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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전 민족토템시 파헤쳐보기
2016년 03월 12일 04시 48분  조회:4662  추천:0  작성자: 죽림
[ 2016년 03월 09일 08시 20분 ]

 

 

 



인성 본연의 부름
                            민족 영혼의 재주조
─남영전의 민족토템시 연구

곽 지 우 (중국인)

1.
시인 남영전의 시를 읽고 나면 우리는 자기도 모르게 엄숙하고도 眞率한 시인, 민족과 시대 앞에 숭고한 책임감을 지닌 의젓한 시인을 보게 된다. ꡒ시인의 인생은 自我의 이해이거나 개별적인 사소한 일이 아니라ꡓ 그것은 민족 내지 인류의 ꡒ전체적인 생명ꡓ인 것이다. 심오한 민족감정과 끊임없는 시대적인 인생추구, 그것이 시종 그의 詩魂으로 살아 숨쉬고 있다. 詩壇에 그 어떠한 迷妄함이나 輕妄함이 나타나든지 아랑곳하지 않고 대단한 슬기로 침묵하면서 냉정하고 신중하였으며 자신의 사유방향과 창작항로를 확고히 다지여 心靈의 불길은 민족의 희망과 시대의 진보에로 활활 타올랐다. 그는 바로 이 길에서 집요하게 개척하고 탐색하면서 자신의 착실한 생명 체험으로 시를 써서 선후로 『상사집』 『푸른 꿈』 『산혼』 『백학』 『해와 달』 등 여러 부의 시집을 출간했다. 이러한 작품들은 죄다 시대의 맥박속에서 조선민족 문화정신의 내포에 대한 探究와 高揚이였다. 최근 몇 년간에 창작한 남영전의 24首의 민족토템시는 이런 사상적 취지의 새로운 사색이고 새로운 개발이고 시인의 상상영역과 사유공간의 새로운 확장이며 시인의 창작에서의 또 하나 기꺼운 새 수확이다.
민족토템시 창작에서의 근본은 토템숭배와 그로부터 생긴 토템신화이다. 원시인들의 일종 심리상태로서의 토템숭배는 인류학자들의 장기간의 고찰과 연구를 거쳐 발견되고 확인된 것이다. 초기에 어떤 분들은 원시인들의 심리상태는 3대 숭배 즉 實物崇拜, 自然崇拜, 祖上崇拜라고 인정하였다.
그 후 어떤 학자들은 대량적인 원시재료에 대한 연구를 거쳐 3대 숭배 이전에 또 만물이 생명, 혼,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物活論을 제기하였다. 그런데 북아메리카와 오스트랄리아 등지의 토템숭배의 발견 그리고 그 후의 고찰과 연구는 토템숭배가 또 만물유령(有靈) 숭배보다도 더 일찌기 있었는 바 그것은 최저 단계 원시인들의 심리상태였고 민족문화정신의 진정한 始原이었다고 표명하였다.
토템숭배관념은 인류가 천성적으로 지니고 있는 호기심의 부추김을 받아 만물의 起源, 특히는 인류 자신의 기원에 대해 追窮하는 데서 생겨났다. 미국의 인류문화사학자 스원은 ꡒ인류와 하등동물의 생활방식 지간의 하나의 구별점은 바로 생명의 기원과 영원의 가능성에 대한 흥취가 다름에 있다. 이런 실정에 대해 동물이 흥취를 가진다고 우리에게 알려주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 그러나 인류는 늘 자신의 기원에 관해 탐구한다…ꡓ라고 하였다. 원시사회의 원시인들은 ꡐ탐구ꡑ를 거쳐 매개 씨족마다 모두 그 어떤 특정적인 物種에서 기원되었는데 그것은 동물이거나 식물이거나 자연현상이라고 믿었고 씨족이 기원한 그 물종이 바로 씨족의 토템이라고 믿었다. 토템이라는 단어는 북아메리카 인디안어의 음역인 바 ꡐ친속ꡑ과 ꡐ표기ꡑ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이런 관념에 대해 ꡐ生命一體化ꡑ라는 이름을 붙히고 나선 독일학자 엔스트 카시르는 다음과 같이 천명하였다.
ꡒ기본적이고 불가 摩滅적인 일종 생명일체화가 형형색색의 多種多樣한 생명형식을 소통하였다. 원시인들은 자기들이 자연등급에서 결코 唯一無二한 특권적 지위에 있다고는 인정하지 않았다. 모든 생명형식이 모두가 친족관계가 있다는 것은 신화적 사유의 보편적인 예비였던 것 같다. 토템숭배의 신념은 원시문화의 가장 전형적인 특징이다.ꡓ
원시인들은 이런 ꡐ모든 생명형식이 다 친족관계가 있다ꡑ는 ꡐ생명일체화ꡑ의 관념으로 인류기원에 관한 의문에 해답을 얻었고 이로써 자연계와의 조화를 얻었다. 원시인들이 토템을 숭배하게 된 것도 한면으로는 문화심리 요소였고, 또한 생활경험의 제시였다. 영국 인류학자 말린노브스끼는 이렇게 말하였다.
ꡒ우리가 토템제에서 보게 되는 것은 원시사회 사람들의 신비현상에 대한 환상이 아니라 두 가지 심리상태의 복합인 바 일면으로는 환경에서 가장 긴요한 것에 대한 실리주의적인 고려이고, 일면으로는 고운 새, 기어다니는 벌레, 위험한 동물 따위들에 대한 상상이다. 그들의 생명과 관계되는 대상ꡓ과 ꡒ위험이 있을 수 있는ꡓ 그런 것에 대해 우상숭배의 방식을 취하게 됨은 원시민족들의 생활의 理想, 念願, 慾求를 반영하는 바 이는 자기들의 목표보다 높이 추구하는 적극적인 진취의 염원이고 현존하는 생존조건을 초월하려는 욕구였다.
연구가 표명하는 바 토템숭배에서 생겨난 토템신화의 많은 관념들은 모두다 인류 자체의 속성으로 자연을 억지로 비교하여 자연을 재건한 결과였다. 심리학자 알레이가 말한 것처럼 ꡒ모든 사건은 意志적인 것이다. 의지적인 행동은 그 뒤에 사람이거나 인격화한 실체가 있기 때문이다. 원시인들은 바로 이런 방식으로 모든 자연현상을 해석하였다.ꡓ 예컨대 신과 신의 행위의 창조는 바로 인간행위의 屈折이고 그것은 에드와 타일러의 말처럼 ꡒ자기 생활의 모든 뛰여든 이야기를 신의 왕국에 끌어 들였다.ꡓ 그러므로 자연이 아니라 사회가 토템신화의 原形을 구성하였다. 그것은 민족의 동년시절 초기의 사회현실의 일종 素描로서 사람들의 생활의 희망과 추구를 표달한 동시에 현실생활에서도 큰 역할을 일으켰다. 이는 원시민족에게 형상적인 聯想의 풍부한 상상력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ꡒ이성적 사유가 싹트기 시작하고 각종 의식의 胚胎가 이미 형성ꡓ되었음을 표명한다. 이로부터 알 수 있는 바 토템신화는 여러가지 소박한 원시적 관념이 沈澱되고 凝結되어민족문화심리의 심층구성의 원시적인 蓄積層임을 알 수 있다. 거기에 민족문화의 本源이 있고 민족영혼의 根源이 있으며 인간성의 本然이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시대적인 시인으로서의 남영전이 토템숭배에 흥취를 가지게 된 원인이 되는 것이다. 그는 현대적 視野를 희생시키면서 원시적인 부락에 되돌아가 풍경을 감상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현대인이 문명을 창조하고 또 문명에 해소되어 나타나는 인성도덕 정신의 엄중한 상실 속에서 토템숭배가 형성한 민족문화 원형이 민족문화의 역사적 발전에서 일으키는 永久한 의의를 보았고 민족문화심리의 심층구조로서의 원시적 침적층이 현대문화정신 건설에서 일으키는 活性, 滋養 역할을 보았던 것이다. 시인이 토템신화를 시에 引入한 것은 그 영원한 가치원소를 환기하여 초기인간의 아름다움과 착함에 대한 관념을 현실에 融合시켜 토템숭배의 풍만한 생명력이 현실적 의의를 가지게 함으로써 잃어버린 것을 다시 회복시키고 다시 주조하여 민족문화정신의 성장과 발전을 추진시키려는데 그 목적이 있었다.
시인은 자기의 창작적 추구를 말할 때 ꡒ나는 縱的인 역사정신의 連結과 橫的인 세계문화의 참조속에서 민족의 넋을 발굴하고 다시 鑄造하여 방대하고 깊이 있는 民族史詩를 쓰려고 한다ꡓ라고 하였다.
ꡐ다시 주조함ꡑ은 바로 창조이며 민족의 문화정신 가치의 발전이다. 남영전의 귀중한 점이 바로 민족의 전통적 문화가 그를 기르고 그를 양성시켰다면 그는 또 자신의 숭고한 책임감으로 자신의 탁월한 智慧와 才質로, 자신의 격정과 열정으로 민족의 새로운 문화를 창조한다는 점이다. 그것이 바로 민족적 시인이고 시대적 시인으로서의 그의 본색이며 또한 걸출한 시인으로서의 본색이다.
민족토템시를 창작함에 있어서 시인은 시간과 정력을 소모하는 간난신고를 치루었다. 조선민족의 민족토템에 그 물종이 아주 많으나 現傳하는 자료는 문화적 記載나 구두적 傳承이거나를 물론하고 극히 분산적이다. 이러한 자료들을 전면적으로 발굴하고 소유하려면 정력을 죄다 쏟아부어야 하였다. 그래서 1986년부터 시인은 국내와 국외에서 널리 자료를 수집하면서 선후로 3백여만 자의 문화 史料를 찾아 읽고 여러 가지 문자로 출판된 문화사, 민족사를 읽으면서 8년이란 시간을 소모하였는데 그것은 고급학교를 수학한 것만큼이나 거창한 공부였다. 그는 끝내 전부의 민족토템자료를 소유하였고 깊이 연구한 결과에 토대하여 24수의 민족토템시를 창작함으로써 보기 드문 열정, 엄숙, 집요한 심령을 표출하였다. 이런 시들은 이미 한국 도서출판 전예원에서 상재한 중, 한, 영 3종 문자대조본 「남영전시선집」에 수록되었다.
詩歌史에서 신화를 시에 인입한 명시인들은 적지 않다. 롱사르, 괴테, 말라르메, 예이츠 등은 모두 신화를 시에 인입해 명시들을 써낸 거물들이다. 그러나 민족의 토템숭배를 시에 인입하여 그것을 系列化한 실례로는 남영전 씨가 바로 시가사에서의 첫사람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여기에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이라면 남영전은 조선족 시인이지만 이런 시들은 조선어가 아닌 한어로 직접 씌여졌다는 점이다. 그런데 모국어 아닌 언어로 쓴 시들임에도 그의 시어에서 나타나는 깊은 조예와 치밀한 琢磨의 재능, 그리고 옛스러운 언어스찔은 무릎을 탁 치며 찬탄해 마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이런 시작품들의 내포와 의의를 이해하는데 편토록 민족기원에 대해 묘사한 토템시와 일반적인 토템시를 두 부분으로 갈라 감상하련다.


2.
民族始祖 시들은 토템신화에 근거하여 天神과 祖上을 합일체로 조상의 숭고한 품성과 정신을 찬미하였다. 이런 시들로는 「곰」, 「신단수」 그리고 「달」, 「해」, 「백학」 등 5수이다.
묘사대상에 대한 시인의 깊은 연구, 독특한 感悟, 재능있는 예술적 창조로 말미암아 우리는 이 시편들에서 신화중의 참신한 인성 세계를 볼 수 있게 된다. 이런 생소하고 독특한 시들은 우리 당대 시단에다 신기롭고 아름답고 비상한 예술적 景觀을 제공하였다.
「곰」은 민족의 ꡐ시조모ꡑ의 생명정신에 대한 禮讚이다. 구라파, 아세아 대륙에 널리 유전되고 있는, 천신이 흙을 빚어 사람을 만들었다는 民族起源 시와는 달리 한민족의 선민들은 자기가 ꡐ웅녀ꡑ와 ꡐ천신ꡑ이 결합한 후대라고 인정하였다. ꡐ웅녀ꡑ는 바로 민족의 ꡐ시조모ꡑ인데 그는 ꡐ곰ꡑ이 수련을 거쳐 사람으로 변한 여인이다. 이 감동적인 신화가 시인에게서 지혜와 격정으로 충만된 심령으로 파악되었을 때 그의 시적 정서는 날개를 활짝 펼친 새가 푸른 하늘을 날아예듯이 자유로운 상상의 예술적 天空에 나래쳐 독창적인 예술성격을 갖춘 시편을 창조해 내게 되었다.
시는 처음부터 곰이 행동한다. ꡒ산악같은 그림자 끄을고/엉기정/엉기정/엉기정ꡓ 시작의 두 구절은 근근히 과장된 은유 하나와 무게있는 동사 셋으로 곰의 정태적인 행동상이 글속에 생생해 생동하고 간결하다. 그것은 언어구사에서의 정상급 수준과 세련된 창작스찔을 과시한다.
바로 이 우람지고 온건하고 걸음걸이가 듬직한 곰이 사람이 되기를 갈망한다. 그와 마찬가지로 사람으로 되기를 원하는 범이 함께 천신 앞에 빌었을 때 천신이 가르치기를 우선 쓰디쓴 쑥을 먹어 불결을 없애고 그 다음 맵디매운 마늘을 먹어 부정을 없애고 연후에 궁혈에서 백날을 수련하여 영혼을 정화하면 사람으로 변할 수 있다고 하였다. 범은 물러났으나 곰은 천신의 가르침대로 하였다. 여기서 시인은 상상력을 펼쳐 깊이 파고 멀리에 미치여 신화를 되살리면서 그 신화를 시로 제련하여 곰이 수련해 사람으로 되는 위대한 盛事를 묘사하였다.

