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질문에 답하기
- 새뮤얼 테일러 콜리지(1772~1834)
새가 뭐라고 말하는지 묻는 거니? 참새와 비둘기,
홍방울새와 개똥지빠귀는 말하지, “사랑해 사랑해!”
겨울엔 새들도 조용해―왜냐하면 바람이 너무 세거든;
뭐라고 말하는지 난 모르지만 바람은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지.
그러나 초록 잎이 나고 꽃이 피고 햇볕이 따뜻해지면,
노래와 사랑―이 모두가 함께 돌아오지.
종다리는 기쁨과 사랑이 넘치지,
초록 들판은 그 아래, 푸른 하늘은 그 위에 있고,
그는 노래 부르고 또 부르지; 영원히 부르지―
“난 내 사랑을 사랑해요 그리고 내 사랑은 나를 사랑해요!”
프랑스 시인 랭보는 “사랑은 재발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낭만주의 시인 콜리지는 자연이라는 프리즘으로 사랑을 재해석하고 있다. 입만 열면 “사랑해”라고 노래하는 새들은 나무와 꽃과 햇볕과 뒤섞여 있다. 그러나 추운 겨울바람이 세게 불면 새들도 입을 다문다. 새들의 통역자인 “나”도 바람의 소리를 번역할 수 없다. 그것은 사랑의 소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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