소년을 둘러서 있는 사나이들 가운데서 일어났다.
"비웃는 듯한 웃음이나 낮고 시끄러운 소리는, 저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실례되는 거여요."
리코나가 컬리에게 충고를 했다.
"저 사람들은 우리를 어떻게 할 셈일까?"
"염려 안 해도 돼요. 당신들이 지금부터라도 저 사람들에 대해서 비웃듯이 웃지만 않으면 걱정 없어요."
대장은 걸음을 멈추고 무엇인지 투덜대는 듯한 소리로 리코나에게 말했다. 그러자 리코나는 곧 뒤돌아 서서, 바위 언덕의 출입구 속으로 뛰어들어가 버렸다.
많은 여자들이 리코나가 사라진 출입구 왼쪽, 다른 큰 출입구 주위에 모여 있었다. 그 여자들은 남자들보다는 키가 좀 작았으나 몸의 균형이 잘 잡혀 있었고, 크고 맑은 눈을 하고 있었다. 몹시도 예쁜 사람들뿐이었다. 광대뼈가 그다지 튀어나오지도 않았고, 입의 언저리는 남자들보다 훨씬 부드러움을 띠고 있었다.
바위를 꿰뚫어서 만든 커다란 구멍 출입구에 큰 사나이들이 가까이 갔을 때, 여자들은 조금 떨어진 출입구 바위 옆에 쪼그리고 앉았다.
큰 사나이들은 케무로와 컬리를 조용히 내려보았다. 그러자 1, 2초 사이였을까, 두 소년은 중심을 잃고 몸이 앞으로 구부러졌다.
그러나 두 소년은 얼마 안 있어 평형을 되찾고 손짓을 하고 있는 대장 곁으로 걸어가 꼿꼿하게 섰다.
"컬리, 다시는 비웃듯이 웃어서는 안 돼."
하고 케무로가 컬리에게 속삭였다.
"그래 조심할게. 웃지 않겠어."
대장은 두 소년에게 오라는 듯 몸짓을 하고서, 바위 출입구 안으로 들어갔다.
한 발자국 들여놓자, 옅은 안개와도 같은 엷은 빛이 그 속을 뒤덮고 있었다.
그 엷은 빛은 소년들이 통로를 따라 걷고 있는 동안에 차츰 밝아져 왔다. 공기는 서늘한 것이 전보다 한층 신선해지고, 인력의 힘도 이미 줄어들고, 소년들은 힘차게 걸을 수 있게 되었다.
얼마쯤 걸어갔을까, 마침내 둥근 천장의 동굴이 나타났다. 동굴 천장에는 많은 구멍이 뚫어져 있고, 그 곳으로부터 밝은 빛이 내리비치고 있었다. 그 구멍 하나 하나에 공기와 빛을 조절하는 셔터가 달려 있었다.
동굴은 어찌나 큰지 먼 쪽은 희부옇게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나 소년들은 두텁게 풀을 깔아놓은 침대가 층층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동굴 속에는 여러 가지의 가구가 들어서 있었다. 그것들은 죄다 페인트라도 칠한 듯 밟고 푸른색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소년들이 세 사나이들이 앉아 있는 긴 테이블 가까이 갔을 때, 케무로는 그 나무가 자연 그대로의 빛깔이라는 것을 알았다.
테이블의 저쪽에는 잿빛 수염을 기른 사나이가 마치 옥좌와 같은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 오른쪽에는 소년들을 데리고 온 대장과 꼭 쌍둥이 같은, 키 큰 사나이가 있었다. 그리고 왼쪽에는 같은 옷을 입은, 비슷한 나이의 잿빛 수염을 기른 사나이가 앉아 있다. 그러나 그 사나이는 대장과 닮지 않았었다.
"너희들은 지구에서 왔느냐?"
그 사나이가 영어로 말해 왔기 때문에, 케무로와 컬리는 놀랐다.
"아닙니다. 인공 위성 K호에서 왔습니다."
하고 케무로가 대답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이곳에 착륙했지?"
그러자 케무로는 컬리의 손을 꼭 쥐면서, 자기들이 어째서 우주선의 항로에서 떨어져 성운의 돌풍 속으로 휘말려 들었는가에 대해서 자세히 얘기했다. 그리고는,
"당신은 어떤 분이신가요? 우리들이 하는 말로 저 사람들과 말할 수 있나요?"
하고 이번에는 케무로가 물었다.
"그렇다. 그것은 내가 이 곳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나의 할아버지는 지구의 텍사스라는 곳에서 큰 목장을 하고 있었지. 거기서 유전을 발견해서 큰 부자가 되었다. 그리하여 가족을 데리고 로켓선으로 우주 여행을 떠났어. 그러나 여기로 왔을 때는 로켓선이 고장이 났는지 어떻게 되어 이곳에 눌러 살게 되었단다. 나의 아버지, 나도 누이도 여기서 태어났다. 지금부터는 나를 페트라고 불러다오."
이때, 옥좌 같은 훌륭한 의자에 앉아 있던 남자가 짧은 웃음 같은 소리로 무엇인가 말하기 시작했다.
"왕은 나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기 때문에 너무 길게 말하는 것은 싫어하지."
하면서 페트는 왕을 향하여 뭐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왕은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지금 너희들의 말을 국왕에게 이렇게 통역해 두었다. '이처럼 아름다운 땅에 살고 있는 샤니아인들은 가장 훌륭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으므로, 언젠가는 이 나라를 찾고 싶었습니다'라고 말이야."
"그러나 우리는......."
"좋아 좋아. 그렇게 해 두면 여러 가지로 편리해. 국왕과 그 외 사람들도 우리들의 말은 모르니, 입의 움직이는 상태로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뿐이야. 지금부터 너희들은 누구나 옆에 있을 때는 항상 밝은 소리를 내도록 하는 거다. 만일 이상한 웃음소리를 내기라도 한다면 너희들은 이 곳에 있을 수 없게 돼. 그 점을 깊이 명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사람들은 힘이 강할 뿐만 아니라, 한 주먹에 너희들의 숨을 끊어놓을 수 있다."
"잘 알았습니다, 페트씨."
"자, 왕을 향하여 조금 소리를 내어 봐. 짧고, 그리고 긴 웃음소리 같은 음과, 또한 두 가지의 짧은 웃음소리 같은 음으로 말이야. 어서 해봐. 왕이 아주 좋아한다는 것을 알 것이다. 나는 왕에게 너희들의 뒤를 리코나에게 보살펴 주도록 해달라고 부탁해 보겠다."
"예, 리코나라면 조금 전에 만났어요."
하고 컬리가 빙긋 웃으며 말했다.
그러자 페트는,
"리코나는 내 딸이야. 어머니는 샤니아인이지. 그 애는 지구의 말을 하는 걸 좋아한단다. 자, 왕 쪽을 돌아봐."
하고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귀여운 벗들
 
