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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룡강의 시혼과 함께...강효삼론/허인
2016년 07월 26일 23시 31분  조회:3915  추천:0  작성자: 죽림
북방의 <<시혼>>, 사실주의 창작거장 강효삼
               
   시인 강효삼과 인간 강효삼을 론함
                     
                     평론 허인
  
                 하고싶은 
 
   <<시인은 시인으로서의 인격과 개성이 완성되였을 때만이 존재의 가치가 있다.>> 대개 북방시단하면 필자의 머리속에 제일 먼저 자연스럽게 떠오르시는 분이 곧바로 강효삼선배님이시다. 한일평생 민초의 삶을 꿋꿋히 살아오시면서 결코 곁눈 한번 팔지 않으시고 오직 현실주의와 사실주의 창작기법으로 외곬인생을 묵묵히 살아오신 북방의 <<시혼>> ㅡ사실주의 창작거장 강효삼선배님ㅡ 매번 신문, 잡지에서 이제는70고령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로익장을 과시하고 계시는 강효삼선배님의 주옥같은 시 한수 또 한수를 읽을적마다 필자는 마치 잃어버린 고향소식을 어느 날 문득 인편에 다시 전해 듣는듯한 그런 느낌에 저도몰래 가슴이 뭉클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1944년 흑룡강성 연수현태생인 강효삼선배님은 1963년에 벌써 처녀작을 발표, 근 50여년간 시, 수필, 에세이, 아동문학작품 등 무려 300여만자 신문, 잡지에 발표, <<문학은 인간학이다. 되 돌릴수 있다면 평생 딱 한수의 시만 쓰고싶다>>고 담담히 이야기하시는 강효삼선배님은 필자가 보건대 아마 래생에 다시 태여나신다 하셔도 시만 쓰실 분 ㅡ 윤동주님의 서시처럼 <<맑은 하늘을 우러러 결코 한점 부끄럼이 없을 만큼>> 인격이 대나무처럼 곧고 개성이 뚜렷한 시인님이시다.
   1980년대초엽 , 북방시단의 첫 동인시집ㅡ <<칠색 무지개>>중 한분이셨던 강효삼선배님은 우리들의 대선배님이시며 누가 뭐라해도 우리들의 본보기로 되시기에 조금도 손색이 없으신 너무나도 훌륭한 분이시다. 모두 알다싶이 80년대 초엽은 인터넷이 근본 없었고 교통마저 몹시 락후한 시대였던 만큼 각지 문단상황은 지극히 국한시 되다싶이 하여 타성 문인들의 작품을 읽는다는것은 마치 하늘의 별따기와도 다름이 없었다. 그러한 시기에 북방시단에서  민초들의 애닲은 삶과 희노애락을 시로 , 희망으로 줄줄이 엮어 오신 분이 곧바로 강효삼선배님이시다. 여기서 조금 미안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80년대말, 90년대초엽, 그토록 날마다 목이 터져라 <<수양버들>>, <<두루미>>를 노래로 부르면서도 솔직히 작자가 누구인지조차 알지를 못하였으며 필자의 경우 썩후에 본격적으로 문학공부를 시작하면서부터야 비로소  김성휘, 리상각선배님들의 시들을 점차 접할수가 있었다
   박철준, 리삼월, 한춘, 한병국, 강효삼, 김동진(현재 훈춘에 거주), 리명재, 특히 리삼월, 박철준, 한춘시인마저 타계하신 이 시점에서  현재까지 북방의ㅡ완달산맥에 오롯히 거목으로 우뚝 서셔서 현재까지 아낌없이 꾸준히 로익장을 과시해 오시면서 한수 또 한수의 현실주의, 사실주의 시작품들을 한점 부끄럼도 없이 이 세상에 떳떳히 내여놓고 계시는 강효삼시인님은 누가 뭐라해도 북방조선족시단의 <<시혼>>이시다. 혹자는 이게 무슨 억지인가고 질문해올수도 있겠지만 그렇다면ㅡ 당신은 50여년간 곁눈 한번 팔지 않고 오직 민초의 삶과 애환을 시로 적어 노래 부르며 외곬인생을 꿋꿋이 살아올수 있는가고 되 묻고 싶다.그럴 자신이 없으시다면 아예 조용히 입 좀 다무시라고 권고하고 싶다! 솔직히 필자역시 그럴 자신이 없다. 그럼 여기서 우리 함께 강효삼선배님의 주옥같은 시 한수 또 한수를 조심스레 살펴보며 가도록 하자.
 
