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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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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레가 되고 싶지 않다...
2016년 10월 10일 23시 07분  조회:4121  추천:0  작성자: 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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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고것 참 찬란하다." 

네 순배쯤 돌았을까. 잔에 그득하게 부은 막걸리를 쭈욱 들이켠 뒤 나온 감탄사였다. 전날 새벽까지 술을 들어부었다는 팔순 노시인은 이날 입맛을 다시며 질곡진 음주사부터 털어놨다. 

"난 평생을 빼갈(고량주), 보드카, 소주 아니면 마시지 않았어요. 그 뒤 와인이 황홀했고…. 아버지, 아버지의 아버지, 또 증조할아버지가 삼킨 술이라 생각하니 그제사 막걸리가 나를 받아주더만, 으하하." 

새 시집 '초혼'(창작과비평사)을 낸 고은 시인(83)과 지난 5일 저녁 오산시 두붓집에서 막걸리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 수원시 창성사 옆집 주민인 고은 시인은 이날 오산문화재단 초청으로 강연한 터였다. 중절모를 쓴 시인은 애도가 흐르는 이번 시집을 소개하며 운을 뗐다. 

"타자들의 죽음과 상관없는, 자기 삶에 열중하는 사회잖소. 물신문화가 물들어 죽음의 의미를 망실(忘失)했달까. 현대사에서 얼마나 많은 이가 죽었습니까. 그들 대신 살아남은 난 면목이 없고, 가책을 느껴요. 표제시인 '초혼'은 내 시의 고향인 폐허에서 쓴 시입니다." 

304쪽인 시집의 2부는 62쪽에 걸쳐 적힌 원고지 기준 130장의 장시다. '산산히 부서진 이름이여!'로 시작하는 김소월의 동명 시를 차용해 현대사의 진혼곡을 올린다. '…지하세계 그 캄캄한 어둠 스민 소리/(중략)/청정무구한 새벽이슬 내린 풀끝 하나하나 다 섬겨/향 사르러 앙청하오니/이 뜻 받자와 해원하소서…'(248쪽) 원(怨)을 해(解)하기를 바라는 문장을 두고, 고은 시인은 "씻김굿"이라고 했다. 왜 애도였는지 묻자, 옆자리에 해체철학자 자크 데리다를 앉혔다. 

"데리다는 인류에게 남은 가치를 우애라고 했어요. 배타적 세포로 유지되는 게 삶이니 우애가 허구일 수 있겠지. 하지만 우린 사막의 박테리아가 아니잖소. 또 우린 삶과 죽음에 경계를 두지만 실상 인간은 죽음과 동행하는 존재다. 나는 그 마음으로 썼습니다." 관동대지진 학살, 일제식민시대, 제주 4·3사건, 한국전쟁, 광주민주화운동 등 현대사라는 모랫바람에 먼지처럼 사라진 그들을 애도하는 건 이 때문이다. 노시인이 타자(他者)의 고통을 꺼낸 이유는 뭘까. 

"나랑 동갑인 수전 손태그가 타자의 고통에 대해 많이 썼지. 타인의 고통에 다가설 수 있을까 생각하면, 실천을 못하는 나로서는 많은 반성을 합니다. 타자는 자아의 존재 요건이 아니겠습니까. 누군가 있으니 내가 있고, 그래서 우리가 지금 만난 거잖아. 오호라, 타자가 아니라 타아(他我)이렷다!"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왜 시(詩)라는 형식이었을까. "백지(白紙)는 내 종교"라고 고 시인은 딱 잘라 말했다. "백지는 그렇게 나를 흥분시킵디다. 정신을 고양시킨달까." 주로 그는 파지에 시를 쓴다. "이면지, 광고지나 편지지의 빈 공간에 시를 씁니다. 종이는 나무를 죽이는 문명이잖소. 술은 아끼지 않아도, 종이는 아낀다오. 하하." 

시 쓰기가 고통스럽지 않은지를 묻자 "평소의 나는 그저 사물로 있는지 모르겠다. 시를 쓸 때 비로소 시인이구나 생각한다. 시는 내 존재의 이유"라고 말했다. '민족시인'이란 수식어의 호불호에 대해선 "굴레가 되고 싶지 않다. 한국문학의 세계화라는데, 작가가 애국하려 쓰나. 고은은 자유롭고 싶고, 작품은 운명대로 갈 뿐"이라고 덧붙였다. 13일 스웨덴 한림원이 발표 예정인 노벨문학상을 두고 '매년 이맘때 선생을 괴롭히는 질문은 하지 않겠다'고 하자 "술맛이 떨어지니, 제발 그 질문은 말아달라. 상에 연연하는 건 천박한 일"이라며 입을 다물었다. 

