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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탐방 - 개화예술공원
시비들의 행진
이곳 개화예술공원에는 대한민국 생존 문학가들의 육필시비가 세워진 곳으로 유명하다. 아마도 이런 시비가 세상에 또 있을까 싶을 만큼 새로운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시비들이다. 생존 작가의 육필로 쓴 시를 이 고장에서 생산되는 질 좋은 오석에 새겨서 전시를 한 것이다.
시비가 많은 것만도 다른 예술공원과 다른 점이라 할 만한데, 더구나 그 시비가 각자 자신이 쓴 글씨를 그대로 새긴 육필이라는 사실은 더욱 이채로울 것인데, 이 시비가 모두 오석에 새긴 것들이고, 이 고장에서 산출되는 오석이라는 것이 더욱 특별한 것이다.
여기 시비에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존경 받는 유명 시인들이 총 망라되었으며, 지금도 꾸준히 자신의 작품을 남기기 위한 시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난초
서정주
하늘이
하도나
고요하시니
난초는
궁금해
꽃을 피는 거라]
서정주시인의 글인데, 육필로 쓰여진 시비는 아주 깔끔하면서도 우리가 평소 느끼지 못하던, 체온까지 느껴지는 그런 시비가 되었다.
[조국
김남조
누구나
배우지 않고
사랑할 줄 아는
그의 나라
불붙는 숯불 밑에 엎드려도 좋아라.
역사에서 가장 슬픈
삼일만세
만세
만세
이적지 핏속에 우리는
우리의 대한]
얼마나 보고 싶고 알고 싶은 시인들인가? 그런데 이분들의 글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육필을 만나는 것이다. 스스로 쓰신 글씨. 어쩜 원고지에 직접 쓰셨을만한 그 글씨로 말이다. 이렇게 각자의 글씨로 손수 쓴 시비는 얼마나 가치이고, 얼마나 보배로운가?더더구나 이렇게 귀중한 자료가 될 만한 귀한 시비가 이미 100여 편이 넘는다니 전국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귀중한 자료 전시장이 되는 셈이다.
앞으로 더 많은 시인이 참가하고 더 많은 시비들이 만들어져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시비가 있는 시비비림<詩碑碑林>이 되기를 바라면서 시간에 쫓겨 문학기행을 하면서도 시비들을 다 돌아보지 못하고 돌아서야 하는 심점이 약간은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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