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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 홍군식
2015년 03월 14일 23시 00분  조회:4379  추천:0  작성자: 죽림

             중국조선족 시인홍군식

                1966 2 26 흑룡강성 녕안시 동경성진 출생.

                1990년 북경노신문학원 작가연구생반 과정.

                2004년 북경대학MBA반 수료.

                1982년부터 中韓文으로 문학작품 발표

                시집『세기말의 음모』,361도 고독』출간.

                르포『시대를 클릭하는 CEO들』출간.

                경영관리학논문집『회사가 부르는 인재』,『현장경영』출간

                흑룡강작가협회 회원

                연변작가협회 회원.

                흑룡강조선족작가창작위원회 회원

                중국현대시연구학회 회원.

                중국향토시인협회 회원.

                중국산문시학회 회원.

                세계華文시인협회 종신회원.

                   전 흑룡강신문사 편집기자

                청도정군문화전파유한회사 총기획.
                   미국 체류 중.

 


고독으로 병든 시계바늘이 부르는 노래  

 

홍군식은 좋을 때보다 미울 때가  많은 사람이다그와 함께 있을 때면 항상 근심스럽다실수나 하지않을 일이나 저지르지 않을 그래서 난처할 때가 많고 민망스러울 때가 많고 미울 때가 많다그렇다고 사람들 많은 데서 뭐라고  수도 없고눈에 들어오니 보지 않을 수도 없고……그러나 그래서좋다소박하고 단순하고 때가 묻지 않아서 좋고  부럽다.

 

홍군식은 자기의 삶을 나름대로 살아가는 사람이다누가 뭐라고 하든누가 좋다고 하든누가 나쁘다고 하든누가 밉다고 하든누가 잘한다고 하든 별로 관심이 없고 자기가 하고 싶고 해야 된다고 하는일들을 나름대로 열심히 하기만 한다 

어쩌면 사회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거나 의식하지 않는  하지만 그런 것도 아니다사회에   일은 번도  적이 없다 

글도 그렇게 쓰고 시도 그렇게 쓴다.

 

나름대로그렇게 떠올라서그렇게 쓰고 싶어서……

 

 그렇게 썼느냐 하면 대꾸도 하지 않는다.

 

무슨 뜻이냐 하면 그저 그런 뜻이지요쓰여진 대로 읽는 그런 뜻이지요그렇게 대답을 한다.

 

그래서 홍군식의 시는 주제요파악이요 그런 것들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그저  자체 그것뿐이다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편하게읽히는 대로 읽으면 된다

 

  군식이  때문에 놀란 적이 있다.

 

바로 얼마 전에 주부작가의 출판파티에 참가하게 되었는데  장소에서  할머니가 책이 있으면 달라고 하기에 마침 홍군식의 2시집 361˚ 고독≫의 샘플(樣書 권을 금방 받아 손에 들고 있던 차라곁에 있던 할머니들에게  나누어 드렸다 

나는 나누어 주면서도 한다 하는 시인들도한다 하는 편집들도 읽어 내려갈  없고알아볼  없다는시집을 할머니들이 읽어 보기나 할지알아나 볼지그저 책을 달라고 하니 주면 되지그렇게만 생각했는데 웬걸   할머니가 며칠이 지난  전화가 왔다.

 

선생님 주신  시집 그때 출판파티에 왔던   시집 맞아요?”

 

그렇다고 하니 “그런데  분은  시를 이렇게 광기(狂氣나게 쓴답니까그러니까 외롭지요너무 발광(發狂)하는  같아요우리 여기 노인협회 사람들이  그럽니다너무하답니다.”그랬다 

시인들이 알아보지 못한 홍군식의 시를 할머니들이 알아보았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문학을 하노랍시고 주접 떠는  같은 놈들은 결국 문학을 떠났었구나그렇게 놀랐다.

 

2시집을 출판하기 전에 먼저 시고를 보내왔다 

나는   수를 보고 이거 조선족출판사들에서는 출판을 못할 발표하려면  3 뒤에 보자그랬다 

그랬더니 그러면 자기는 한족 출판사를 찾겠는데 그럼  발표를   없느냐  3 뒤에야 보자고 하느냐그렇게 자꾸만 물었다. 

 마치 어린애들 같았다 

나는 어떻다고 말을  수가 없어그저 내가 그렇게 생각되더라그랬다 

그러더니 어느 한번 전화로 잡담을 하다가 갑자기 제의해왔다.

 

 361˚고독≫  제목을 바꾸면 안됩니까≪고독이라는  새끼≫로 바꾸겠습니다.” 

 

나는 기가 막혀 말이 나가지 않았다.

 

≪고독이라는  새끼≫시적 의미시대적 관조를 제쳐놓고 소리만 들어도 속이 시원하도록 스트레스를 푸는 시집의 제목이었다그러나 나는  된다고 했다.