긴긴 세월 엉기엉기 걸어오다가 / 컴컴하고 적막한 동굴속엔 왜 들었수? / 쓰고 떫은 약쑥 신물나게 맛보고 / 맵고 알알한 마늘 몸서리나게 씹을제 / 별을 눈으로 / 달을 볼로 / 이슬을 피로 받아 / 아릿답고 날씬한 웅녀로 변해 / 이 세상 인간들의 시조모 되었느니라.

이는 의식적인 생명진화활동인 바 한 민족의 어렵고도 영광스런 생명의 해돋이 그리고 그 심리, 성격, 영혼의 발생이다. 시인이 민족문화정신의 원시적 표상으로서의 ꡐ시조모ꡑ의 독특한 생명정신을 묘사할 때 ꡐ쓰고 떫은…… 신물나게ꡑ, ꡐ맵고 알알한…… 몸서리나게ꡑ 이러한 언어를 쓴 것은 이 민족이 인생의 온갖 간난신고 속에서 태어나고, 또 덕성과 심신을 修養하는 수련을 거쳐 순결하고 선량하고 수양있는 민족으로 되었음을 顯示하였고, ꡐ별을 눈으로 달을 볼로 이슬을 피로 받아ꡑ 등 아주 과장된 비유의 원용은 이 민족의 탄생과 대자연의 연결을 썼는데 이런 연결은 하늘의 ꡐ휘황찬란한 빛ꡑ과 땅의 良質을 받아들여 하늘의 뭇별을 한눈에 받아들이고 마음에 우주를 품어안는 흉금이 드넓은 민족임을 현시하며, ꡐ시조모ꡑ가 고생하며 수련하는 생각과 그 유일무이한 행동방식은 슬기롭고 용기있는 민족임을 현시한다. 이 민족은 천성적으로 진보와 변화를 추구하고 난관을 극복함을 목표로 하는 심리와 문화소질을 지녔으며 신념이 견정하고 또 세상에서 앞장에 서려는 실천정신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바로 민족문화의 生成이다. 문화와 문화환경이 ꡐ웅녀ꡑ가 삶의 생리를 가지게 하고 문화심리구조를 지니게 하여 동물에서 갈라져나와 사람으로 되게 하였다. 그러므로 민족은 문화적 존재이고 독특한 문화적 顯示體이다. 또 민족의 문화성 혹은 문화심리구조는 그의 인성의 구체적인 소재이기도 하다.
완정한 의미에서 말하면 민족문화는 ꡐ시조모ꡑ의 생명정신에서 이룩되었을 뿐만 아니라 ꡐ시조모ꡑ가 그의 아들딸에 대한 양육과 양성에서 이룩된 것이다. 왜냐하면, 이 때에 이르러서야 완정한 의미에서의 민족이 비로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시편에서 계속 묘사한데서 제시된 것이다.
후대가 많이 퍼지게 하려고 ꡐ웅녀ꡑ는

망망한 태백산 신방 삼아서 / 신단수 그늘밑에 천신 모셔 합환하여 / 수림속, 들판, 해변가에서 / 오롱이 조롱이 아들딸 길렀네.

사람과 자연이 하나로 조화되고 진정이 充溢하는 시구는 민족문화의 발상지와 북방문화권의 배경을 드러내 보였고, 더구나 인성이란 의미에서의 ꡐ天人合一ꡑ로 眞, 善, 美에 대한 ꡐ웅녀ꡑ의 추구와 소유를 표현하였으며, 또 민족을 위해 생육한 비범한 정신적 기백을 표현하였다. 그런데 이것은 또한 ꡐ시조모ꡑ가 아들딸의 성격, 정신, 의지를 양성한 목표이기도 한 것이다.

끓는 피와 담즙을 젖으로 / 무던한 성미와 도량을 풍채로 / 끈질긴 의지와 강기를 뼈대로 / 날카론 발톱마저 도끼와 활촉 삼아 / 한숨도 구걸도 없이 / 길 아닌 길을 찾아 / 첩첩 천험도 꿰뚫고 나갔더라.

시의 이 대목에서 시인은 ꡐ떠돌며 확산하는 상상ꡑ으로 민족의 정신적 품성을 깊이있게 체득하였고, ꡐ착각성 이미지ꡑ를 교묘하게 원용하여 새로운 이미지형태를 창조함으로써 이 민족문화정신의 기나긴 흐름의 원천에서 온후하고 너그럽고 선량한 인성을 볼 수 있게 하였으며, 희망과 욕념에 끓어넘치지만 自尊, 自强, 自信하는 심리를 볼 수 있게 하였으며, 진보와 정복을 추구할 뿐더러 또한 용감히 진격하는 성격과 정신을 볼 수 있게 하였고, 완강하고 견인하고 百折不屈하는 의지를 볼 수 있게 하였다. ꡐ시조모ꡑ는 아들딸들에게 進取하고 征服하는 영혼을 길러주었다. 이 영혼은 정복하지 못할 험난이 없고 점거하지 못할 풍광이 없다.
ꡒ최고 의미에서의 시는 상상속에 창조한 새로운 세계이다.ꡓ
-디르타이
「곰」은 이런 ꡐ최고 의미에서의 시ꡑ이고 ꡐ신단수ꡑ는 더구나 ꡐ상상속에서 창조한 새로운 세계ꡑ이다.
「곰」과 쌍벽을 이루는 「신단수」는 ꡐ아릿다운 웅녀와 인연을 맺은ꡑ ꡐ천신ꡑ 시조가 민족의 생명과 영혼에 대한 영원한 결체를 묘사하였다.

파아란 하늘 조각조각 받쳐들고 / 무연한 땅 갈래갈래 갈마쥐고 / 시베리아 마파람 휘감아 회오리칩니다 / 회오리칩니다 / 회오리칩니다 ßU 천국의 사닥다리 / 지상의 푸른 기둥 / 대지의 배꼽과 북두성 이어놓고 / 해와 달을 긴 아지에 꿰여 / 영혼의 새에게 커다란 둥지지어 ßU 광막한 우주에서 지성을 깨칩니다 / 지혜를 부릅니다

이는 상상의 榮光이 비춘 豪悍하고 超凡한 시적 境地이다. 시인은 ꡐ정신이 온 세상을 내달리고 마음이 만인절벽을 노닐ꡑ어 그 어떠한 시공간도 날아넘는 상상으로 ꡐ천지를 모아 형상에 넣고 만물을 받아들여 붓끝에 담는ꡑ, 우주를 쥐락펴락하는 기백으로 세밀하고 아름다운 이미지를 투입하고 보기 드물게 기발하고 독특한 비유와 과장을 원용하여 기세찬 창조를 함으로써 空間美의 奇觀을 창조하였다. 그런데 이런 상상은 일심들인 구상에 의해 나래쳤으므로 이렇게도 교묘한 구성으로 짜이게 된 것이다. 신단수가 하늘을 떠받치고 대지를 갈마쥐어 한없이 넓은 공간에서 그리고 자신의 몸으로 ꡐ영혼의 새ꡑ에게 ꡐ커다란 둥지를 지어ꡑ 주었는 바 천지간에 우뚝 솟은 민족적 형상이라고 할 수 있으니 그것은 바로 민족의 생명인 것이다. 그런데 ꡐ둥지를 지어ꡑ준다는 이 하늘 높이 오르는 이미지를 중심으로 日月星辰을 융합하여 우주가 지성과 지혜, 빛나는 기질과 창조력을 이 민족에게 주입하였음을 표출하였다.
이 민족은 ꡐ광막한 우주ꡑ와 연결된다. 신단수는 조상의 화신으로서 자연과의 조화로운 一致를 이루는 연결속에서 天地間에 우뚝 솟은 민족적인 영웅적 형상으로 창조되었고 또한 이런 연결속에서 민족의 ꡐ크나큰 힘ꡑ을 환기하며 왕성한 영혼을 환기한다.

하늘의 구름 죄다 마시고 / 땅속의 물을 죄다 마시고 / 북반구에 덧쌓인 먼지 죄다 마셔, 잎새마다 넓은 지역 / 가지마다 높은 공간 / 무연한 녹음 뭉게뭉게 펼치면서 / 크나큰 힘 환기하고 / 무성한 영혼 환기하여 / 생의 영원을 갈망합니다

그 기세가 기이하고 굉장하며 묘사가 황홀한 절정에 이르렀다. 이렇게 이미지가 하늘을 뒤집는 듯한 기이한 경지, 하늘 높이 치솟는 듯한 盛大한 구성은 풍부한 총기와 상상력으로 보이지 않는 정신적 대상을 창조하는 출중한 능력을 현시한다. 이것이 바로 이른바 ꡐ기묘한 발견ꡑ이며 이것이 바로 이미지이다. 이는 워즈워드의 명언 ꡒ상상은 절대적인 힘의 별명이다ꡓ를 상기시킨다.
교묘한 것은 ꡐ커다란 등지ꡑ가 여기에 이르러서는 생태적 형상으로 바뀌어 ꡐ무연한 녹음 뭉게뭉게 펼치면서ꡑ 하늘의 구름과 땅속의 물을 자양분으로 ꡐ덧쌓인 먼지ꡑ를 마셔 정화하는 것이다. 이 강력한 생명세계는 자신의 심층적인 含蓄에서 ꡐ크나큰 힘 환기하고ꡑ ꡐ무성한 영혼을 환기ꡑ한다. 이 ꡐ무성한 영혼ꡑ은 왕성하고 크나크며 적극적으로 上向하고 청춘으로 영원하며 피로를 모르는 ꡐ활동하는 영혼ꡑ이며, 갈망을 싣고 영원에로 날아가는 영혼이다.
신의 공적과 크나큰 힘의 묘사는 상상과 이상속에서 민족의 형상과 영혼의 형성을 펼쳐보았다. 아래의 시구들은 그 개괄로 된다.

만물의 영험과 정수를 모아 / 세상의 패기와 의지를 모아 / 의젓하고 영준한 신으로 화해 / 아릿다운 웅녀와 인연 맺었습니다.

ꡐ만물의 영험 모아ꡑ, ꡐ정수ꡑ와 ꡐ의지ꡑ 이런 시어는 ꡐ천신ꡑ 시조는 바로 우주의 정화이고 천지의 우수함이며 眞善美의 완정한 결체임을 말해주며, ꡐ죄다ꡑ를 세번이나 반복함은 시인의 붓끝에 용솟음치는 감정의 파도와 강렬한 민족적 자호감과 자신심을 현시한다. 이러한 감정과 심리는 시의 마지막에 더욱더 강렬하게 표현된다.

신비론 신단수 / 천년간들 만년간들 / 칼바람에 찍히우랴 / 불갈기에 먹히루야 / 눈보라에 서서 죽으랴 / 그 언제나 언제나 / 창천을 떠이고 / 대지를 거머쥐고 떳떳이 / 솟았습니다.

민족의 생명과 견인성과 힘이 하나로 융합된 불패의 저력, 무한과 영원에 융합된 휘황한 형상이 정감 깊고 열렬한 예찬속에 심각하고도 생동하게 표출되었다.
곰과 박달나무는 생명형식이고 자연물상인데 전자는 착하고(본디 흉악하지 않은데 換骨奪胎하는 수련을 거쳐 야수성을 버렸음) 후자는 아름답다(질이 단단하고 결이 가늘며 키가 크고 향기로움). 한민족의 조상들은 이들을 골라 자신의 선조로 인정하였으니 그것은 이 민족이 착함과 아름다움에 대해 선천적으로 동경하고 추구하였음을 반영한다.
놀랍고도 이상한 것은 이 선민들이 색채마저 자기들 민족의 발상과 관계된다고 여긴 점이다. 이 색채는 다른 것이 아니고 무색인 흰빛인데 이 흰빛은 해에서 온 것이어서 해도 자기들의 선조로 된다. 이 선조가 자기들에게 흰빛을 주었는데 이 흰빛속에 생명과 생존에 필요한 모든 것이 깃들어 있다. 「해」에서 묘사한 것이 바로 이러한 독특한 관념이다.

