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빈과 시집 “바람 가는 길”/장학규
1939년 흑룡강성 통하현에서 태여난 홍영빈은 병약한 신체와 가난한 살림때문에 소학교도 졸업하지 못했지만 굳은 의지와 이악스런 노력으로 1973년에 처녀작 “봄은 어디에”로 등단, 현재까지 시집 2권과 300여 수의 시를 발표했다.
“바람 가는 길”은 1장 “나를 찾아서”, 2장 “세상과 세월”, 3장 “바람과 나무와 별과 시”, 4장 “생명예찬” 등 총 4장으로 나뉘여졌다.
홍영빈의 시는 시골집 무쇠솥에 우려낸 구수한 숭늉같다고 하는 편이 어울릴것 같다. 현란한 언어가 없지만 가슴을 따스하게 하는 솔직한 표현과 알송달송한 몽롱미가 없어도 마음까지 편한 시어의 선택은 홍영빈만의 창작풍격이다.
막차 //밤 아홉시 정각 /나는 집에 가려고 막차에 올랐다/ 네온등 꽃 수놓아 협곡을 달리는/ 막차에 앉아서 해보는 자문 / 이제 훗날 그 어느 역에서/ 마음 놓고 안식처에 내려야 할 / 막차를 탈 승차권은 / 마련 되었는지?
시에서의 막차는 마지막 뻐스가 아닌 시인이 살아온 전반 인생에 대한 회고의 시간인것 같다. “막차”를 보면 시인 자신이 보인다.
자맥질 // 물속 자맥질로 먹이 사냥하는 물새가 / 물의 깊이를 다는 모르고 살 듯 / 하늘을 자맥질하며 노니는 날새도 / 하늘의 높이를 다는 알지 못하지만 / 새들은 저마다 즐거운 삶을 사는거다 /…
주어진것에 만족하고 주어진것을 누리는 삶이 평온하고 아름다운 삶이라고 말하고 있다.
홍영빈 시인도 스스로를 날개를 펼줄 아는 한마리의 새라고 했다. 좋아하는것을 마음껏 할수 있는 자유를 가진 스스로가 날개를 펼줄 아는 새라는것은 홍시인의 만족스러운 삶을 말하는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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