케무로는 컬리와 같이 국왕 앞에 섰다.
케무로는 살짝 인사를 하고서 빙긋했다. 웃음이 나오는 것을 억지로 참고 바보처럼 이렇게 말했다.
"하, 하- 하하-"
효과는 적중. 국왕 앵은 조금 머리를 숙이고 벌떡 몸을 일으키더니, 낮고 더듬거리는 듯한 웃음소리를 내는 것이었다.
"내가 말한 뜻은 무엇이었지요?"
하고 케무로는 페트에게 물어 보았다.
"바로 이런 뜻이었지. 이곳에 와서 몹시 기쁩니다. 나는 이 곳에 있을 수가 있을까요? 라고 물어본 거야."
하고 페트는 왕을 잠깐 돌아보고 난 후, 빠른 소리로 그렇게 가르쳐 주었다.
국왕 앵은, 두 소년을 데리고 온 남자들을 향해 손짓을 했다. 그러자 남자들은 사라져 갔다.
페트가 여러 가지 지혜를 귀띔해 주었으므로, 이미 샤니아인에 대한 불안은 훨씬 줄어져 가고 있었다.
샤니아인들은 이상야릇하다기보다 우스운 말을 하지만, 몹시 머리가 좋아서 인공 위성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보다 부드러운 감정을 지니고 있는 것을 케무로는 깨달았다.
감수성이 빠른 샤니아인들은 곧 케무로의 말솜씨나 얼굴 모습에서, 자기들의 좋은 친구가 되어줄 것을 느끼기 시작한 것 같았다.
"리코나가 왔다!"
컬리가 뒤돌아보며 말했다.
소녀는 테이블 옆으로 와서, 왕을 향해 공손히 절을 한 다음 페트가 소년에게 가르쳐 준 말과 너무나 닮은 웃음소리로 말했다.
왕은 부드러운 소리로 대답하는 것 같다.
리코나는 왕을 향해 또 절했다. 왕은 크게 끄덕이고서 높이 손을 들고, 리코나에게 케무로와 말해도 좋다는 신호를 했다.
"나를 따라 오셔요. 그러나 먼저 왕에게 인사를 하셔야죠."
그래서 케무로와 컬리는 왕에게 공손히 머리를 숙였다.
통로를 걸어서 조금 갔을 때, 3명의 샤니아인이 급히 동굴 안으로 들어왔다. 어쩐 일인지 그 큰 남자들은 모두 상처투성이였다. 2명의 남자에게 안기다시피 되어 가지고 들어오는 남자는 몹시 중상인 것 같았다.
케무로는 갑자기 몸이 굳어지는 걸 느꼈다. 지금까지 동굴 속에 감돌던 평화스러운 기운이 별안간에 사라져 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빨리 이 곳을 빠져나가지 않으면..."
하며 리코나는 소년들을 재촉하여, 동굴의 출입구까지 이르렀다.
동굴의 출입구에는 여자들과 함께 한 사람의 젊은 샤니아인이 있었다.
리코나는 손짓을 하며 이상한 웃음소리로 그 남자에게 말했다.
그러자 젊은 샤니아인은 컬리를 얼른 들어올리는 것이었다.
"당신은 친구보다 강한 것 같군요. 자, 제 어깨를 꼭 잡아요."
하고 리코나는 케무로에게 속삭였다.
동굴을 급하게 나온 탓인지, 밖으로 나와 중력이 더해진 탓인지 케무로는 숨이 가빠서 입도 잘 벌릴 수 없을 만큼 피로했다. 그러나 리코나가 도와주었으므로 곧 나아졌다.
젊은 남자는 조금도 무서움을 느끼지 않는 듯 컬리를 안고 간다.
용암이 쌓이고 쌓인 꾸불꾸불한 길을 올라가니, 붉은 식물이 무성한 언덕에 다다랐다.
몸을 움직이고 심호흡을 한 탓으로, 케무로는 다시 힘이 솟아났다. 언덕 위에 이르렀을 때는 거의 도움 없이도 걸을 수 있을 정도였다.
언덕 위는 잿빛 바위의 넓은 광장으로 되어 있었고, 그 저쪽은 깊은 골짜기였다.
케무로는 광장의 가장자리까지 가서 골짜기를 내려다보고 "아!"하고 외쳤다.
골짜기에서 언덕 중턱까지 땅은 층층으로 밭으로 구분되어 있었으며, 거기에는 바위를 뚫어서 만든 집들이 서 있었다. 광장의 가장자리에서 밭 층계를 향하여 넓은 계단이 통해져 있었다.
계단의 몇 군데는 잘 손질된, 붉은 잎이 달린 키가 작은 나무가 무성히 자라고 있고, 이곳저곳에는 짙은 감색의 꽃이 피어 있었다.
골짜기에는 풀을 뜯고 있는 몇 마리의 작은 동물까지 볼 수가 있었다.
그 동물들보다 조금 떨어진 곳에 반짝반짝 빛나는 길고 네모진 것이 보였다.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니, 호수가 아니면 잘 다듬어진 바위인지도 모르겠다.
"기분이 어때요? 조금 나아졌나요?"
"좋아졌어. 고마와요 리코나."
여기서 세 사람은 서로의 소개를 끝내고,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샤니아인의 젊은이 쪽으로 눈길을 보냈다.
"저 사람은 톤이라고 불러요. 우리는 저 사람들과 같이 생활하고 있지요. 사이도 좋은 친구여요. 그런데 우리들이 일상으로 하고 있는 일을, 저 사람들은 하지 않고 지내는 일이 많아요. 어쩌면 하기가 싫은 모양이어요. 그러나 아버지는 샤니아인이 지구의 학문을 배웠다면, 이 나라는 훨씬 우수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언제나 말씀하고 있어요."
"만일 지구인이 이곳에 착륙한다면, 샤니아인들은 공격을 할까?"
"샤니아인들을 무시하듯 웃지만 않는다면 절대로 공격하지는 않을 거여요. 당신들은 내가 지구의 말로 이야기한 맨 처음의 사람들이어요. 물론 지금까지 지구인이 온 것은 몇 번이나 있었고, 현재에도 와 있어요."
"뭐, 지구인이 와 있다고? 어디에?"
"그리스 호수의 저쪽이어요. 큰 바위 그림자 때문에 여기서는 보이지 않지만, 로켓선이 조금 전에 착륙하였지요. 아버지 말씀은 그렇게 큰 것은 바위 위에 밖에는 착륙하지 못한대요. 우리들의 선조들은 당신들처럼 땅이 푸석푸석한 곳에 내렸기 때문에 그 로켓선은 가라앉아 버렸대요. 여기는 아직 굳어지지 않은 유성으로서, 지금부터 굳어져 간다는 거여요. 할아버지들이 착륙하였을 때는 이 땅은 걷지도 못할 만큼 부드러웠대요."
"리코나의 아버지나 왕은, 왜 우리들에게 바위 저쪽에 착륙해 있다는 로켓선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을까?"
"사냥꾼들이 아무 말도 못하게 하고 있는 거여요. 사냥꾼들은 여러 사람의 먹을 것을 가져오거나 지켜 줘요. 왕도 때에 따라서는 그들의 명령에 따를 경우가 있어요. 그들은 뛰어난 용사이며, 어떤 숲의 동물보다도 빠르게 뛸 수 있어요."
"숲 속의 동물이라니?"
"아마 사자일 거여요. 나는 책에서 밖에 보지 못했지만, 사냥꾼들은 그것을 잡아먹기도 해요."
"당신들은 어떤 것을 먹지?"
"우리는 샤니아인처럼 짐승의 고기는 그다지 먹지 않아요. 저 붉은 나무의 열매나 파란 꽃도 맛있어요. 그리고 여러 가지 식물의 새싹이라든지....... 짐승의 고기는 잘 요리해서 겨우 조금밖에 안 먹어요."
"왕은 왜 우리들에게 친절히 대하는 거지? 바위 저쪽에 내린 로켓선의 지구인들과는 싸울 것을 사냥꾼에게 허락한 것 같은데 말야."
"저 조그만 로켓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로켓이 아니야. 우주카라는 건데."
하고 컬리가 나섰다.
"이야기 도중에 나서는 건 실례야, 컬리."
하며 케무로는 나무랐다.
"당신들의 우주카는 몹시 작아서 많은 사람이 탈 수 없더군요. 그리고 푸른 베일이 내리기 조금 전에 착륙했으므로, 성운의 돌풍으로 항로를 잃었다는 것을 잘 알았기 때문이지요."
"푸른 베일이라니?"
"성운의 돌풍 중심이 언덕에 부딪히면, 돌풍은 휘날려 버리고 모든 것 위에 푸른 베일이 뒤덮여져요. 그것은 점점 식어서 몹시 축축해져 와요. 그 푸른 베일이 걸린 뒤에는 모든 것이 습기를 머금고 신선해지며, 식물들도 싱싱해져 오고, 그리스 호수의 물도 넘치도록 돼요."
"그러므로 샤니아인이나 리코나의 아버지는 우리가 타고 온 것이 작고, 우리들도 소년이니까 조금도 위험을 안 느꼈다는 거로군."
"말하자면 그래요. 지금까지 이따금 로켓선이 날아왔지요. 그들은 무서운 무기로 샤니아인들을 죽이거나, 여자와 어린아이들을 빼앗아 도망친 일이 있었어요."
"나쁜 놈들이군. 그 따위 짓은 용서할 수 없어."
"우리의 선조가 태어난 지구에서 그 따위 사람들이 오다니 슬픈 일이어요. 그들은 왜 총이라는 무서운 무기들을 가지고 오는지 모르겠어요. 샤니아인들은 행복과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랍니다."
"그건 샤니아인들의 말을 모르기 때문이 아닐는지? 왜 리코나와 아버지는 사냥꾼들과 같이 있으면서 지구인의 말로 설명해 주지 않지?"
"물론 모르는 바도 아니어요. 그러나 우리는 사냥꾼에게 그것을 잘 설명해 줄 수가 없어요. 설명을 해도 모르거든요. 사냥꾼들은 머리는 좋아도 몹시 단순해서 한 번 나쁘다고 판단하면 절대로 돌이키지 않아요. 그래서 누구도 그들을 설득시킬 수가 없어요. 다만 톤과 같은 젊은이라면 모르지만요."
그러면서 리코나는 말없이 우뚝 서 있는 젊은이를 바라보며 밝게 웃었다.
"톤은 젊은 샤니아인의 모범이어요. 나는 톤에게 로켓선에 대한 여러 가지를 설명해 주었지요. 톤이나 그의 친구들은 기꺼이 로켓선의 지구인들이 있는 곳까지 가서, 사이좋게 지내도록 해봤으면 좋겠다는 거여요. 그러나 그들은 우리의 말을 조금밖에 모르며, 그것을 사냥꾼들에게 잘 말할 수가 없는 거여요."
리코나는 케무로들과의 이야기를 끝내고, 이번에는 조용한 웃음소리의 모음으로서 톤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젊은 그들은 아주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톤은 자기들의 모음으로 이야기하면서도, 한편 매우 다정스럽게 손짓을 해 보였다.
"톤은 당신과 컬리가 아주 마음에 든다는군요. 그래서 나에게 당신들과 이야기가 통하도록 가르쳐 달라고 말하고 있어요."
라고 말했을 때, 리코나는 갑자기 뒤돌아보며 얼굴빛이 싹 변했다.
"큰일 났어요! 사냥꾼들이 당신들을 붙잡으러 왔어요."
케무로는 깜짝 놀랐다. 뒤를 돌아보니, 꽤 먼 저쪽에서 부우부우 하는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키가 큰 남자들이 12명 이쪽을 향해 오는 중이었다.
 
 
무서운 광선총
 
사냥꾼들은 리코나와 열심히 무엇인가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말하는 도중, 뱃속에서 나오는 웃음 같은 소리는 사납고 위협하는 말같이 들린다.
리코나는 사냥꾼들을 설득시키려고 열심이었다. 그러나 단념한 듯 이렇게 말했다.
"이 사람들은 당신들을 어떻게든 데려가겠다면서 듣지 않는군요."
그리고 리코나는 또 이렇게 덧붙였다.
"당신들이 저 로켓선의 지구인들과 너무나 닮았다는군요. 당신들이 포로가 되어 있다는 것을 알면, 저 지구인들이 총을 들이대지 않을 것이라고."
케무로는 놀라면서 소리쳤다.
"총을 가지고 있다고? 그러나 사냥꾼은 누구 하나 무장 같은 것은 안하고 있잖아."
"그래요. 그 때문에 사냥꾼들은 몹시 화를 내고 있어요. 지구인은 섬광과 같이 불을 뿜는 무서운 무기를 쓰고 있어요."
하고 리코나도 노여운 듯 말했다.
"그것은 광선총 임에 틀림없어."
하면서 케무로는 리코나를 보고 말했다.
"이봐요 리코나, 나의 이야기를 사냥꾼들에게 좀 전달해 줄 수 없겠어?"
사냥꾼들은 케무로와 컬리를 인질로 잡아서, 지구인들로부터 무서운 무기를 버리도록 하려고 생각한 것 같다.
"당신의 말을 들어 보겠대요. 그러나 빨리 해야 해요."
사냥꾼과 무엇인가 주고받던 리코나가 말했다.
사냥꾼들은 잠자코 케무로를 뚫어지게 바라보고만 있다.
케무로는 처음에는 긴장하여 굳어 있었으나, 차츰 익숙해지자 조용하고 주의 깊게, 조금이라도 사냥꾼들이 친절미를 갖도록 성의를 다했다.
"우선 우리는 샤니아인의 친구라는 것, 그리고 샤니아에 살고 있는 리코나와 아버지나 친척 여러분들도 나와 같은 인종이라는 것을 말해줘요. 로켓선의 지구인들도 나와 같은 인간이지만, 저 사람들은 나와는 전혀 다른 세계에서 살고 있다는 것도. 지구인은 두려워서 총을 사용하는 것이겠지만, 나는 그런 짓을 나쁘다고 생각한다고. 만일 사냥꾼들이 나를 데리고 가 준다면, 지구인들을 설득하고 싶다고 말야."
케무로의 이야기는 효과가 나타난 것 같았다. 리코나의 통역을 듣고, 사냥꾼들의 태도가 얼마 전보다 한결 부드러워졌다.
"참, 그리고 컬리는 아직 어리니까 동굴로 돌아가도록 해주지 않겠느냐고 물어 봐 줘요."
이것도 리코나의 통역을 듣고 사냥꾼들은 잘 알았다는 표시를 했다.
"이 사람들은 당신의 말을 잘 알겠대요. 당신이 로켓선으로 가는 것을 좋아하고 있어요. 그런데 나도 같이 가겠어요."
"그건 안 돼. 위험한 곳에 여자를 데리고 갈 순 없어."
"난 그런 말은 통역하지 않겠어요. 내가 없으면 누가 통역을 하나요?"
"나도 가겠어. 나만 혼자 두고 가면 싫어, 케무로."
둘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컬리가 말했다.
"너는 잠자코 있어. 만약 네가 광선총에라도 맞는다고 해 봐, 난 네 아버지에게 뭐라고 말하겠어."
"컬리는 톤과 같이 있으면 좋아요."
하고 말하더니, 리코나는 톤 쪽을 향해 뭐라고 빠른 소리로 말했다.
톤은 곧 응했다. 그러나 컬리는 싫다는 듯 비죽거린다.
"톤과 나는 말이 통하지 않잖아."
"컬리, 톤의 말을 공부하고 싶지 않니? 그래서야 어떻게 작문을 쓰겠니. 샤니아 말을 배운다면 아주 훌륭한 작문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러자 컬리는 케무로와 리코나 쪽을 보면서 빙긋 웃었다.
"그럼, 난 기다리고 있겠어. 역시 좋은 작문을 쓰고 싶단 말야. 리코나, 톤에게 내가 샤니아 말을 배우고 싶다고 말해 주겠어요?"
"후우후 라고 말해 봐요."
하고 리코나가 컬리에게 가르쳐 주었다.
"후우후."
컬리는 되도록 리코나의 입모습을 흉내 내어 열심히 말했다. 그러자 톤은 즐거운 듯 컬리를 어깨에 들어올리더니, 마치 나는 듯 사라져 갔다.
사냥꾼들은 케무로와 리코나를 둘러싸더니 어깨 위에 태웠다. 그리고 어리둥절한 동안에 나는 듯이 뛰어, 바위가 뒹굴고 있는 골짜기에 도착했다.
사냥꾼들이 너무도 빨리 뛰기 때문에 케무로는 거의 숨조차 쉬지 못할 지경이었다. 그들은 다시 그리스 호수를 벗어나서, 용암이 우뚝 솟아 있는 쪽을 향해 곧장 뛰어갔다.
케무로는 학교에서 학습 슬라이드로 본 달과 지구의 바위 그림과 몹시 닮았다고 생각했다. 지구와 달의 용암처럼 검붉은 색을 하고 있었으나, 바위의 쪼개진 틈 사이에 나 있는 붉은 식물 때문에 한층 더 붉게 보이는 것이었다.
곧 사냥꾼들은 일렬로 서서 꾸불꾸불한 언덕을 오르기 시작했다. 언덕 위의 밑에는 하늘을 덮을 듯한 큰 바위 아치가 있었다.
그 밑에까지 오자, 사냥꾼들은 케무로와 리코나를 땅에 내려놓았다.
이번에는 사냥꾼들의 앞뒤에 끼여서 언덕을 내려갔다.
좁은 길의 양쪽에는 잿빛의 커다란 바위가 솟아있다. 그래서 케무로는 무엇 하나도 멀리 바라볼 수가 없었다. 이윽고 폭이 넓은 선반처럼 튀어나온 바위 위에 왔을 때, 사냥꾼들은 곧 케무로의 주위로 모였다.
대장은 온통 바위로 둘러싸인, 숨기에 알맞은 장소까지 오자 우뚝 멈추어 섰다. 그리고 앞쪽을 바라보더니 조용한 웃음소리를 내면서 케무로에게 손짓했다. 대장은 케무로의 어깨에 손을 얹고, 케무로가 바위에서 너무 몸이 나가지 않도록 꼭 붙들어 주었다.
그리고 나서 대장은 손짓 몸짓으로 저 먼 곳을 가리켰다.
케무로는 주위를 휘둘러보았다. 그러자 저만치 청동 색의 큰 우주선이 착륙해 있는 것이 보였다.
번쩍번쩍 빛나는 로켓선의 선체는 조금 엷은 색으로 변해 있는 부분이 여기저기 보였다. 아마 공간을 날아올 때 방사선 때문에 변화를 받은 것일게다. 이 변화가 심해지면 선체는 녹아버리고, 로켓선은 먼지처럼 가루가 되어 끝없는 우주 속으로 날려가 버리고 만다.
로켓선은 널따란 바위 반석 위에 착륙해 있었다. 부딪친 것 같은 상처는 어디에도 없었다.
"지금 로켓선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 같지만, 나는 흰 손수건을 흔들어 보겠어. 그러면 지구인들이 알아차리고 로켓선에서 나올지도 몰라. 대장에게 그렇게 말해 주었으면 좋겠어."
하고 케무로는 리코나에게 통역을 부탁했다.
대장이 응하는 것을 보고, 케무로는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어 천천히 아래위로 흔들기 시작했다.
사냥꾼들은 리코나를 바위틈에 감추고, 자기들은 케무로의 뒤에 한 덩어리로 모여 있었다.
케무로는 손을 높이 쳐들고서 흰 손수건을 흔들어댔다.
그러나 아무 반응이 없다. 케무로가 다른 방법으로 신호를 해보려고 할 때였다. 돌연 슛! 하는 소리와 함께, 광선총에서 발사된 무서운 광선이 여럿의 머리 위에 있는 바위에 맞고서 불꽃을 일으키며 퉁겼다.
사냥꾼들 중의 한 사람이 신음 소리를 냈다. 케무로는 급히 뒤돌아보았다. 그 사나이의 팔은 바위에서 튕겨나온 광선을 맞고 검게 타 있었다.
대장과 다른 사냥꾼들의 눈에서 일시에 분노가 나타났다. 노여움으로 온 몸을 떨고 있는 듯하다.
리코나는 새파랗게 질려서 호소하듯 케무로를 바라보았다.
"케무로, 저 사람들이 총을 못 쏘도록 해 줘요. 빨리요!"
 