고은 시인은 친구 나병재 화가가 그의 시 '폐결핵'을 몰래 투고해 1958년 느닷없이 시인이 됐다. 58년이 지났다.
 시간을 되돌려 '폐결핵'을 쓰던 20대 고은태(高銀泰·본명)에게 할 말이 있는지 물었더니 "정말 매혹적인 질문"이라며 입맛을 다시고는 말을 이었다. "올 것은…오고야 만다." 

이날 오산시청 3층에서 열린 강연 말미에, 고은 시인이 "이제 질문을 받겠다"라고 하자 한 초등학교 여학생이 번쩍 손을 들고 물었다. "시인 할아버지, 어쩌다가 시인이 되셨어요?" 아마도 '어떻게'를 '어쩌다가'로 잘못 말한 터였는데, 시인 고은이 박장대소하며 답했다. 

"꼬마 숙녀여! 그래요, 맞아요. 나는 정말 '어쩌다가' 시인이 됐어요. 그런데 말이지요, 나는 이 길에서 정말 헤어날 길이 없네…." 

[오산 = 김유태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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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고은(83)의 삶과 문학은 요약이 어렵다. 그 세계가 워낙 방대하기도 하지만 어떤 틀이나 잣대로 재단되기를 태생적으로 거부하는 것처럼 보여서다. 때문에 문답으로 그를 낚아채기는 어렵다. 미끌미끌, 그는 빠져나간다. 시인이 새 시집을 냈다. 김소월의 시에서 제목을 딴 『초혼(招魂)』(창비)이다.

소월 작품과 동명 신작 『초혼』펴내

기사 이미지

지난 4일 자택 정원의 고은 시인. 2009년 시선집 『오십 년의 사춘기』 제목처럼 웃음이 해맑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먼저 간 이들 애도, 그 몫까지 살아야”

해마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면서 올해 수상자 발표를 앞둔 미묘한 시점에 새 시집을 낸 그를 수원 광교산 자락 자택으로 찾아갔다. 미끌미끌한 대화를 나눴다.
질의 :3년 만에 새 시집이다.
응답 :“별 감회는 없다. 농부의 추수 같은 거다.”
질의 :제목이 ‘초혼’이다.
응답 :“지금까지 수많은 죽음을 목격하며 살았다. 산다는 게 실은 죽음과의 동행이다. 6·25 전쟁이나 임진왜란·정유재란을 생각해봐라. 우리 조국 강토가 숱한 생명체가 쓰러진 현장이라고 생각하면 숨쉬는 공기까지 숙연하게 느껴진다. 그런 죽음과 무관하게 살 수는 없다. (나처럼)오랜 세월을 이 세상에서 견딘 생명체는 먼저 죽은 이들을 애도하고, 그들의 몫까지 대신해 살아야 할 사명도 있다. 그럴 때 우리 삶의 의미가 달라진다. 생존은 단순히 살아가는 거지만 인간의 삶은 과거와 미래가 합쳐져 만들어진다. 나는 사적인 존재이지만 사적일수록 다른 사적인 것들과 관계를 맺을 공적인 의무가 있다. 그 의무를 문학이 져야 한다. 시대의 짐이다.”
 
질의 :김소월의 ‘초혼’은 그냥 사랑시 아닌가.
응답 :“ 비련(悲戀)의 시로 알고들 있는데 아니다. 1923년 일본의 관동대지진 때 조선인 학살의 충격을 담은 시다. 소월은 과민한 사람이었다. 1920년대 혜성처럼 등장해 우리 시의 근대를 기적적으로 이뤘다. 하지만 민족의식이 강한 서북지방 출신이다. 민족주의자 조만식을 기리는 ‘제이 엠 에스(JMS, 조만식의 이니셜)’라는 시를 쓸 정도였다. 그러나 섬세했지 당찬 사람은 아니어서 연시처럼 은유적으로 쓴 것이다.”
 