 

새끼 뭐냐그랬다.

 

그러니   안됩니까  된다는 거요그렇게 짜증이 나도록 질문을 들이댔다 같은 질문을 번이고 반복했다 

나는 아무런 원인도 없고그저  된다면 안된 거다그렇게 막아버렸다 

나도  이름을 ≪고독이라는  새끼≫그렇게 달고 싶었다 

그러나  된다고 그랬다 

 

홍군식 2시집의 샘플을 보기 전에 한번  놀란 적이 있다 

 번째 시집 ≪세기말의 음모≫ 때문이었다 

 

한국에 나가  년간 일을 하고 돌아온 친구가 집에 놀러 왔다가 책꽂이에 있는 ≪세기말의 음모≫을보고 “이거 추리소설이니?”하고 물었다 

나는 어이가 없었으나 그래추리소설이지, 20세기 말에 가장 뛰어난 추리소설이지.” 그러면서 한번보라고 주었다 

주고 나서도 전에 책도 별로 보지 않고문학에 관심조차 없던 친구가 보기나 할까 낭비지……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뒤에  친구가 전화가 왔다.

 

   사람 말이야어디 오도가도 못하는 사람이니  없는 사람이   같다.” 그랬다 

나는 그만 입을  벌리고 말았다 

할말을 찾지 못했다.

 

그렇구나우리들이 소위 말하는 “시를 모르는 사람들이 외려 시를   보는 구나……  

나는 내가 문학을 몇십년 했답시고 주접을 떨어도 헛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언젠가 맥주를 하면서 홍군식이보고  고독하지 않다외롭지 않다그랬다.

 

하고 물었다.

 

나는  친구가 ≪세기말의 음모≫을 보고 전화를 걸어와서 여차여차 말하더라는 얘기를 했다 

그랬더니나는 좋아하라고 말해주었는데 못나게도 엉엉 울었다 

그리고 한동안 말도 없이 맥주만 들이켰다. 

그때부터 전화만 하면 자기가  시들을 읽어준다 

  밤중새벽 한시가 지나서야 전화를 걸어온다 

 일찍 하든지아니면 전화를 짤막짤막하게 하든지시는 발표된 다음 지면에서 보든지 인터넷에서보든지 그만 읽으라고 하면 기어코 읽어야 한단다 

때론 듣다가 깜빡 잠들어 버릴 때도 있지만 나야 자든 말든자기 읽을 시만 홍군식답게 읽는다 

한번은 ≪저 화냥년 같은 외고집의 장미≫라는  때문에 실랑이  오래 했지만 자기는 기어코 “화냥년 쓰지 않으면  된다그랬다 

그래서 ≪저 화냥년 같은 외고집의 홍군식≫이라고 하니  제목도 좋구먼 그랬다.

 

한밤중에 전화를  시간씩 받다 나면 짜증이  때도 많다 

그래서 “ 전화요금  아껴라.”그러면 “ 언제 부자 되는  보았소?” 그러면서 전화를 끊을  모른다 

짜증을 내고 이제 전화  그만 하라그런다매번 전화가  때마다 그런다 

그러나 막상 이틀만 전화가 없어도  생각이 나고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궁금해 나게 하는 사람이 홍군식이다 

그런데 요즘의 홍군식은 “식성 바뀌었는지 전화를 끊기 전에  노래를 불러달라고 한다 

노래 불러주지 않으면 전화 끊지 않습니다.” 이렇게 공갈했다.

 

그럴 때는 장사익의 “찔레꽃 불러준다 

 

하얀  찔레꽃 

순박한  찔레꽃 

별처럼 슬픈 찔레꽃 

달처럼 서러운 찔레꽃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목놓아 울었지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밤새워 울었지 

 

찔레꽃처럼 울었지 

찔레꽃처럼 노래했지 

찔레꽃처럼 춤췄지 

찔레꽃처럼 사랑했지 

찔레꽃처럼 살았지 

찔레꽃처럼 울었지 

당신은 찔레꽃 

찔레꽃처럼 울었지.” 

 

저기 천만년 원초의 하단전(下丹田)에서 우러나오는가슴이 쓸쓸하도록 굵직한 슬픔을 담은 노래를불러준다. 

고독과 적막과 쓸쓸함과 슬픔을 한잔의 맥주에 담아 꿀컥꿀컥 마시는 홍군식에게 불러줘 본다 

그러나  마디도 부르지 못하고 막히고 만다 

됐소…… 그것  노래라고 부르오?” 

그리고는 키득키득 웃는다. 

그러나 나는 군식이가 구경 우는  웃는 지를  수가 없다.     

 

2007 2 16

潭山城 바라 보이는 지린(吉林) 송화강 뒷자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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