 
속임 작전
 
케무로는 공포로 쏜 광선총조차 샤니아인들로 하여금 완전히 적개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보았다. 샤니아인들을 화나게 하는 로켓선의 지구인들, 몹시 바보 같은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굴에서 본 사람들은 광선총에 맞은 것은 아니야. 틀림없이 어떤 다른 것에 맞은 것이라고 생각돼."
하고 케무로는 리코나를 돌아다보면서 말했다.
"그래요. 그 사람들은 사냥꾼이 되려고 지원한 젊은이들이어요. 사냥꾼이 되려면, 지금 로켓선이 착륙해 있는 훨씬 저쪽의 동굴에서 어느 기간 동안 살지 않으면 안 돼요. 그리고서 나중엔 누군가와 싸워서 이길 때, 비로소 사냥꾼으로서 허락되지요. 그래서 그들은 저 바다 쪽에 있는 동굴 근처에서 싸움 연습을 하고 있었을 거여요. 바다라고는 하지만, 아직 굳어지지 않은 땅이랍니다. 그때 지구인과 만났기 때문에 경쟁 상대로서 잘 됐구나 생각하고 싸우려고 했지요. 그러자 지구인은 주먹이 아닌 다른 무엇으로 때린 거여요."
"그럼, 금속으로 된 무선 안테나 같은 것?"
"아무튼 대장 아요는 이렇게 말하고 있군요. 샤니아인은 모두 평화롭게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이란 것을 당신이 지구인에게 전해 주었으면 좋겠다고요. 우주선이나 로켓선이 오기 전까지는 이곳은 아무 사건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매일 평화롭게 살고 있었어요. 우리 아버지 때의 사람들은 총 같은 것은 쓰지도 않았어요. 샤니아인들과 사이좋게 지내려고 마음먹으셨기 때문이었을 거여요."
"좋아. 그러면 내가 로켓선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큰 소리로 말해 보겠어. 그렇게 대장에게 말해줘요."
대장은 리코나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열심히 들었다. 그리고서 다른 사냥꾼들과도 상의한 다음, 케무로를 바라보면서 울부짖는 듯한 소리로 말했다.
"하오소, 후우, 혜오오."
그 모음의 소리는 날카롭고 짧은 웃음 같은 소리였다.
"당신이 큰 바위를 향하여 크게 외치면, 아주 크게 울려서 로켓선 속의 사람들에게 들릴 것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알았어. 해 보겠어."
곧 케무로는 바위를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
"총을 쏘지 마십시오. 나는 당신들의 친구이며, 나의 선조는 지구인입니다.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당신들의 로켓 쪽으로 가게 해 주십시오."
산울림은 멀리까지 울려갔으나, 로켓선에서는 아무런 대꾸도 없다.
케무로는 다시 한 번 큰 소리로 되풀이해서 외쳤다. 그러자 겨우 응답이 왔다. 그 소리는 웅웅 울려 왔으므로, 케무로는 스피커를 통하여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알았다.
"못 믿겠다. 거짓말 같다. 우리가 확인할 수 있게 나서라. 그러면 믿을 수 있겠다."
이 소리를 듣고 리코나가 대장에게 통역했다. 그러자 아요는 세차게 머리를 가로 저었다.
"아요는 저 사람들을 믿어서는 안 된다고 말해요. 만일 당신이 모습을 나타내면 저 사람들은 반드시 총을 쏠 거래요."
"모습을 보이지 않을 수는 없지 않겠어. 지구인은 로켓선에 특별한 망원경을 가지고 있을 테니까, 멀리서도 나의 모습이 보일 것이다. 아무튼 내가 지구인이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줘야겠어."
아요는 그래도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케무로는 큰 소리로 외쳤다.
"나의 친구들은, 만약 내가 모습을 나타내면 당신들이 총으로 쏠 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숨은 장소에서 나와라. 우리는 공격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
대장 아요는 케무로를 말리려고 했다. 그러나 이미 케무로는 재빨리 몸을 돌려, 숨어 있던 바위에서 뛰어나가고 있었다.
케무로의 움직임은 몹시도 빨랐다. 그러나 강한 중력에 익숙해져 있지 않았으므로 곧 흔들리며 땅에 팔굽을 짚고 말았다. 그리하여 케무로는 조금씩 조금씩 일어섰다.
"소년이다!"
라는 소리가 로켓선의 스피커에서 들렸다.
"알았다. 총은 안 쏘겠다. 야만인들이 너를 바위에서 밀어냈느냐?"
"아닙니다. 내 스스로 나왔습니다."
큰 소리를 지른 탓인지 케무로는 몹시 피로해지고 목소리가 점점 기어 들어갔다.
"나는 당신들이 있는 곳으로 가서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러니 조금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나는 여기서는 오래도록 서 있거나 빨리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그러자 지구인들은 잠시 의논하는 듯하더니 곧 응답했다.
"좋아, 기다리겠다."
"그런데 나는 당신들의 로켓선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나는 공기가 진한 곳에서는 살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 밖에서 만나겠다. 그러나 너의 친구들에게 어떤 수작이라도 부리지 말라고 일러라."
"잘 알았습니다."
아요와 리코나의 도움을 받으며 케무로는 바위 그늘로 돌아와 누웠다.
사냥꾼들은 케무로의 주위에 모여들어 근심스런 얼굴로 내려다보고 있다.
이때 다른 사냥꾼이 어디선가 서양배 모양의 파란 표주박 같은 것을 가져 왔다.
그리고는 그 속에 들어 있는 것을 케무로에게 마시라고 주었다.
대단히 맛있다. 사냥꾼들은 이런 표주박을 여러 곳에 숨겨두고, 곧 가져올 수 있도록 해 놓는단다.
케무로는 누워있는 동안에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렇지. 내가 아요의 어깨에 타고 가도 좋은지 물어보는 거다. 한 사람만 데리고 간다면 지구인도 두려워하지 않을 거야.)
리코나도 곧 그 생각에 찬성하고 그다지 반기지 않는 아요를 설득시켰다.
처음에는 무슨 수작을 부리지 않나 하고 의심하던 지구인들도 마침내는 승낙했다. 그러자 케무로는 샤니아인들이 웃는 듯한 소리를 내더라도 절대로 웃지 말라고 약속시킨 다음, 아요의 어깨에 올랐다.
온통 바위투성이인 울퉁불퉁한 길을 아요는 씩씩한 걸음으로 중심을 잡으면서 걸어갔다.
두 사람이 평평한 땅까지 왔을 때 로켓선에서 우주복과 우주모를 쓴, 그렇게 키가 크지 않은 지구인 4 명이 내려오는 것이 보인다. 한 사람의 지구인 팔에는 저 무서운 광선총이 금속의 나사 볼트로 묶여 있었다.
또 금속의 팔 장식에는 길고도 뾰족한 못이 붙어있는데, 습격해 오는 적을 찌르기에 알맞게 되어 있었다.
네 사람은 이상한 듯이 샤니아인 아요를 힐끔힐끔 바라보았다. 그쪽의 대장은 케무로에게 말했다.
"너는 지구인이지? 우주복을 입지 않고 있는 것 같은데 여기에는 얼마나 있었느냐?"
"나는 이 유성의 사람이 아닙니다."
라고 말하고, 케무로는 이 유성에 오게 된 까닭을 설명했다.
"인공위성의 아이로군. 우주의 새 시대에 사는 아이란 녀석이군."
상대는 비웃듯 말했다. 다른 사나이들도 작은 소리로 웃었다.
"당신들의 로켓은 추락한 것입니까?"
하고 케무로는 공손하게 물었다.
"추락이라니? 우리들은 지구에서 온 특수 조사대야. 우리의 임무는 이 유성에서 산 인간을 가져가는 일이다."
"그건 무슨 뜻인가요? 당신은 대체 누군가요?"
"이름은 몰라도 좋아. 도대체 절벽 저쪽에는 뭐가 있지?"
"아, 저기에는... 식인종이 있답니다."
케무로는 왠지 이 지구인들을 믿을 수 없었으므로 아무렇게나 대답했다.
"뭐 식인종 ! 그럼 넌 왜 잡아먹히지 않았느냐? 그놈들이 우리를 공격한다더냐?"
"예, 만일 당신들이 먼저 공격을 한다면 말입니다. 그리고 이곳에는 무서운 독의 어금니를 가진 숲 짐승도 있어요."
"그렇다면 좋다. 재미있겠다."
하고 상대는 얕보듯 웃더니,
"자세히 가르쳐 주어서 고맙다. 그러나 우리는 하고 싶은 일을 할 것이다."
하면서 돌연 그 위험하기 짝이 없는 광선총을 꺼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그 사나이의 어깨에서 내려라. 만일 그 사나이가 우리들을 따라오지 않는다면 죽여버리겠다고 말해라."
"나는 이 나라의 말을 모릅니다."
"몸짓으로 전해라."
그러나 케무로가 전할 필요도 없었다. 상대의 거친 말씨와 태도, 더욱 광선총까지 꺼낸 것으로 보아 아요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케무로가 신호를 하며 어깨에서 내리려고 하자, 아요는 케무로를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그러자 지구인의 대장이 광선총을 들이댔다.
"왜 우물거리느냐?"
"내리면 나는 설 수가 없습니다. 인력에 익숙하지 못해서요."
"그런 것은 우리가 알 바 아니다. 너를 여기에 내버려두면 누군가가 데리러 올 것이다."
케무로는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아요에게 부탁하여 땅 위에 내렸다. 인력은 생각했던 것보다는 심하지 않았다.
자세히 보니, 광선총을 가지고 있는 것은 대장뿐이었다.
"아아, 역시 설 수가 없습니다."
하며 케무로는 일부러 넘어지는 척하면서, 우주복의 대장 가까이 다가갔다.
"저 사나이를 잡아라."
대장은 큰소리로 부하에게 명령했다. 케무로에게 광선총을 들이대고 아요를 노려본다. 케무로는 아요의 눈에 분노가 이글거리는 것을 보았다.
우주복의 사람들은 아요를 붙들고 비웃어 준다.
"자, 어서 놈을 데려가!"
하고 대장은 안심했는지, 광선총을 밑으로 내렸다.
그 순간, 케무로의 손이 번개처럼 움직였다. 상대의 광선총을 잡고 휙 낚아챘다. 그와 동시에 케무로는 후다닥 뛰어 일어났다.
뺏은 광선총을 재빨리 우주복의 대장 가슴 한복판에 들이댔다.
"아요를 내려놓아라. 그렇지 않으면 당신들을 쏴 죽이겠다!"
하고 케무로는 큰 소리로 외쳤다.
 