조상의 하얀 문 아득한 해에 끼워져 / 조상의 하얀 靈光 / 사그니 검은 도깨비와 검은 사악 나포하고 / 조상의 하얀 온기 / 시나브로 첩첩한 설산과 덧쌓인 원한 녹이고 / 조상의 하얀 자애 / 가벼이 귀한 자손과 적막한 마음 어루만져 / 광야에서 수림에서 / 혼미한 정령을 소생케 하고 / 길상스런 부락이 태여나게 합니다

시인은 소박하고 명쾌한 生成적인 언어로 조상들의 시각에서 흰빛의 의의를 제시하였다. 조상들은 태양의 흰빛이 지닌 뜻은 해석할 수 없었으나 생활실천에서 이미 태양의 흰빛이 있어 광명이 있고 만물의 소생과 생장이 있으며 생명있는 세계가 있음을 느꼈으며 자기들에게는 흰빛이 ꡐ영광ꡑ(靈光)이고 ꡐ온기ꡑ이고 ꡐ자애ꡑ이며 생명의 원천인데 이는 선조의 은혜임을 또한 느끼었다.
선조의 이런 은혜를 시인은 ꡒ피부에 녹이고 피에 녹이고 / 골수에 녹이고 영혼에 녹이여 / 가장 아름다운 결백을 몸에 입음은 / 선조에게 가장 경건한 부복입니다ꡓ라고 찬미하였다.
이로부터 한민족은 흰옷을 입기 시작하였고 세상에 둘도 없는 백의겨레로 되었다. 이 흰옷은 겉치레하는 옷일 뿐만 아니라 그것은 또한 민족의 내재적인 성품이고 영혼의 외형화이다.
흰빛은 민족의 순결과 淡雅와 安謐함을 상징하며 흰빛은 또한 무한한 생기와 무한한 창조와 무한한 풍치를 배태한 공백이며 흰빛은 자손들에게 대한 조상들의 기대이며 허락이다.
백의겨레는 흰빛이면 무작정 숭배한다.

하아얀 학의 깨끗한 얼이 백의 넋입니다
……
백의 넋의 결백한 깃을 옷으로
백의 넋의 능란한 날음을 춤으로

이는 「백학」에서 묘사한 백학숭배이다. 그런데 이 시에서는 민족의 강대한 생명력을 두드러지게 묘사하였다. 이는 흰빛의 암시이고 백학의 암시인데 흰빛은 영원하고 백학은 장수한다.
시에서는 우선 흰빛의 신비하고도 깊은 본질을 묘사하였다. 흰빛은 검은빛에서 왔다. 검은빛이 ꡐ천만년ꡑ, ꡐ절고ꡑ, ꡐ몸부림치고ꡑ, ꡐ터져나오고ꡑ, ꡐ불태워ꡑ 비로소 흰빛으로 엉킨 결정체이다. 이런 묘사는 백의겨레가 장기간의 투쟁을 거쳐 암흑을 벗어났음을 암시한다. 암흑을 벗어난 ꡐ백의 魂ꡑ은 자유를 위해, 아름다운 보금자리를 이룩하기 위해 두려움없이 ꡐ오연히 머리들고 날아예면서ꡑ ꡐ눈보라 몰아치는ꡑ ꡐ소나기 쏟아지는ꡑ 온갖 험난을 겪고 더구나 민족 내외의 피와 불의 싸움과 피흘리는 희생을 겪으면서도 오히려 ꡐ더더욱 많고 많은 백의 넋 기르옵니다.ꡑ ꡐ배의 넋ꡑ은 불멸의 혼이고 왕성한 혼이고 영원한 혼이다. 흰빛은 ꡐ천만년ꡑ 주조된 영원인 까닭이다. 이것이 시의 뜻이다.
신앙으로서의 태양숭배와 백학숭배는 善民들이 흰빛에 대해 형상적 연상을 하고 생명의 오묘한 비밀을 추궁한 표현이다. 그럼 생명은 과연 어떻게 온 것인가? 선민들은 「달」에서 답안을 얻었다. 달은 몽롱하고 신비하며 영원하다. 달은 ꡐ내일의 등불ꡑ이다. 형상적 연상으로 사유한 선민들은 달에서 생명을 보았고 또 풍작과 단란한 모임을 보았다. 시인이 자신의 총명으로 이 천진한 연상을 感悟할 때 ꡐ상상의 용암ꡑ이 터져나와 기이하고 아름다운 시적 경지를 창조하였다.
「달」에서는 우선 ꡐ박쥐의 날개에 은신했다가ꡑ ꡐ미소와 더불어 / 친절함과 더불어ꡑ 새벽 안개 걷히기 시작할 때에 어여쁘게 하늘에 솟아 ꡐ얇은 베일 가리운 어여쁜 얼굴 / 어깨에 기대인듯 머리우에 날려가는ꡑ 뛰어나게 훌륭함과 유연한 아름다움이 우아하고 매력있는 동태적 공간미를 이루었다.
시의 절주는 느린데 우리는 ꡐ감정이 점차 밝아지면서 더욱 새롭고 물상이 명석하고도 서로 진전되는ꡑ 이미지가 상상력을 따라 점차 또렷해지고 생동해지는 정경을 보는 것만 같다고 해야 할 것이다. 시의 첫구에서 ꡐ박쥐의 날개ꡑ라는 이미지로 달이 떠오름을 안받침했는데 참신하고 독특하다. 풍부한 상상력이 없이는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것이다. 시의 세번째, 네번째 구절에서는 ꡐ얇은 베일ꡑ ꡐ어깨에 기대인듯 머리 위에 날려가는ꡑ이라고 ꡐ기대인듯ꡑ, ꡐ날려가는ꡑ 짧은 순간일 뿐이지만 시인은 예민하게 이 순간적인 미감을 포착하여 생동한 화면을 창조하였다. 이는 의식이며 또한 능력이다.
시에서 예술적 저력을 보다 뚜렷이 나타냄은 파생이미지군의 창조이다. 달이 떠오르고 달빛이 대지에 흐르고 고산대해가 흐릿한 월색에 싸여 몽롱하다. 시인이 이런 朦, 朧, 美를 구체적으로 형상에 응결시킬 때 우리가 보게 되는 것은 참신한 파생이미지군이다.

세상만물이 무게를 잃습니다 / 희붐한 산그림잔 햇솜마냥 / 부풀고 퍼어런 바다물결은 은실인 양 날립니다 / 말없는 울룩바위도 온몸으로 / 달콤한 달빛젖을 머금습니다.

이는 달빛에서 파생된 이미지들이다. 달빛 아래 일체가 변형되어 가볍고 아름답고 향기롭고 달콤하다. 이런 변화는 달에 대한 시인의 신기로운 상상에서 온 것이다. ꡐ퍼어런 바다물결은 은실인 양 날립니다ꡑ는 상상의 걸작이다. 시인은 파생이미지의 시적 경지를 창조할 때 여러가지 예술수법들을 썼는데 거기에는 예술적인 聯覺도 원용하여 후각이미지를 찾아냄으로써 향기를 그려냈다. 울룩불룩한 바위는 달빛 아래의 돌의 형태적 특점, ꡐ머금습니다ꡑ는 돌 내지 모든 것이 다 달빛에 푹 젖는 형상을 묘사한 것이다. 이런 이미지의 창조는 시인의 성정에 졸졸 흐르는 시의 원천을 보여 주었고, 또 조형적인 상상으로 이미지 형태를 物化함에 능란한 시인의 출중한 창조력과 표현력을 보여 주었다.
달은 어여쁘고 溫柔하고 밝으며 또한 흐릿하고 신비롭고 알기 어렵다. 그래서 선민들은 시끄러운 일이 생기거나 무엇을 알려고 할 때면 ꡐ점괘와 암시ꡑ, ꡐ예시와 계시ꡑ를 달을 향해 祈求했고 마음속에 달을 향해 부복하는 典當을 쌓았다. 생명의 有無, 만물의 생명, 사람의 禍福도 달에 물었다. 선민들은 달이 이즈러지면 생명과 희망이 생길 수 없고 오직 쟁반같이 둥근 달이 솟아야 생명을 창조할 수 있다고 여겼다. ꡐ월경, 월경ꡑ, 둥근 달 하늘을 경과해야 ꡐ월경ꡑ이 있게 되고 ꡐ월경ꡑ이 있어야 생명을 잉태할 수 있다. 그래서 ꡒ교묘한 달밤 / 아들 낳기를 원하는 아낙네들 / 수집게 우물가에서 사쁜사쁜 걸어가 / 달 비낀 맑은 우물 한 바가지 마셨습니다.ꡓ 그런 다음에는 귀동자가 태어나기를 기다렸다.
ꡒ경건하고 집요한 그 신앙 그 숙원ꡑ에서 새로운 생명, 새로운 공작, 새로운 복지를 얻어 달이 둥근 밤이면 노래와 춤을 즐기었다.

고요한 잔디밭…… / 백의 숙녀 둘레둘레 나리꽃원무 / 강강수월래 강강수월래 / 설레이는 원은 하늘에서 내린 달 / 펄렁이는 사람은 하늘우의 선녀 / 풍요의 원리는 그래서 밀물이고 / 모성의 원리는 그래서 선회하고 / 생명의 원리는 그래서 연속됩니다.

열렬하고 경쾌하고 생동하고 감정이 북받쳐 그야말로 ꡐ붓도 춤을 추고 글자도 날아예는ꡑ 듯하여 시를 읽노라면 ꡐ강강수월래ꡑ 소리가 들리고 흥겨운 품판에 섞여있는 듯하다. 이 밤의 축제에 대한 묘사에서 시인은 이미지겹가하기 수법으로 하늘에 운행하는 ꡐ둥근 달ꡑ과 땅위에 빙빙 도는 ꡐ원무ꡑ를 겹쳐 놓았고, 하늘 위의 ꡐ선녀ꡑ와 땅위의 ꡐ숙녀ꡑ를 겹쳐놓아 사람과 자연, 情感과 物象이 渾然一體를 이루게 함으로써 사람과 자연지간의 상호 감응과 계합을 전달하였다.
무한한 환락과 행복이 어울려진 ꡐ원무ꡑ에 대한 묘사에서 시인은 ꡐ풍요의 원리ꡑ, ꡐ모성의 원리ꡑ, ꡐ생명의 원리ꡑ를 抽出하여 表象 뒤의 이념, 有限 뒤의 무한을 제시하였고, 그들 각자의 법칙성의 영원을 제시하였다. ꡐ달춤판의 나리꽃 억만번 피고지고ꡑ 하면서 생명이 피여나고 영원이 열린다. ꡐ우물속의 보름달 억만번 마시ꡑ면서 생명을 길어내고 영원을 길어냈다. 달은 영원한 것이다. 달을 토템으로 달과 함께 춤추는 민족은 영원한 것이다. 이런 영원이 민족에게 무한한 희망과 이상과 격정을 준다.


3.
시대의 시인은 上古時期 제재에서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개성을 구현하여 현실의 생명과 모순을 반영한다. 시인이 황량한 원시사회를 묘사함은 신화를 소개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 활달한 사유와 현대적 가치취향과 현대적 시야로 민족토템관념의 원천에서 현실과의 연결고리를 찾았고, 또 심각한 생활감수와 생명감으로 토템묘사와 현실생활이라는 옛날과 오늘을 다채로운 인생화폭에 조화롭게 응결시킴으로써 인간의 본성이란 높이에서 현실의 인생을 觀照하는 시를 창조하여 ꡐ민족의 넋을 다시 주조ꡑ한다는 큰 뜻을 구현하였다. 이것이 바로 토템시조시 이외의 많은 시편들이 이룩한 ꡐ새우주ꡑ이다. 여기서 우리는 현실을 위해 창작한다는 시인의 의식이 명철하고 강렬함을 보게 된다.
철학의 가장 중요한 점이 인생 이정표로 되어 사람들에게 進路를 찾을 수 있게 한다면 철학적 사고에 푹 젖은 남영전의 시편들은 역시 이런 의미에서 그 풍부한 가치와 효능을 과시한다. 이 시편들은 죄다 시대풍운의 氣脈이 철철 흐르고 모두 다 聲과 情이 분명한 묘사속에 미와 선과 희망을 민족과 시대에 봉헌하였으며 시편마다 ꡐ인간성을 깨우치는 경종ꡑ으로 되게 하였다. 이 시편들의 풍부한 내포를 우리는 대체로 다음의 네 가지 측면에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① 도덕가치에 대한 시인의 고찰과 연구로 토템묘사에서 착함을 구가하여 순결하고 선량한 인간성의 본연을 환기시킨다.