질의 :민족시인 고은다운 독법인 것 같다.
응답 :“외국 나가면 나를 민족시인이라고 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는 하두 들으니까 부자연스럽지 않지만 이제는 지친다. 그런 이름은 내려놔야지….”
질의 :지난 세월을 회고한 시가 많다.
응답 :회고는 반드시 현재화되어야 한다. 단순히 과거를 추억하는 회고는 내 운명에 없다. 기억도 상상이 개입되어야 하고, 상상 역시 어떤 체험이나 타자의 경험, 흔적들, 인류학적 화석이나 족적 같은 것들이 들어 있어야 한다. 시간도 마찬가지다. 무한히 과거에 닿아 있고, 아직 만나지 못한 미래에 분명히 닿아 있다. 그래서 나는 지금 이 시간만을 긍정할 수는 없다. 무수히 많은 복수의 시간 중에 하필 지금에 내가 우연히 꽂혀 있는 거다.”
질의 :시집에서 다룬 죽음 이외의 관심사는.
응답 :한 손가락으로 짚어서 이거다 하는 건 없다. 나는 항상 나침반처럼 떤다. 어디에 내 방위를 설정해야 할지 잘 모른다.”
질의 :광교산 자락으로 이사온 게 3년 전이다.
응답 :예전에는 마시면 바로 신호가 오는 소주·보드카를 좋아했는데 여기 와서 잘 빚은 가양주를 마시며 막걸리 맛이 돌아왔다. 할아버지 밥상에서 맛봤던 조상들 술의 진미를 느낀다. 막걸리를 마시면 한 번도 뵌 적 없는 증조할아버지, 고향 산천 어딘가를 살다 갔던 사람들과 실제로 수작(酬酌)을 하는 것 같다. 나는 굉장히 작은데 내 등 뒤에 누적된 조상의 정서를 생각하면 나는 작지 않 다. 더 이상 폭음은 하지 않는다. 천천히 몇십 잔 기울이면 어 좋지~.”
기사 이미지

원고, 필기도구로 가득한 집필실 책상.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질의 :막걸리도 수십 잔이면 폭음이다.
응답 :폭음은 속도가 폭음이지. 천천히 마시면 유장하다. 완행열차 가듯 쭉 마신다. TGV(테제베)처럼 가면 술맛 안 난다.”
질의 :30권짜리 『만인보』를 포함해 지금까지 시집만 80권 가까이 냈다. 동어반복을 어떻게 피하나.
응답 :시 한 편, 시집 한 권을 내고 나서 바로 나를 떠난다. 백지가 된다. 항상 시 쓸 때 내가 최초의 시인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짤막한 한두 편을 빼고 내 시를 외우는 게 없다.”
질의 :다른 시인들은 그렇게 못하는 걸까.
응답 :“내 운명의 구조가 그렇게 되어 있다. 누구와 유비(類比)가 될지 모르겠다.”
질의 :한국 시사(詩史)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까.
응답 :“시사는 시에 대한 모독일 거다. 시가 다 끝난 뒤 역사화하는 거 아닌가. 그건 일종의 지옥이다. 나는 아직 그 시사 속에 있고 싶지 않다. 그런 무덤 속에 왜 들어가나.”
질의 :올해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된다.
응답 :그거는 대답 없는 질문 아뇨, 허허. 김소월 시에도 있잖아.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대답 없는 질문이라니까….”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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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시인연합뉴스
고은 시인    ///연합뉴스
시집 ‘초혼’
시집 ‘초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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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시인 시 '그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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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시인 짧은 시 몇편


길갓 집
마당도 없다
울도 없다
신발 한 짝 어디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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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넘으면 
아리따운 순이네 보리밭
거기 노고지리 되어 솟아 오르리

----------------

한번 더 살고 싶을 때가
왜 없겠는가
죽은 붕어의 뜬 눈

---------------

설날 늙은 거지
마을 한 바퀴 돌다
태평성대 별것 이던가

-----------

어쩌자고 이렇게 큰 하늘인가
나는 달랑 혼자인데

-------------

가던 길
고라니가
물속의 달 가만히 바라보네

            백두산 

                                  고은

모든 산들을 저 아래에 두고 
몇 억만 년 지나도록 
아직껏 이것은 산이 아니었다 

오, 너 백두산 
그토록 나날이건만 
새로이 
네 열여섯 봉우리 펼쳐라 
장군봉 망천후 사이 
성난 노루막이 비바람처럼 
가까스로 날라가 버릴 몸뚱어리 버티고 선 
내 불쌍한 발밑조차 
보이지 않아 캄캄하지만 
수많은 어제였던 오늘이었고 
내일이어야 할 오늘이었다 
활짝 펼쳐라 
여기 억만 년 세월의 가슴 있다면 
그 가슴 삼아 
열여섯 봉우리 
네 이름을 부른다 
열여섯 봉우리 
스물여섯 봉우리에 걸어 
이 나라 시원속에서 
다시 태어나는 
너를 부른다 