기억에 생생히 살로 돋아나는 참신한 이미지
 

고향시초
 
실바람 어서 가자 길잡이 해주고
시내물 목청 돋궈 반갑다 노래하네
잘 있었냐 고향아 어머니 품이여
아 동구밖 배나무 한 그루
어머님 모습인듯
두 팔 벌려 나를 맞아주네
 
꿈 많던 소년시절 그때를 잊으랴
나는야 고향 떠나 학창으로 달렸지
생각나냐 고향아 석별의 그 날을
아 흰 저고리 고름에 매였던
빨각돈 쥐여주던
어머님 그 사랑 나를 울리네
  …  … …
(1980년 흑룡강신문에 발표)
 
   강효삼선배님의 50년 창작성과를 필자는 단 한마디로 <<지칠줄 모르는 시혼, 꺼질줄 모르는 창작열정ㅡ거세차게 활활 타오르는 모닥불>>이라고 비유하고 싶다 .시인 <<강효삼>>은 언제나 민초들 삶속의 크나 큰 희로애락을 항상 가장 가까이에서 직접 피로, 살로 경험하시면서 때로는 웃음으로 , 때로는 눈물로 한수 또 한수의 사실주의 시를 쓰시는 -사실주의, 현실주의 시인이시며 인간 <<강효삼선배님>>은 늘쌍 함경도, 평안도 사투리를 구수하게 엮어가면서 언변이 청산류수이신ㅡ어쩌면 자그마한 체구와는 달리 너무나도 호방하신 분이시다. 특히 특정된 년대에 특정된 시, 즉 정치적인 구호시들을 써내여 명리에 눈이 어두웠던 그런 시인들과는 달리 <<시인 강효삼>>과 <<인간 강효삼선배님>>의 70여성상 인생궤적을 아무리 낱낱이 살펴보아도 한점 부끄럼없이ㅡ <<고려청자>>와도 같이 청백하신 분이시며 오직 사실주의창작기법 하나로 공평과 불공평한 현실속에서 진실한 자아와 결코 협상이나 타협도 아닌 어쩌면 너무나도 외로웠을지도 모를 <<외곬 인생>>을 한없이 묵묵히 살아 오신 분이시기도 하다. 
   이 시는 지금 읽어도 감수가 너무 새롭고 또한 가슴이 순간 뭉클해지기도 한다. 어드바이스나 멘트조차 필요없이 필자가 알건대 강효삼선배님은 절대로 남이 알지 못하는 시들은 아예 쓰시지를 않으신다. 시 창작에 있어서 강효삼선배님은 항상 이미지화를 극대화하면서도 또한 괴상한 이미지 조합이나 폭력적인 이미지조합같은것은 아예 쓰질 않으시는 그런 특징이 있으시다. 거의 40여년전에 씌여진 시라고는 조금도 믿겨지지 않을만치 여기서 실바람, 길잡이, 시내물, 목청, 노래소리는 자연스럽게 <<동구밖 한그루의 배나무>>를 견인해 내여 구체적인 형상화를 깔끔히 마무리해가면서 마치 언제 ㅡ 어느때 ㅡ 어디에서나ㅡ멀리에서부터 마주서기만 하여도 벌써 <<어머님의 한없이 자애로운 모습인듯 두 팔 벌려 나를 덥썩 안아주는>>듯하여 읽는 이들의 가슴마저 저도 모르게 뭉클하게 한다. 특히 제 2련에서 <<빨각돈>>이라는 이 참신한 이미지는 지금까지 조금도 녹 슬지 않은 반짝반짝 빛나는 하나의 거대한 보석이 되여 마치 꿈이 많았던 학창시절을 생각만 하여도 벌써 눈시울이 먼저 붉어지고야 마는 <<어머님의 자식에 대한 사랑>>을 극대화 시켜 이 시의 매력을 증폭시킨듯 하다. 어쩌면 <<인생은 다 살아봐야 알수 있는것이 아니라 겪어봐야만>> 알수가 있는것이리라. 강효삼선배님의 시속에는 언제나 파워플한 패러다임 전환을 굳이 약속치 않으시는 꼭 우리들만의 방식, 우리들만의 정서, 우리들만의 비분, 강개와 긍지를 표현 그대로 <<말하기식>>과 <<보여주기식>>으로  항상 풋풋한 휴머니즘정신, 즉 인문정신이 든든히 안받침 되여 있어 읽고나면  마치 <<자석처럼 끌려가듯이 독자들의 마음은 갈증을 시원한 샘물로 해소해가듯이>> 더없이 개운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 그럼 여기서 겨레에 대한 다함없는 사랑과 애증, 자신을 낮추어 민족을 부각시키고 있는 강효삼선배님의 어쩌면 자화상일지도 모를 <<민들레>>와 <<진달래>>를 잠간 더 살펴보고 가도록 하자
 
