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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 한동해
2015년 03월 13일 22시 44분  조회:3668  추천:0  작성자: 죽림

         한동해韓東海 시조시인의 대표작 5편 감상

//

 

^한동해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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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해韓東海 시조시인의 시 5편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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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해(韓東海) 약력

1938년 중국 화룡시 출생

1998년 중학교 고급교사 퇴임

1960년대 초부터 시, 시조 가사, 동요 등 창작

각종 장르 작품 800여 편 발표

30여 차 각급 상 수상

중국작가협회 연변분회 회원

 

 

 

 

보름달 (외 4수)

                                                 

설맞이 즐거워라

만리창천 달려왔나

 

걸싸게 풍운헤쳐

천가만호 비쳐주니

 

보름달

널 첨앙(瞻仰)하여

억만창생 행복해라

 

 

 

 

 

 

청명 

 

저 하늘 청청한데

이 마음 침침(沈沈)하야

 

선산(先山)에 가토(加土)하니

더 무겁지 않으신지

 

인세(人世)에 

영별이 없다면

피눈물이 있으랴

 

 

                         

추석 단풍

 

저 하늘 가신 길에

들불을 지폈느냐

          

애달피 흘린 눈물

단풍잎 물들었냐

           

아마도

귀체(貴體)는 갔어도

넋은 남아 불타나봐

 

 

 

   

 

 

 

아버지

 

                                               

씨앗을 곱게 심어

애솔을 키웠난다

        

눈비에도 꺾일세라

버팀목 되였으매

                   

아버지

동량을 키운

푸른 요람 산지기

   

 

      

첫눈                                                                                    

                                            

1

그 누가 옥돌 갈아 대지에 뿌려주나?

               

수목은 옥수(玉树)련듯

산발은 백사((白蛇)련듯

               

하늘아

네가 갈고갈아

첫사랑을 뿌리누나

 

 

2

저 하늘 천리 빙설 그 누가 깎아내나?

 

날리는 눈보라여

감뛰는 산발이여

         

하늘아 

네가 깎고 깎아

은빛 세계 펼치누나

     

 

 

---------------------------------------------------------------------------------------------------------------------  

*중국 연변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동해 시조시인은, 내가 문학인으로서 만난 적도 없고, 그 누구로부터 소개를 받은 적도 없는 문사(文士)이다. 다만, 초라하기 짝이 없는 ‘동방문학’ 카페를 통해서 간간이 자작시(自作詩) 올리는 것을 보았을 뿐. 따라서 그에 대해 아는 바도 들은 바도 없는 상태다.

 

그런데 그의 작품을 한 편 한 편 음미할 때마다 그의 문장이 아주 깔끔하게 정리 정돈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장이 정리정돈 되었다는 것은, 단정하게 옷을 입었다는 뜻이고, 그것은 곧 그의 생각과 감정이 차분하게 가라앉은 상태에서 지나치게 외쳐대지 않고, 허풍떨지 않고, 구걸하지도 않는, 절제된 심기가 녹아들어있음을 뜻한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요리솜씨로 빗대어 말할 것 같으면, 몸에 좋다는, 아주 특별하고 귀한 식재료를 가지고 온갖 양념을 듬뿍 넣어 그 맛을 화려하게 내보이면서 뿜어대는 그런 요리법이 아니다. 어쩌면, 흔하디흔한 식재료를 가지고 양념도 적게 사용하면서 소박하지만 깊은 맛깔을 내는, 그런 요리법을 구사하는 무명 요리사인 셈이다.

 

문제는, 요즈음 사람들이 자신들의 기호를 만족시켜 주는, 화려하게 포장된 맛을 즐기기 위해서 아우성인 것이 현실인데, 그는 소인만큼이나 그와 무관한 듯 반대 방향으로만 가는 것 같다. 혹, 세상 사람들 눈 밖에 있어 끝까지 외면당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데 기우(杞憂)이기를 바랄 뿐이다. 조용조용 말로 하면 안 되니까 소리를 외치되 그것도 다중(多衆) 앞에서 온갖 치장을 요란스레 한 채 목이 터지라고 외쳐대야 하는 세상인데 아랑곳하지 않고 외진 곳에 살면서 자신의 목소리로 자신의 노래나 읊조리는 소박한 한사(寒士)의 쓸쓸함을 보는 것 같다.

 

위 다섯 편의 작품은, 동방문학 10월호[통권 제76호]에 특별히 소개하기 위해서 청탁한 원고이다. 남의 눈과 귀를 빌려 사는 사람이 아닌, 자신들의 눈과 귀로써 살아가는 사람들이 먼저 감상하기 바란다.

 

2014. 09. 13.

-동방문학 발행인 겸 편집인 이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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