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현지 탄화목(화산재에 불탄 나무 화석)을 분석한 결과 백두산은 1076년 전인 939년 대폭발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분석 결과는 일본의 역사 기록과도 정확히 일치합니다.”
홍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자원분석실장은 지난달 23일 제주 제주시 삼도동 오션스위츠호텔에서 열린 ‘한중 백두산 마그마 연구 워크숍’에서 탄화목 분석 결과를 처음 공개했다. 방사성탄소 연대측정을 이용해 탄화목에 남아 있는 탄소를 추적한 뒤 나무가 숯으로 바뀐 시기를 확인한 것이다. 탄화목처럼 과학적인 증거물을 통해 백두산 폭발 시기를 알아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백두산은 일본 후지산, 미국 옐로스톤 등과 함께 세계적으로 가장 위험한 화산으로 꼽힌다. 용암이 조금씩 흘러나오는 활화산보다 백두산처럼 땅속에 마그마를 잔뜩 품고 있으면서 화산활동만 멈춘 ‘조용한 화산’이 훨씬 위험하다. 언제든지 큰 폭발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백두산이 마지막으로 폭발한 건 1903년이다. 939년 대폭발을 일으킨 뒤 몇 차례 작은 폭발이 이어졌고, 약 1000년 뒤 다시 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939년 대폭발 당시 백두산 분화 규모는 7이었다. 이는 당시 분출된 화산재 양이 100km³에 이른다는 뜻인데, 이 정도면 한반도 전체를 5cm 두께로 덮을 수 있는 양이다. 1903년 폭발 때도 25km 높이까지 화산재를 뿜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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