늘 거기 있기때문이다 가장 낮은 곳에
너른 세상 갈 곳 많아도
민들레는 아예 흙에 자신을 맡겨버리고
제 본래 태여난 땅 그 한구석에서
순하고 천해도 항상 밝게 살기로 했다
 

누굴 닮았나 묻지 말자
무심히 보기엔 너무 고상한 꽃
그렇게 많이 모여있어도
서로 헐뜯는것 보지 못했다
그렇게 가혹하게 짓밟혀도
신음소리 한마디 듣지 못했다
흘리는 눈물은 더구나 없는
아, 우리 겨레 녀인들 같은 꽃이여

<<민들레>>전문이다
  
   사실주의 창작기법은 아마도 러시아 언어학자 로만 야꼽슨, 카르세프스키, 트루베츠코이와도 같은 이들의 상징주의 형식론에서부터 시작된듯하다. 구체적으로 정확히 짚고 넘어가자면 1928년 헤이그에서 열린 제1차 국제언어학회에서 <<구조주의>>라는 용어를 프랑스에 망명중이던 러시아 언어학자 로만 야콥슨이 처음으로 사용하면서부터 사실주의창작기법은 빠른 급물살을 탄것으로 알고있다. 그럼 구조주의란 무엇인가? 구조(라틴어 동사 struere에서 온 stuctura)란 알기 쉽게 <<건물이 지어지는 방식>>을 가르키는 낱말이다. 보줄라나 베르노가 언어를 하나의 건물이라고 파악한것과 마찬가지로 퐁트넬은 인간의 육체마저 하나의 건축물로 보았으며 시에서의 사실주의는 상징주의를 기초로 그렇게 탄생이 된다. 사실주의 창작기법이 오늘날 우리 조선족시단에 현실주의, 초현실주의와 더불어 모더니즘 점토우에 마침내 한떨기의아름다운 꽃으로 활짝 피여 날수 있었던 까닭은 아마도 수많은 선배님들과 50여년간 곁눈 한번 팔지 않고 꾸준히 외곬 인생을 살아오신 강효삼선배님과도 같은 대선배님들이 계셨기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니였을가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늘 거기 있기때문이다 가장 낮은 곳에/너른 세상 갈 곳 많아도/민들레는 아예 흙에 자신을 맡겨버리고/제 본래 태여난 땅 그 한구석에서/순하고 천해도 항상 밝게 살기로 했다/에서 볼수 있다싶이 독백성이 강한 제1련은 어쩌면 시인 자신의 자화상일수도 있으며 또한 풀뿌리와도 같이 얽히고 설킨  이 세상 민초들의 애잔한 삶을 직접 한눈에 들여다 볼수 있는듯 하여 결코 낯설거나 거리감이 전혀 없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또한 익숙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다 . 바꾸어 말하면 어쩌면 시인자신의 옹근 삶 전체를 그대로 표현한것이 아닐가 싶을 정도로 이 구절은 읽을수록 무어라고 형언할수 없이 불쑥 딱딱한것이 문득 가슴에 맺혀와 읽고나면 저도 모르게 마음이 알짜지근해나는것을 누구나 어쩔수가 없다. 특히 /누굴 닮았나 묻지를 말자/무심히 보기엔 너무 고상한 꽃/으로 다시금 멋지게 캐릭터를 시작한 제 2련에서 /모여 있어도 서로 헐 뜯는것을 보지 못했고/, /짓밟혀도 신음소리 한마디 없으며/./흐르는 눈물은 더구나 없는/우리 겨레의 녀인들/의 강인한 모습에 초점을 모아 공명감이 더욱 큰듯 싶다. 따지고 보면 우리 민족만큼 다재다난한 민족도 극히 드물것이다. 그만큼 결백하고 하얀 색을 즐기는 우리 민족 녀성들의 강인한 모습이 민들레와 흡사하다는 데는 필자 역시 많은 동감을 표시하며 멜랑시리한 고전음악을 감상해가듯이 이 시는 읽을수록 감회가 새록새록 새로웁다는 그런 느낌이 들기도 한다.이렇듯 시란 회화성으로 뜻을 전해야 시 예술법칙에 부합되는 것으로 영구불멸적인 요구이기도 하다.


