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名詩 공화국
여름 시 모음 |
<유월이 오면> - 브리지스
유월이 오면 난 그 때 온 종일
향기로운 잔듸밭에 그대와 나란히 앉아
산들바람 부는 하늘에 흰 구름 지어놓은
눈부신 높은 궁전으로 날아 오르리.
그대는 노래 부르고 나는 노래 지어주고
아름다운 시를 읽으려네.
우리 집 울안 풀 덤풀 속에 누워
오, 인생은 즐거워 유월이 오면.
<초여름 밤> - H. 헷세
하늘이 천둥합니다.
뜰 안에 서 있는
보리수 한 그루가 바르르 떱니다.
밤이 늦었습니다.
번갯빛 하나가
둥그런 젖은 눈으로
연못 속에
파랗게 비칩니다.
하늘거리는 줄기에
꽃송이들 달려잇고
낫 벼리는 소리가
바람곁에 스쳐갑니다.
하늘이 천둥합니다.
무더운 입김이 지나갑니다.
나의 아가씨가 바르르 떱니다.
<여보, 그대도 느끼는가?>
<감 각> - 랭보
여름의 아청빛 저녁, 보리 날 찔러대는
오솔길 걸으며 잔풀을 밟노라면
꿈꾸던 나도 발밑에 신선함을 느끼리.
바람은 내 맨 머리를 씻겨 줄 것이구.
아무 말도 않고 생각도 않으리라.
그대는 끝없는 사랑 넋 속에 차오르리니
방랑객처럼, 멀리 멀리 나는 가리라.
여인 데리고 가듯 행복에 겨워, 자연 속으로.
<다시 한 번> - 쉬토름
다시 한 번 내 무릎에 떨어지는
정열의 빨간 장미 꽃송이.
다시 한 번 내 가슴에 파고드는
소녀의 아름다운 그 눈망울.
다시 한 번 내 가슴에 메아리치는
소녀의 거센 한숨
다시 한 번 내 얼굴을 간지럽히는
유월의 뜨거운 여름 바람.
<당신 곁에> - 타고르
일손을 놓고
잠시라도 당신 곁에 있고 싶어요.
잠시라도 당신을 못 보면
내 마음 안식을 잃고
고뇌의 바다에서 내 하는 일
모두 한없는 번민이 되고 말아요.
불만스런 낮, 여름이 한숨 쉬며
지금 창가에 와 머물고 있어요.
꽃 핀 나뭇가지 사이 사이에서
꿀벌들이 잉잉 노래 부르고 있어요.
임이여, 어서 당신과 마주 앉아
목숨 바칠 노래 부르고 싶어요.
신비로운 침묵 흐르는
이 한가로운 시간에.
<들 장 미> - 괴에테
사내아이는 보았네,
들에 핀 장미를
그 아침처럼 싱그럽고 아름다움을
가까이가서 잘 보려고
사내아이는 보았네, 기쁨에 넘쳐.
장미여, 장미여, 붉은 장미여
들장미여.
사내아이는 말했네 내 너를 꺾을테야,
들에 핀 장미를.
장미는 말했네, 꺾기만 해봐라 찌를테야.
언제까지나 잊지 않도록
나도 꺾이고 싶진 않은 것을
장미여, 장미여, 붉은 장미여
들장미여
난폭한 사내아이는 꺾었네.
들에 핀 장미를.
장미는 거절하며 찔렀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울어봐도 소용없는 것을 --
장미는 꺾이고 말았습니다.
장미여, 장미여, 붉은 장미여
들장미여.
<청포도> - 이육사
내 고장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절이 주절이 열리고
힌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을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바다가 그리워> - 메이스필드
나는 다시 바다로 가련다. 그 호젓한 바다 그 하늘로.
내 바라는 건 다만 키큰 배 한 척과
방향을 잡아줄 별 하나
그리고 바다 위의 뽀얀 안개와
뿌옇게 동트는 새벽뿐.
나는 다시 바다로가련다. 조수가 부르는 소리
세차고 뚜렷이 들려와 나를 부르네.
내 바라는 건 다만 힌구름 흩날리고
물보라 치고 물거품 날리는
바람 거센 날, 그리고 갈매기의 울음 뿐.
나는 다시 바다로 가련다.
그 떠도는 집시의 생활로
갈매기 날고 고래가 헤엄치는
칼날같은 바람부는 바다로.
내 바라는 건 다만 낄낄대는 방랑의
친구녀석들이 지껄이는 신나는 이야기와
오랜 일 끝난 후에 오는
기분 좋은 잠과 달콤한 꿈일 뿐.
<귀> - 콕토
내 귀는 소라 껍질
바다소리 그리워라.
<깃발> - 유치환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저 푸른 초원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텔지어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깃대 끝에
애수는 백마처럼 날개를 펴다.
아아! 누구던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여름의 초상> - 헵벨
여름의 마지막 장미가 피어잇는 걸 보았다.
그것은 금새 피라도 흘릴 것만 같이 붉었다.
뜸해진 나는 지나는 길에 말했다.
인생의 절정은 죽음에 가까운 것이라고 ---
바람의 입김조차 없는 무더운 날
다만 소리도 없이 힌 나비 한 마리 스치고 지나갔다.
그 날개짓 공기가 딱한 것 같지도 않은데
장미는 그걸 느끼고 그만 져 버렸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