 
도망가는 지구인
 
"손가락을 방아쇠에서 떼지 못하겠니? 이 어리석은 녀석!"
하고 외치는, 우주복의 대장은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광선총은 매우 가벼운 무기였다. 투명하게 보이는 손잡이를 통하여 속에 광선이 충분히 들어 있음을 볼 수가 있었다.
케무로는 위협적으로 총의 방향을 조금 돌리고는 버튼을 눌렀다.
무서운 1발!
광선은 온통 바위인 지면을 자주 빛의 선으로 불사르면서 없어져 간다. 케무로는 다시 조용히 총구를 우주복의 사나이들에게로 돌리고는 엄숙하게 말했다
"샤니아인을 놓아주라고 명령해라. 그렇지 않으면 발에 한 방 먹이겠다."
사나이는 망설이다가 어쩔 수 없다는 듯,
"샤니아인을 놓아 주라."
그러자 지구인들은 아요의 몸에서 손을 떼었다.
그와 동시에 아요의 팔이 휘둘러졌다. 순간 우주복 차림의 2명의 몸뚱이는 공중으로 떠올랐다. 그들의 무기인 금속침을 쓸 사이도 없다. 둘은 꽝하고 땅 위에 내동댕이쳐졌다.
"돌아와요. 아요씨, 돌아와요!"
케무로는 놀라며 외쳤다. 두 지구인을 때려눕힌 득의에 찬 아요에게 위험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빨리 우주선으로 돌아가라."
하고 케무로는 소리친 다음, 이번에는 눈앞에 있는 사나이를 향해서,
"한 사람은 우주복을 찢긴 것 같다. 빨리 돌아가지 않으면 죽을지도 모른다."
하며 다시 총을 들이댔다.
"어서 가라니까. 안 가겠다면 쏜다!"
"음, 두고 보자. 똑똑히 기억해둬라. 이 분함을 절대로 잊지 않겠다."
대장이란 사나이는 이렇게 말하고, 허둥지둥 멀어져 갔다. 그 뒤를 따라 다른 사람들도 부상자를 부축해서 돌아가고 있다.
"곧 이 별에서 떠나라. 만약 무기를 꺼내서 대항해 온다면 이 총이 먼저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하고 케무로는 우주선마저 태워버릴 수 있는 광선총을 휘두르면서 또다시 소리쳤다.
승강대가 우주선에서 내려지는 것이 보였다.
케무로는 바위와 방벽 쪽을 가리키면서 아요의 어깨에 탔다. 이미 아요의 표정은 완전히 부드러워져 있다.
케무로는 리코나가 컬리에게 일러주던 말이 생각나서, 아주 자연스럽게 아요를 보고 말했다.
"후우후우."
소년을 어깨에 태우고 있는 아요는 행복한 듯한 얼굴을 했다. 그러면서 케무로에게는 숨이 끊어지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로 바람처럼 뛰었다.
사냥꾼 대장 아요는 나는 듯이 큰 걸음걸이로 달려가고 있었다. 용암이 삐죽삐죽한 바위에서 바위로 뛰면서 급경사를 순식간에 올라갔다.
이리하여 두 사람이 안전한 곳에 이르렀을 때, 열광적으로 맞이해 준 것은 리코나였다.
"정말 너무너무 용감했어요!"
리코나는 케무로의 팔을 흔들면서 기뻐했다.
"여기서 보니까 아주 비겁한 놈들 같았어요. 그들은 아요를 잡아가려고 하는 것 같더군요."
"여기서 그것이 보였어?"
"다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들이 아요를 붙잡고 있기에 얼마나 마음을 죄었는지 몰라요."
사냥꾼들을 무사히 돌아온 대장을 둘러싸고 어깨, 이마, 얼굴까지 만져보며 좋아했다.
이 때였다. 우릉! 하는 크고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 왔다. 케무로도 리코나도, 그리고 사냥꾼은 자기도 모르게 귀를 막았다.
"놈들은 상승관을 데우고 있는 거다."
이윽고 그 크고 날카로운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 대신 슛하는 소리로 바뀌고, 플루트의 음계와 같이 점점 높아져 간다.
케무로는 광선총을 곽 쥔 채, 바위 끝에 총구를 겨누고서 로켓선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 뒤에 숨듯이 하여 리코나와 사냥꾼들도 내다보고 있다.
로켓선의 꼬리 쪽이 빨갛게 빛나왔다. 꼬리에서 내뿜는 무서운 열로 해서, 그 밑의 바위에 큰 구멍이 뚫렸다.
플롯 같은 소리는 곧 굵고 천둥 같은 소리로 변하더니, 로켓선은 대단한 빛을 꼬리에서 내뿜으며 하늘을 향해 돌진해갔다.
케무로와 리코나는 손을 맞잡고 기뻐했다. 사냥꾼들은 이제 살아났다는 기분으로 서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곧 아요가 큰 소리로 무엇인가 명령하자, 두 사람의 남자가 뛰어갔다.
케무로는 광선총을 자세히 조사한 후, 안전 장치를 찾아서 풀었다.
케무로와 리코나는 다시 사냥꾼들의 어깨에 둘러 매여 용암의 방벽을 가로질러, 멀리 숲 속의 평지를 향해 내려갔다.
처음 동굴에 가까웠을 때, 케무로는 샤니아인들이 거기에 수많이 모여 있는 것이 보였다. 조금 높은 곳에는 국왕 앵이 서 있었다. 그 밑에서 정신없이 손을 흔들고 있는 것은 컬리이다.
"케무로, 당신은 영웅이 되었어요."
하고 리코나는 케무로를 돌아보며 방긋 웃었다.
"의식이 시작될 거여요."
"의식이라니?"
"당신이 샤니아인을 위험에서 구한 공로여요. 의식이 끝나면 당신은 국왕의 아들로서 누구에게나 환영을 받게 된답니다."
컬리는 신이 나서 어쩔 줄을 몰랐다.
"우리들은 로켓선이 날아가는 것을 보았어. 사냥꾼들이 뛰어와서 케무로가 샤니아인을 구해 주었다고 보고했단 말야."
그러자 페트가 왕 옆에 있다가 나오면서 물었다.
"놈들은 어디의 인종들이라고 생각돼?"
"틀림없이 지구인이었습니다. 그들은 얼마나 이곳에 있었습니까?"
"꽤 오랫동안이었지. 확실히는 단정할 수 없으나 놈들은 절대로 과학자들은 아니야. 과학자라면 무엇이라도 받아들일 수 있는 넓은 마음을 지니고 있어요. 아마 인공 위성에 사는 우주 강도인지도 모르지. 그런 놈들은 어떤 작은 유성에라도 들어가서 시끄럽게 만들고, 또한 손에 닥치는 대로 훔쳐가려고 찾아 돌아다닐 것이다."
"그들은 샤니아인의 산 표본을 가져가겠다고 그랬어요. 그러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더군요."
"물론이지. 샤니아인은 지구인에게 귀중한 표본이 될 것이니까 말야."
이때, 왕이 페트의 팔을 당기면서 뭐라고 했다.
"국왕에게 꾸중을 들었다."
하고 페트는 멋쩍게 웃으며,
"말을 너무 많이 했다는 거다. 왕은 너를 환영하는 의식을 곧 시작하라고 말하고 있다."
이 말을 듣고 케무로는 적이 당황하여, 골짜기까지 연속되어 있는 계단을 내려다보았다. 거기에는 수많은 샤니아인들이 빽빽하게 서 있다. 그들은 케무로, 왕, 사냥꾼들이 모여있는 이쪽을 쳐다보고 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대체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르겠어요?"
케무로가 놀라며 묻자, 페트가 대답했다.
"저 사람들, 특히 여자와 아이들은 로켓선이 있는 동안 줄곧 숨어 있었단다."
그들은 모두 맑고 깨끗한 얼굴과 영리한 눈매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반짝이는 눈 속에는 처음보다 더한층 따뜻한 우정이 깃들여 있었다.
"페트씨, 당신들 지구인의 자손은 어디에 있나요?"
"제각기 자기들의 집에 살고 있지."
하며 페트는 이렇게 덧붙였다.
"나와 리코나는 각각 '국왕의 아들' '국왕의 딸'이라는 지위를 가지고 있으므로 별 문제는 아니란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샤니아인이 초대해주어야만 자리를 같이할 수 있을 정도로 샤니아인은 그들에게 아주 엄격한 제약을 하고 있다. 차차 지나보면 너도 알아차릴 것이다만."
여기서 그치고, 케무로는 이번에는 친구 쪽을 돌아보며 물어 보았다.
"뭐 좀 먹었니?"
"응, 마시는 건데 정말 맛있었어. 부드럽고 여러 가지의 과일을 섞어서 만든 것 같았어."
"컬리, 넌 피로하지 않니 ? 난 지쳤어."
그러자 페트가 왕에게 뭐라고 속삭이고 나더니,
"국왕 앵은 의식은 조금 뒤로 미루고, 너희들을 우리가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가란다. 너와 컬리의 피로가 회복될 때까지 깨우지 말라는 명령이다. 또 달리 부탁하고 싶은 것은 없느냐?"
"동굴 가까이까지 우주카를 운반해 줄 수는 없는지요? 난 기계를 조사하고 싶습니다. 우리들은 너무 오래 이곳에 있을 수는 없습니다. 인공 위성의 사람들이 몹시 걱정하고 있을 테니까요."
곧 케무로와 컬리는 눈을 번쩍거리고 있는 샤니아인들에게 안긴 채 옮겨지고 있었다. 그 뒤로 리코나가 따라왔다.
"케무로, 나도 가겠어요."
이리하여 그들은 고원을 가로지르고, 집 앞까지 잇달아 있는 계단을 내려갔다. 두 소년을 입구에 내려놓고 사냥꾼들은 되돌아가 버렸다.
둘은 집안으로 안내되었다. 안으로 들어섰을 때 두 소년은 바른 말씨로 지껄이는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소년들은 지구인의 말을 쓰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두 소년은 더욱 지쳐버렸다. 이 곳은 중력이 밖에 있을 때보다 더 세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둘의 괴로움을 알아 차렸는지 부드러운 손으로 들어올리며 낮은 흔들 침대에 눕혀 주었다.
두 소년은 곧 잠들어 버렸다. 리코나가 눈짓을 하자 모두 밖으로 나갔다.
 