누가 저렇게
이글거리는 화로불을
황홀하게 지펴놓았는가

때가 되면
봄은 절로 익는줄 알았지
이렇게 누구인가 지성이
뜨거운 입김되여 지펴야 하는줄을

진달래꽃
타는 불길의 흐드러짐
알겠다 화로불에 잘 익은 고구마 같이
물씬 풍겨날 구수한 봄내음새…

진달래는
봄의 구미를 돋구려
산이 훌훌 입김불어 피워올린 숯불이 아니냐

아 봄은 이렇게
빨간 진달래 그 원초의 숯불에서
맛스레 익혀진 《불고기》여라


  <<진달래>> 전문

   아마도 강효삼선배님에게 있어서 <<겨레>>는 영원한 시제이기도 하며ㅡ 수많은 시속의 <<혼불>>이 되기도 하며 또한 그러한 겨레에 대한 사랑과 정서, 애착은 신선한 에너지가 되여 수많은 창작 동기가 되는것이 아닌가 싶다.<< 진달래>>  제1련중에서 /누가 저렇게/이글거리는 화로불을/황홀하게 지펴놓았는가/에서 <<황홀한ㅡ 화로불>>은 벌써 읽는들의 마음을 한꺼번에 사로잡기에 너무나도 충분하며 그 다음 제2련에서 <<누구인가의 지성>>과 <<뜨거운 입김>>은 마침내 제3련에서 /알겠다 화로불에 잘 익은 고구마 같이/물씬 풍겨날 구수한 봄내음새…/를 견인해 내여 <<봄내음새>>로 시적 분위기를 무르익히고 한껏 고조시켜놓았으며 특히 제4련에서/산이 훌훌 입김 불어 피워올린 숯불/은ㅡ 제일 마지막 련에서 마침내 / 아 봄은 이렇게 /빨간 진달래 그 원초의 숯불에서/맛스레 익혀진 《불고기》여라/로 참신한 이미지<<불고기>>를 등장시켜 시의 진수가 무엇인지 아낌없이 보여주는듯 싶다.  


