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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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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수필] 꽃바람갈채
2010년 07월 01일 15시 38분  조회:2864  추천:29  작성자: 강려
꽃바람갈채


아버지손에 이끌려 유보도를 산책하는데 저쪽 살구나무에 앉은 꽃바람이 나를 내려다보며 솔솔 손짓한다.
(혼자 놀자니 심심하나봐.)
나는 아버지손안에서 내손을 쏙 빼내곤 기우뚱거리며 걸었다.아버지는 얼굴에 환한 미소를 피우며 지켜만본다.불편한 몸때문에 또래의 친구들과 함께 퐁퐁 뒤놀수없어 풀이 죽을가봐 아버진 곧잘 나를 동무해준다.로동자인 엄마보다 중학교교원인 아버지에게 과외시간이 더 많으니깐.
이리기우뚱 저리기우뚱 거리며 몇발자국 내딛던 나는 누군가 뒤에서 옷깃을 잡아당기는것 같더니만 그만 땅에 물앉고 말았다.그때다. 꽃바람이 내주변을 빙빙 돌며 짝짝 손벽을 날렸다 어쩐지 그손벽소리가 반갑게 들려오지않았다 기우뚱거리며 걷는 내뒤에 슬그머니 와서 옷깃을 잡아당겨놓곤 넘어지는 내꼴이 웃습다고 연분홍손벽을 날리고있는것만 같았다.나는 약이 올라 벌떡 일어섰다.
<<나쁜놈, 너와 안논다.>>
나의 작은 분노에 꽃바람이 저만치 달아나는듯싶더니 이쪽 살구나무에 폴짝 뛰여올라앉았다.
<<어디 다치지 않았니?>>
아버지가 다가와 물었다.
<<아버지 ,꽃바람 참 나빠요.>>
<<어째서?>>
아버지가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
나는 방금전에 일어난 사건을 아버지한테 고해바쳤다
나의 진술에 아버진 웃음폭탄을 터뜨렸다. 이윽고 아버진 정색해서 되물었다.
<<꽃바람이 과연 널 넘어뜨리려고 옷깃을 잡아당겼을가?>>
의미심장한 아버지물음에 한참 생각을 굴리던 나는 아차, 하고 생각을 고쳤다.
<<어쩜, 내가 엎어지려는 순간 일으켜주려고 옷깃을 잡아당겼을거예요 그리고 넘어졌을땐 절로 일어나라고 응원의 손벽을 날렸을지도 몰라요.>>
잠자코 내말을 듣고만 있던 아버지는 그제야 장하다는듯 나의 어깨를 가볍게 다독여주었다.
<<용타. 정말 기특하다.>>
아버지의 칭찬에 신이 난 나는 살구나무를 올려다봤다 우리의 이야기를 엿듣느라 꽃바람은 숨을 딱 죽이고 있었다.
<<꽃바람아 우리 친구하지않을래?>>
나의 예쁜 속삭임에 꽃바람은 좋다는듯 분홍빛손벽을 날렸다.
 이것은 내가 유년의 도화지에 그려놓았던 한폭의 그림이다. 가끔 이 그림을 들여다 보노라면 작은 감동이 절로 모여온다. 지금도 나를 기억한 꽃바람이 반갑다고 연분홍갈채를 날려주고있기때문이다.


2006년 <<아동문학>> 여름호 발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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