목 놓아 
너를 부른다 
푸른 피 엉겨 
푸른 피 엉겨 
너를 부른다 

장군봉이여 
백운 관명봉이여 
삼기봉이여 
천활 지반 왕주 제운봉이여 
와호 고준 자하봉이여 
화개 철벽 용문봉이여 
관일 금병봉이여 

오늘 네 이름을 부르고 부른다 
네 이름 불러 
하늘의 물 
자손만대로 나아가는 
천지여 
네 거룩하지 않을 수 없는 이름 부른다 

그리하여 백두산 열여섯 봉우리의 나라 
동방 옛 조선 이래 
끝없이 앞을 향하여 가고 있다 
그토록 숨돌릴 겨를 모르던 침노 한사코 물리쳤다 

여기 백두산 
힘찬 아기처럼 쩌렁 쩌렁 울어대는 환희일진대 
눈부시어라 

그 날을 네 아름다운 이름으로 불러 
어서 오라 
어서 오라 춤추는 빛발 아니고 그 무엇이리 

여기 
백두산 열여섯 봉우리에 이어 
삼천리 강토 
수수천만 온갖 산 온갖 봉우리 
온갖 골짜기 
그 이름을 부른다 
지난 날 이 겨레 극심하게 잃은 것들 
기어이 칮아내는 기쁨으로 
이름없는 모든 것 다 
이름 붙여 
그 이름 새로 부른다 
이 나라 온통 하나의 백두산인 그 날을 
네 이름으로 
네 이름으로 부르고 부르고 
또 부른다 
이여 
이여 
이여 
이여 
이여.... 

////////////////////////////////////////////////////////////////////////////

<다시 백두산에서> 
- 고은 

해 뜬다 


이 삼천리 강산 모든 풀잎들 꽃잎 이슬들 
아침 햇발 한 살 한 살에 눈 뜬다 
물싸리꽃 곰치꽃 
우정금꽃 
기뻐라 

1백년 전 하나였던 것 
1백50년 전 하나였던 것 
아니 3백년 전 
어느 먹밤 터무니에도 
오로지 하나였던 것 

1백년 후 
어찌 하나 아니겠냐는 것 

1백년 전 
1백년 후 
이 사이 펄펄 살아난 지금 
어찌 하나 아니겠냐는 것 

이대로 쪼개어진 절반짜리로는 더 이상 못살아 
돌아쳐 
못난 가시철망 조용히 걷어내어라 
못난 내 마음 속 굳은 벽 녹여 
거기 문 연 푸른 들녘이거라 

오늘 새벽 4시 백두영봉 정수리에 꽂히듯 올라 
내 조국 전체를 깡그리 바라보며 바람 부른다 
기뻐라 
기뻐 어쩔 줄 몰라 
어흥 호랑이 울음 운다 
숨지 못해 젖어든 내 눈동자 
열여섯 소년 그 시절의 그것 
여기 백두 열여섯 봉우리에 
내 핏줄 걸어 바라본다 

내 몸의 여기저기 
박힌 못들이 
다 빠졌다 

과연 장군봉 망천후 사이
날릴 듯 날릴 듯 날릴 듯 

세찬 멍석바람에 휩쓸리매 
내 조국 전체를 바라본다 
소백 간백을 본다 
북포태 남포태 마천령을 본다 
구름장 비껴 
온 넋 드러내는 무슨 산 무슨 산들을 본다 
그리하여 
내 온 운명이 노래 된다 춤이 된다 
내 허파도 지친 쓸개도 춤이 되고야 만다 

저 칠보 낭림 묘향 
저 구월 
저 금강 일만이천봉 
그리하여 외설악 내설악을 본다 
저 문수사리 오대산 
치악 월악 
태백 소백을 본다 
한 생의 지리산 천왕봉 노고단을 본다 
바다 건너 
내 자손의 조국 한라산의 아침을 본다 

아니 
수수천만 산들 산골짝들 
수수천만 산과 들에 길을 내고 가는 
어머니와 누이 강물들 
수수천만 겨레붙이 피붙이 얼붙이 
그 삶과 죽음을 본다 

몇해 만인가 
다시 백두산 정수리 새벽에 올라 
몇해 만인가 속 깊이 우짖어 
남김 없이 
내 빈 발걸음 터벅터벅 내려간다 

내려가 
삼지연 백두영봉 그림자를 오롯이 맞이한다 
아니 둘이 아닌 
하나의 삶 그것을 낳고야 말 
햇빛 부신 하루를 맞이한다 

저 바다 가득히 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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