시인 강효삼과 인간 강효삼그리고 환유와 은유ㅡ직유와 비유ㅡ


   력사는 련속적이면서도 동시에 불련속적인 특성을 띤다.시를 쓴다는것은 어쩌면 전통적인 시각에서 살펴볼때 <<어떤 대상에 대한 자아의 반응>>을 기록하는 일에 지나지 않을수도 있다. 바꾸어 말하면 <<대상과 자아가 공유하는 가능성으로서의 질서를 노래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실주의와 모더니즘은 현실에서 오는 이러한 소외를 항상 의식하면서도 또한 늘쌍 새롭게 시작이 된다. 즉 리성(理性)이 보여주는 반리성적인 특성, 그리고 엄연한 사실과 가치의 분리와의 재조합, 더 나아가서 구도적 효률성이 항상 시에서 소외의 조건으로 인식되기도 하며 그러한 리성의 종착역은 곧 바로 죽음일수도 있다는 <<허무주의>>가 가끔씩 가슴을 치기도 한다. 인간은 이 세상에 태여난 이상 누구나 <<죽음>>을 외면할수 없으며 또한 언젠가면 너나없이 받아 들여야 할 중요한 과업이기도 하다 .강효삼선배님은 이러한 삶의 자세를 어떻게 표현하셨을까? 그럼 여기서 <<겨울의 마음>>을 살펴보도록 하자
 
십자길에 앉아있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온통 하얀 로인 한분
지금 로인이 앉아있는 곳으로
두갈래 길이 나 있다
죽음과 삶의 길이
로인은 가고싶지 않다
그래도 죽음의 길로는
로인은 부득부득
앉아버틴다 제자리를 뭉개며
얼마를 더 버티려고
정녕 고집부리지 마시고 어서 가시라해도
로인은 거절하며 오히려 자신의 낡은 철학을 푼다
ㅡ날 그대로 두게
죽음을 앞에 둔 늙은일수록 더 살고싶다네.
 
<<겨울의 마음 >>전문이다
 
   강효삼선배님의 시는 언제봐도 항상 질서 정연하고 일목료연하다. 질서 정연하고 일목료연하다고 할수 있는것은 그만큼 강효삼선배님의 삶 자체가 신의로 가득 넘쳐나기 때문이 아닐가 싶다. <<논어. 학이(论语.学而)>>에서 공자는 <<신진우의, 언가복야(信近于义,言可复也)>>라고 하였다. 뜻인즉 신<信<>>과 의<<义>>는 아주 근접한것으로써 신(信)은 의<<义>>의 범수<<范畴>>와도 같다는 뜻이기도 하다.시인 강효삼을 80점 이상이라고 할수 있다면 인간 강효삼은 90점 이상이다. 왜냐하면 시인 강효삼에겐 <<민족에 대한 다함없는 열애와 신의>>가 있다면 인간 강효삼선배님은 거짓 하나없이 너무나도  진솔하기때문이다 . /십자길에 앉아있다/머리에서 발끝까지 온통 하얀 로인 한분/에서 볼수 있는것은 역시 자화상이라 하여도 과언은 아닐듯 싶다. <<한평생을 잘 생겼다거나 못생겼다>>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이 /지금 로인이 앉아있는 곳으로/두갈래 길이 나 있다/ 죽음과 삶의 길이/ 로인은 가고싶지 않다/ 그래도 죽음의 길로는/ 로인은 부득부득/ 앉아버틴다 제자리를 뭉개며 /얼마를 더 버티려고/ 정녕 고집부리지 마시고 어서 가시라해도/ 로인은 거절하며 오히려 자신의 낡은 철학을 푼다/로 삶에 대한 애착을 남김없이 표현하였으며 제일 마지막 련 /ㅡ날 그대로 두게 /죽음을 앞에 둔 늙은일수록 더 살고싶다네./에서는 인생에 대한 회유와 허전함, 공허함ㅡ그러한 인생에 대한 반추에서 오는 삶에 대한 끊임없는 집착을 즉 <<십자길>>. <<두갈래 길>>, <<낡은 철학>> 사실주의 그대로 표현하여 어쩌면 쓸쓸하게  인생을 다시한번 되돌아보게끔 하는듯 하다. 필자가 알건대 강효삼선배님은 얼마전 사경에서 벗어나신줄로 알고 있는데 모쪼록 건강에 더욱 류의해가시면서 주옥같은 시작품들을 계속 써내시길 삼가 부탁 드리고 싶다.
    <<무질서에 대한 분노에서>> 모스 페컴(morse pekham)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예술은 질서를 제공하는것이 아니다. ㅡ인간은 예측할수 있고 질서 있는 세계를 열정적으로 갈망하고 있기 때문에 심리적 고립이라는 벽을 자주 마주하게 된다. 특히 특징 짓는 보호된 상태에서 이들은 기대 혹은 고정성(set), 혹은 방향감과 데이터에서ㅡ 실제로 생성되는 환경간의 상호작용 차이를 인식할수 있다… 예술은 정확히 이런 종류의 경험을 경험하게 된다>>고 설파한적이 있다. <<인생은 예술일수는 없지만 시는 예술>>이여야 한다. 그럼 아래에 강효삼선배님의 <<아버지와 초상화>>를 조심스레 더 살펴보고 가도록 하자
 