현대적 시야에서의 미래의 전망은 사람들에게 보편적으로 현실의 모순을 사고하게 하는 바 그것은 사회도덕이 상품경제관념의 모독을 받아 인간의 도덕정신이 어리둥절해진 것이다. 이런 현상이 사람들의 심령에 조성하는 압박은 날로 더해지고 날로 무거워진다. 이른바 ꡐ지위를 근심하지 않으면 존중받지 못하고 덕성을 걱정하게 되면 숭고하지 못한다ꡑ는 말은 도덕이 인성의 근본이어서 그것을 잃으면 착한 본성을 잃게 되어 가지가지 邪惡을 빚어냄을 설명해준다. 이는 역사와 윤리의 갈등이다. 이런 갈등에 직면한 우리는 역사도 존중해야 하거니와 도덕도 존중해야 한다. 도덕정신은 건설해야 하고 제창해야 한다. 거기에는 모종의 전통적 도덕관념에 대한 제창도 포괄되는데 그것이 우리를 이전 역사에로 되돌아가게 하지는 않는다. 반대로 그 가치있는 전통적 도덕관념은 자체의 영구한 생명력으로 자연스럽게 현대와 미래에로 진입하게 한다. 바로 이런 이해에 근거하여 시인은 토템숭배에서 인생의 본연을 끄집어내서 시작품들이 도덕적 진리에로 나아가는 언어로 되게 하였다. 시드니의 견해에 의하면 선은 모든 학문의 최종적 목적이고 시가는 일체 학문의 아버지이므로 시가는 도덕교양이 미감향속에 깃들게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남영전은 바로 이런 창작이념으로 시가의 가치를 뚜렷하게 현시하였고 인생을 계시해 주게 하였다. 작품 「흙」을 보기로 하자.
세상만물은 흙의 도움으로 이루어졌다. ꡒ흙은 만물을 생육하고 만물을 등에 업은 神靈이다.ꡓ 인류는 탄생된 그 날부터 흙에 棲息하고 흙에서 옷과 음식물을 얻으면서 흙과 밤낮으로 면접하여 흙문화의 배양과 보양을 많이 받았다. 흙은 인류 및 일체 생명의 위대한 養母이다. 그런데 ꡐ흙ꡑ에서 두드러지게 표현한 것은 흙의 정신적 측면 말하자면 흙의 드넓은 흉금, 흙의 성격적 함양이다. 흙은 ꡐ침묵한다.ꡑ
ꡐ생령에게 / 만물에게 / 흙은 언제나 침묵한다 / 말없이 소리없이 오직 / 묵묵히 바라는 건 / 새들의 노래와 사람들의 벅적임 / 짐승들 아우성과 바다의 울부짖음ꡑ 침묵, 절대적인 침묵에서 흙의 성격에서의 한 측면을 볼 수 있다. 흙이 이렇게 침묵할 수 있음은 흙의 ꡐ참고 견디는ꡑ 힘에 있다. ꡐ흙은 언제나 참고 견딘다 / 우뢰가 울고 / 불이 굽고 / 물이 잠그고 / 산이 눌러도ꡑ 워낙 참고 견딜 수 없는 것도 참고 견디면서 절대적으로 인내한다. 흙이 이렇게 참고 견딜 수 있음은 그 영혼에 ꡐ寬容ꡑ이 있는 까닭이다.

흙은 가장 너그럽게 용서한다 / 악한 자도 버리지 않고 / 독균조차 버리지 않고 / 나중에는 끝끝내 / 자신의 품속으로 돌아오게 한다.

아무도 흙의 침묵, 인내, 관용을 묘사한 적이 없으나 흙은 확실히 ꡐ언제나 침묵ꡑ하고 ꡐ언제나 참고 견디ꡑ며 ꡐ가장 너그러이 용서한다.ꡑ 이것이 바로 남들이 못본 것을 보아내고 남들이 못한 말을 하는 독특한 식견이다. 더구나 ꡐ악한 자도 버리지 않고 / 독균조차 버리지 않는ꡑ디고 하였는데 이는 더욱 탁월한 목소리여서 그야말로 시에서의 명언이라고 할 수 있다. 그 震感力은 ꡐ악에서의 미를 발굴ꡑ한 보들레르에 못지 않다. 兩者의 선악관은 본질적으로 다르지만 말이다.
ꡐ악한 자ꡑ와 ꡐ독균ꡑ에 대하여 인류는 향불 피우고 발원하면서 소멸되기를 바라지만 종래로 근절된 적이 없다. 로맹 롤랑은 ꡐ선과 악은 하나의 동전의 앞뒤 두 면과 같다ꡑ고 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ꡐ무서운 균형ꡑ이다. 시인은 보살님의 눈으로만 볼 수 있는 정관과 심오한 철리적 사색으로 ꡐ관용ꡑ이 ꡐ악한 자ꡑ와 ꡐ독균ꡑ을 선에로 돌아오게 함을 제기하였는데 심각한 현실적 의의가 있다. 이미지는 시인의 주관적인 정감과 의지가 외재적인 물상과의 결합이다. ꡐ흙ꡑ이 ꡐ관용ꡑ으로 ꡐ악한 자ꡑ와 ꡐ독균ꡑ을 ꡐ자신의 품에 돌아오ꡑ게 한다고 한 것은 심미객체의 내포에 대한 시인의 새로운 발견이며, 또한 시대가 진보하는 요구와 부합되는 시인의 주관적인 정감과 의지의 투사이다.
시인의 붓에서 흙의 함의가 진정으로 해석되었다. 흙은 넓고 큼과 선의 상징이다. 그것은 흙을 토템으로 하는 민족의 숭고한 도덕 정신을 상징하며 또한 선의 위대한 힘을 현시하기도 한다. ꡐ접수ꡑ라는 각도에서 말하면 우리는 ꡐ흙ꡑ을 읽고 확실히 최상의 도리를 깨닫는 것만 같다. 여러가지 모순들이 들이닥치는 현대인에게는 흙과 같은 그런 흉금과 성격이 아주 필요되여 침묵해야 할 데는 침묵해야 하니 ꡐ침묵 속에 황금이 있다ꡑ. 또 참고 견디어야 할 데는 참고 견디어야 하니 ꡐ한걸음만 참으면 하늘이 높고 땅이 두껍다.ꡑ
여기서의 침묵과 인내는 결코 개성발전을 제한하고 개인가치를 경시하는 것이 아니라 조화로운 인간관계를 자각적으로 창조함이다. ꡐ관용ꡑ의 품격을 말할 것 같으면 더구나 꼭 구비해야 할 점이다. 열려진 시대에 현대철학의 다원적인 사유취향은 사람들이 서로 疏通하고 서로 이해하기를 바라며 사람들의 관용하는 소질을 바란다. 관용은 ꡒ남에게 겸양할지언정 남들이 나에게 겸양하게 말아야 하고 남을 너그러이 용서할지언정 남들이 나를 너그러이 용서하도록 하지 말아야 한다.ꡓ 이것은 미덕이고 힘이어서 그것은 인생을 위해 사업을 위해 정채로운 악장을 마련토록 할 것이다.
善은 美이다. 인성 가운데서 미의 최고 구현은 착한 일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시인은 또 다각적인 시각으로 性情의 면모가 각이한 선행자의 형상을 묘사하였다. 우선 말해야 할 것은 ꡐ범ꡑ이다.
어떤 시작품에서 범을 인성의 악한 상징으로 삼는데 반하여 ꡐ범ꡑ에서의 범은 대단히 선하고 대단히 용감하며 정을 중히 여기고 의가 두터운 형상이다. 흉악하거나 잔인한 것이 아니라 안녕을 지켜주는 ꡐ수호신ꡑ이다. ꡐ환한 대낮ꡑ이나 ꡐ캄캄한 오밤ꡑ이거나를 물론하고 ꡐ속세의 음양 뚫어지게 통찰하ꡑ는 ꡐ시퍼런 두 눈ꡑ은 ꡐ불의와 사악을 원수로ꡑ 그 어떠한 ꡐ교활함ꡑ이나 ꡐ가장ꡑ도 속일 수 없고 숨길 수 없어 ꡐ너절하고 어리석음이 꼴사나와 / 뒤쫓노라 덮치노라 물어뜯노라 / 잔뼈 하나 남기잖고……ꡑ범이 이렇게 악함을 깡그리 쓸어 버리는 선과 용감함이 범의 성품과 인간의 성품이 동질성을 가지게 한다.
원시민족은 범이 인성과 통하여 좋은 사람 해치지 않아 만일 누가 범에게 잡아먹혔다면 그것은 사람으로 가장한 도깨비 따위들이지 결코 좋은 사람은 아니라고 인정했다. 범은 사람에게 구원된 적이 있어 은혜를 갚는다. ꡐ선행하고 은혜 갚아ꡑ ꡐ숲속에 들고 동굴에 들기도 한다.ꡑ 시집갈 나이의 처녀를 업어다 자기를 구해준 총각에게 주어 ꡐ경사로 인연 맺어주고ꡑ 호사가 끝나 염원을 성취하고는 ꡐ묵묵히 산중으로 돌아간다.ꡑ
악을 제거하고 선을 행하고 은혜를 보답함이 범의 생명관념을 이룬다. 범의 관념에서 ꡐ선을 행하고 은혜에 보답함ꡑ이 곧 생명의 영혼이고 생존의 起点이다. 그것은 인간세상의 화평과 복지를 영위하기 위해 존재한다. 이런 묘사는 상징의 뜻에 그치지 않고 이미 선의 本源에 다가섰다. 신문보도에 의하면 최근의 연구는 ꡒ靈長動物의 성품은 본디 선하며ꡓ, ꡒ동정심 지어는 기본권리, 공평, 공동의리 등 개념도 영장동물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데 가능하게는 대뇌의 특정적인 구조가 그 기능을 일으켜 조성되는 것이다ꡓ라고 하였다. 여기서 알 수 있는 바 토템숭배는 전적으로 환상에서 생긴 것은 결코 아니며 거기에는 일정한 생활적 실재성이 있는 것이다. 토템숭배에서 인성의 본연을 찾는 것은 또한 그 원천에로 박진한 것이다.
원시민족이 선을 추구하는 관념은 강렬할 뿐더러 풍부하였다. 이는 「까마귀」에서 화를 당하고 오해를 받으면서도 선행에 집착하는 묘사에서 보아낼 수 있다.
까마귀는 사람들의 心目 가운데서는 상서롭지 못한 예조이고 추한 상징으로 되고 있다. 그러나 시인은 이것이 까마귀의 잘못이 아니라 사람들의 무지와 오해라고 알려준다. 까마귀는 가장 정을 중히 여기는 착한 새이고 또한 어여쁜 옷차림으로 ꡐ세인들의 경모와 찬탄ꡑ을 받는 아름다운 새이다. 사악함과 추함이 질투하여 그의 미모를 불살라버려 그는 화재속에서 ꡐ날씬한 몸매 밤에다 맡겼습니다 / 어여쁜 옷차림 밤에다 맡겼습니다 / 구성진 목소리 밤에다 맡겼습니다.ꡑ 그리하여 자기 자신마저 검은 색으로 변하였다. ꡐ하건만 / 눈물 없이 낙심 없이 실망도 없ꡑ다. 자신의 불행이 사람들에게서 再演되지 않게 하려고 그는 ꡐ가슴 아픈 사연과 문득 깨달음은 다만 / 반짝이는 눈동자 되었습니다 / 경계하는 목소리 되었습니다.ꡑ 이 눈으로 정보를 포착하고 이 목소리로 정보를 알려 ꡐ이상스런 징조를 우짖습니다ꡑ, ꡐ재앙을 물리치라 우짖습니다ꡑ, ꡐ숨은 사정 사라지면 곧 / 시름없이 나무위에 되돌아갑니다ꡑ, 수난자가 남의 수난을 걱정하고 또 자기 운명의 기구함도 아랑곳하지 않고 인간세상의 재난을 피하려고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이것이 바로 까마귀의 도덕이다. 그러므로 ꡐ인류 위해 순시하는 신령ꡑ, ꡐ밤에 경보 알리는 신령ꡑ이라고 선민들은 稱頌하였다. 그런데 후세 사람들은 까마귀에게 감격할 대신 그의 ꡐ경보ꡑ를 ꡐ부고ꡑ라 여겨 쩍하면 욕하고 죽였다. 사람들이 선악을 전도함은 사람들의 무지와 편견 때문이고 ꡐ문명ꡑ에 이른후 사람들의 인성이 갈수록 취약해져서 ꡐ경보ꡑ를 듣지 못하고 ꡐ귀띔ꡑ을 싫어하게 된 때문이다. 그러나 까마귀는 그것을 탓하지 않고 또 그것을 변론하려고도 하지 않고 오직 일편단심 선행하고 ꡐ경보ꡑ를 알려 사람들이 영혼의 순결과 투명을 체험하도록 한다.
시인은 시문학사에서 처음으로 까마귀의 명예를 바로잡아주어 까마귀가 본래의 면모를 되찾도록 했는데 여러가지 의의가 있다. 까마귀의 명예를 바로잡음은 사람들의 無知와 偏見에 대한 시정이고 또 인성에 대한 시정이다. 사람은 무지와 편견을 극복하고 취약을 견강으로 바꾸어 모든 유익한 귀띔과 충고를 선뜻이 받아들여야 한다. 오직 이래야 착한 세상을 창조하고 ꡐ샘물과 과일ꡑ은 바라볼 수만 있는 것이 아닐 수 있다.
ꡐ까치ꡑ는 선행자의 다른 목소리이다. 까마귀는 재해를 막으려고 사람들에게 ꡐ경보ꡑ를 알리고 ꡐ귀띔ꡑ해준다면 까치는 사람들을 위해 ꡐ애오라지 기쁨되라 축원ꡑ뿐이고 ꡐ애오라지 기쁨되라ꡑ 축원의 노래 뿐이다.
그런데 ꡐ애오라지 기쁨되라ꡑ 노래하는 까치도 화재의 피해로 인한 수난자이다. ꡐ黑白이 분명한ꡑ 옷은 불길에 타버린 까닭이고 ꡐ쉬여버린 목청ꡑ도 불길속에서 외친 까닭이다.

