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
테드 휴즈[영국]
테드 휴즈[(Ted Hughes(1930-1998)]
나는 상상한다, 이 한밤 순간의 숲을.
다른 무엇인가가 살아있다.
시계의 고독 곁에
그리고 내 손가락들이 움직이는 이 백지 곁에.
창문을 통해 나는 아무 별도 볼 수 없다.
어둠 속에서 비록 더 깊지만
더욱 가까운 무엇인가가
고독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어둠 속에 내리는 눈처럼 차가이, 살포시,
여우의 코가 건드린다 잔가지를, 잎사귀를.
두 눈이 도와준다, 이제 막
그리고 또 이제 막, 막, 막
나뭇사이 눈 속에 산뜻한 자국들을 남기는
하나의 움직임을, 그리고 개간지를 대담히
가로질러 온....................
몸뚱이의 절름거리는 그림자가
그루터기를 지나 움푹 팬 곳에서
꾸물거리고, 눈 하나가
푸른 빛이 퍼지고 짙어지면서,
찬란히, 집중적으로,
제 임무를 다하여
마침내, 여우의 날카롭고 갑작스런 진한 악취를 풍기며
머리의 어두운 구멍으로 들어온다.
창문에는 여전히 별이 없고, 시계는 똑딱거리며,
백지에는 글자가 박힌다.
"The Thought-Fox" by Ted Hughes(1930-1998)
I imagine this midnight moment's forest:
Something else is alive
Beside the clock's loneliness
And this blank page where my fingers move.
Through the window I see no star:
Something more near
Though deeper within darkness
Is entering the loneliness:
Cold, delicately as the dark snow,
A fox's nose touches twig, leaf;
Two eyes serve a movement, that now
And again now, and now, and now
Sets neat prints into the snow
Between trees, and warily a lame
Shadow lags by stump and in hollow
Of a body that is bold to come
Across clearings, an eye,
A widening deepening greenness,
Brilliantly, concentratedly,
Coming about its own business
Till, with a sudden sharp hot stink of fox
It enters the dark hole of the head.
The window is starless still; the clock ticks,
The page is printed.
테드 휴즈;
실비아 플라츠에게 자살의 고통을 주고
또 실비아가 죽은 후 그녀의 시집을 내주었던
영국의 유명시인 .
그의 시강의는 매력적이었고 동물처럼 살아있었다.
여우를 보면 그가 언어에 생명성을 불어넣는
방법의 사례시로 떠오른다.
죽은 생각들을 살려내는 언어의 소생술을 가진 시인.
그러나 그는 아내를 죽게 했다.
테트 휴즈가 자신의 부인이었던 실비아 플라스를
회상하며 쓴 88편의 시를 모은 것이 「생일 편지」(Birthday Letters)인데,
1998년에 출간되었다고 한다.
테드 휴즈는 이 시집을 낼 당시 암에 걸려 있었는데
9개월 후에 타계했다.
실비아 플라스의 묘비에는 다음과 같은, 테드 휴즈가 고른
산스크리스트어에서 번역된 문구가 써있다고 한다.
Sylvia Plath Hughes
1932 - 1963
Even among fierce flames
The Golden lotus can be planted.
(격렬히 타오르는 불길 속이라 해도
황금빛 연꽃은 심겨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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