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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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을 보내며
2006년 01월 05일 00시 00분  조회:4339  추천:54  작성자: 김관웅
2005년을 보내며

김 관 웅


2005년은 나에게 있어서 좋은 일이 많이 생긴 해임과 동시에 말썽도 많이 생긴 해였다.

큰 딸애가 석사공부를 마치고 무난하게 병원에 취직을 하고 집을 장만하고 신접살림을 시작했고, 작은 딸내미는 본과를 공부를 마치고 석사연구생으로 추천를 받았다. 두 딸내미가 스스로 잘 해주어서 너무나도 고맙다.

금년 7월말에 나는 한국에서의 1년 반 동안의 객원교수 생활을 마치고 무사하게 귀환하였다. 춥고 어둡던 집을 처분하고 한국에서 벌어온 돈으로 새집 한 채를 마련할 수 있었다. 넓고 따뜻하고 밝아서 너무 좋다. 천하의 추운 사람이 다 즐거워 할 수 있도록 고대광실 천만칸을 짓기만 하면 나는 얼어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고 한 두보처럼 그런 드넓은 흉금을 가지지는 못하고 나 홀로만이 안일한 생활을 하는 것 같아 죄송스러운 생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기는 하지만 ·········

지난해 나는 글도 적잖게 썼다. 그 글들이 다 편편히 명편은 아니지만 내 마음을 담아서 펴낸 글이니 별로 부끄러움은 없다. 내 스스로 불의에 저항해 쓴 글들이라고 판단하고 있으니 별로 죄책감은 없다. 이런 글들은 내 개인의 생각일지라도 혼자의 독백만은 아닌 것 같아 안도감이 다소 든다. 읽는 이들과 함께 공감하다 못해 더러는 반감까지 불러일으켜서 나의 글들을 보고 나를 법에 고소하겠다는 사람까지도 나타나지 않았던가. 앞으로 글을 쓰는데 좀 조심을 해서 부질없는 말썽을 가급적으로 줄려야 하겠다는 생각은 하지만 결코 자라처럼 목과 네다리를 움츠리고 가렵지도 아프지도 않은 글을 쓰지는 않을 것이다. 새해에는 다소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좀 보면서 글을 쓰기는 쓰겠으나 나의 량심과 남의 눈을 속이려 들지는 절대 않겠다.

지난 70 ,80년대의 한국의 저항시인 김지하처럼 《글을 쓰되 좀스럽게 쓰지 않고 어쩌다 붓끝이 험한 죄로 칠천에 끌려가 볼기를 맞을 지라도, 맞은지 하도 오래라 삭신이 근질근질 방정맞은 조동아리 손목댕이 오물오물 수물수물 뭐든 자구 쓰고 싶어 견딜 수가 없는》그런 글을 쓰고 《볼기가 확확 불이 나게 맞을 때는 맞더라도》 할 말은 하면서 살겠다.

2006년에도 입은 비뚤어져도 주라는 바르게 불면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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