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풀꽃> 시모음
2016년 03월 30일 00시 30분  조회:4777  추천:0  작성자: 죽림

<풀꽃 시 모음>

+ 풀꽃들

풀이란 풀들
모두 꽃을 피우더라

이름 아는 풀들
이름 모르는 풀들
모두 꽃을 피우더라

참말이지,
아름답지 않은 꽃이 없더라

아름다워 눈이 부시더라
(서정홍·농부 시인, 1958-)


+ 풀꽃

우린 늘 헐레벌떡
쉴새없이 발을 굴렀다

정신없이 달리기만 하다가
멈추어진 그 자리에서
이름 모를 풀꽃을 만났다

향기도 없고
빛깔도 없이

다만
하얀 웃음만 가득 담고 있었다
(진명희·시인, 1959-)


+ 똥풀꽃

방가지똥풀꽃
애기똥풀꽃
가만히 이름을 불러 보면
따뜻해지는 가슴
정다워지는 입술
어떻게들 살아 왔니?
어떻게들 이름이나마 간직하며
견뎌 왔니?
못났기에 정다워지는 이름
방가지똥풀꽃
애기똥풀꽃
혹은 쥐똥나무,
가만히 이름 불러 보면
떨려 오는 가슴
안쓰러움은 밀물의
어깨.
(나태주‥시인, 1945-)


+ 풀꽃

풀씨는
궂은 땅 마다 않고
꽃을 피운다

하늘의 뜻 받들어
푸른 빛깔 피워낸다

바람에 꺾임 없이
가늘게 살다가

이 세상 한 구석
밝은 빛 밝혀
어둔 마음 한 자락씩 지워내고

아무도 몰래
비탈진 자리
조용히 시드는 것을
(박덕중·시인, 1942-)


+ 풀꽃

민들레꽃을
30분의 1로 축소하면
저 꽃이 될까.

잔디풀 사이로
가늘게 치밀어 올라
이제 막 피어난 자잘한 풀꽃!

별보다도 작은 꽃둘레건만
별처럼 또렷한 샛노란 꽃잎,
사나흘이면 소멸해 버릴 이름도 없는 저 별은

몇백 몇천 광년의 기약 끝에
드디어 여기
나타났는가.

그 가늘디가는 천공의 선율은
적막한 내 뜰을 한껏
설레이게 한다.
(김종길·시인, 1926-)


+ 우도의 풀꽃

저 멀리서 날아온 꽃씨가
우도에서 뿌리를 내리면
우도의 민들레가 되고
우도의 엉겅퀴가 되고
우도의 제비꽃이 된다.

푸른 바닷바람을 맞고
철썩이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우도의 풀꽃은
이름을 갖고 다시 태어난다.

너른 잔디밭을 수놓은
우도의 풀꽃은
작은 꽃잎을 나풀거리며
그가 키운 사랑을
찾아온 나그네에게 건넨다.

어디서나
그대가 살아가고 있는 곳이
그대가 수놓을 꽃밭이라고.
(조성심·시인, 전남 목포 출생)


+ 풀꽃 연가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풀은 풀대로 나는 나대로
변할 줄 모르는
풀하고 나는 아무래도
고향이 같은가 봐

도시에 살아도
먼 산 구름만 바라보다
해지면 어머니 품속 같은 흙이 좋아
흙을 베고 잠에 드는 풀꽃

내 고향은 심심산골 단양
너의 고향은 어디더냐
도시에 몇십 년을 살아도
풀 티,
산골 티를 못 벗는
풀과 나는 아무래도
본래부터 같은 부류였나 보다.
(최영희·시인)


+ 애기똥풀꽃의 웃음

꽉 막힌 추석 귀향길이었다.
참아온 뒤를 보지 못해
다급해진 나는 갓길에 차를 세우고
산골 외진 숲 속에 뛰어들었다.

벌건 엉덩이를 까내리자
숲 속에 숨었던 청개구리가 뛰어올랐다.
향기로운 풀내음 속에서
다급히 근심거리를 풀기 위해
안간힘 쓰는 소리를 듣고
풀벌레들이 울음을 뚝 그쳤다.

(쉿! 조용해! 무슨 소리가 났지?)

이 삼라만상의 갖가지 일에 부딪치면서 살다보면
더러운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
참으며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처럼
참으로 힘드는 건 똥 참는 일이다.
참으로 시원한 건 똥 싸는 일이다.

숲 속의 애기똥풀꽃이 노랗게 웃었다.
(권달웅·시인, 1944-)


+ 풀꽃은 풀꽃끼리

풀꽃은 풀꽃끼리 외롭지 않네.
가난이야 하나님이 주신 거
때로는 슬픔의 계곡까지 몰려갔다가
저리 흐르는 게 어디 바람뿐이랴 싶어
다시금 터벅터벅 되돌아오긴 하지만
도회지 화려한 꽃집이 부러우랴
밤안개 아침 이슬 모두 함께이거늘
풀꽃은 풀꽃끼리 외롭지 않네
외로움이야 하느님이 주신 거
사람 속에 귀염받는 화사한 꽃들은
사람처럼 대접받고 호강이나 하겠지만
때로는 모진 흙바람 속에
얼마나 시달리며 괴로워하리.
때로는 무심히 짓밟는 발에 뭉개져
얼마나 피눈물을 흘리리.
시르렁 시르렁 톱질한 박일랑
우리사 연분 없어 맺지 못해도
궂은 날 갠 날도 우리 함께이거늘
풀꽃은 풀꽃끼리 외롭지 않네.
(허형만·시인, 1945-)


+ 풀꽃의 힘

기름진 넓은 들에 봄날이 오면
흐드러지게 피는 자운영꽃.
농사의 밑거름이 되기 위하여
봄의 끝에서 죽음 속으로 몰락하면서도
꽃은 숙명이라고 슬퍼하지 않는다.