한평생 락을 바라고 허위 허위 쫓았지만 그건 꿈에 본 신기루 쫓고 쫓아도 그냥 그만큼 멀리 있어 가다가다 지쳐누운 나지막한 산비탈에 허리 착 꼬부라진 늙은 비술나무 한구루

삼밭처럼 숨막히는 오두막 찢어진 문풍지를 비집고 젓가락처럼 새여드는 빛을 거친 피부에 바르던 못난 사나이였다

산해진미는 평생 팔자에 없어 다마토리 술 석잔 그것에도 취해서 목침베고 뽑는 가락은<<아리랑 아라리요>> 그나마 <<날 버리고 가신 님>>앞에선 노래도 못 넘기고

가파론 산을 톱는 초부처럼 암벽을 쪼아대는 석공처럼 힘들고 아프게 흙을 뚜져 참께 기름같은 땀을 동이로 짜냈던 누렇게 말라도 독한 잎담배였던걸

그래도 때묻은 동저고리 옷고름 잡아 풀면 장작개비처럼 말라가는 가슴에도 남은 것은 비취색 하늘같이 깨끗한 마음  젖은 장작같이 바른 금 쫙쫙 서는 참나무였다

옹배기는 숭늉같이 근심과 걱정을 증발시키며 인내를 연덩이로 굳혀들고 굴종을 담배로 말아피우며 근로와 선을 새끼처럼 꼬아서 뒤로뒤로 넘겨주고 태여날 때처럼 맨주먹 저세상을 가시였다

아 흙을 앗기고 흙에 미쳐 흙을 찾아 지구를 류랑한 나그네 그때문에 고향도 혈육도 다 잃는 눈물에 젖은 무명수건아 무지와 순박 근로와 인내를 한데 버무려 소여물처럼 새김질한 늙은 황소여
 
<<아버지의 초상화>>전문이다
 
  필자는 나름대로 강효삼선배님의 <<아버지의 초상화>>를 수작(秀作)으로 생각한다.여기서/한평생 락을 바라고 허위 허위 쫓았지만 그건 꿈에 본 신기루 쫓고 쫓아도 그냥 그만큼 멀리 있어 가다가다 지쳐누운 나지막한 산비탈에 허리 착 꼬부라진 늙은 비술나무 한구루 /로 멋지게 베이스를 깔고 /산해진미는 평생 팔자에 없어 다마토리 술 석잔 그것에도 취해서 목침 베고 뽑은 가락은 <<아리랑 아라리요>> 그나마 <<날 버리고  가신 님>>앞에선 노래도 못넘기고/를 포인트로 단단히 골격을 이룬 이 시에서/옹배기는 숭늉같이 근심과 걱정을 증발시키며 인내를 연덩이로 굳혀들고 굴종을 담배로 말아피우며 근로와 선을 새끼처럼 꼬아서 뒤로뒤로 넘겨주고 태여날 때처럼 맨주먹 저세상을 가시였다/는 환유(欢喻)와 은유(隐喻)의  절정을 이루며 /아 흙을 앗기고 흙에 미쳐 흙을 찾아 지구를 류랑한 나그네/고향도 혈육도 다 잃은 눈물에 젖은 무명수건아/ 무지와 순박 근로와 인내를 한데 버무려 소여물처럼 새김질한 늙은 황소여/는 직유(直喻)와 비유(比喻)의 신기를 아낌없이 보여주는듯 하다. 조금 아쉬운 점이라면 도합 7련으로 나뉘였지만 산문시에 가까워 읽기에 조금 어려운 감이 드는듯하다
 