 
야수의 어금니
 
이윽고 케무로는 눈을 뜨고 기지개를 켜면서 일어났다. 뒤따라서 컬리도 같이 일어났다.
"기분이 어때?"
페트가 조용히 물어 보았다.
"예, 아주 좋습니다."
라는 대답은 컬리가 했다. 이번은 케무로의 질문.
"어쩌면 이렇게 빨리 피로가 풀렸는지 이상해요."
"아무튼 우리 가족을 다시 한 번 만나주지 않겠니? 아까는 너희들이 너무 지쳐 있어서 부탁을 못 했어."
"좋고 말고요. 만나서 조용히 얘기해 보고 싶습니다."
이리하여 그들은 방을 나갔다.
막 입구에서 통로로 나갔을 때였다. 피가 얼어붙을 만큼 무섭고도 떨리는 동물의 울음소리가 들려 왔다.
페트는 깜짝 놀라며 그 자리에 우뚝 멈춰 섰고, 리코나는 굳어진 얼굴로 페트의 뒤에 숨었다.
"의식은 늦어짐에 틀림없다."
이렇게 말하고, 페트는 급히 동굴 밖으로 나가버렸다. 무서운 울음소리는 점점 더 높아져 왔다. 지구인의 자손들은 놀란 얼굴로 다른 방에서 통로를 쫓아 나갔다. 모두 무서움에 질린 모습이었다.
그것은 케무로가 지금까지 들어 본 소리 중에서 가장 소름끼치게 하는 것이었다. 컬리는 벌벌 떨면서 귀를 두 손으로 꽉 막았다.
두 소년은 학교에서 지구에 살고 있는 여러 가지 동물에 대해서 배웠다. 그러나 인공 위성에는 동물은 살지 않는다. 동물의 소리라고 하면 교실에서 테이프에 녹음되어 있는 것을 들었을 뿐이다. 그것도 다만 몇 가지에 지나지 않았다.
둘이는 귀가 찢어지는 듯했다. 케무로는 어느새 리코나의 손을 꼭 잡고, 한즉 팔로는 컬리를 안고 있었다.
"무슨 일이 생긴 거지?"
하고 케무로는 물었다. 목에서 소리조차 잘 나오지 않았다.
"사냥꾼들이 숲 속의 짐승들을 잡으러 갈 것이니까 괜찮을 거여요."
하며 리코나도 더듬거리며 대답했다.
"그러나 그들에겐 무기라곤 없쟎아?
"그들은 아주 용감해요."
"난 숲의 짐승이라기에 사람이 기르는 동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
"그런 게 아니어요. 그것들은 푸른 베일이 찾아오기 전에 소란을 피우면서 시끄럽게 하는 거여요. 그래서 '푸른 베일'이 가까워짐을 알게 되는 하나의 예보도 돼요. 내가 태어나서부터 아직까지 한번도 이런 일이 없었어요."
옆에 있던 사람이 세 사람을 보고, 숨을 장소로 가는 것이 좋겠다고 일러주었다.
그러자 케무로는 말했다.
"당신네들은 사냥꾼들을 잘 믿지 않는 것 같군요."
"아니, 절대로 믿고 있어요. 그러나 숲 속에는 도대체 얼마의 야수가 있는지 알 수가 없거든요. 그것이 어떤 충동으로 모두 숲 밖으로 나오기도 하니까요.
그 야수들이 아직 잡히지 않았을 때, 많은 어린이들과 샤니아인들이 죽음을 당했을 때가 있었어요."
잠깐 동안 여럿은 잠잠해졌다. 숨막히는 듯한 침묵이 계속되었다. 그러다가 곧 케무로는 컬리를 조용히 통로 쪽으로 밀어 넣었다.
"저곳으로 돌아가 있어. 나는 이것만 있으면 염려 없으니까."
하고 케무로는 광선총을 꺼냈다.
"안돼, 케무로!"
리코나가 소리를 질렀다. 뒤에 있던 두 사람의 남자도 리코나처럼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다. 그리고 케무로를 잡아당기려고 몇 사람이 앞으로 뛰어 나갔다.
그러나 케무로는 이미 밖으로 뛰어 나가고 있었다. 한잠 자고 난 뒤라 힘도 솟아났다.
이제는 인력 등의 영향도 거의 받지 않았다.
사냥꾼들은 길게 줄을 지어 나아가고 있었다. 그들은 보통 때보다는 천천히 걷고 있었으나, 역시 걸음은 빨랐고 크게 발을 옮겨놓고 있었다. 몸을 굽히고 보이지 않는 적이라도 반드시 잡고야 말겠다는 결의로 팔을 내젓고 있었다.
줄은 2 줄이었는데, 뒷줄에는 페트의 모습이 보였다.
우워엉, 우워엉...
울부짖는 소리는 그칠 줄 모르고 계속 들려오고 있다. 케무로는 이젠 그 소리에도 익숙해졌다.
케무로는 험한 길을 있는 힘을 다해 뛰어내려갔다. 골짜기의 큰 동굴 입구에는 붉은 우주카가 놓여져 있었다. 동굴은 케무로와 컬리가 처음 들어갔던 그 동굴이다.
케무로는 우주카의 후드를 벗기고 광선총을 조종석에 두고서 기어들어 갔다.
기계는 아직도 전기의 영향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낮에는 충분히 날아오를 수 있으리라고 생각되었다.
케무로는 레버를 움직여 조절기를 맞추었다.
우주카는 조용히 떠오르며 크게 커브를 그리면서 선회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속력을 줄이자, 사냥꾼들의 머리 위로 급강하했다.
사냥꾼들은 위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페트와 다른 남자들만이 우주카 쪽을 힐끔 쳐다본다. 케무로는 페트가 미친 듯이 돌아가라고 손짓하는 것을 보았다.
우주카는 느릿느릿 공중을 돌고 있는 듯했다. 아직 충분히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케무로는 아래쪽 땅을 내려다보았다. 멀리 저쪽 숲에 무성하게 자란 새파란 잎들이 보였다.
케무로는 곧 동물을 찾아냈다. 순간 등이 오싹해지면서 절로 온 몸이 떨려 왔다.
처음에는 아래쪽에 엷은 푸른빛이 나는 듯한 회색의 풀이 가득 자라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실은 그것이 야수들이었다. 무리를 짓고 있는 짐승들이었다.
피도 얼어붙을 듯한 울음소리를 내며, 머리를 치켜들고 이빨을 번득이면서 돌아다니고 있다. 숲 속의 야수들은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도록, 주위의 풀이나 나무와 분간 못할 잿빛을 하고 있었다. 소리만 내지 않는다면 그곳에 짐승이 있는 것도 모를 일이었다.
사냥꾼들의 긴 행렬은 아직 야수들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가까이 왔다는 것은 알고 있는 듯했다
케무로는 그들의 맨 앞에 있는 아요를 보았다.
우주카를 더욱 낮게 하여 그들의 머리를 선회했다. 그러면서 습격해오는 야수들의 방향을 큰 소리를 질러서 가르쳐주었다.
그러나 아요나 사냥꾼들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사람들의 눈이나 주의력은 온통 야수 쪽으로 쏠려 있다.
순간, 케무로는 깜짝 놀랐다. 야수들이 사냥꾼들에게 덤벼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야수들은 몸이 길고 근육은 튼튼하였으며, 뛰어오를 때마다 공중을 치는 무서운 꼬리를 가지고 있었다. 옛날, 아주 옛날에 지구에 있었다는 샤벨 호랑이와 아주 흡사하다고 케무로는 생각했다.
그것은 숨막히는 광경이었다. 어금니를 드러낸 야수, 그것들을 낚아채는 사냥꾼들......무시무시한 싸움이었다.
야수는 무서운 이빨로 사냥꾼들의 머리를 겨누고 있다. 그것을 사냥꾼들은 교묘하고도 용감하게 튼튼한 손으로 달려드는 야수들의 목을 움켜잡는다.
아요는 쌍칼잡이다. 양손으로 닥치는 대로 무찌르고 있다. 야수들의 목을 꺾고 숨통을 끊는데 겨우 2초도 걸리지 않는 것 같다.
케무로는 우주카를 돌렸다. 페트의 머리 위로 가까이 다가가서 몸을 내밀고 소리쳤다.
"페트씨, 당신의 앞쪽에 몇백 마리의 짐승이 있습니다. 모두 해치울 수는 없습니다."
"빨리 돌아가라. 바보 같은 일로 돌아다니는 것은 그만두는 게 좋다."
라는 페트의 화난 듯한 소리가 위쪽까지 들려왔다.
"나는 광선총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용해도 좋겠지요?"
그러나 페트는 대답할 틈도 없었다. 야수들이 일시에 확 덤벼들었기 때문이다. 그만 페트와 남자들은 야수들의 한복판에 둘러싸이고 말았다. 그리고 그것은 짐승들의 최초의 무리에 지나지 않았다. 이미 몇 사람은 야수의 이빨에 물어뜯기고 있었다. 심한 상처를 입은 사람도 더러 보였다.
케무로는 우주카를 사냥꾼들과 이빨을 내밀고 있는 야수들 앞으로 몰았다. 재빨리 좌석에서 광선총을 들어올리고서, 안전핀을 열고 겨누었다. 그리고서 왼손으로는 레버를 움직이고, 오른손으로는 방아쇠를 당겼다.
광선총은 자줏빛의 섬광을 연속 내뿜으면서 발사되었다.
이윽고 케무로는 발사를 멈추고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횐 연기는 앞쪽부터 우윳빛으로 변하면서, 케무로가 총격한 대로 빙글빙글 달팽이 같은 원을 그리며 타오르고 있다.
그 연기 속에서 숲 속의 야수들은 이리저리 뛰면서 외마디 소리를 지르고 있다. 이미 반수는 연기 속에서 땅바닥에 쓰러져 가고 있다.
케무로는 되도록 낮게 날면서 야수들 무리를 향하여 자줏빛의 광선을 발사했다.
그런데 얼마 못 가서 총이 딱하는 소리를 쳤다. 이미 광선이 다 되었다는 신호였다. 총의 개머리판으로 들여다보니 속이 텅 비어 있었다. 케무로는 그리스 호수 위로 우주카를 돌리고, 그 음울한 물 속에 광선총을 던져버렸다.
자욱한 연기는 사냥꾼들과 몇 걸음 떨어진 지상에 안개처럼 깔려 있다. 케무로는 아직도 그 속에서 날뛰는 야수들의 모습을 보았지만, 이미 그것은 몇 마리에 지나지 않았다.
살아남은 숲 속의 야수들은 많은 무리들을 잃어버린 채, 곧 왔던 길을 느릿느릿 꼬리를 끌면서 숲 속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휴식의 언덕
 