그날에 타버린 몸은 / 독한 불에 까맣게 타버린 몸은 / 영원토록 / 흑백이 분명한 색갈이 되고 / 그날에 쉬여버린 목청은 / 이제 더는 치유되지 못한다 / 회복되지 못한다

이는 가슴 아픈 일이다. 귀중한 것은 그가 자신의 재난을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인간세상을 위해 기원함이다. ꡐ인간세상 향하여 / 애오라지 절절한 충고뿐이고 / 애오라지 기쁨되라 숙원 뿐이다.ꡑ 또 상한 목청으로 ꡐ경건히ꡑ ꡐ가지위에서 우짖ꡑ고 부른다.
선악이 공생하는 현실세계에서 도덕정신이 상실된 오늘 사람들에게는 ꡐ경보ꡑ를 알려 ꡐ귀띔ꡑ해주어야 하고 또 ꡐ기쁨되라ꡑ 축원해주어야 한다. 시인은 이 두 수의 시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남들이 쓴 적이 없는 주제를 표달하였다. 자신을 희생해 남을 위함은 날로 보기 어려운 시절에 인간세상에는 ꡐ까마귀ꡑ와 ꡐ까치ꡑ가 필요하며 또한 ꡐ까마귀ꡑ와 ꡐ까치ꡑ와 같은 독특한 시편도 있어야 한다.
생명개체가 그 전부의 생명열정으로 착한 세상을 건설할 수 있음은 이미 순결과 고상의 極致에 이른 것이고 죽은 후의 충혼이 다시 생명으로 화하여 계속 전생의 착한 일을 한다면 그 공덕은 지고무상한 숭고여서 언어로는 형언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인간세상의 착한 일에서 이보다 더한 일이 있겠는가? 시인은 「뻐꾹새」에서 우리가 이러한 착함과 아름다움의 격동을 체험하게 한다.

피맺힌 부름소리 / 명명에서 오누나 / 명명에서 와 명명한 체내에 삼키우고 / 오열에서 와 오열하는 입가에 엉키고 / 요원에서 와 다시 요원한 풍경.

이러한 시구들은 감동적인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다. 전하는데 의하면 머나먼 옛날에 치수(治水)와 농사에 능한 젊은이가 있었는데 거대한 기여를 한데서 악한 자의 모해를 받아 죽었다. 그가 죽은 후 忠魂이 두견새되어 늦봄, 이른 여름이면 머나먼 곳에서 날아와 사람들에게 ꡐ뻐꾹ꡑ, ꡐ뻐꾹ꡑ 끊임없이 우짖는다고 한다. 그 소리 처연하고 정성어려 너무도 슬플 때는 피가 흐른다고 한다. 두견새의 울음 소리는 봄갈이 어서 하라 독촉하고 풍년을 기원하는 듯 하지만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피맺힌 부름소리 / 차마 다시 볼 수 있으랴, 들을 수 있으랴 / 눈과 야초의 물고뜯음을 / 백골의 고독한 그림자를 / 황야의 적막한 탄식소릴

이는 분명 사람들에게 자기들끼리 싸우지 말고 다시금 비극을 빚어내지 말라는 깨우침이다. 시에서 ꡐ눈과 野草ꡑ라는 두 이미지의 조합은 대단히 교묘하여 그것은 추운 황야에서 서로 의지해도 환경과 운명의 억누름에 대항할 수 없거늘 어찌 서로 물고 뜯을 수 있겠느냐고 일깨움이 분명하다. ꡐ집안 사람끼리 다투는ꡑ 비극이 너무도 많은데 어찌 그것이 다시 발생하도록 하랴!
그런데 비극과 악행을 제거하는데는 양심의 각성이 필요되고 인간세상에 선을 베풀음이 필요된다.

피맺힌 부름소리 / 피가 듣어 빠알갛고 / 피가 듣어 설설 끓는다 / 갈라터진 가슴을 축여주고 / 말라죽은 생명을 축여준다 / 따사로운 봄철을 되돌려주고 / 다채로운 희색을 무르익힌다 / 인간세상 희구가 / 순금의 온기로 되게.

너무나도 경건하고 감동적이다. 수난자가 자신의 피로 말라죽은 인심의 대지를 관개하고 봄과 색채가 없는 인간세계를 관개하여 인간세상의 희망이 귀중한 온기로 되게 한다. 빅토르 위고는 선량한 역사에 대한 稀貴한 진주라고 비유한 적이 있는데 선량한 사람은 위대한 사람보다도 월등한 것 같다. 두견이 바로 이런 ꡐ진주ꡑ를 지닌 ꡐ인간ꡑ이 아니고 무엇인가.
선악이란 ꡐ동전ꡑ의 앞면만 인간세상을 영원히 직면하게 하도록 인류는 오래도록 부르고 또 외쳐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장닭」의 주제이다. 장닭은 ꡐ홰를 칩니다 / 귀신이 물러가는 때 / 밤의 장막 제치는 때ꡑ 그리하여 ꡐ광막한 우주가 소생합니다 / 왕성한 생명이 태여납니다.ꡑ 장닭은 사악과 암흑을 몰아내고 광명과 신생을 맞아들이는 착함의 위대한 사신이여서 자각적으로 두고두고 홰를 치고 또 어디에나 있는 것이다. ꡐ날마다 달마다 / 세세대대로ꡑ 홰를 치고 사람이 사는 곳 어디라없이 해를 친다. 일정한 의미에서 광명과 착함은 ꡐ부름ꡑ에 오는 것이나 오래오래 경종을 울리듯이 불러야만 선량한 인생을 건설할 수 있으며 선량한 인생은 또 모든 것보다 높다. 왜냐하면 ꡐ하나의 민족에게는 하나의 법률-선량이 있을 뿐ꡑ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장닭이 바로 이 법률의 꺼지지 않는 홰불이다.

② 시인은 윤리환경에 대한 근심스런 관심으로 토템묘사에서 생명의 경난과 고통을 묘사하여 정의와 동정과 우애와 호조의 정신을 환기시킨다.

좋은 고장에서 秀才가 나온다고 하지만 양호한 倫理的 환경도 있어야 한다. 생활에서 사람들은 자유롭고 조화로운 생활을 갈망하며 모순이 없고 정신적 압력이 없는 환경에서 자신의 개성적인 재능을 충분히 발전시켜 자신의 인생가치를 실현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생활은 흔히 상반되는 경우를 조성해 인생패리를 준다. 그러므로 인간관계는 보편적인 의의에서 가장 진귀한 호조와 동정이 결여하다. 이는 ꡐ인류초기ꡑ의 그런 감정의 함량과 淳厚한 진정과는 비길 수도 없다. 郭沫若은 이렇게 찬탄한 적이 있다.

ꡒ온유돈후한 옛사람들이여! 당신들의 성정이야말로 훌륭한 시였다. 당신들의 생명은 충실하여 모든 자연현상을 생명화하였다. 당신들의 호조정신은 인간세상을 초월하여 해와 달에까지 퍼뜨렸다ꡓ
─일식

오늘날 사람들에게 결여한 것이 바로 민족 유년시기의 이런 博愛와 情과 ꡐ호조정신ꡑ이다. 그런데 많은 것은 되려 존중이 없고 존엄이 없는 ꡒ세상풍기의 악함이고 인정의 박함이다.ꡓ 어떤 철학가는 말하기를 ꡒ인류의 본질에서 가장 심원한 構思力은 바로 희망이 중요성을 가진다는 것이다.ꡓ 사람은 마땅히 긍정을 받아야 하고 배려를 받아야 하고 중시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현실의 인간사에서는 잘못 만난 불량한 환경이 주체를 이기적인 세계에로 던져 수많은 非情한 이야기와 신생비극을 만들어 낸다. 우리는 물론 ꡒ인간세상에는 아직도 진정이 있다ꡓ고 말할 수 있으나 민족의 유년시기에 비하면 그 빛은 ꡐ반디불ꡑ과 ꡐ밝은 달빛ꡑ에 비기는데 불과하다. 그러므로 환경에 대해 동일시하는데서의 危機는 필연적이다. 시인은 그 속의 인생진미를 자상히 헤아려 온기있는 인간환경의 영위에 대해 부르짖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먼저 「고래」를 보기로 하자. 「고래」에서는 일종 환경을 묘사하였고 이런 환경의 압박에 놓인 문화인격을 묘사하였다. 고래는 선량하다. 하지만

사람들과 어울려 / 사람들과 가까이 / 사람들을 힘껏 돕건마는 / 질투당하고 / 타매당하여.

유유한 창천, 유유한 만사, 인간세상에는 천지간의 정도가 있기 어려워 ꡐ인간ꡑ에 대한 ꡐ힘껏 도움ꡑ이 오히려 ꡐ인간ꡑ의 질투와 배척을 당하고 仁愛와 선량은 냉혹과 증오를 받게 된다. 세르반테스가 ꡒ도덕적인 길은 좁고도 험하다ꡓ고 한 말을 알 것 같다. 물론 고래가 만난 자는 배은망덕자이고 ꡒ이를 갈도록 미워하거나 골수에 맺히게끔 사랑하게 하는ꡓ 계산에 능한, 긴 소맷자락 너울거리며 춤추는 자이다. 아니, 만난 것이 아니라 피할 수 없었을 수도 있다. 도덕이 가치를 잃은 토양에서는 다만 영혼에 정의가 없이 사위에 도사리고 있는 쓸개빠진 소인배들이고 또 라 톤덴의 ꡐ전대ꡑ를 짊어진 자들이 생장할 것이다. 이렇게 험악한 환경에서 고래는 경솔한 믿음이 자신에게 초래한 고통을 심각히 체험하지 않을 수 없었고 인식의 지둔함이 자신에게 초래한 위해를 심각히 체험하지 않을 수 없었으나 이것은 그더러 내재적인 가치에 속하는 인생경험을 얻도록 하였다. 그는 이런 내재적 가치를 중시하였고 그래서 자기의 인생 方位를 다시 정하여 세상을 버리고 떠나가 ꡐ쓰라린 슬픔을 안은 채 / 바다속에 숨어 산다ꡑ. 바다를 서식처로 삼을지언정, 이별과 더불어 살지언정 절개를 굽히여 세력에 아부하고 더러운 환경에 타협하려 하지 않는다. 이는 성격이고 또한 인격이며 인격의 자위이다.
고래가 바다로 간 것을 극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그것은 부득이한 경우이니 인생을 벗어나 인생을 보는 것이다.

