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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인 - 월트 휘트먼
2015년 03월 21일 21시 20분  조회:3444  추천:0  작성자: 죽림

월트 휘트먼

1819~1892

 

미국의 시인, 수필가, 저널리스트. 19세기 미국 문학사에서

포우, 디킨슨과 함께 가장 중요한 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롱아일랜드에서 태어났고 어렸을 때 뉴욕의 브루클린으로

이사해 공립학교를 나온 뒤 인쇄소 사환을 거쳐 식자공일을 했다.

한때 교사직을 갖기도 했지만 1838년 이후에는

주로 브루클린 지역의 많은 신문들을 편집하였다.

 

 

1855년에 출판사와 작가의 이름도 밝히지 않고 표지에 자신의 초상만을

실은 <풀잎 Leaves of Grass> 초판을 발행하였다.

 

형식과 내용이 혁신적인 시집이었다. 이 시집에서 시인은 영혼과

육체에 대한 동등한 존중, 열린 정신, 정치적 자유의 향유를 촉구한다.

 

형식은 정형을 타파한 자유 형식이었다. 이 작품으로 휘트먼은

자유시의 새로운 전통을 수립하면서 미국 문학사에서 혁명적인 인물로

 

등장하였다. 그는 유례없이 한 개인으로서의 <나>를 대담하게 찬양할

뿐 아니라, 육체와 성욕까지도 강렬하게 표현했다.

 

이 시집을 읽은 에머슨은 당장 그의 천재성을 알아보고

'재치와 지혜가 넘치는 비범한 작품'이라는 찬사를 보낸 편지를

 

쓴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1855년 시집 《풀잎》을 자기 돈으로 출판하였는데, 이것은 미국의 적나라한 모습을 자유로운 형식으로 노래한 것이었다.

 

논문<민주주의의 미래상>에서도 미국 사회의 물질 만능주의를 비판하였다.

 

1865년 남북 전쟁을 소재로 한<북소리>를 출 판하고, 이듬해 그가 존경하던 링컨 대통령에 대한 추도시<앞뜰에 라일락이 피었을 때>를 발표하였다.

 

 

 

오! 선장, 나의 선장

 

 

오오 선장, 나의 선장이여!

 

무서운 항해는 끝났다.

 

배는 온갖 난관을 뚫고

 

추구했던 목표를 획득하였다.

 

항구는 가깝고,

 

종소리와 사람들의 환성이 들린다.

 

바라보면 우람한 용골돌기,

 

엄숙하고 웅장한 배.

 

그러나 오오 심장이여! 심장이여! 심장이여!

 

오오 뚝뚝 떨어지는 붉은 핏방울이여,

 

싸늘하게 죽어 누워있는

 

우리 선장이 쓰러진 갑판 위.

 

오오 선장, 나의 선장이여!

 

일어나 종소리 들으오, 일어나시라-

 

깃발은 당신 위해 펄럭이고-

 

나팔은 당신 위해 울리고 있다.

 

꽃다발과 리본으로 장식한 화환도

 

당신을 위함이요-

 

당신 위해 해안에 모여든 무리.

 

그들은 당신을 부르며,

 

동요하는 무리의 진지한 얼굴과 얼굴.

 

자, 선장이여! 사랑하는 아버지여!

 

내 팔을 당신의 머리 아래 놓으오.

 

이것은 꿈이리라.

 

갑판 위에 당신이 싸늘하게 죽어 쓰러지시다니.

 

우리 선장은 대답이 없고,

 

그 입술은 창백하여 닫힌 채 움직이지 않는다.

 

우리 아버지는 내 팔을 느끼지 못하고,

 

맥박도 뛰지 않고 의지도 없으시다.

 

배는 안전하게 단단히 닻을 내렸고,

 

항해는 끝났다.

 

무서운 항해에서 승리의 배는

 

쟁취한 전리품을 싣고 돌아온다.

 

 

 

 

열린 길의 노래

 

 

두 발로 마음 가벼이 나는 열린 길로 나선다.

건강하고 자유롭게, 세상을 앞에 두니

어딜 가든 긴 갈색 길이 내 앞에 뻗어 있다.

 

 

더 이상 난 행운을 찾지 않으리. 내 자신이 행운이므로.

더 이상 우는소리를 내지 않고, 미루지 않고, 요구하지 않고,

 

방안의 불평도, 도서관도, 시비조의 비평도 집어치우련다.

기운차고 만족스레 나는 열린 길로 여행한다.

 

 

대지, 그것이면 족하다.

별자리가 더 가까울 필요도 없다.

 

다들 제 자리에 잘 있으리라.

그것들은 원하는 사람들에게 소용되면 그뿐 아니랴.

 

 

(하지만 난 즐거운 내 옛 짐을 마다하지 않는다.

난 그들을 지고 간다, 남자와 여자를, 그들을 어딜 가든 지고 간다.

 

그 짐들을 벗어버릴 수는 없으리.

나는 그들로 채워져 있기에. 하지만 나도 그들을 채운다)

 

 

 

강 건너는 기병대

 

 

초록색 섬 사이를 누비며 가는 긴 대열,

뱀같이 꾸불꾸불하게 가고 있다.

