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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베푸기와 사랑전하기
글/(소주)김혁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문득 떠오르는 안도현시인의 명시《너에게 묻는다》전문.처음 이 시를 읽었을때 마음을 그대로 들었다 쾅 내려놓은듯한 느낌이였다.고작 몇글자 마주하고 나는 한없이 부끄러웠다.
서로서로 너무 차가워진 인간세상이다.사람마다 자신의 영역을 동그랗게 그려놓고 그속에서 념불 외우듯 인생살이를 하고 있다.서로 말도 없고 쳐다보지도 않는다.언제부터인지 우리는 이렇게 변해왔고 또 이런 변화를 당연한것으로 여겨왔다.
서로 오가는 사랑이 그리워지는 지금,살면서 사랑 베푸기와 사랑 전하기를 배워야 한다는 그말.
어릴때부터 나는 엄청 차멀미를 앓는 사람이였다.어떤 차에 앉아도 반시간을 못넘어 차멀미로 들볶기 시작하는 약한 체질이여서 나에게 있어서 차를 찬다는것은 그 무엇보다도 괴로운 일이 아닐수가 없었다.그래서 항상 멀미약을 지갑에 잊지 않고 넣어 다녔다.
그러던 어느날,여자친구와 함께 하얼빈의 모얼산으로 산놀이 간적이 있었는데 그날 아침 급하게 나오느라 멀미약을 깜빡 챙기지 못하고 나와버렸다.뻐스에 앉자마자 나는 안절부절 못했다.하얼빈에서 모얼산까지의 2시간 이동내내 차멀미로 힘들어야 할 걱정이 목 죄이는것보다 더 괴로웠었다.
뻐스가 떠나서 얼마 안 지나 흔들리는 차창밖을 바라보던 내가 얼굴을 찡그리기 시작했다.속이 우럭우럭 해나면서 또 멀미를 하기 시작할것 같았다.바로 이때 곁에 앉았던 여자친구도 갑자기 괴로움을 애써 참으며 두눈을 감고 있었다.차멀미를 하는구나.어쩌다 한번씩 멀미를 하군 하지만 오늘에 멀미를 할지 누가 생각했겠는가?나는 부랴부랴 여자친구의 등을 다독여준다 차거운 얼음물을 넘겨준다 하며 있는 힘을 다해 차멀미를 하고 있는 여자친구를 챙겨주느라 바삐 돌아쳤다.그렇게 어느새 모얼산으로 도착했다.
《오늘 왜 멀미를 안했어?》
여자친구가 묻는다.그렇네,멀미약도 먹지 않은 내가 예전같으면 분명히 이미 차멀미로 죽을듯이 지쳐있을것이 아닌가?그런데 오늘은 멀미를 하지 않았던것이다.믿어지지 않았다.
순간 말 못할 감동이 마음깊이 짜릿하게 느껴왔다.내가 곁의 사람에게 관심과 사랑을 베푸는 동안 나는 나 자신의 그 차멀미 고통을 잊어버렸던것이다.남에게 베푼 사랑이 나에겐 약이 되였던것이 아닌가?
베푸는것보다 더 많이 받아오는것이 사랑이라고 했듯이 사랑이란 참 아름다운 존재인것 같다.
물론 사랑을 베푸는것도 중요하겠지만 사랑을 받았을때 그 사랑의 마음과 감동을 또 다른 사람에게 전하는것도 아주 중요하지 않을가?
스페인내전이 폭발했던 20세기 30년대,내전으로 인한 굶주림으로 앓고 있는 스페인어린이들에게 우유를 지급해주었던 단·웨스터라는 선량한 미국청년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스페인어린이들이 진정 필요한것이 한컵한컵 우유가 아니라 매일매일 우유를 만들어 내는 젖소라는것을 깨달은 단·웨스터는 바로 고향에 돌아와서는 젖소들을 모집해서 스페인으로 운송한후 필요한 가정에 나누어 주어 그 가정으로 하여금 굶주림을 이겨낼수 있게 하였다.깊은 감동을 받은 매 가정에서는 새로 태여난 새끼젖소를 이웃에게 선물했는데 바로 이렇게 단·웨스터의 이 소박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사랑이 전쟁으로 깊이 상처를 받은 스페인땅에서 기리기리 이어나갈수 있었던것이다.
우유에 관한 간단한 이야기지만 잔잔하게 느껴오는 감동이다.
사랑이란 베푸는것으로 끝나는것이 아니라 받은 그 사랑을 받은만큼 또 다른 이에게 전하는것으로 진정 영원히 이어지는것이다.중요한것은 항상 모든것을 사랑하는 삶의 마음가짐을 지니는것이다.그래야만 세상이 밝아지는 법이다.
2년전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던 일본영화《오크리비토》가 생각난다.악단이 해체되면서 실업당한후 생존압력을 못 이겨 입관사(入殓师,Encoffining division)로 일하게 되는 주인공 첼로연주가 고바야시.처음엔 그렇게 내키지 않았던 시체입관에 관한 일이였지만 자신의 선생님으로부터 세상을 떠난 죽은이에 대한 존중과 아낌 그리고 그 사랑을 배웠고 그 감동 한 마음으로 점차 자신의 입관일을 사랑하게 되면서 선생님으로 받은 그 사랑의 마음을 더 많은 세상을 떠난 이들에게 전해주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물론 영화에 대한 이해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에게 있어서 이 흐름이 너무나 인상적이였다.
우리는 결코 혼자 사는것이 아니다.내 곁에 너가 있고 너 곁에 내가 있는것이 바로 이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스토리듯이 싫어도 곁에 누군가 있다는것만으로도 아주 고마운 일이다.우리에겐 서로서로 아껴주는 사랑이 필요하고 서로서로 받은 사랑을 전해주는 마음이 필요한것이다.
죽어간 그 누구를 위해
내가 눈물을 흘리다
죽어간 나를 위해
그 누구가 눈물을 흘려줄가?
우리는 살아있다
우리는 죽어간다
살면서
아름답게
죽어갈뿐이다.
그렇다. 더럽게 죽어갈수도 있고 아름답게 죽어갈수 있는 우리들의 인생,하지만 사랑이 있음으로 하여 우리는 아름답게 죽어갈수 있는것이 아닐가?
“송화강”발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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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삶의 신앙에 변화가 생겨서 사랑을 잊고 사는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