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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가 몸을 활짝 열고
그의 원숙한 몸매를 뽐낸다
미풍에 하느작이면서
언덕 우 키 큰 나무이파리가
금빛으로 물든다
매미가 문득 울음을 멈추고
깊은 슬픔에 잠긴다
하지만 장미는
저만치 와 있는 9월의 찬바람을
알아채지 못한 채, 한껏-
여름날 향연에 부풀어있다.
장미빛 추억
저기 덩그라니 빈 교정에
장미빛 추억 하나가
그린 듯이 서있다
하나의 그윽한 눈빛이
장미를 훔친 찰나가
아직도 장미 한송이가
꿈처럼 피여있고
령혼이 넋을 놓은 그곳에
시간이 다한 듯
순간이 영원에 멈춰있다.
순 간
내가 너를 바라보고
네가 미소 짓는
순간, 파도가 밀려오고
밀려가고
얼은
빠지고…
순간에
영원히 멈췄다.
흰 장미
달빛 어스름한 나무가지 사이로
파랑 나비 한마리가
힘겨운 듯 겨우 앞을 날아간다
-어서 서둘러라, 나비야!
홀제 찬바람이 우당탕-불어오고
죽음이 무겁게 와 있다
장미 한송이가 갸날픈 빛 띠고
온몸을 부르르-떤다
아아, 여름 내내 지켜온 흰 장미여
낱낱이 지는 슬픔이여
이제 우리도 작별을 해야겠지
머잖아 온 숲이 지니까.
산 책
해가 뉘엿뉘엿 기운다
락엽이 낮게 흩날린다
언덕길을 따라
한 로인이 시름없이 걸어간다
세상의 여기저기에는
삶의 불꽃이 활활 타오르고
로인의 가슴에는
한줌의 불씨만 남아있다
그리고 바람에 저 지는 락엽에
외로운 가슴에
고독한 령혼에
천국의 손이 축 드리워져있다.
/연변일보 2019년 8월 23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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