바다속에 숨어 살며 / 억만년의 인정세태 반추하고 / 억만년의 쓰거움을 반추하며 / 우매함을 증오하고 / 혼탁함을 증오하고 / 더 참을 수 없는 때라야 / 후─ / 기나긴 울분을 뿜는다

말할 것은 모두 남겨두고 저 홀로 그것을 맛본다. 세상에 몇이나 이런 고독, 이런 무거운 부담, 이런 억울함을 용감히 감수해 낼 수 있겠는가?! 고래가 우울한 기분에 장탄식함은 헤아릴 수 없는 고초에서다. 일에는 냉막하나 남을 괴롭히는데는 열심하는 절어든 환경에서 尨棄가 바로 부정이고 비판이고 방법이다. 명성 높은 隱居之士와는 달리 고래가 바다에 은거함은 은거로 명성을 날리려는 것이 아니라 ꡐ바다속에 숨어 살며 / 세속과 싸울 념 없다ꡑ. 이렇게 하려고 ꡐ예민한 두 귀를 / 몸 속에 깊이 묻는다.ꡑ 숨어 살면서 다시금 세상에 나오는 뒤길을 끊어버린다. 그는 바다와 정을 나누고 영혼을 함께 하면서 ꡐ떠도는 산ꡑ이 되고 ꡐ움직이는 섬ꡑ이 되어 자신의 품성소행을 견지하고 위풍이 꺾이지 않는다. 물속의 모든 악한 자들이 두려워 도망친다. 고래는 정기(바른 기풍)와 고독으로 자신의 계시적 힘을 이룩한다.
시에는 善의 點檢이 있고 더구나 恨의 憂慮가 있다. 묘사에서 우리는 환경의 압박을 받는 정감과 인격에 대한 시인의 독특한 시각을 볼 수 있고 선량하고 청순한 문화인격에 대한 긍정 그리고 환경에 대한 비판을 볼 수 있다.
개체와 환경의 관계는 상호작용으로만 단순히 해석할 수는 없다. 사실상 환경은 부단히 개체의 자리매김과 운명에 결정적인 작용을 현시한다. 개체가 압박과 배척에 직면했을 때 그는 이미 정신의 고향을 잃어버려 安全感과 歸屬感을 되찾기 어렵다. 「거북」에서 묘한 것이 바로 이런 곤혹의 처량하고 심오한 사색을 제공하였다.
거북은 ꡐ바다를 집으로ꡑ 삼으려 하나 ꡐ탁류의 충격ꡑ을 받고, ꡐ육지를 집으로ꡑ 삼으려 하나 ꡐ모래불 사장속에ꡑ 처한다. 그래서 ꡐ날마다 해마다 / 괴로움도 쓰라림도 답답함도 / 속시원히 터놓을 곳 없어라.ꡑ
돌아갈 집이 없고 생에 출로가 없거늘 그 무슨 귀속이나 落着이 있으랴! 천지간에서 자신에게 속하는 것은 유독 ꡐ한ꡑ, ꡐ고통ꡑ, ꡐ답답함ꡑ이다. 이런 생활의 險景을 벗어나려면 멀리 타향으로 떠나는 길뿐인듯하나 ꡐ돗대ꡑ가 없고 ꡐ돛폭ꡑ이 없어 갈 수도 없다. 하지만 희망은 주관적 상상이여서 그래도 ꡐ행여나 돛대에 별무리 걸고 / 행여나 돛폭에 금노을 펼치ꡑ여 본다. 살아가려면 스스로 수련하여 강자가 되어야 한다. ꡐ별ꡑ의 기를 받고 ꡐ노을ꡑ의 빛을 받아 ꡐ천만년 바래여 / 눈동자 주정알로 버려지고 / 등어린 철갑으로 굳어져ꡑ ꡐ칼끝도 활촉도 튀겨나ꡑ고 ꡐ깨뜨릴 수 없고 / 태울 수 없는 넋ꡑ이 되어 ꡐ해적들이 침노할제ꡑ, ꡐ쳐오는자 / 뒤엎어 쳐박아 파묻어 버렸더라ꡑ.
이는 생존을 위해 자위를 위해 연마해낸 造詣이며 압박자가 피압박자에게 준 거대한 彈力이다. 거북은 자기의 지반을 마련해 생존을 유지할 것 같다.
하지만 환경은 항거를 용허하지 않는다. 거북은 온갖 무예를 닦았으나 ꡐ운명의 막고비엔ꡑ 여전히 ꡐ고달픈 몸 끄을고 / 쓰러지는 성곽 받쳐주고 / 우람진 비석 업어주며ꡑ 영원한 압박을 감내할 수밖에 없게 된다. 거북이 환경에 항쟁하는 묘사에서 시인은 거북으로부터 비석을 받치는 돌거북을 연상하고 또 그로써 시편을 마무리지은 것은 교묘하고도 심각한 필치인 바 그것은 시작품이 인생경험의 심처에로 들어가게 하였다. 거북은 ꡐ천만년ꡑ의 생명력으로 압박자의 사치한 희망을 이루어주고는 자신은 도리여 끊임없는 압박의 무거운 부담과 고초를 감내해야 한다. 처량감, 天地開闢之感이 충만되어 경감할래야 할 수 없이 심오한 ꡐ무거운 사색ꡑ을 자아낸다.
ꡐ거북ꡑ과 비교하면 「백조」에서는 보다 확대된 환경이 생명에 조성하는 생존의 불온감과 위기감을 묘사하였다. ꡐ이사갑니다 / 이사갑니다 / 이사갑니다ꡑ 북으로 가면 ꡐ눈채찍 바람채찍ꡑ이 후려치고 남으로 가면 ꡐ불 혓바닥 비 혓바닥ꡑ을 내뿜어 재난을 하나 피하면 또 하나의 재해가 덮쳐와 ꡐ끊임없이 이사갑니다 쉬임없이 이사갑니다 / 끝끝내 몸 붙일 곳 찾지 못했건만ꡑ. 시에서는 그윽한 분위기를 한껏 살려 정서와 뜻이 충족하며 생동하고 절절하여 불온감이란 이 주제는 아주 쉽게 공명을 일으킨다.
ꡐ개구리ꡑ는 고적하고 걱정스럽고 괴로운 시어로 환경에 ꡐ매몰ꡑ되어 ꡐ탈출ꡑ하려는 근심을 썼다. ꡐ영어에서 뛰쳐나ꡑ왔거늘 또 무슨 근심이 있게 되는가? ꡐ밑바닥ꡑ에 ꡐ묻혀ꡑ ꡐ눈과 입이 봉해ꡑ지는 ꡐ북풍ꡑ, 빙설ꡑ, ꡐ동토ꡑ, ꡐ세상의 가장 잔혹한 무게와 함께 인간의 가장 잔인한 질식과 함께ꡑ, ꡐ다시금 슬금슬금 덮치려 한다ꡑ. 그러니 다시금 묻히지 않을 수 없다.
ꡐ겨울ꡑ은 가도 다시 올 것이고 ꡐ묻힌ꡑ 者는 다시금 ꡐ묻힐 수ꡑ 있다. 시에서는 사계절의 변화가 순환하는 것으로 사회생활에 부단히 나타나는 ꡐ반복ꡑ을 隱喩하여 ꡐ시달림ꡑ을 아주 묘하게 표출하였다. 또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개구리가 ꡐ묻힌ꡑ 것은 무의식 聖靈인 자연계뿐 아니고 인간세상의 ꡐ가장 잔혹한 무게ꡑ, ꡐ가장 잔인한 질식ꡑ 때문이다. 이것은 ꡐ환경ꡑ이 깊은 사색을 자아내는 복잡한 내포를 가지게 한다. ꡐ개구리ꡑ의 묘사는 시인의 情感視野와 環境視野가 풍부하고 넓음을 다시 한번 현시한다.
이상의 작품들에서 시인이 무겁고 우울한 필치로 묘사한, 劣惡한 환경의 학대를 받는 가지가지 시달림과 고통을 참아내는 감정은 문화비판의 분위기에서 외친 부름인 바 심령의 陽地를 부르고 정의와 동정을 부르고 화목과 온기를 부른다. 그런데 「산」에서 시인은 시각을 바꾸어 다른 필치로 다른 音調의 부름을 외친다. 「산」에서는 배척받았으나 자신의 힘으로 환경을 개변하고 화목과 온기를 창조하는 뛰어난 덕행을 갖춘 형상을 묘사하였다.
산은 대자연만 묘하게 가진 凝固物이다. 산으로 배척받은 사람을 비유함은 대단히 깊은 뜻을 가진다. 땅에는 본래 산이 없었으나 ꡐ우매 때문에 혼돈 때문에 / 밀리고 억눌려ꡑ 비로소 ꡐ거대한 근골 / 거대한 육체 / 거대한 혈맥ꡑ이 생겨 산을 이루었다. 시에서는 산의 ꡐ거대함ꡑ을 두드러지게 표출하여 환경의 밀어내고 억누름이 사나움을 연상하게 하고 또한 배척받은 자는 필연코 남보다 뛰어난 점이 있음을 암시하였다.
바로 이 거대한 체구에 지조가 굳세여 굴할 줄 모르는 영혼, 그리고 德義와 더불어 생존하는 영혼이 자리잡고 있어서 아무리 미친듯이 날치며 마구 학대하여도 ꡐ알몸이 되어도 / 상처투성이 되어도 / 불구자가 되어도 / 불굴의 신념으로 / 크나큰 기백으로 / 천지간에 우뚝 섰다ꡑ. 잔혹하고도 험악한 투쟁에서 오직 자기의 신념만이 가장 믿음직한 것이다. 신념이 꺼꾸러지지 않는 한 힘은 無窮無盡하게 된다. 자기의 신념을 믿음은 타고르가 말한 것처럼 ꡐ삶의 싸움터에서 나는 同盟者를 바라지 않고 / 나의 힘을 쓰도록 하리라ꡑ는 것이다. 더구나 귀중한 것은 ꡐ산ꡑ이 자기의 힘에 의해 싸울 때 자기 개인의 우려로 우려하지 않고 천하의 우려로 우려하며 이런 憂患意識을 진정한 사랑과 숭고한 책임감으로 轉化시킨 점이다.

기고 걷고 나는 모든 정령 포용하고 / 읊고 노래하고 춤추는 모든 영혼 양육해 / 냉담한 세상에 / 생기 넘칩니다 / 화목해 집니다.

꺼꾸러지지 않고 무너지지 않는 꿋꿋한 기개, 흉금이 넓고 사심이 없어 至高至公한 大德은 ꡐ산ꡑ이 참으로 강대하고 넉넉함을 나타낸다. 배척받는 사람, 남을 배척하는 사람은 도덕품성과 생명가치의 계선에서 어찌 天壤之差가 아니겠는가! ꡐ산ꡑ은 개체운명의 浮沈에 대한 묘사이며 민족운명의 興衰에 대한 묘사이다. ꡐ산ꡑ을 읽으면 우리는 한 민족이 역사의 폭풍을 헤쳐온 모습을 볼 수 있다. 시인은 자신의 깊은 감수력과 사고력으로 자기들의 민족성에는 유구하고 무한한 미덕이 있고 위대하고 불가전승적인 힘이 있으며 꺼질 줄 모르는 호기와 열정이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바로 이런 신념이 시인으로 하여금 ꡐ산ꡑ에서 위대하고 고상한 인격정신을 재주조하게 하였는데 이런 정신이 가지고 있는 거대한 미감각적인 힘은 새 세계를 창조하는 민족의 격정과 용기를 격발시킬 수 있게 한다.
ꡐ산ꡑ은 내용이 독특할 뿐만 아니라 형식에서도 기성작법에 구애되지 않는 독창성을 가지고 있다. 시의 형식은 시의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므로 남영전은 외재적인 것을 애써 추구하지 않고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죄다 ꡐ내용의 자연스러움으로 성공ꡑ하였다. 물론 그도 이미지조합의 변화에서의 질서성 등을 원용하여 절주감을 조성하려고 애쓴다. 이 시에서 시인은 자기의 시정이 자유분방하게 하려고 아주 啓示的인 표현형식을 창조하였는데 예컨대 본래 가로쓰기를 하던 시행에 갑자기 ꡐ우뚝 섰다ꡑ는 세로쓰기가 나타나 한 글자가 한행으로 되었다. ꡐ우뚝 섰다ꡑ는 그 내재적인 뜻에 맞는 외재적 형태의 생명감을 얻게 되었고 또 독자들이 감정의 震動을 체험하게 한다. 시의 결말에서 시인은 또 기발한 생각으로 ꡐ山ꡑ자가 셋이 피라미트형으로 겹쳐진 글자를 써서 새로운 시각에서 산의 아슬아슬하고 감동적인 숭고함을 감수하게 함으로써 시의 주제를 진일보 深化하였다.