케무로는 우주카를 온통 바위투성이인 골짜기 가까이에 착륙시켰다. 그리고는 고지식하고 엄숙한 얼굴을 하고 서 있는 페트 쪽으로 갔다.
"아니, 부상을 당하셨군요!"
"뭐, 대수롭지 않다. 곧 나을 거야."
이때, 두 사람 쪽을 향해 못마땅한 얼굴로 걸어오는 아요를 케무로는 보았다
"케무로, 나와 조금 떨어져 있어 줘."
하고 페트가 속삭이듯 말했다.
"그러겠습니다. 그럼, 아요 씨에게 나를 야수들과 싸울 수 있게 해주어서 감사하다고 말해 주십시오."
"넌 눈치가 빠르군"
라는 페트 씨의 말을 들으면서 케무로는 뒤돌아갔다.
아요는 울부짖듯 소리를 지르면서 가까이 왔다. 그리고는 몹시 화난 얼굴로 페트에게 이야기를 하면서 몇 차례나 케무로 쪽을 향하여 사납게 손가락질을 했다.
그의 말이 끝나자 페트가 케무로의 부탁한 말을 전했다. 그러니까 아요는 케무로를 힐끗 보고 난 후, 다시 페트에게 뭐라고 중얼중얼거렸다.
"아요는 네가 '국왕의 아들'이 되었기 때문에 숲 속의 야수들과 싸우러 왔느냐고 묻고 있다."
케무로가 대답하려고 하자, 페트가 재빨리 이렇게 말했다.
"그렇다고 대답하면 되는 거야."
"그건 아닙니다. 왜 그렇게 말해야 하나요?"
"왕은 너를 사냥꾼들과 같은 지위의 명예로운 국왕의 아들로 한 것이다. 너의 행동을 만약 아요들이 사냥꾼이 아닌 사람이 거들었다고 생각한다면 너를 바다로 끌고 가서 그 속에 집어던지고 말 것이다."
"뭐라고요, 바다에 집어 던진다고요! 내가 야수들과 싸우고 있는 사냥꾼들을 거들어 주었는데도 말입니까?"
"너는 샤니아인이 중요시하는 '명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들의 명예는 즉 힘이란 것을 말이야,"
"알겠습니다. 그러나..."
"사냥꾼은 명예를 가진 사람들이다. 알겠느냐? 그런 샤니아인이 하는 일을 만약 다른 사람이 했다고 해 봐, 그것은 사냥꾼들의 명예를 손상하게 하는 일이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느냐?"
"잘 알았습니다. 아요 씨는 내가 사냥꾼들을 강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도와주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군요. 그러나 내가 '국왕의 아들'로서 싸웠다면 그들과 한 짝이 되어 싸운 것이 된다는 거지요?"
"그렇지, 만약 사냥꾼들이 야수들에게 진다 하더라도, '국왕의 아들' 이외의 사람은 아무도 그들을 도우러 가지 못하게 되어 있다."
"예-"
하고 케무로는 그만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그러자 케무로와 페트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아요가 갑자기 케무로의 몸을 잡아서 들어올렸다.
케무로는 깜짝 놀라서 소리쳤다.
"갑자기 왜 이래요? 내가 무엇을 잘못했나요?"
"샤니아인이 지금처럼 큰 한숨을 쉴 때는 '휴식의 언덕'이라는 곳에 갈 필요가 있다라는 말이다. 아요에게 데려다 달라고 해."
"컬리에게도 그 말을 해 주십시오."
하고 외쳤으나, 아요는 이미 나는 듯 날쌔게 뛰고 있었으므로 케무로는 더 이상 말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페트는 케무로의 부탁을 들어주었다. 곧 다른 사냥꾼이 컬리를 어깨에 태우고 아요의 뒤를 쫓았다.
컬리는 케무로의 뒤에까지 뒤따라 와서 이렇게 말했다.
"케무로, 나는 겁이 나서 혼났어. 상태가 좋지 않은 소리로 우주카가 날고 있지 않겠어. 그리고 리코나는 네가 사냥꾼들이 싸우는 데 끼여든다면 귀찮은 일이 생길 거라고 그랬어. 나는 네가 저 호수나 그 무서운 야수들 속에 떨어지지나 않을까 하고 몹시 걱정했단다."
그러면서 컬리는 이제 안심했다는 듯,
"아아, 나는 참말로 놀랐단다. "
라고 말했다.
아요는 컬리가 '아아' 하는 소리를 듣고, 컬리를 태우고 있는 사냥꾼과 뭐라고 얘기하더니 더욱 빨리 뛰어갔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푸른빛의 울타리로 둘러싸인 작은 언덕에 있는 건물이었다. 이곳의 사람들은 이 언덕을 '휴식의 언덕'이라고 부른다. 지친 사람이나 병자는 이 언덕에 옮겨져서 몸을 쉰다.
언덕 위에는 어린이들이 놀고 있었다. 거의가 샤니아인인데, 그 중에는 몇 명 안 되는 지구인의 어린이도 섞여 있었다.
케무로와 컬리는 여기서 한 나이 많은 여자에게 맡겨졌다.
"나는 '휴식의 언덕'의 어머니 도나 마리야. 저쪽 건물에는 샤니아인의 어머니 오우나가 있어요. 나는 너희들과 같은 지구인의 어머니란다."
도나 마리는 이 유성에서 최초로 태어난 지구인의 여자 아이였다. 지구 방식으로 따진다면 벌써 백살도 넘었단다. 그러나 조금도 그런 나이로는 보이지 않고, 아주 젊고 빛나는 푸른 눈을 하고 있었다.
도나 마리는 케무로와 컬리를 둥근 천장의 복도를 지나서 넓은 방으로 데리고 갔다.
방의 벽도 천장도 모두 번쩍이듯 밝고 우아한 푸른빛으로 되어 있어, 아주 마음이 착 가라앉는 듯했다.
도나 마리는 케무로와 컬리에게 크게 입을 벌려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입안을 조사해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둘 다 아주 건강한데 왜 여기로 데려왔을까? 아마 아요가 너희들이 꼭 몸을 쉬어야 한다고 생각한 모양이지."
하고 도나 마리는 테이블 뒤에 있는 찬장으로 갔다.
거기서 한 개의 표주박을 꺼내서, 두 개의 작은 컵에다 복숭앗빛의 물을 따르는 것이었다. 그리고 케무로와 컬리에게 하나씩 주었다.
"자, 마셔라. 마시고 나면 너희들이 쉴 곳으로 안내하마."
그것은 그들이 언젠가 마셔본 적이 있는 달콤한 과일의 음료와 같았다.
도나 마리는 둘의 손을 잡고 방을 나가자, 복도를 따라서 걸어갔다.
지나면서 보니 어느 방에도 숲의 야수들 가죽으로 싼, 푸른 나무침대에 사람들이 누워 있는 모습이 보였다.
케무로와 컬리가 이르른 복도 끝 쪽에는 네모난 창과 같은 입구가 여러 개 있는 큰방이 있었는데, 두 소년이 방구석 쪽의 긴 의자에서 자고 있었다.
"옆으로 누워서 자거라. 깨면 식사를 하도록 하자."
라고 말하면서, 도나 마리는 상냥하게 웃어 보이고 방을 나갔다.
케무로는 기분 좋게 불룩 솟아오른 침대 하나를 골라 컬리를 눕히고 자기도 누웠다. 그러자 곧 잠이 왔다.
그들의 졸음은 '유성 64호'에 착륙하면서부터 느껴온 것이었다. 선잠이 아니고, 마치 자기 집의 침대에서 자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잠이었다.
 
 
신성한 맹세
 
"국왕 앵이 심부름하는 사냥꾼을 보내 왔어요. 충분히 쉬고 나면 의식을 시작하기 전에 돌아와 달라고 말야. 언제 어느 때 푸른 베일이 찾아올지 모르기 때문이란다."
라고 도나 마리가, 케무로와 컬리가 눈을 뜨고 얼마 안 되어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의식에 대해서 전혀 잊고 있었어요."
"둘이는 여기에 오지 않아도 좋았을 만큼 건강해요. 그러나 이왕 왔으니까 피로도 더욱 풀렸겠고, 더 기운이 날 거야. 어때요, 여기가 좋은 곳이라고 생각 안돼?"
"정말 좋은 곳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곳을 더 알기 전에 떠나고 싶지 않아요."
하고 케무로는 솔직하게 말했다. 한숨을 잘못 쉬어 이리로 오게 되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도나 마리는 틀림없이 이 훌륭한 휴식의 언덕을 자랑으로 알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도나 마리는 두 소년에게 아쉬운 작별 인사를 하면서, 케무로에게 부디 힘을 소중히 간직하며 사소한 일에는 쓰지 말아야 한다고 몇 차례나 당부를 하는 것이었다.
곧 케무로와 컬리는 사냥꾼들의 어깨에 태워져 '휴식의 언덕'을 내려갔다.
'휴식의 언덕' 문이 케무로들을 위하여 열려졌을 때는 하늘은 점점 어두워지고 있을 무렵이었다. 그 어둠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는 아니었으나, 차츰 주위가 그 어둠에 묻혀 가고 있었다.
케무로는 이윽고 지금 온 길을 돌아다보았다. 이미 '휴식의 언덕' 주위의 울타리는 밝은 푸른빛에서 어두운 푸른빛으로 바뀌어져 있었다.
공기는 맑았다. 사냥꾼들은 큰 걸음으로 천천히 걷고 있었다. 곧 앞쪽에 바위 터가 보이기 시작했다.
금가루를 뿌린 듯한 짙은 푸른빛의 구름과 같은 것이, 그들의 머리 위에 커튼처럼 드리워져 있었다. 공기는 축축해지고 피부가 서늘해져 왔다.
바위 터에 가까이 다가갔을 때, 낮은 동굴 하나에서 우주카를 옮기고 있는 사냥꾼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리코나와 페트는 큰 동굴 입구에서 손을 흔들고 있었다.
베일의 금빛인 곳은 빛깔이 바래고, 푸른빛은 축축한 엷은 막처럼 되어 조용히 사방을 흔들면서 짙어 가고 있다.
조금 있으니까, 계속해서 번져 나오는 엷은 푸른 베일의 축축한 기운이 어두워진 땅을 가득히 덮기 시작했다.
케무로는 이 유성에 아직 앞으로 얼마나 더 있어야 하는가를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우주카의 장치는 이미 전기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있으며, 추진 기관도 전력을 낼 수 있도록 되어있어 언제든 케무로는 자기의 인공 위성으로 돌아갈 수는 있다.
그러나 케무로는 인공 위성으로 돌아가기 전에 이 작은 유성에서 여러 가지 생활 모습이나 점차 문명화되어 가는 모습을 어떻게든 알고 싶다는 마음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동굴의 입구에서 톤을 만났다. 톤이 자꾸 무언가를 보이고 싶어하기 때문에 컬리는 그와 함께 뛰어갔다.
페트도 곧 자취를 감추었다.
"기분이 좋지 않나요?"
하고 리코나가 푸른 베일을 손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나는 이런 것을 본 일이 없어. 그러나 신비스러운 느낌이 드는데,"
케무로는 으스스한 듯 몸을 떨면서 대답했다.
"그래요. 우리들도 푸른 베일이 좋아요. 그러나 자주 보아 왔고, 나중에는 어떤 결과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별로 신비스럽다고 까지는......."
"푸른 베일이 내리면 어떤 일이 생기지?"
"모든 것이 자꾸자꾸 자라나고, 아주 좋은 냄새로 가득 차게 돼요. 우리는 밖으로 나가서 제일 크게 자란 잎사귀를 뜯어서 둥우리를 만들어요."
'아직 그렇게는 자라지 않았는데?"
"자라지 않는 것도 있지만, 아 저기! 저곳의 잎사귀는 점점 커 나가고 있잖아요. 푸른 베일 때문에 보이지 않을 따름이어요."
그러고서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러나 리코나는 곧 케무로에게 이렇게 물었다.
"케무로, 당신은 곧 돌아가시겠죠?"
"음, 돌아가야지."
"여기에 와서 즐거웠나요?"
"아주 즐거웠어."
"또 오시겠어요?"
"오고 싶고 말고. 그런데 오래 있으면 귀찮은 일이 생길 것 같아서 곧 떠나야 할 것 같애."
"그렇겠지요. 당신이 살고 있는 곳의 사람들은 여기를 완전한 유성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을 거여요. 당신은 우연히 이 곳에 온 것이니까요. 만약 당신이 돌아간다면 다시는 이곳에 못 오도록 하겠지요?"
"그건 알 수 없어. 꼭 그렇지만도 않을 거야, 리코나."
이때, 발자국 소리가 났으므로 리코나는 뒤를 돌아다보았다. 리코나의 아버지 페트였다.
"리코나, 어서 방으로 들어가거라. 나는 케무로와 같이 왕에게 이야기가 있어."
리코나의 모습이 사라지자, 페트는 케무로의 어깨에 손을 얹고 통로로 들어갔다.
케무로는 페트와 함께 왕인 앵이 전과 다름없이 푸른 긴 테이블 앞에 앉아 있는 넓은 방으로 갔다.
페트는 케무로를 왕의 앞에 데리고 가서는 자기자리에 앓았다. 왕의 뒤에는 아요와 3명의 사냥꾼이 서 있었다.
"나는 왕에게 너를 참으로 영리한 소년이라고 믿게 했다. 왕은 네가 아주 마음에 들며, 네가 한 일에 대해서 감사를 하고 있다. 또 아요는 친구로서 마치 사냥꾼을 대하듯이 너를 존경하고 있다."
하고 페트는 한 마디 한 마디 주의 깊게 말했다. 분명히 페트는 케무로의 마음을 감동시키려고 했을 것이다.
왕인 앵이 뭐라고 얘기하면, 페트가 그것을 통역해 주었다.
"국왕 앵은 너의 훌륭한 태도나 호의에, 그리고 우리들에 대한 도움을 알고서 네가 국왕의 아들로서의 명예에 부끄러움이 없다는 거다. 그걸 전하란다. 아요가 네게 명예의 벨트를 증정할 것이다."
하고 페트가 왕의 뒤에 서 있는 사냥꾼에게 신호를 하자, 아주 아름다운 모양의 푸른 벨트를 내놓았다.
그 벨트는 곱게 다듬어져 있었으며, 왕의 초상이 새겨진 회색 돌의 버클이 붙어 있었다. 아요는 케무로에게 왕의 벨트를 꽉 채워 주었다. 그리고는 머리를 숙이고 왕의 뒤로 돌아갔다.
페트가 엄숙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네가 샤니아에 다시 올 수가 있다면 언제라도 '국왕의 아들'로서 환영할 것이다. 이것은 샤니아의 명예인 것이다."
하고 말한 다음, 웃으면서 다시 타이르듯 말했다.
"네가 기억하고 있는 그 소리로 말한다면 아주 기뻐할 거라고 생각되는데."
이 말을 듣고 케무로는 사냥꾼들을 둘러보고 난 후, 국왕 앵을 향하여 절을 하고 큰 소리로 말했다.
"후우후우. "
왕도 웃으며 답례로서 절을 했다.
페트는 푸른 나무껍질로 짜여진 길다란 천을 공손히 감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 천에 긴 시간 정성 들여 편지를 썼다. 국왕 앵은 이 편지를 너의 인공 위성의 왕, 아니 장관이라고 불리는 사람에게 전해 주었으면 한다."
"잘 알겠습니다."
그러자 페트는 그 편지를 케무로에게 주었다. 케무로는 정중히 받아서 품에 간직했다.
"우리는 너희들이 온 것을 대단히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오래 있어 주었으면 더욱 좋겠으나, 너희들의 가족이 걱정하고 있을 것이다. 무사히 돌아갈 수 있도록 빌겠다. 그 전에 말해 두지 않으면 안 될 일이 있다."
그러자 아요와 두 사람의 사냥꾼이 동굴 끝에 있는 모형을 들어올려서는 테이블 쪽으로 옮겨 왔다. 그것은 지구에 있는 것 같은 마을의 모형이었다. 마을의 중심에 있는 큰 석조 건물을 빼놓고는, 다른 모든 건물은 여러 가지 모양의 푸른 빛 나무로 만들어져 있다.
"앞으로 우리는 이 모형과 같은 샤니아를 건설할 것을 바라고 있다. 언젠가는 우리 샤니아인도 지구인의 어린이들도 모두 한 국민이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구인의 언어가 없어져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페트는 다시 이야기를 계속했다.
"우리는 지금 행복하게 살고 있다.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조사를 당한다거나, 이 땅에 들어와서 빼앗아 간다든지 하는 일은 당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네게 부탁한다. 너의 나라 사람이 오지 않도록 당부한다. 그러니 이 곳에 우주선을 보내어 조사할 가치가 있다고 말하지 말아다오. 우리는 우주선도 기계도 총도 필요가 없다. 지금 살고 있는 이 곳이 샤니아인의 완전한 생활 장소가 될 때까지 평화스러운 나날이 계속되기를 원하고 있다. 배반하지 말아다오. 이것이 네게 말하고 싶은 전부이다. 케무로, 이 나의 말을 지켜 주겠느냐?"
케무로는 잠시 묵묵히 있다가, 곧 페트를 응시하며 엄숙하게 말했다.
"나는 맹세합니다. 그리고 내가 있는 인공 위성의 사람들도 그것을 반드시 알 것이라고 믿습니다."
 