풀꽃은 썩 아름다우나 세상을 유혹하지 않고
왜 그다지 곱게 치장하는지
세상을 위해 온몸을 눕히면서 희생하는지를
말하려하지 않는다.

세상사람들은 날마다 치장하면서
풀꽃처럼 세상을 위하지도 않고
난센스로 풍성한데

풀꽃의 위대함은
한마디 불평 없이
아무런 항거 없이
농부의 쟁기보습 밑으로 몸을 눕히는
자유로움이며
봄이 오면 어느 날 살며시
쓰러졌던 그 자리를 다시 찾아오는
부활이다.
(이풍호·시인, 충남 예산 출생)


+ 풀꽃

아가 손톱 만한
이름 없는 풀꽃 하나

인적 드문 곳에서
온몸으로 웃고 있다

삶은 많이 고달파도
삶은 더없이 아름다운 거라고

말없이 소리 없이
얘기하고 있다.

나도 한 송이
풀꽃으로 살아야겠다

그저 나만의
빛깔과 모습으로

세상의 어느 모퉁이
한 점 무명(無名)한 풍경으로

조용히 피었다
총총 사라지고 싶다.
(정연복·시인, 1957-)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083 풍유시로 사회를 고발한 백거이 2016-02-10 0 4257
1082 그 누구에게나 가슴속엔 詩가 가득듬뿍... 2016-02-10 0 5489
1081 묘비명 한졸가리 2016-02-10 0 4600
1080 남미주 칠레 민중시인 네루다를 다시 만나다 2016-02-09 0 4245
1079 詩人은 풍경속을 걷는 者 2016-02-08 0 4411
1078 령혼을 깨우는 천재시인의 향기 - 2천여편 : 23편 2016-02-08 0 4508
1077 <새해> 시모음 2016-02-08 0 4132
1076 <설날> 시모음 2016-02-08 0 4464
1075 동시는 童詩 2016-02-07 0 3904
1074 詩쓰기에서 상징, 알레고리를 리용하기 2016-02-07 0 4682
1073 동시창작론 2016-02-07 1 4328
1072 동요창작론 2016-02-07 0 3904
1071 세계기행詩 쓰기 2016-02-06 0 4300
1070 소설가로만 알았던 포석 조명희, 시인으로 만나다... 2016-02-06 0 4939
1069 詩의 벼랑길위에서 만나는 시인들 - 이용악 2016-02-06 0 4675
1068 젊은 나이에 요절한 시인 오장환을 기리며 2016-02-06 0 4142
1067 詩의 벼랑길위에서 만나는 시인들 - 오장환 2016-02-05 0 4035
1066 산문시를 확실하게 알아보기 2016-02-05 1 5234
1065 참 재미있는 산문시 2016-02-05 0 4255
1064 산문시를 다시 알아보기 2016-02-05 0 4745
1063 산문시를 아십니까... 2016-02-05 0 4607
1062 詩창작의 최고의 교과서는 詩와 詩集 2016-02-05 0 4708
1061 散文詩이냐 산문(수필)이냐 2016-02-05 0 4213
1060 산문시 쓰기전 공부하기 2016-02-05 0 4956
1059 동시야 동시야 나와 놀자... 2016-02-05 0 4125
1058 우리도 산문시 써보자... 2016-02-05 0 4695
1057 산문시를 공부하기 2016-02-05 0 4158
1056 詩와 산문시, 수필의 차이점 2016-02-05 0 4628
1055 무감각해진 詩의 하체를 톡톡 건드려봅시다 2016-02-05 0 4991
1054 散文詩에 대하여 2016-02-05 0 6333
1053 은유에 관한 보고서 2016-02-05 0 4274
1052 詩쓰기와 자아찾기 2016-02-05 0 4606
1051 풍경이 곧 시인의 재산 2016-02-03 0 4177
1050 "스물여덟 삶" ㅡ 영화 "동주" 이달 18일 개봉 2016-02-03 0 4242
1049 詩의 언어운용에 관하여 2016-02-03 0 5466
1048 겁없이 쓰는 詩와 겁먹으며 씌여지는 詩 2016-02-03 0 4925
1047 태양아래 새로운 것 없다?!... 있다?!... 2016-02-03 0 4613
1046 生态詩 공부하기 2016-02-02 0 4220
1045 "생태시" 시론을 공부하고 생태시 쓰자... 2016-02-02 0 4041
1044 유교사회 조선시대 녀류시인들 2016-02-01 0 5229
‹처음  이전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