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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作을 할때 詩적 은유를 많이 리용하라...
2016년 07월 21일 19시 22분  조회:4307  추천:0  작성자: 죽림
[14강=2] 대상에 대한 표현.4 

강사/김영천 


오늘은 좀 어려운 이론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여기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의 여러가지 문예비평이론 중 
에서 "낯설게하기"이론을 윤석산 교수님의 글을 옮깁니다. 
문예비평이론은 너무 어려워서 외울 필요는 없구요. 
그냥 한 번 읽어보시기만 하시고 
필요하신 분은 잘 기록해두시기 바랍니다. 

[낯설게 만들기와 이미지 및 은유]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은 초기에 시를 연구의 대상으로 
삼았지만, 차츰 시선을 산문 쪽으로 옮기면서 문학의 
일반적 특성에 관심을 둔다. 슈클로프스키는 
[기법으로서의 예술](1917)에서 시의 모든 요소와 기법은 

시인의 의도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독자의 습관적 수용에 충격을 가하여 깊이 생각하도록 
만들기 위한 것이라면서 '낯설게 만들기(defamiliarization)' 
을 강조한다. 그리고 정보 전달을 위주로 하는 산문에서 
은유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인 반면에 시에서는 
미적 효과를 강화시키기 위해 낯설게 만드는 것이 목적 
이라면서 <산문적 은유(prosodic metaphor)>와 <시적 
은유(poetic metaphor)>를 구분한다. 

그리고 그는 또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가 시의 운율도 
실상 무미건조한 생활 언어의 억양을 일그러뜨려 습관화된 
청각을 자극하는 수단이라면서, 시를 비롯한 모든 예술은 
대상을 '새로운 인식의 영역'으로 이동시키는 
'의미론적 전환(semantic shift)'이 근본적인 목적이며 
존재 이유라는 견해를 편다. 그의 이런 관점은, 

예술은 우리가 모르거나 친숙하지 않은 
사실을 알기 쉽게 해준다는 고전주의나 낭만주의, 또는 
낯선 정신 세계를 단번에 도달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정신의 경제적 전략임을 전면으로 거부하는 것으로서, 
'낯익음', '친숙성'은 '자동화(automatization)'로 이어져 
탈언어화(脫言語化) 다시 말해 기호화(記號化)된다는 생각 
에서 비롯된다. 


예술의 목적은 사물들이 알려진 그대로가 아니라 지각되는 
그대로 그 감각을 부여하는 것이다. 예술의 테크닉은 사물을 
'낯설게'하고, 형태를 어렵게 하며, 지각을 어렵게 하고, 
지각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증대시킨다. 지각 과정이야말로 
그 자체로서 하나의 심미적 목적이며, 따라서 되도록 연장 
시켜야 한다. 예술이란 한 대상이 예술적임을 의식적으로 
경험하기 위한 방법이다. 이런 의미에서 대상 자체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슈클로프스키는 이 기법이 실험적인 작가들의 유희가 아니라 
문학 어디에서나 발견할 수 있는 원칙임을 입증하기 위해 
사실주의 소설가인 톨스토이를 예로 든다. 그는 {전쟁과 평화} 
에서 오페라 장면을 묘사하는 대목에서, 무대장치를 
'페인트칠한 마분지 조각들'로 묘사하고, {부활}의 미사 

장면에서 성병(聖餠)을 '조그만 빵 조각'이라고 일상적인 
용어로 표현한 걸 지적한다. 그리고, ≪홀스토머≫(Xolstomer, 
말이 화자인 일인칭 화법으로 씌어진 톨스토이의 단편소설) 
에서 말의 주인과 그 친구들의 변덕과 위선을 말(馬)의 
시각에서 보고 이야기함으로서, 인간의 위선성을 새롭게 
들어내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바흐친은 '톨스토이는 낯설게 된 사물에 넋을 잃지 
않았다'면서, '사물을 낯설게 만든 것은 사물로부터 도망가기 
위한, 사물을 끊어 정말로 필요한 것-어떤 도덕적 가치-을 
훨씬 더 분명하고 적극적으로 제시하기 위해'라고 비판한다. 