 
기분 나쁜 생물
 
이윽고 케무로는 넓은 방에서 왕의 뒤를 따라 자기도 나왔다.
통로를 지나서 바위 모퉁이를 도니, 넓은 동굴로 나올 수 있었다. 동굴의 천장은 높고 둥근데 놀라우리 만치 컸다. 벽 쪽에는 푸른 나무와, 샤니아인의 여자들이 만들고 있는 표주박과 그릇들이 쌓여있고, 반사광이 비쳐 밝았다.
여자들은 푸른 나무를, 옆쪽의 물이 든 냄비에 조금 적셨다가는 여러 가지 모양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보고 있는 동안에도 표주박, 정 등등 여러 가지 그릇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그들의 바로 옆에는 젊은 남자들이 크고. 둥근 돌 위에서 삶지 않은 생가죽을 잡아당기기도 하고, 날카롭고 굽은 돌칼로써 다듬어진 가죽을 끊기도 하고 있었다. 그 가죽으로 샌들이나 긴 장갑 등이 만들어지고 있다. 또 그 가죽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기도 하는데, 그 뒤에서는 젊은 여자들이 케무로가 '휴식의 언덕'에서 본 침대에 까는 천을 만들고 있다.
한편 옷감을 짜고 있는 곳에서는, 지구인의 자손과 샤니아인들이 사이좋게 어울려서 일하고 있다. 여럿이 일하고 있는 곳은 시끄러웠지만,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그것에는 저쪽 언덕 가까이에서 놀고 있는 어린이들의 떠드는 소리도 섞여 있다.
케무로는 어린이들과 놀고 있는 컬리의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이때, 동굴 입구에 서 있던 사냥꾼이 속이 빈 길다한 나무막대를 입에 대고 불었다. 그러자 굵은 나팔 소리 같은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것이 세 번 거듭되었을 때, 동굴 속은 물을 뿌린 듯이 조용해졌다.
국왕 앵은 페트를 데리고 동굴의 중앙으로 나아갔다.
많은 사람들은 벽 쪽에서 제각기 만든 것을 손에 들고, 긴 의자와 좌석 앞으로 모여들었다. 어린이들도 동굴 끝에서 뛰어왔다.
페트는 케무로와 컬리를 다정하게 맞이하며, 자기 옆의 의자에 앉혔다.
아요와 사냥꾼들은 열을 가로질러 어린이들 사이를 헤치고 나아갔다.
왕인 앵이 신호를 했다.
동굴 속은 그야말로 조용했다. 그런데 곧 저쪽 멀리서 들려오는 듯한 노래 소리가 어린이들 사이에서 가느다랗게 흘러나왔다. 케무로는 지금까지, 이 넓고 큰 동굴을 울리고 있는 이 아름답고 은방울을 굴리는 듯한 소리를 들은 일이 없었다.
"저 노래는 우리들이 '국왕의 노래'를 부르고 있는 거다."
하고 페트가 케무로 쪽으로 몸을 굽히며 속삭였다.
국왕의 노래가 끝나자, 왕인 앵이 손을 들고 또 신호를 했다. 그러자 어린이들은 왕에게 절을 하고 자기들의 가족이 있는 데로 뛰어갔다.
곧 이어서 젊은 사냥꾼들의 씨름이 시작되었다. 씨름은 상대를 세 번 넘기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 꼭 이겨야만 하는 승부로서, 이 씨름에서 이긴 사람이 다음 '푸른 베일'까지 젊은 사냥꾼의 대장이 된다.
"아니, 저 사람은 톤이 아니냐?"
최후로 남은 2명의 사냥꾼을 가리키며 케무로가 외쳤다.
"그래, 맞았어!"
컬리도 외치며, 샤니아인들과 함께 톤에게 성원을 보냈다.
의식은 아직도 계속되는 것 같았으나, 페트는 케무로를 돌아보며 가만히 속삭였다.
"케무로, 네게 보여 주고 싶은 것이 있다. 아요가 너를 데리고 갈 것이다. 컬리 군은 리코나와 기다리고 있거라. 곧 집에 돌아갈 테니까."
그들은 곧 출발했다.
공기는 아직도 푸르고 피부에 축축함을 느꼈으나, 점점 맑아져서 환해지고 있었다.
아요는 나무 아래에 자라고 있는 푸른 풀을 밟으면서 쉽게 걸어간다. 곧 그리스 호숫가를 지나고, 파도처럼 구불구불한 길을 걸었다.
제 2좌 바위 방벽을 넘은 근처에서 젊은 사냥꾼들과 함께 걸었다.
그들은 스펀지와 같은, 땅이 물렁물렁해서 복사뼈까지 발이 빠지는 곳까지 잠자코 걸어갔다.
곧 검은 바위가 있는 곳까지 오자 땅은 다시 굳어져 왔다. 큰 검은 바위 덩어리에 가까워졌을 때 젊은 사냥꾼들은 앞장서 갔다.
케무로들은 갑자기 바다 끝으로 나왔다. 바다라고 하지만 바라보니 풀도 나무도 없는 잿빛의 지대, 그것이 천천히 파도와 같이 흔들리고 있다.
케무로는 어쩐지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급히 눈을 크게 떠보았다. 잿빛 같은 형태가 그 속에서 꿈틀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30이나 40 쯤 있을까...... 케무로는 그렇게 생각되었다.
그 기묘한 것은 가벼운 소리를 내면서 우는 듯한, 나지막한 소리로 뭐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은가!
케무로가 한참 바라보고 있는 동안, 그 모습은 점차 확실해져 왔다.
그 생물은 샤니아인보다는 키가 크지 않고 피부빛깔도 같지 않았다. 얼굴도 얼빠진 듯 무표정하다. 그 눈은 차갑게 이쪽을 보고 있다. 그러면서도 사냥꾼들이 오는 것을, 또 그들의 손길이 닿는 것을 좋아하는 것같이 보였다. 푸른 듯한 머리카락은 자랄 대로 자랐고, 어깨 살도 없으며 더욱이 그 생물은 손이 없다.
단지 끊임없이 흔들고 있는 붉고 넓은 물갈퀴만 있을 뿐.......
이때, 페트가 무뚝뚝한 목소리로 모두에게 돌아가라고 명령했다.
케무로들이 다시 그리스 호숫가를 지날 때 페트가 불쑥 말했다.
"어때, 케무로."
"페트씨, 나는 그 생물에 대해서 물어보고 싶지 않아요."
"그렇다면 넌 알았단 말이지. 우리의 선조가 이곳에 왔을 때, 저 생물들은 이 유성에 살고 있던 유일한 생물이었단다. 저 생물들에서 그 아름다운 샤니아인이 태어났단다. 우리는 저 바다가 땅이 되고, 저 생물들이 우리들과 같은 인간으로 발달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과학자 같은 것은 필요가 없다. 알겠느냐?"
"예, 알겠습니다."
하고 케무로는 대답했다.
"그럼 우주의 소년이여, 돌아가라! 너는 우리들의 신뢰를 짊어지고 있는 거다. "
 
