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패러디(모방, 표절, 도작...)문학을 인정하느냐 마느냐가 "문제"면 "문제"로다...
2015년 09월 07일 23시 57분  조회:4254  추천:0  작성자: 죽림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꽃>을 패러디한 시 모음
 


꽃의 패러디

                          오규원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왜곡될 순간을 기다리는 기다림
그것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렀을 때

그는 곧 나에게로 와서

내가 부른 이름대로 모습을 바꾸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렀을 때

그는 곧 내게로 와서

풀, 꽃, 시멘트, 길, 담배꽁초, 아스피린, 아달린이 아닌

금잔화, 작약, 포인세치아, 개밥풀, 인동, 황국 등등의

보통명사나 수명사가 아닌

의미의 틀을 만들었다.

 

우리들은 모두

명명하고 싶어 했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그리고 그는 그대로 의미의 틀이 완성되면

다시 다른 모습이 될 그 순간

그리고 기다림 그것이 되었다. 

  

<작품 정리>

 

주제 : 존재를 왜곡시키는 인식행위
특징 : ① 김춘수의 ‘꽃’을 패러디하여 유사한 형식과 구절을 반복하고 있다. 
         ② 사물을 인식하는 행위를 통해 존재의 본질에 대한 독특한 의식을 보이고 있다.
 
 
<작품 해설>

 

  이 시는 김춘수의 '꽃'을 패러디한 작품으로, 이름을 붙이는 순간 존재는 왜곡된 모습을 보임을 노래하고 있다. 무의미한 존재였던 대상이 명명과 인식의 과정을 통해 의미 있는 존재로 변화하고, 이어 '나'와 '너'의 상호 인식을 통해 관계가 '우리'로 확산되고 있음을 잘 보여 준다. 김춘수의 ‘꽃’은 명명행위를 통해 대상이 의미 있는 존재가 되고 서로 그러한 관계를 맺기를 바라지만, 이 시에서 화자는 명명 행위가 곧 대상의 본질을 왜곡시키는 것(존재의 본질은 인간의 부여에 의해 달라질 수 있으며, 또한 그렇게 해서 형성되는 것이다)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는 존재의 본질은 파악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이다.

 

 

 

라디오와 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 

                      김춘수의 꽃을 변주하여 / 장정일

 

내가 단추를 눌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라디오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단추를 눌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전파가 되었다.

내가 그의 단추를 눌러 준 것처럼
누가 와서 나의
굳어 버린 핏줄기와 황량한 가슴 속 버튼을 눌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전파가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사랑이 되고 싶다.
끄고 싶을 때 끄고 켜고 싶을 때 켤 수 있는
라디오가 되고 싶다.


<작품 정리>

 

성격 : 패러디, 해체적
어조 : 풍자적, 반어적
특징 : 김춘수의 시 '꽃'을 패러디한 작품으로 표현과 구성에 있어서 원작의 틀을 따르고 있음.
구성 : 1연 - 접근이 허락되지 않은 존재
         2연 - 접근이 허락된 존재
         3연 - 타인에게 접근의 허락을 받고 싶은 화자의 소망
         4연 - 편리한 사랑을 원하는 '우리'의 소망
제재 : 라디오(김춘수의 시 '꽃'), 현대 도시 문명
주제 : 현대인들의 가볍고 경박한 세태에 대한 풍자

 