한평생 ㅡ
락을 바라고 허위 허위 쫓았지만
그건 꿈에 본 신기루,
쫓고 쫓아도 그냥 그만큼 멀리 있어
가다가다 지쳐누운
나지막한 산비탈에 허리 착 꼬부라진
늙은 비술나무 한구루

삼밭처럼 숨막히는
오두막 찢어진 문풍지를 비집고
젓가락처럼 새여드는 빛을
거친 피부에 바르던
못난 사나이였다


산해진미는 평생 팔자에 없어
다마토리 술 석잔 그것에도 취해서
목침베고 뽑는 가락은<<아리랑 아라리요>>
그나마 <<날 버리고 가신 님>>앞에선
노래도 못 넘기고ㅡ

가파론 산을 톱는 초부처럼
암벽을 쪼아대는 석공처럼
힘들고 아프게 흙을 뚜져
참깨 기름같은 땀을 동이로 짜냈던
누렇게 말라도 독한 잎담배였던걸


그래도 때묻은 동저고리 옷고름 잡아
풀면 장작개비처럼 말라가는 가슴에도
남은 것은 비취색 하늘같이 깨끗한 마음  
젖은 장작같이 바른 금
쫙쫙 서는 참나무였다

옹배기는 숭늉같이
근심과 걱정을 증발시키며
인내를 연덩이로 굳혀들고
굴종을 담배로 말아피우며
근로와 선을 새끼처럼 꼬아서 뒤로뒤로 넘겨주고
태여날 때처럼 맨주먹 저 세상을 가시였다


아 흙을 앗기고 흙에 미쳐
흙을 찾아 지구를 류랑한 나그네
그때문에 고향도 혈육도 다 잃는
눈물에 젖은 무명수건아
무지와 순박 근로와 인내를 한데 버무려 소
여물처럼 새김질한 늙은 황소여
 
    이렇게  다시 련을 나누웠으면 더욱 좋지 않았을가 필자 나름대로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이외에도 강효삼선배님은 북방시단의 원로시인답게 북방의 산하(山河), 향토문화, 고향에 대한 다함없는 사랑과 애착을 시리즈로 무려 37수 련작시를 쓰신적이 있으시고 수많은 주옥같은 작품들이 많고도 많지만 시간상 관계로 여기서는 일일히 말하지 않으려고 한다.
 
누우런 알몸뚱의 황토길
길의 운명이 된 그날부터
얼마나 많은 발길이
이 한몸 짓뭉개고 지나갔을가

깊고 낮은 그 상처 기워내느라
길의 처절한 몸부림이 보인다
하지만 세월이 핥퀴고 간 그 많은 상처
죄다 아물수 없는 길은
아픈 기억을 떨쳐버리지 못한채 신음소리 없이 뒤척이고있다

세월이 가면 길도 늙는지
거친 피부 꼬부라든 몸뚱이
수림속에 묻혀가는 그 옛날 수레길 따라 걷노라니
아 이 길너머에 이 길을 짚고 가신
아버지의 쇠잔한 얼굴이 보인다


