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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의 웃는 얼굴
김관웅
방정환의 그 유명한 수필 『어린이 예찬』에서는 아기들의 웃는 얼굴을 이렇게 그리고 있다.
“어린이와 얼굴을 마주 대하고는, 우리는 찡그리는 얼굴, 성낸 얼굴, 슬픈 얼굴을 못 짓게 된다. 아무리 성질 곱지 못한 사람일지라도, 어린이의 얼굴을 마주하고는 험상궂은 얼굴을 못 가질 것이다. 어린이와 마주 앉을 때 - 적어도 그 잠깐 동안은, 모르는 중에 마음의 세례를 받고, 평상시에 가져 보지 못하는 미소를 띤 부드러운 좋은 얼굴을 갖게 된다. 잠깐 동안일망정 그 동안은 순화된다. 깨끗해진다……”
참으로 옳은 말이다.
동물세계의 아기들인 강아지도, 망아지도, 송아지도 웃을줄 몰른다. 애오라지 인간세계의 아기들만이 웃을 줄 안다. 누가 배워주지 않아도 천성적으로 웃을 줄을 안다. 조물주가 우리 인간에게 준 가장 값진 선물이다.
아기의 웃는 얼굴은 바로 천사의 얼굴이다.
천사는 멀리 하늘나라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들이 살고 있는 지붕아래의 조촐한 방안의 요람에서 달게 자면서 방그레 웃는 아기의 얼굴에 있다.
아기-천사와의 20일 동안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나는 그 동안에 내 영혼이 순화(純化)되여 가는 듯한 느낌을 자주 받았다.
이 지저분한 사바세계이라도 얼굴을 찡그리지 않고 아기처럼 밝게, 맑게 웃으면서 살 수는 없는 걸까?
2007년 3월 1일 연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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