<작품 해설> 

  이 시는 김춘수의 시 '꽃'을 패러디(parody)하여 재창작함으로써 원작과는 다른, 작가의 독특한 관점을 표현한 작품이다. 작가는 원작인 '꽃'의 의미를 뒤집어 현대 사회의 인스턴트 식(式) 사랑을 나타내고 있고, 김춘수의 '꽃'을 패러디한 다른 작품으로 오규원의 '꽃의 패러디'가 있다. 이 시는 대중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작품인 '꽃'의 의미를 작가 특유의 방법으로 뒤집어 현대 사회의 풍속도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타인과의 지속적이고 친밀한 관계를 원하지 않는 메마른 태도로 나타나며, 또한 자신이 내킬 때는 애정을 나누다가도 마음이 바뀌면 상대가 곧 사라져 주기를 바라는 이기적인 태도로 그려져 있다. 김춘수의 시 '꽃'을 패러디함으로써 작가는, '꽃'에 나타나 있는 것과 같은 진지하고 친밀한 인간 관계가 오늘날에도 감동과 갈망을 불러일으킬 수 있겠느냐는 반문을 던지고 있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123 詩作初心 - 명상과 詩 2016-02-24 0 4842
1122 [아침 詩 한수] - 오징어 2016-02-24 0 3922
1121 [아침 詩 한수] - 기러기 한줄 2016-02-23 0 4252
1120 열심히 쓰면서 질문을 계속 던져라 2016-02-21 0 4140
1119 남에 일 같지 않다... 문단, 문학 풍토 새로 만들기 2016-02-21 0 4103
1118 동주, 흑백영화의 마력... 2016-02-21 0 4003
1117 詩作初心 - 현대시의 靈性 2016-02-20 0 4021
1116 詩作初心 - 시에서의 상처, 죽음의 미학 2016-02-20 0 3686
1115 같은 詩라도 행과 연 구분에 따라 감상 차이 있다... 2016-02-20 0 4229
1114 詩作初心으로 되돌아가다 - 詩의 다의성(뜻 겹침, 애매성) 2016-02-20 0 4507
1113 詩作初心으로 되돌아가다 - 술 한잔 권하는 詩 2016-02-20 0 4659
1112 詩作初心으로 되돌아가다 - 만드는 詩, 씌여지는 詩 2016-02-20 0 4047
1111 詩作初心으로 되돌아가다 - 시의 비상 이미지 동사화 2016-02-20 0 4484
1110 무명 작고 시인 윤동주 유고시 햇빛 보다... 2016-02-19 0 4835
1109 윤동주 시집 초판본의 초판본; 세로쓰기가 가로쓰기로 2016-02-19 0 4537
1108 별이 시인 - "부끄러움의 미학" 2016-02-19 0 5754
1107 윤동주 유고시집이 나오기까지... 2016-02-19 0 5701
1106 윤동주 시인의 언덕과 序詩亭 2016-02-19 0 4573
1105 무명詩人 2016-02-18 0 4372
1104 윤동주 코드 / 김혁 2016-02-17 0 4576
1103 99년... 70년... 우리 시대의 "동주"를 그리다 2016-02-17 0 4353
1102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보자 2016-02-17 0 4223
1101 윤동주와 송몽규의 <판결문> 2016-02-16 0 4312
1100 윤동주, 이 지상에 남긴 마지막 절규... 2016-02-16 0 4268
1099 詩와 함께 윤동주 발자취 더듬어보다... 2016-02-16 0 3933
1098 풍경 한폭, 우주적 고향 그리며 보다... 2016-02-16 0 4252
1097 詩作初心으로 되돌아가다 - 시의 그로테스크 2016-02-15 0 4500
1096 오늘도 밥값을 했씀둥?! 2016-02-14 0 4492
1095 詩作初心으로 되돌아가다 - 色은 상징 2016-02-14 0 4385
1094 詩作初心으로 되돌아가다 - 시의 함축과 암시 2016-02-14 0 3734
1093 詩作初心으로 되돌아가다 - 詩적 이미지 2016-02-14 0 4215
1092 벽에 도전하는것, 그것 바로 훌륭한 詩 2016-02-14 0 3958
1091 전화가 고장난 세상, 좋을씨구~~~ 2016-02-14 0 4008
1090 詩는 읽는 즐거움을... 2016-02-13 0 5133
1089 詩에게 생명력을... 2016-02-13 0 4040
1088 詩가 원쑤?, 詩를 잘 쓰는 비결은 없다? 있다? 2016-02-13 0 4468
1087 詩의 벼랑길위에서 만난 시인들 - 박두진 2016-02-12 0 4213
1086 詩人을 추방하라???... 2016-02-11 0 3720
1085 C급 詩? B급 詩? A급 詩?... 2016-02-11 0 3811
1084 詩의 벼랑길위에서 만나는 시인들 - 신석초 2016-02-10 0 5387
‹처음  이전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