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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길”, 웃음소리 넘쳐나는 정다운 길에서 들려오는 즐거운 가락
문학예술은 인간생활을 구체적이고 진실하게 반영한다. 다시 말하면 문학예술은 인간성격을 중심으로 하여 이루어진 생활화폭을 통하여 현실을 반영한다. 문학예술의 한 형태인 가요작품도 마찬가지로 진실성과 형상성을 그 생명으로 한다. 즉 현실생활이 진실하게 반영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작사자, 작곡자가 예술적으로 발굴하고 창조한 아름다운 형상이 살아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노래시로서의 가사는 서정시의 정수이다. 가사는 노래로 불리는 자체의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주제의 독창성을 구현하거나 독자적인 문학적 특성을 갖추어야하는 면에서 시와 구별되는 점이 없다. 시가 없는 가사에 좋은 곡이 붙을 수 없다. 가사에 시가 없다는 말은 곧 시적발견이 없다는 말이고 시적발견이 없는 가사에 주제의 독창성이 있을 리 만무하다. 독창성이 없는 가사는 어디선가 듣던 가사로 인정되므로 자체의 생명을 잃게 된다. 독창적인 시적주제는 우리들이 다같이 체험하고 있는 생활의 이모저모에서 숨쉬고 있다. 문제는 생활체험의 진실로 시적주제를 포착하고 그것을 예술적으로 형상화하는 것이다. 시적주제를 포착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활을 관찰하는 시인의 심장이 뜨겁고 그 시적안목이 예리하여야 하는 것이다. 하나의 시세계를 독창적으로 개척한다는 것은 알려지지 않는 시적대상을 노래하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다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그 속에서 아직은 누구도 감득하지 못한 시적주제를 포착하여 그것을 생활체험의 진실로 형상화하는데 있다.
봄이면 민들레꽃 노랗게 피는 고향의 들길이 나는 좋아라 하늘에는 종달새가 노래 부르고 사원들의 웃음소리 넘쳐나는 길
날마다 해마다 걷고 걸어도 언제나 걷고 싶은 내 고향 길이여 봄이 오면 뜨락또르 밭갈이하고 가을이면 황금산을 싣고 오는 길
산 넘고 물을 건너 북경에 닿은 변강의 고향길이 나는 좋아라 해해년년 풍년소식 전해주면서 따사로운 당의 사랑 싣고 오는 길
김태갑 작사, 안계린 작곡의 가요 “고향길”은 누구에게나 생소하지 않고 누구나 다 걸어본 고향길에서 남들이 보아내지 못한 시적주제를 포착하였다. 민들레꽃 노랗게 피고 사원들의 웃음소리 넘쳐나는 고향길, 심산벽곡에 뻗은 수수한 길이라 하여도 그 길은 북경과 이어져있고 그 길에는 행복을 수놓아주는 당의 사랑이 슴배여있다는 진리를 소박한 언어로 말하고 있다.
김태갑시인의 가사작품의 또 다른 특징은 우리말에서의 고유어를 잘 다듬어낸 데서 나타난다. 그는 고유어를 쓸 수 있는 경우에는 절대로 한자어를 쓰지 않았다. 우리말은 역사적으로 고유어와 한자어가 혼용되어왔는데 우리말 고유어는 한자어에 비하여 유창하며 고저장단이 뚜렷하고 억양도 좋으며 듣기에도 아름답고 귀에 듣기에도 편하고 입에도 잘 오르기 때문이다. 이리하여 그의 노랫말은 유창하고 부드러울 뿐만 아니라 색채가 짙고 시형상의 개성적이고 아름다웠다. 김태갑의 가사작품의 다른 하나의 특징은 운률적 작업에서 남다른 노력을 기울인데서 나타난다. 가사는 노래하는 시며 시의 가장 뚜렷한 특징과 가장 본질적인 속성은 운율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시인은 가사작품에서 우리 민족시가의 운률조성의 원리를 창조적으로 받아들이고 활용하는데 큰 노력을 경주하며 운율조성의 여러 가지 보조수법을 예술적으로 배합하여 자기만의 독특한 운률형상을 창조하였다. 우리민족은 자기의 미학요구에 적응되는 민요, 향가, 시조, 가사, 창가 등 여러 가지 민족시가형식을 창조하였는데 그의 가사에는 이와 같은 민족시가형식의 전통운율이 훌륭하게 계승되고 발전되었다. 그의 가사작품에서 우리는 우선 민요에서 표현되는 비교적 짧은 시행, 절제된 시련을 구사한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고전시가의 대구법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운율의 유창한 흐름을 보장하였다. 그의 가사를 살펴보면 그 어느 구절을 빼버리거나 어떤 구절을 더 보태 넣으면 대응이 형성되지 않아 운률이 흩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의 작품에서 대응하는 내외구 다시 말하여 바깥구와 안구들이 각각 운율조성의 최저단위를 이루어 사람의 호흡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것이 우리 민족시가의 운률적 관습이다. 이 작품의 1절과 2절의 “하늘에는 종달새가 노래 부르고/ 사원들의 웃음소리 넘쳐나는 길”과 “봄이 오면 뜨락또르 밭갈이하고/ 가을이면 황금산을 싣고 오는 길” 처럼 그는 의식적으로 작품에서 내외구를 대응시켜 운률감을 조성하고 입에 잘 오르게 하였다. 그리고 압운과 반복법, 전도법, 의성의태법, 수사학적질문 등 보조적수법을 충분히 응용하여 시대에 맞는 고상하고 발랄한 새로운 운율을 개척하고 자기의 창작적 개성을 뚜렷이 살려나갔다. 이 작품에서 매절의 마지막 어휘를 “길”로 매듭지으면서 작품 속에서의 각운의 효능을 최대한 발휘하였는데 이는 우리 가요작품에서 거의 유일무이한 표현으로 가사창작실천에서 이뤄낸 하나의 절창이라고까지 높이 평가할 수 있다.(석화 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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