다시 말해, 돌을 돌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낯설게 
된 사물을 배경으로 삼아 도덕적 가치를 더욱 선명하게 
부각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그가 이런 비판을 한 것은 
슈클로프스키는 사물의 새로운 지각만 강조하고 그를 통해 
표현하려는 이데올로기를 제거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야콥슨도 회화를 예로 들면서 이와 비슷한 견해를 편다. 
그는 그림 같은 시각 예술에서 사실감의 표현은 상당히 
]자연스럽고 용이한 것으로 생각하나, 삼차의 실물을 
2차원으로 옮기는 것으로서, 인위적 방법을 채택하며, 
그 그림의 박진성은 저절로 인식되는 것이 아니라 '그림의 
관습적 언어'를 익히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런 관습적 방식이 계속되면, 마침내 '추상화'가 되고, 
한문과 같은 '표의문자'로 바뀌어 핍진성(verisimilitude)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이를 다시 이그려뜨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대상의 왜곡은 사실을 말하지 않고 강하게 지각시키기 
위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야콥슨이 내린 시적 자질(poetic quality)에 대한 정의는 
슈클로프스키의 낯설게 만들기와 거의 유사하다. 그는 시가 
<자동화>를 깨뜨림으로써, 우리의 정신적 건강을 강화해 
준다는 것이다. 따라서 차이가 있다면, 슈클로프스키는 
인식의 주체와 객체 관계를 논의한 반면에, 야콥슨은 
<기호>와 <지시체> 간의 관계로 설명하여, 현실에 대한 
독자의 태도가 아니라 언어에 대한 시인의 태도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문학사는 언제나 '사실' 또는 '진실'을 추구하기 위해 
전시대의 문체에 반발하고, 보수주의자들은 새로운 문예 
사조를 사실의 왜곡이니 진실의 파괴라며 부정한다. 그러나, 
어떤 표현도 리얼리티를 추구하지 않은 것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시대의 문학이 부정되는 것은 과거 
낯설었던 것들이 습관화되었기 때문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문맥을 떠나 어떤 문체 또는 어떤 
비유가 더 사실적이라는 주장은 성립되지 않는다. 형식주 
의자들이 이질적인 수법을 동원하는 것은 새로운 방법으로 
사실을 표현하려는 데 목적을 두고 있으며, 어느 쪽이 더 
사실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낯설은 것과 친숙한 것 가운데 
어느 한쪽을 주관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독일의 극작가 브레히트는 이 개념을 받아들여 희곡에서 
'소외(疏外)의 기법'을 사용한다. '소외의 기법'은 종래 
연극의 경우 관객을 작품 속으로 몰입하도록 유도하는 
반면에, 작품이 진행되는 도중에 이것이 연극임을 강조하여 
몰입과 동화를 막으면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여 사건을 
객관적으로 생각하고 따져보도록 유도하기 위한 기법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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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아래의 잠 
―백현(1946∼)

언덕 위에 서서 재개발지역 끄트머리에 남아있는
기와지붕을 인 한옥들을 본다
부신 봄볕 아래 소멸을 예감한 듯
검은 지붕들이 어둡다
기왓골에 한 뼘 넘게 풀들이 자라고
아직은 그 아래 깃든 삶을 덮어주는 온기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른다

이삿짐을 실은 트럭 한 대가 낙타처럼
꾸부정하게 좁은 길을 내려간다
남은 사람들도 곧 묵은 살림살이를 모아
오랜 터전을 떠날 것이다
잠 속으로 부드럽게 스미던 빗소리와
꽃밭과 장독대가 있는 작은 마당을 두고
사막처럼 퍼져 있는 길을 지나

해가 들지 않는 공동주택에서
천장을 지나는 물소리와

벽 속에서 웅얼대는 말소리에
힘들게 뒤섞이며
영영 잃을 것이다
거친 하루를 덮어주던
지붕 아래의 잠을
그 위에 낮게 드리워진
밤하늘을


불과 한두 해 전에 지어진 고층아파트 단지와 재개발지역 끄트머리 동네 사이에는 대공사를 앞두고 허물린 집터들과 공사장이 ‘사막처럼’ 가로놓여 있을 테다. 마치 사막 가운데 섬처럼 고립된 재개발지역 끄트머리 동네. 거기에는 새로 이사 오는 사람이 없을 테니, 대개 오랜 거주민이 살고 있을 테다. 그 사람들은 얼마나 기분이 이상할까. 고샅고샅 낯익었던 골목과 집들이 돌연 사라지고 그 자리에 산맥 같은 아파트. 그 아파트에는 한 번도 마주친 적 없는 사람들이 살리라. 지형도 완전히 달라져 골목 밖으로 나서면 문득 꿈속을 헤매는 듯할 테다. 그 꿈의 예비된 끝은 쫓기듯 동네를 떠나는 것. 재개발 끄트머리 동네도 한 집 두 집 비어가고, 떠날 형편이 안 되는 사람만 남아 있다. 그들은 결국 어디로 가서 살게 될까? 전망 좋은 집이나 보다 넓고 안락한 집일 리가 없다. 곧 허물려 사라질 옛날 동네와 거기 남은 사람들에 대한 시인의 애틋한 시선이 잔잔하게 펼쳐진다. 

 
오늘은 무주택자의 날이다.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에세이 ‘노동의 배신’에 의하면, 가계 지출 중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율, 즉 엥겔 계수로 빈곤 정도를 측정하는 건 구시대적 발상이란다. 오늘날에는 집세를 근거로 산출해야 한다고. 에구, 어찌나 금방 알아듣겠는 말인지! 내가 세 들어 사는 집의 낡은 지붕은 ‘잠 속으로 부드럽게 스미는 빗소리’를 들려준다네. 이 복락을 조금은 마음 편히, 오래 누리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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