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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신문/시가 있는 창]
아침/ 허송절
따가닥 따가닥
채소 써는 소리
마지막 별님 쫓고
보글보글 장 끓는 냄새
덜 깬 해님 깨운다.
아롱다롱
꽃사발에
하얀 사랑 피워놓은
엄마는 아침이다
아침은 엄마다
*길림성 도문 거주 시인.
<해설>
- 중국 길림성 도문에 거주하는 여성시인의 아주 맛깔스런 시 한 편을 소개하겠다.
중국 조선족학교 교과서 4학년 하권에 수록된 동시인데, 우리네 토속정서가 그대로 투영되어 있어서 더욱 친근감을 주고 있다.
신새벽일 것이다.
엄마가 일찍 잠에서 깨어나 아침식사 준비를 하는데 '채소 써는 소리'에 '마지막 별님 쫓'는다는 대목과
'보글보글 장 끓는 냄새'에서는 '덜 깬 해님 깨운다'에서 다같이.시간적 이미지를 구사한 것이 아주 놀랍다.
아침이 밝아옴을 섬세한 필체로 읊고 있다.
그래서 '엄마는 아침이다/아침은 엄마다'라는 귀결에서 보이듯, 그렇게 아침이 밝아온다는 것이다.
많은 말을 하지 않고 아주 명료한 수사법으로 엄마의 아침식사 장만으로 하루가 시작됨을 동심의 눈으로 본 것이다.
우리에게는 잊혀진 풍경이 된 것 같은데 아직 두만강의 조선족들에게는 살아있는 현장으로 재현되고 있으니
자랑스럽다 아니할 수 없는 일이다. (서지월시인/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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