<<길과 아버지>>전문이다
 
    <<길>>이 아프다는것을 지극히 평범한 아버님의 형상을 통하여 표현하고 있으며 <<길>>이 있었기에 너무너도 자연스레 <<길>>우에서 걸음마를 익혔고 그렇게 <<길>>을 따라 걸을수 있었던 우리들의 짧지도 길지도 않는 <<인생>>을 감성으로 재조명하고 있는듯 하며 어쩌면 누구나 너무나도 무심히 지나칠수 있었던 <<길>>의 <<길>>다운 존재를 다시금 생생히 눈앞에 떠올릴수 있게끔 특히 제2련에서는 /깊고 낮은 그 상처 기워내느라/길의 처절한 몸부림이 보인다/하지만 세월이 핥퀴고 간 그 많은 상처/죄다 아물수 없는 길은/아픈 기억을 떨쳐버리지 못한채 신음소리 없이 뒤척이고있다/로 다시금 <<길>>의 운명적인 숙명앞에 저도 모르게 옷깃을 경건히  여미고 숙연해지게 다음 제일 마지막 결구인 제3련에서 /세월이 가면 길도 늙는지 /거친 피부 꼬부라든 몸뚱이/수림속에 묻혀가는 그 옛날 수레길 따라 걷노라니/아 이 길너머에 이 길을 짚고 가신/아버지의 쇠잔한 얼굴이 보인다/로  어쩌면 나의<<길>>은 아버님이 걸어가신 <<길>>일수도 있으며 또한 <<내>>가 누군가를 위하여, 혹은 자식을 위하여 필사적으로 혹은 필연적으로 걸어가야 할 <<길>>을 인생의 틀에 맞춰 뼈에 맺히도록 새롭게 각인시켜 주고 있는듯 싶다. 
 
마무리하면서
 
   북방시단에는 언제나 강효삼선배님과도 같으신 든든한 거목들이 계셨기에 문학기초는 상대적으로 튼튼하였다고 나름대로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어쩌면 망조가 들기 시작한 조선족문단 ㅡ이제 <<고향>>에 찾아가면 <<고향>>에는 <<고향>>다운 <<고향>>이 언녕 없어진지 오래고 어쩌다 찾아간 <<고향>>에는 웬 낯모를 타민족이 <<어데서 온 누구인가?>>고 되묻는 세상 ㅡ 가령 40ㅡ50년후에도 조선족문단이 존속하여 있다면 그때 가서 강효삼선배님의 현실주의, 사실주의기법으로 씌여진 많은 주옥같은 시들은 이 세상 그 어디에 내놓아도 조금도 손색이 없었을 명시였음을 아마 후세에 새롭게 재 평가되지 않을가 생각해본다. 세상인심이 야박해서가 아니라 흔하면 누구나 수월하게 대하기 마련이고 금싸락같이 귀할때일수록 귀중한 보석이였음을 뼈저리게 실감하게 되지 않을가 필자 나름대로 생각해 본다. 끝으로 강효삼선배님께 문학에서 더욱 큰 <<쾌거>>와 함께 <<쾌유>>와 정진(精进)도  두손 모아 빌면서 후배된 도리로 시 한수를 증정하려 한다. 필자의 수준상 관계로 간혹 서툴지라도 그냥 이쁘게 봐주시고 성의로 받아주셨으면 한다
 
시인 강효삼
 
머나 먼 북방 완달산기슭에
버섯같이 아담한 초가집 짓고
한일평생 흰 저고리에 흰 고무신 신고
백발이 성성한 시인 한분이
해마다 봄마다 민들레를 읊고 있습니다
그가 바로 <<민들레>>입니다
그가 바로 <<진달래>>입니다
그가 바로 조선민족시인 강효삼입니다
<<실바람 어서 가자 길잡이해주고
시내물 목청 돋궈 반갑다 노래하네
잘 있었냐 고향아 어머니 품이여
아 동구밖 배나무 한 그루
어머니 모습인듯 두 팔 벌려
나를 맞아주네…>>
시인은 오늘도 노래를 부르네
 
 
诗人 姜孝三
 
在那遥远的北方完达山脚下
盖着蘑菇般的草屋
一生只穿白衣白鞋
已满头白发的一位老诗人
每年每春都吟蒲公英
他-就是蒲公英
他-就是金达莱
他就是朝鲜民族诗人姜孝三
 
<<微风轻轻催动着而引路
清澈的溪水在欢唱
早思慕乡的故乡是妈妈的怀抱
啊 古老村口的一棵梨树
远方吸引着我的脚步...>>
如今诗人仍然哼着自创的小调
 
 
 
2014년6월9일 심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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