③ 시인은 인생의 의의에 대한 심각한 사고로 토템묘사에서 사심없는 봉헌정신을 찬송하여 인간 활동의 진실한 가치를 환기시킨다

사회학자들은 일찍 인류는 자신의 생존능력을 높이려고 찬란한 문화를 창조하였으나 또 자신이 창조한 문화에 의해 ꡐ이화ꡑ되었다고 하였다. 인류의 물질 문명의 진보, 물질 수단의 증가는 물질생활의 제고와 만족을 얻게 하지만 그와 대응되게 정신상의 진보를 가져오지는 못하고 오히려 ꡐ위기ꡑ를, 특히는 인생의 의의에 대한 ꡐ위기ꡑ를 引起하였다. 어떤 인생이라야 의의가 있느냐 하는 문제는 사실상에서 어떠한 가치의식으로 인생가치의 판단과 선택을 지도하여야 하느냐 하는 문제이다. 의의관념의 ꡐ위기ꡑ는 필연코 가치판단과 가치선택의 오류를 가져오게 되어 인간의 정신적인 결함과 失策을 조성하게 된다. 그러나 인간이 자신을 ꡐ이화ꡑ하는 환경을 창조해낼 수 있다면 또 이런 환경을 성공적으로 개조할 수도 있어 ꡐ이화ꡑ현상을 止揚하고야 말 것이다. 시인은 바로 이러한 관심과 신념으로 그의 창조를 전개하였고 또 작품에서 역사적 진보의 요구를 구현하는 인생의 가치방향과 가치원천을 내놓아 인간의 진실한 가치를 가송하고 인생의 진정한 의의를 외쳤다.
「황소」에서 시인은 꾸준하게 일하고 사심없이 봉헌하는 정신을 묘사하여 고상한 인격을 부각하고 일종의 가치원천을 제공하였다.
황소와 토지는 탯줄로 이어진다. 조상들의 미묘한 환상속에서의 황소는 평생 대지에서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또한 강토를 넓혀주는 ꡐ창조자ꡑ이기도 하였다. 신화에서는 대지가 워낙 물 가운데 떠 있는 자그마한 섬이었으나 황소가 떠받쳐주어 일망무제한 대지가 나타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ꡐ그는 자그마한 섬의 밑받침 / 그는 이 땅이 뻗어가는 시조ꡑ라고 한 것이다. 시인은 이런 신화구성으로 황소에게 비범한 기개와 개척하고 창조하는 힘을 부여하였고 가치관, 도덕관과 예술성의 통일속에서 평범하면서도 위대한 생명개체가 사심없이 봉헌하는 세계를 구축하였고 생명가치에서의 진정한 숭고성을 창조하였다.
황소는 생명력과 창조력의 종합체이므로 영원히 희망과 수확과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그는 ꡐ묵묵히, 묵묵히 걸어가ꡑ고 묵묵히 봉헌한다. 오직 묵묵하여 그에게는 충성이 있고 집착이 있으며 그래서 고요함에로 통하고 멀리에로 통하여 ꡐ그는 쓸쓸한 황야의 희망이고 / 그는 희망이 무르익을 징조입니다.ꡑ, 황소는 결코 멀리에로 가는데서의 간난신고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또 ꡐ사색이 없어서랴.ꡑ 하지만 희망이 깃들인 땅이 멀수록 ꡐ커다란 위속에다 온갖 어둠 삭이며 / 아스라이 머나먼 길을 떠났습니다.ꡑ 또 자신의 노동으로 희망이 현실로 되게 하여 ꡐ움직이는 골짜기를 싣습니다 / 눈부신 빛발을 싣습니다.ꡑ 이렇게 세상에 봉헌한다. 황소는 자신의 노동으로 풍요함을 가을하고 휘황함을 거두어 들인다.
하지만 어려운 생활과 고된 일을 견디어내고 堅忍不拔하고 고생을 마다하지 않고 원망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대지는 풍성한 오곡을 바친다. 황소의 견인성, 끈질김은 이런 귀중한 소질과 영원히 이어지도록 한다. 수확을 위해 황소는 ꡐ밤낮없이 / 언제나 가고 갑니다 / 춘하추동 / 언제나 가고 갑니다ꡑ, ꡐ돌밭과 더불어 / 눈얼음과 더불어 / 가시밭과 더불어 / 진흙탕과 더불어 / 땀과 피와 눈물을 흘리면서ꡑ 가고 간다. 그 어떠한 험난도 앞길을 막지 못하고 그 어떠한 艱難辛苦도 의지를 꺾지 못한다. 영원히 앞으로만 나아간다. 산전수전 다 겪고 고초를 맛볼대로 맛보면서 종래로 고생도 근심도 입밖에 내지 않고 ꡒ가시길, 벼랑길도 아랑곳없이 / 운명의 파란곡절 탓함이 없이ꡓ 묵묵히 후회없이 봉헌뿐이다.
황소로 말하면 생명의 가치와 생존의 도덕은 일치한 것이어서 봉헌이 거대하나 보답받을 생각은 하지 않는다.
ꡒ풀포기만 있으면 씹어삼키며 / 그보다 더 큰 욕망 없답니다.ꡓ 창조하는 것은 풍요함이나 먹는 것은 풀포기이며 바치는 것은 가장 많으나 얻는 것은 가장 적은 이것이 바로 황소의 도덕풍모이며 황소의 생종가치관이다.
시인은 생명의 빛이 번쩍니는 작열하는 시구로 같지 않은 각도, 같지 않은 측면에서 황소의 사심없는 봉헌정신을 낱낱이 써서 자기 민족의 조각상을 부각하였다. 황소는 민족정신의 상징이며 가치의 원천이다. 이런 정신적 가치는 민족의 동년으로부터 지금까지 줄곧 빛내여가고 있다. 한민족이 지금도 황소를 사랑하고 황소정신을 숭상하는 데서 우리는 일종 문화원형의 생명연속, 그리고 그 가치정신의 역사적인 전승과 발전을 볼 수 있다. 황소는 민족에게 가치사유와 가치선택의 방향을 제공한다.
생명의 가치와 매력은 사심없는 봉헌에서 구현되며 또한 철저한 희생정신에서 구현된다. 「사슴」에서 시인은 민족개성과 민족정신의 이 측면을 펼쳐보인다.
사슴은 천국에서 온 天使이고 인간세상의 아름다움을 구축하는 神靈이다. ꡒ실 안개 감도는 신비로운 천국에 / 울울창창한 인간세상 밀림에 / 오르내리고 넘나들며ꡓ ꡒ온순한 천사로 지치도록 / 경건한 소망 기도드리며 / 풍요한 푸르름 찾기도 하고 / 角逐하는 신으로 날쌔게 달리여 / 사악한 도깨비 쫓아버리고 / 아늑한 낙토로 이룩해 간다.ꡓ 널리 착한 씨앗을 심으며 인간세상에 복을 이룩한다.
이런 신념, 이상, 목적을 위해 사슴음 힘껏 앞으로 끊임없이 내달린다. 자기 운명의 돛을 틀어잡지 못하고 지어는 생명의 훼멸될 위험이 기다려도 격정 가득히 정의를 위해 주저없이 앞으로 나아가 끝내 ꡒ생명은 엉키어 가루로 되고 / 몸체가 찢기면 선혈로 적신다.ꡓ 모든 것을 바치는 것이다.
신념은 영혼을 인도한다. 사슴은 비록 신념과 이상의 오아시스에 이르지 못하였으나 자신의 고귀함으로 ꡐ典當ꡑ에 들어가고 신비한 鹿角은 ꡐ대붕의 날개, 신단수 가지와 함께ꡑ 산체 같은 도안을 왕관에 아로새긴다. 그리하여 사슴은 또 ꡐ숭엄한 왕관에 우거지고 / 장엄한 전당에도 솟아오른다ꡑ. 神聖함과 존엄을 남기고 철저히 헌신하는 영생불멸의 정신을 남긴다. 바로 이런 정신이 ꡒ깊이 잠든 심금을 울려주고 / 백두의 뭇불들을 밝힌다.ꡓ 내일의 아름다움과 영광을 예기하는 것이다.
시인이 자신의 고상한 이상과 심미적 정조로 시작품에서 인생의 진정한 가치를 제시할 때 시인은 또 이런 가치적 주제의 훼멸을 써서 작품은 거대한 張力중에 독특한 각성과 사고의 힘이 생기게 한다. 이는 우리가 「사슴」을 읽은 후 또 「양」에게서도 보게 된다.
양은 사심없이 봉헌하는 精靈이다. 그의 옷은 결백하고 그의 영혼은 그의 옷처럼 결백하다. 살아 봉헌하고 봉헌하며 살고 남을 위해 사는 것이 바로 그의 생명의 전부이다.
바로 그가 사람들이 ꡐ굶주릴ꡑ 때 ꡐ잡초ꡑ와 ꡐ돌부리ꡑ가 해침도 두려움없이 ꡒ아득히 머나먼 하늘밖의 하늘에서 / 큼직한 곡식이삭 물어와 / 마른 땅에 싹이 터 푸르른 강이 되고 / 굶주린 자 푸짐하게 밥사발을 들었건만 / 저물녘 풀들이 서식하는 그 곳에서 / 저 홀로 바장입니다.ꡓ
바로 그가 ꡐ풍성ꡑ과 ꡐ얼음ꡑ 속에서 ꡒ따스한 제 몸의 털옷으로 / 차디찬 세상에다 봉헌해 / 헐벗은 자 몸을 감쌀 옷이 생기고 / 체류자는 먼길 떠날 노래 생기고 / 제만은 몸둘 곳 찾지도 않고 / 차디찬 밤 별들이 사학하는 그 곳에 / 저 홀로 사색합니다ꡓ
삶의 따스함과 배부름을 인류에게 주고 죽음이 위협하는 굶주림과 추위는 자기에게 남겨 세상과 사람을 구원하고는 떠나가 버린다. ꡐ주는 것ꡑ을 목적으로, ꡐ봉헌ꡑ을 가치로 삼는 이것이 바로 양의 생명 가치관이며 양의 생존의의이다. 양의 진선미의 결정체와 극치로 시인의 붓끝에 나타난다. 시인의 정 깊은 찬송에는 또한 열렬한 부름이 있다.
하지만 시인의 찬미 속에 비판도 하였다. 양을 해치는 악행을 비판하였다. 이는 이 시의 다주제를 나타냈다. 사람은 양심이 황폐하고 도덕이 메말라 포악하고 잔인하여 때로는 착함을 원수로 삼아 고상한 것을 없애기 즐기므로 그 은혜 태산같은 양을 ꡐ속죄ꡑ자로 삼는다. 지어는 양이 ꡐ위엄스런 제단 앞에 죽음을 당합니다 / 기도하는 아침녘에 죽음을 당합니다ꡑ. 이것이 바로 시의 거대한 장력을 이루어 대단히 착한 자의 대단한 비극을 음미하고 심사숙고해 계시를 받게 한다. 이런 비판은 인간성을 각성시키는 警鐘을 울리려는 것이다. 물론 여기까지 읽고 우리는 자연히 시는 은유여서 말한 것과 겨눈 것이 다름을 생각하게 된다. 시를 읽는다는 것은 마음의 눈으로 그것이 가리키는 다른 것을 보아냄이다.

④ 시인은 민족 희망에 대한 열렬한 추구로 토템묘사에서 원시적 역도감(力度感)을 전시하여 창업의 원대한 포부, 격정, 힘을 환기시킨다.

역사는 어느덧 신구 세기의 교차점에 이르렀다. 인류의 생존배경은 바야흐로 격변이 일어나고 있다. 전 지구성적인 경쟁이 날따라 격렬해져서 복잡한 태세를 이루었다. 이런 현실에 직면하여 한 민족이 강대한 생존, 발전, 경쟁 능력을 가지려면 반드시 민족의 마음밭에 새로운 희망과 이상의 불을 질러야 하고 반드시 끊임없이 자아초월을 실현하여야 한다.
그런데 현실에서 희망의 미래에로 가려면 원대한 포부, 격정, 그리고 그것에 의하여 움직이는 거대한 행동적인 힘이 있어야 한다. 바로 민족의 이런 정신적 소질을 부활시키고 재창조하기 위하여 시인은 원시적 역도감을 묘사하였다. 토템숭배란 단순한 신화의 가치의 하나가 바로 그것이 사람의 본성에 고유하나 운명 역사에 의해 비탈려진 이런 귀중한 소질, 이를테면 작열하는 격정, 놀라운 용감성, 무비의 견인성, 두려움없는 모험성, 빼어난 상상력과 창조력 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소질들은 모두 현대민족이 흠모하고 바라는 바이다.
이런 작품들에서 우선 「물」, 「불」 두 편을 보기로 하자. 물은 ꡐ모든 생명 모든 영혼의 / 온갖 문을 여닫는 신령ꡑ이고 불은 ꡐ우리 백성 영원한 불멸의 신명ꡑ이여서 모두 생명의 영원불멸의 상징이다. 그것은 민족 생명의 영원함이다. 그러나 우리는 역도감에서 그것을 이해할 수 있다.
ꡐ물ꡑ에서 시인은 물의 특성 및 그 형태변화에서 구체적이고도 생동한 묘사를 하고나서 물의 비할 바 없는 가치와 힘을 두드러지게 묘사하였다. 물은 ꡐ인간과 자연을 낳아 기르는 / 인간의 시원입니다 / 만상의 시원입니다ꡑ. 만물을 낳아기르는 물의 이런 창조가 바로 그의 힘이고 力度이다. 이런 力度가 때로는 성격상 ꡐ온화ꡑ하게 구현되어 ꡐ수양버들 봄바람에 흐느적이듯 / 호수우에 새들이 지저귀는 듯ꡑ 하고 때로는 성격상 ꡐ凶猛ꡑ하게 구현되어 ꡐ독을 쓰면ꡑ 수세가 방종하여 순간에도 만리에 사품치고 바다같이 망망하게 펼쳐져서 하늘을 삼킬듯 한데 ꡐ高山도 峻嶺도 당해 못내고 / 타오르는 열화도 못당합니다ꡑ. 물은 이렇게 ꡐ온화ꡑ하기도 하고 또 이렇게 ꡐ흉맹ꡑ하기도 하여 ꡐ생령의 明滅도 / 대지의 浮沈도 / 손안에 꽈악 거머쥐고 있습니다ꡑ. 모든 것을 창조하고 모든 것을 훼멸하는 그 모두가 다 힘에 있다. 물은 바로 힘이다. 물은 그것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이용 가운데서 사람들을 도와 힘과 역도의 관념을 이룩하였다.
불의 형태와 특성은 물과 다르지만 ꡐ불의 위력ꡑ은 마찬가지로 거대하다. 불은 ꡐ수리에서 진펄에서 / 산기슭에서 동굴에서 / 아름다운 생령들을 무수히 낳아 기르고 / 따사로운 복음을 무수히 내려줍니다ꡑ. 그리하여 사람들은 ꡐ불에서 생을 얻고 / 불에서 풍요함을 얻고 / 불에서 정결함을 얻고 / 불에서 강녕을 얻습니다ꡑ. 구하는 그 속에는 거대한 힘에 대한 신뢰와 의지함이 포함되어 있다.
토템숭배물 가운데서 물, 불과 같은 자연물과 마찬가지로 원시적 역도감을 체현하는 것으로는 또 큰 동물들도 있는데 사자가 바로 그 중의 하나이다. 원시민족들은 사자가 사악을 몰아내고 암흑을 물리치는 광명의 수호신으로 간주하였다. 그런데 그 직책을 다하는 가운데서 사자는 또 놀라운 힘과 용맹을 과시하였다. 그 역도를 두드러지게 표현하려고 시인은 ꡐ사자ꡑ의 구상에서 사자의 갈기가 길고 아름다우며 외침소리가 매우 큼을 두드러지게 하였고 또 가장 폭발력 있고 가장 속도감 있는 이미지들을 조합하여 묘사함으로써 사자의 용맹한 힘을 충분하고도 생동하게 펼쳐 보였다.