 

해빛에 무기가 번쩍인다-

들으라 음악같은 울림소리,

 

보라, 은빛 강물, 그 물 첨벙거리며 건너다 목을 축이는 말들,

보라, 갈색 얼굴의 병사들, 각각의 무리들과 사람들 그림을,

 

말 안장에 앉아 방심한 듯 쉬고 있고, 한편으로는

건너편 뚝에 올라가고 있는 병사들, 지금 강물에 들어가는 병사들,

 

홍, 청, 순백, 삼색기가 선명하게 바람에 펄럭인다.

 

 

낯 모르는 사람에게

 

저기 가는 낯 모르는 사람이여! 내 이토록 그립게

당신을 바라보고 있음을 당신은 모릅니다.

 

당신은 내가 찾고 있던 그이, 혹은 내가 찾고

있던 그 여인,(꿈결에서처럼 그렇게만 생각 됩니다.)

 

 

나는 그 어디선가 분명히 당신과 함께

희열에 찬 삶을 누렸습니다.

 

우리가 유연하고, 정이 넘치고, 정숙하고, 성숙

해서 서로를 스치고 지날 때

모든 것이 회상됩니다.

 

 

당신은 나와 함께 자랐고, 같은 또래의 소년이었고,

같은 또래의 소녀였답니다.

 

나는 당신과 침식을 같이했고, 당신의 몸은

당신의 것만이 아닌 것이 되고, 내 몸 또한 그러

했습니다.

 

 

당신은 지나가면서 당신의 눈, 얼굴, 고운 살의

기쁨을 내게 주었고,

 

당신은 그 대신 나의 턱수염, 나의 가슴, 나의

두손에서 기쁨을 얻었습니다.

 

 

나는 당신에게 말을 걸어서는 안됩니다.

 

나 홀로 앉아 있거나 혹은 외로이 잠 못 이루

는 밤에 당신 생각을 해야합니다.

 

나는 기다려야 합니다. 당신을 다시 만나게 될

것을 믿어마지 않습니다.

 

당신을 잃지 않도록 유의 하겠습니다.

 

 

짐승

 

나는 모습을 바꾸어 짐승들과 함께 살았으면 하고 생각한다.

그들은 평온하고 스스로 만족할 줄 안다.

 

나는 자리에 서서 오래도록 그들을 바라본다.

그들은 땀흘려 손에 넣으려고 하지 않으며

자신들의 환경을 불평하지 않는다.

 

그들은 밤 늦도록 잠 못 이루지도 않고

죄를 용서해 달라고 빌지도 않는다.

 

그들은 하나님에 대한 의무 따위를 토론하느라

나를 괴롭히지도 않는다.

불만족해 하는 자도 없고, 소유욕에 눈이 먼 자도 없다.

 

다른 자에게, 또는 수천년 전에 살았던 동료에게

무릎 끓는 자도 없으며

세상 어디를 둘러봐도 잘난 체하거나 불행해 하는 자도 없다.

 

 

 

시집 '풀잎' 서문에 쓴 시

 

 

땅과 태양과 동물들을 사랑하라. 부를 경멸하라.

필요한 모든 이에에 자선을 베풀라.

 

어리석거나 제 정신이 아닌 일이면 맞서라.

당신의 수입과 노동을 다른 사람을 위한 일에 돌려라.

 

신에 대해 논쟁하지 말라.

사람들에게는 참고 너그럽게 대하라.

 

당신이 모르는 것, 알 수 없는 것 또는

사람 수가 많든 적든 그들에게 머리를 숙여라.

 

아는 것은 적어도 당신을 감동시키는 사람들.

젊은이들, 가족의 어머니들과 함께 가라.

 

자유롭게 살면서 당신 생애의 모든 해, 모든 계절,

산과 들에 있는 이 나뭇잎들을 음미하라.

 

학교, 교회, 책에서 배운 모든 것을 의심하라.

당신의 영혼을 모욕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멀리하라.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라.

 

 

 

첫 민 들 레

 

 

겨울이 끝난 자리에서

소박하고 신선하게 아름다이 솟아나서,

 

유행, 사업, 정치 이 모든 인공품일랑 일찍이

없었든 양, 아랑곳 없이,

 

수플 소북히 가린 양지 바른 모서리에 피어나

통트는 새벽처럼 순진하게, 금빛으로, 고요히,

 

새봄의 첫 민들레는 이제 믿음직한 그 얼굴을

선보인다.

 

 

 

나 여기 앉아 바라보노라

 

 

나는 앉은 채로 세상의 모든 슬픔을 두루 본다

온갖 고난과 치욕을 바라본다

 

나는 스스로의 행위가 부끄러워

고뇌하는 젊은이들의 가슴에서

복받치는 아련한 흐느낌을 듣는다

 

나는 어미가 짓눌린 삶 속에서

아이들에게 시달려 주저앉고

앙상하게 마른 몸으로 죽어감을 본다

 

나는 아내가 지아비에게 학대받는 모습을 본다

나는 젊은 아낙네를 꾀어내는 배신자를 본다

 

나는 숨기려해도 고개를 내미는 시새움과 보람없는

사랑의 뭉클거림을 느끼며, 그것들의 모습을 땅위에서 본다

 

나는 전쟁, 질병, 압제가 멋대로 벌이는 꼴을 본다

순교자와 죄수를 본다

 

뱃꾼들이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주는 일에 목숨을 걸고

나설 차례를 정하려고 주사위를 굴리는 모습을 본다

 

나는 오만한 인간이 노동자와 빈민과 흑인에게 던지는 경멸과

모욕을 본다

 

이 모든 끝없는 비천과 아픔을 나는 앉은 채로 바라본다

보고, 듣고, 침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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