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空手來空手去 - 독서가 만권에 달하여도 律은 읽지 않는다
2015년 10월 13일 21시 20분  조회:4601  추천:0  작성자: 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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和子由憫池懷舊(화자유민지회구)
                           
                                    /蘇軾(소식)

(子由(소식의 아우)의 시<澠池懷舊>에 화답하여 (민지(澠池)=하남성의 땅이름)

 

人生到處知何似 應似飛鴻踏雪泥

인생도처지하사 응사비홍답설니

 

泥上偶然留指爪 鴻飛那復記東西

니상우연류지조 홍비나부기동서

 

老僧已死成新塔 壞壁無由見舊題

로승이사성신탑 괴벽무유견구제

 

往日崎嶇還知否 路長人困蹇驢嘶

왕일기구환지부 로장인곤건려시

 

사람의 인생이 무엇과 같은가

기러기가 땅에 내려섰음 같은 것.

진흙위에 발자국 남겼으로되

기러기 하늘을 날음에 어찌 동서를 가렸으랴.

노승은 이미 죽어 새로 탑하나 생겼는데

무너진 벽에는 옛 글귀를 찾아볼 길 없네.

예전의 기구했던 때를 아직 기억하느냐?

길은 멀고 사람은 지쳤는데 당나귀 절름거리며 그리도 울던 것을

 

우리 인생이란 마치 기러기가 땅에 내려앉다가 가는 것과 같다고 했다.(人生到處知何似 應似飛鴻踏雪泥) 날아가던 기러기가 잠시 내려앉아 눈밭에 발자국을 남기나 그 기러기가 다시 날아가는 기러기는 꼭 정해놓은 방향으로 가는 것은 아니리라.

그때그때 東으로도, 또는 西로도 갈 수 있을 것이다. 기러기가 날아간 뒤 눈 위에 남아있던 발자국마저도 눈이 녹으면 흔적(痕迹)도 없이 사라지게 되는 것과 같은 것이 바로 人生인데.

 

원래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인 것이 인생인데 먹을 것과 입을 것만 있으면 그것만으로 만족(滿足)할 줄 모르고 무언가 흔적을 남기려고 애를 쓰지만 결국 세월(歲月)과 시간 속에 묻혀 버리는 것도 우리 인생인데

 

이 시대 지성인(知性人)이라고 자부하는 이들 특히 위정자(爲政者)들 자기만은 무엇을 남겨야겠다는 지나친 욕심(慾心)으로 진실(眞實)하지 못하고 남을 헐뜯고 없는 것을 만들어 남을 짓밟는 것은 인생을  욕(慾)되게 사는 것이다. 가장 아름다운 인생이 되려면 욕심을 버리고, 진실(眞實)한 마음으로 살아가면서 자신의 양심에 자신을 비쳐 보아도 한점 부끄럽지 않은 人生, 그것이 참다운 삶이 아니겠는가?

 

 

소동파 [蘇東坡, 1036.~1101]

메이산(眉山:지금의 四川省) 출생. 자 자첨(子瞻), 호 동파거사(東坡居士), 애칭(愛稱) 파공(坡公) ·파선(坡仙), 이름 식(軾). 소순(蘇洵)의 아들이며 소철(蘇轍)의 형으로 대소(大蘇)라고도 불리었다. 송나라 제1의 시인이며, 문장에 있어서도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이다. 22세 때 진사에 급제하고, 과거시험의 위원장이었던 구양 수(歐陽修)에게 인정을 받아 그의 후원으로 문단에 등장하였다. 왕안석(王安石)의 ‘신법(新法)’이 실시되자 구법당(舊法黨)’에 속했던 그는 지방관으로 전출되었다.

 

천성이 자유인이었으므로 기질적으로도 신법을 싫어하였으며 “독서가 만 권에 달하여도 율(律)은 읽지 않는다”고 하였다. 이 일이 재앙을 불러 사상 초유의 필화사건을 일으켜 서울로 호송되어 어사대(御史臺)의 감옥에 갇히게 되었으며, 이 때 나이 44세였다. 심한 취조를 받은 뒤에 후베이성[湖北省]의 황주(黃州)로 유배되었으나, 50세가 되던 해 철종(哲宗)이 즉위함과 동시에 구법당이 득세하여 예부상서(禮部尙書) 등의 대관(大官)을 역임하였다.

황태후(皇太后)의 죽음을 계기로 신법당이 다시 세력을 잡자 그는 중국 최남단의 하이난섬[海南島]으로 유배되었다. 그곳에서 7년 동안 귀양살이를 하던 중, 휘종(徽宗)의 즉위와 함께 귀양살이가 풀렸으나 돌아오던 도중 장쑤성[江蘇省]의 상주(常州)에서 사망하였다. 그는 폭넓은 재능을 발휘하여 시문서화(詩文書畵) 등에 훌륭한 작품을 남겼으며 좌담(座談)을 잘하고 유머를 좋아하여 누구에게나 호감을 주었으므로 많은 문인들이 모여들었다. 당시(唐詩)가 서정적인 데 대하여 그의 시는 철학적 요소가 짙었고 새로운 시경(詩境)을 개척하였다. 대표작인 적벽부(赤壁賦)는 불후의 명작으로 널리 애창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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