사자의 외침 / 사자의 갈기 / 팔방을 진감하고 / 금빛으로 눈부셔 / 우뢰 되고 / 눈사태 되고 / 선회하는 태양 되고 / 질주하는 유성이 되어 / 캄캄한 밤 멀리멀리 달아나고 / 악마와 요괴는 / 숨을 곳을 찾지 못한다

이런 강렬한 동태적 이미지의 연속적인 원용은 강렬한 예술적 효과를 낳는데 사자의 질주는 무서운 힘을 폭발하여 천지를 진감하고 귀신을 울리며 우주에 위엄을 떨친다. 이렇게 천하무쌍한 용맹의 역도는 추구의 격정을 구현하고 또 희망의 담보를 체현한다. 그래서 사자는 ꡐ희망의 사신ꡑ으로 존대되며 그래서 사람들은 돌사자를 조각해 ꡐ다리목에ꡑ 세우고 후세에까지 그 은혜와 혜택이 미치고 ꡐ영원한 광명을 지키ꡑ기를 바란다. 사자에 대한 사람들의 이런 숭배는 사실상 과감성, 용맹성에 대한 일종 숭배이며 원시적 역도에 대한 일종 숭배이다. 사자도 그래서 숭배하는 민족의 위력의 상징으로 된다.
ꡐ사자ꡑ는 시적 의미의 폭발력을 가지는데 그것은 시인이 민족의 이런 격정과 힘을 심각히 이해하여 달성한 정감 역도에 의한 것이다. 이런 격정과 힘은 대지에서 희망을 추구하는 일종 정신적 폭발이라 한다면 「백마」에서 ꡐ끝없이 씽씽 네 먼저 내 먼저 나래쳐가는ꡑ 백마의 날음은 조상들이 하늘에 날아보려는 높은 이상의 나래침이다.
이 시는 시작에서 벌서 시의가 높고도 개척 역도감이 풍부하다. ꡐ뭉게뭉게 타래치는 / 매지구름 헤치며 / 아득한 창천에서 / 줄달음쳐 내린다ꡑ. 천마는 첩첩한 장애를 뚫고 기세차게 하늘을 나는데 그것은 우주에 광명을 주기 위해서이다. ꡐ지축을 울리며 / 살같이 달려 / 눈부신 번개불 일으키고 / 황홀한 서기를 실어온다.ꡑ, ꡐ한낮의 불먼지 털고 / 오밤의 흑장막 찍어 / 해빛 안고 / 달빛 안고 / 발자욱 닿는 곳에 하얀 빛 뿌려준다.ꡑ 백마의 말발굽은 ꡐ하얀 빛 뿌려준다ꡑ. 그래서 세계는 광명해지는데 백의겨레가 광명을 갈망하고 광명을 창조하고 광명과 함께 있는 민족적인 추구와 개성을 보여주며 백의겨레의 강렬한 민족문화 동질성과 자호감이 은근히 내비쳐지고 있다.
그런데 광명은 사람들에게 생존조건을 제공한다. 생기발랄한 민족은 당전의 현실에서 살 뿐만 아니라 희망과 이상에 살며 희망과 이상이 창조한 미래에 산다. 오직 이런 미래가 예기한 성공이 펼쳐주는 경지, 새로운 성공만이 민족을 이끌어 비약하게 한다. 그래서 백마는 또

갈망과 숙원 싣고 / 지성과 신념 싣고 / 자유의 영지 향해 / 아름다운 산천과 이상의 언덕 향해 / 살같이 달려간다, 피로를 모르는 개척자 / 끓는 피 멎더라도 / 날개와 발굽 접을 줄 모르고.

ꡐ아름다운 산천과 이상의 언덕ꡑ은 무엇이며 그것은 또 어디에 있는가? 창조해야 할 인간세상 진선미의 극치이며 심령의 백마가 날아갈 수 있는 곳이며 혹은 ꡐ살같이 달리ꡑ는 그 자체일 수도 있다. 이상이 현실로 되게 하려고 위험도 무릅쓰고 대가도 아끼지 않으면서 나래치면서 목숨을 잃더라도 ꡐ날개와 발굽 접을 줄 모르고ꡑ 영원히 ꡐ나래치는ꡑ 자태와 ꡐ개척ꡑ하는 원기를 확보하여 후세에 꺼질 줄 모르는 격정을 남겨주고 이상을 추구하고 또 그것을 위해 헌신하는 전통을 남겨준다. 백마정신은 열렬하거나 냉정한 빛을 뿌리는데 그것들은 모두 다 민족은 기필코 영광스런 미래를 소유하게 될 것이라고 얘기한다.
마지막으로 「수리개」를 보기로 하자. ꡐ수리개ꡑ와 ꡐ백마ꡑ는 모두 구중천 높은 곳을 무대로 하여 意境이 요원하고 상징적 의의가 심각하다. 그런데 ꡐ백마ꡑ는 이상의 하늘에서의 민족의 욕망, 격정, 힘과 집요한 추구의 표출이고 ꡐ수리개ꡑ는 심각한 인생감오의 投射가 있어서 인간세상 경험으로써 민족이 높이 멀리 날려는 격정과 힘의 불길을 지핀다.
이른바 인간세상 경험이란 사실상 환경과의 관계를 처리하는 경험이다. 수리개는 창공에 도전하는 뛰어난 포부와 능력을 가지고 있어 ꡐ하많은 질투의 화살 / 그리고 뜻밖의 기소ꡑ를 받는다. 어리석은 자들은 ꡐ굶주려 나는 것ꡑ이고 ꡐ외로와 나는 것ꡑ이라고 貶下한다. 안작은 물론 큰 기러기의 뜻을 알 수 없다. 게다가 ꡐ시기ꡑ까지 있으니 심보가 고약할 수 있다. 하지만 수리개는 너무 슬기로와 어리석은 듯하고 너무 용기있어 겁을 먹은 듯하여 ꡐ개의치 않을건 죄다 / 개의치 않ꡑ는데 이것이 바로 ꡐ천하에 진정 용기있는 자가 있어 뜻밖에 닥치는 일에 놀라지 않고 까닭없이 당함에 노하지 않는데 이는 그가 가진 것이 크고 그 뜻이 원대한 까닭이다ꡑ라는 것이다.

높이 날고 멀리 날아 언제나 / 빙천협곡 천리만리 / 망망림해 어디서나 / 이 땅의 온갖 밝음과 어둠 / 한눈에 안았구나 / 목표만 정해지면 / 번개같이 과감하다 / 슬기롭고 용맹하다

수리개의 원대한 포부, 넓은 시야, 예리한 안광, 과감하고 용맹함, 이러한 것들이 생동한 예술적 과장 가운데 두드러지게 표현되었는데 특히는 만리창공에 날아예며 망망대지를 굽어살펴 모든 것을 간파함으로써 간악한 일을 폭로하고 숨겨진 일을 적발하는 안력, 목표를 향해 번개같고 우뢰와 같이 용맹한 용력은 정복의 지혜, 격정, 힘을 보여준다.
바로 이런 지혜, 격정, 힘이 수리개로 하여금 불리한 생존환경을 이겨 자기의 포부를 실현하게끔 한다. 수리개는 선회하며 날 수 있으나 선회에서 생존을 얻지는 못한다. ꡐ망망창창 어디나 날고 / 명명 광검 살펴보ꡑ는데서 알 수 있다. 반드시 박투속에 생존을 구하고 정복속에서 발전을 구해야 한다. 그러므로 그는 환경에 순순히 굴복하지 않고 천지를 깔보면서 ꡐ뛰어난 담략으로 / 드넓은 흉금으로 / 우주바람 일으킨다 / 우주의 푸른 바람 일으킨다 / 우주의 생명 바람 일으킨다ꡑ. 이 바람은 비할 바 없는 격정의 바람이다. 그것은 박투에서 일어나고 그것은 박투를 위해 울부짖으면서 생명을 싣고 바야흐로 개처갛고 싸우고 정복한다. ꡐ한생ꡑ의 ꡐ추구ꡑ ꡐ깨어있ꡑ기 때문이다. ꡐ싸우지 않으면 망하고 / 강하지 않으면 망하니 / 애오라지 용맹히 박투함이 이 세상에 살아갈 길이어늘ꡑ 그래서 우리는 넓고 ㅡ고 웅장하고 기발한 시적 경지, 천지를 진감하는 기세가 떠올리는 형상, 목표가 높고 원대하며 지혜가 뛰어나고 담략과 식견이 출중하며 과감히 모험하고 과감히 정복하는 박투자의 형상을 보게 된다.
직접적인 인격화로 묘사한, 상징적인 뜻이 심각한 형상에서 시인은 진보와 정복을 목표로 앙양되고 분발한 민족의 문화정신, 그리고 스스로 경계해 조심하고 스스로 고무격려하는 우수한 품성을 깊은 감정으로 찬송하였고 세기의 풍운을 휘감아쥐고 강성과 행복을 추구하는 파랑새의 호성과 염원을 표달하였다.

이러한 민족토템시들은 낯설고 강렬하고 선명한 형상으로 심각한 인상을 남겨준다. 이런 시들은 시편마다 정감과 지혜의 빛이 번쩍이고 시편마다 독특한 예술적 탐구의 결정체이며 시편마다 예술적 감화력이 강렬한 상등품들이다. 그것들은 시문학의 새로운 족속들로서 참신한 모습과 품질로 시단에 경희로움과 새로운 예술정보를 가져왔다.
이러한 시작품들에서 우리는 시인이 민족문화의 원천과 미래를 展望하는 시공에서 생활에 접근하고 물화에 주목하는 넓은 안광으로 민족의 소질 높고 문명 높은 새로운 문화정신의 육성에 관하여 탐구하고 창조하였음을 보게 된다. 무릇 민족정신이 갈구하고 마땅히 소유해야 할 것이기만 하면 시인은 시에서 탐구하고 반응하고 외쳤다. 이런 시들은 외침중에서 생활을 열애하고 진선미를 추구하고 아름다운 이상을 위해 분투하도록 고무하며 새로운 사상규범, 가치관념, 행위방식을 가르치고 새로운 희망, 신념, 분발하여 나아가는 정신을 가르쳐 주어 인성품위의 제고와 민족문화소질의 승화를 실현한다. 그리하여 시인은 자기들 민족혼을 성공적으로 재주조하고 민족문화정신을 풍부히 하고 高揚하였다. 이는 新舊 세기의 교차점에서 시인이 민족과 시대에 바치는 진귀한 禮物이다.
청조 때 사람 徐增은 ꡐ시는 바로 사람의 行狀이어서 사람이 높은 즉 시도 높다ꡑ라고 하였다. ꡐ사람이 높은 즉 시도 높다ꡑ로 남영전의 인간됨과 시를 개괄한다면 그에게는 부끄러울 것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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