 
잘 있거라, 샤니아
 
케무로는 우주카 앞에 서자, 엄숙한 얼굴이 되었다. 컬리도 긴장해서 잘 웃는 웃음조차 없다.
케무로는 왜 그 불쌍한 생물들의 곳으로 데리고 갔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 이상한 감동을 케무로는 꾹 누르고 있다.
국왕과 아요들은 우주카에서 조금 떨어진 바위 위에 서 있었다.
톤이 과일로 만든 음료가 가득 들어 있는 병과, 나뭇잎으로 싼 먹을 것을 가져 와서 컬리의 손에 쥐어 주며 이리저리 몸짓을 해 보였다. 컬리는 잘 모르면서도 일일이 끄덕이며 웃었다. 그것은 이 젊은 사냥꾼들의 새로운 대장을 만족시킨 것 같았다.
바위 터의 언덕은 전송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페트가 케무로에게 속삭였다.
"네가 샤니아인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으면, 국왕이 있는 곳으로 가서 두 번 절을 하고 될수록 큰 소리로 '햐, 햐, 햐'라고 소리치거라. 그것은 '당신들은 놀랍습니다'라는 뜻이다."
"그렇게만 말하면 되나요? 잘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라고 케무로는 대답하고, 페트가 내민 손을 힘차게 잡았다.
케무로가 왕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하자, 페트는 컬리에게도 악수를 하자고 손을 내밀었다.
케무로는 왕의 몇 걸음 앞에 멈춰 서서, 두 번 인사를 한 다음 큰 소리로 외쳤다.
"햐, 햐, 햐!"
순간 왕은 물론, 사냥꾼들의 얼굴에 즐거움과 자랑의 빛이 떠올랐다. 동시에 케무로를 둘러싸고 있던 사람들로부터 칭송하는 듯한 길고 큰 소리가 울려나오고, 그것은 바위터를 넘어 골짜기 사이를 산울림 되어 갔다.
케무로는 우주카로 돌아가면서, 아직도 귓전에는 그 울려 퍼지는 소리가 쟁쟁했다.
케무로는 리코나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리코나도 떠들면서 웃고 있었으나, 그 눈에는 눈물이 어려 있었다. 곧 눈물은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리코나는 케무로에게 손을 내밀면서 말했다.
"잘 가셔요, 케무로. 부탁하고 싶은 것은, 우리들에게 좋지 않는 일을 하고자 하는 어떤 자도 막아 줘요."
"잘 알았어, 리코나."
하며 케무로는 굳게 말하고, 리코나의 손을 힘있게 잡아 주었다.
그리고는 컬리와 함께 우주 카 속으로 들어갔다.
이윽고 케무로는 좌석 위의 후드를 내리고 조종 장치를 움직였다. 상승관은 갑자기 더워지고, 윙하고 추진 기관이 돌기 시작했다.
전체 계기들이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로써 출발 준비는 끝났다. 케무로는 우주카의 투명한 후드를 통하여 전송하는 사람들에게 최후의 작별 인사를 했다.
드디어 우주카는 유성 위를 선회하면서, 바위터를 낮게 돌았다. 사람들은 하늘을 쳐다보고 서 있다. 곧 우주카는 상승해서 굉장한 속력을 내기 시작했다.
우주카는 푸른 공간을 경쾌한 소리를 내면서 끝없이 날아갔다.
이윽고 유성 샤니아의 인력에서 벗어나자, 곧 레이더 측정기의 중앙에 S라는 빛 글자가 서서히 나타났다.
케무로는 급히 레이더 통화기의 버튼을 누르고 소형 마이크를 들어올렸다.
"S인공위성. S인공위성, 이쪽은 케무로의 우주카. K인공 위성의 방향을 지시하는 전파를 보내 주기 바람."
서서히 레이더 측정기의 S라는 글자는 사라져간다......
우주카의 기수는 내려가고, 다시 왼쪽으로 흔들렸다.
레이더 측정기가 또 번쩍했다. 그 빛깔은 K라는 글자로 바뀌었다.
"감사합니다, S인공 위성. 우주카는 K 전파에 올랐음. 그 곳의 파장을 벗겨놓아 주기 바람."
하고 케무로는 마이크로폰을 돌리고 '통화 회로'라고 씌어 있는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는 자리에서 몸을 돌리며 후우 하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케무로는 갑자기 큰소리로 웃었다. 컬리는 깜짝 놀라며 케무로 쪽으로 얼굴을 돌렸다.
"이제 우리는 한숨을 쉬거나 웃어도 좋아. 누구도 그것을 탓하지는 않을 것이니까."
"꼭 꿈만 같애. 그러나 꿈은 아니겠지?"
하고 컬리가 말했다.
"이봐, 컬리."
"왜, 케무로?"
"부탁이야. 샤니아인에 대해서 작문을 쓰지 않을 수 없겠니?"
"왜 그래? 다른 친구들은 절대로 쓸 수 없는 거야. "
컬리는 이상하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이봐 컬리, 남의 비밀을 이야기하면 큰 고통이 따른다고 할 때 그걸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할 수 있겠니?"
"그건 안 해. 그런데 그런 비밀이라도 있니?"
"응, 유성 64호와 샤니아인에 대한 거란다."
그러자 컬리는 믿지 못하겠다는 듯이 말했다.
"잘 모르겠어. 만약 내가 유성 64호나 샤니아인에 대해 작문을 쓴다면, 샤니아인에게 피해를 주고 그들을 불행하게 하며 죽이는 일까지 있단 말야?"
"그렇단다. 나는 그들과 신성한 맹세를 했었다. 나는 인공위성의 높은 분에게만 얘기하겠다고 맹세했단다."
이 말을 들은 컬리는 케무로를 바라보면서 잠자코 있었다.
"이봐, 사람은 비밀을 지킴으로써 훌륭한 사람으로 인정될 수도 있어 컬리."
"알았어, 케무로 난 약속하겠어."
이윽고 컬리는 힘차게 말했다.
그러고서 얼마쯤 되었을까, 인공 위성 K는 두 소년의 눈앞에 그 모습을 나타냈다.
높은 망루 같은 중심부를 가진 거대하고 번쩍거리는 테-.
케무로는 스피커의 스위치를 누르고 호출 부호를 전하면서 인공 위성을 돌기 시작했다. 케무로는 스피커로 외쳤다.
"케무로의 우주카에서 보고함. 어느 도착 입구를 쓸까요? 저쪽 것인가요?"
"오오, 케무로! 컬리도 같이 왔냐?"
"예, 둘 다 무사합니다."
"걱정하고 있었다. 무사하다니 안심이다. 자, 10번 도착구에 착륙해라."
주차장 계원 샘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하여 흘러나왔다.
이윽고 두 소년이 탄 붉은 우주카는 조용히 선회하고 난 후, 미끄러지듯 10번 도착구에 착륙했다.
 
(끝)
 
 
작품 해설
 
인공 위성에 대하여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우주 소년 케무로와 컬리는 인공 위성에서 태어난 소년이므로, 인공 위성의 이야기부터 시작하겠습니다.
1957년 10월 4일, 소련은 인류의 최초 인공 위성을 쏘아 올렸습니다. 83.6킬로의 무게를 가진 스푸트니크 1호라는 인공 위성으로서, 세계의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놀라게 했습니다.
그것은 1957년 7월부터 1958년 12월까지 세계의 과학자들이 힘을 합하여 지구에 대한 것들과 지구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태양에 대한 것들을 연구하는, 이른바 국제 지구 관측 년이라는 해에 행하여진 것입니다.
미국에서도 일찍부터 인공 위성의 연구에 손을 대었으며, 될 수 있으면 이 지구 관측 년의 시기에 인공 위성을 쏘아 올릴 계획이었지만, 소련에 뒤지고 말았습니다.
물론 미국도 급히 준비를 서두르고 다음해인 1958년 1월 31일에 익스플로러 호라는 인공 위성을 쏘아 올렸습니다. 무게는 14킬로였습니다.
그 후 쏘아 올린 인공 위성의 수는 점차로 불어나서, 1957년에 2개였던 인공 위성이 1960년에는 19개, 현재는 100개 이상의 인공 위성을 쏘아 올리고 있습니다.
인공 위성 1개의 무게는 미국의 예를 들어보면 1958년에 쏘아 올린 것은 14킬로였으나, 1966년 7월에 쏘아 올린 새턴 1호는 길이 28미터, 무게 29톤이라는 무서울 정도의 큰 인공 위성으로 되었습니다. 약 트럭 10대분 이상이라고 생각하면 그 크기를 짐작할 수가 있습니다.
인공 위성의 형태도 소련의 인공 위성 제 1호 스푸트니크호는 구형이었으나, 그 뒤에 쏘아 올린 것에는 통형, 상자형, 포탄형 등 그 목적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다음은 인공 위성은 어떻게 나는가?
여러분도 알다시피 지구에는 중력이 있어서, 예를 들면 공을 하늘에 던져 올리면 틀림없이 땅에 떨어집니다. 이것은 공의 속도보다 지구의 중력이 더 강하기 때문에 떨어지는 것입니다. 그밖에 공기의 저항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더 많이 공의 속도를 더욱 강하게 하여 매초 8킬로의 속도로 던져 보면 어떻게 될까요?
매초 8킬로이면 음속의 악 24배가 됩니다. 공기의 저항이 있으면 공은 매초 8킬로의 속도로 차츰 둔하게 떨어지지만, 만일 공기의 저항이 없다고 한다면 공은 그대로 매초 8킬로의 속도로 계속 날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공기의 저항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되지 않겠지만, 만일 공기의 저항이 거의 없는 곳까지 이 공을 떠받쳐 올려, 매초 8킬로의 극도로 던질 수만 있다면 그것이 인공 위성이 되는 위치일 것입니다.
공기의 저항이 거의 없는 높이는 대개 300킬로 이상 높은 곳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거기까지 떠받쳐 올리게 되고, 거기에서 매초 8킬로의 속도로 할 수 있다면 어떤 물건이라도 틀림없이 인공 위성이 되어서 지구를 빙빙 계속 돌 것입니다.
인공 위성은 지구의 것을 조사하기도 하고, 태양을 비롯하여 우주의 여러 가지를 조사하기도 하고, 또 장래의 우주 여행의 기지로도 됩니다.
현재는 아직 사람이 살고 있는 인공 위성은 없습니다만, 앞으로는 이 이야기와 같이 인공 위성의 도시가 틀림없이 건설될는지도 모릅니다.
인공 위성을 쏘아 올린 덕택으로, 지구에서 보고 있을 때보다 상상도 못할 우주의 새로운 것들을 하나씩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한 예로써 지구를 감싸고 있는 대기에는 하루에 1천 톤에서 1만 톤의 유성이 굉장한 속도로 뛰어 들어오는 것을 알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이 유성은 탄환과 같은 비행 물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인공 위성의 덕택으로 이것을 먼지와 흡사한 눈송이 같은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공기가 없는 우주에는 항상 지구의 밤보다 어둡고, 항성은 계속 하루 동안 빛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캄캄한 대공을 배경으로 하여 스포트라이트처럼 깜박거리지는 않습니다.
태양은 거대한 불의 덩어리 구실을 하는 것으로서, 수천 킬로나 되는 불꽃 밑에 그 주위가 캄캄한 대공에 툭 불거져 있습니다.
물론 햇빛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우리들이 지구상에서 햇빛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은, 대기와 우리들의 주위에 무수한 물체로부터 반사가 거듭된 것입니다.
 
다른 별에도 생물이 있을까 ?
 
우리들은 이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것은 우리들이 살고 있는 지구는 몇 천만이나 될지 모르는 항성으로 되어 있는 은하계의 일개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으리라는 점입니다.
지구가 소속되어 있는 은하계는 지름이 1천 조 킬로의 1천 배나 된다고 합니다. 상상도 못할 엄청난 거대한 것인데,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 중에서도 가장 작은 점 같은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천문학자는 이 밖에도 이 같은 은하계가 십억 정도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엄청난 이야기는 그만두기로 하고, 우리들의 태양을 도는 9개의 혹성의 이야기를 해 봅시다.
수성은 지구보다 훨씬 작고 인력도 훨씬 약하기 때문에, 생물의 생명을 보존하는 데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태양을 거의 잊어버렸다고 상상하고 있습니다.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은 지구보다도 훨씬 크기 때문에 지구보다 더 많은 대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대기는 생물에게 대단히 유해한 성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학자들은 아무래도 생물은 없으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명왕성은 대단히 차가운 혹성이기 때문에, 생물이 있으리라고 생각되는 것은 금성과 화성뿐일 것입니다.
금성은 항상 구름이 끼어 있는 혹성인데, 지구보다 더 많은 탄산가스가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금성의 온도가 물의 끓는점(110℃)보다 높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생물이 없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그럼 화성은 어떨까요. 화성의 하루는 대체로 지구의 하루와 같고, 24시간 37분 30초입니다. 화성의 1년은, 즉 화성이 태양을 한 바퀴 도는 시간은 지구의 약 2배 정도입니다.
화성의 지름은 지구의 반이고 질량은 10분의 1 일입니다. 그러므로 화성은 지구보다도 인력이 약할 것입니다.
화성의 온도는 낮에는 섭씨 10°부터 밤에는 섭씨 영하 60°정도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생물은 충분히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지구상의 생명은 무기물 중에서 나왔고, 자연발생적으로 시작되었다고 믿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소련의 유명한 어느 학자는 다음과 같은 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아마 10억 년에서 20억 년의 옛날, 굉장히 뜨거웠던 지구가 식어서 여러 종의 탄화물이 생기고, 그 탄화물이 뜨거운 대기에 닿아서 탄화수소가 생겼다고 생각됩니다.
이 탄화수소의 일부가 메탄과 암모니아 등으로 반응되어, 여러 가지 종류의 유기 화합물을 낳았습니다. 그 중에는 대단히 복잡한 구조의 단백질도 있었습니다. 이것이 오랫동안에 생명을 낳았다고 말합니다.
우주에는 지구가 소속되어 있는 행성계와 같은 것이 얼마나 많이 있는지 모를 정도입니다.
어떤 천문학자는 우리들 인간과 흡사한 생물이 있다고 생각하는 혹성도 이 우주에는 1억 개는 있으리라고 말할 정도입니다.
곧 과학은 분명히 여러 가지를 차례차례 발견해 줄 것 이 틀림없습니다.
 
 
 
우주 소년 케무로
엘리엇 작 ․ 김 성 묵 역
 
아이디어회관 과학문고
164p 19㎝ (SF세계 명작 10)
 
인 쇄      1975년 10월 5일
발 행      1975년 10월 10일
역 자      김성묵
제 판      명립정판사
오프셋     장원정판사
인 쇄      일신사
제 본      양지실업 (주)
발행인     박 훈
발행처     아이디어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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