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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를 이끈 시대의 대변인 영국시인 - T.S. 엘리엇
2016년 11월 27일 20시 55분  조회:5034  추천:0  작성자: 죽림
T.S. 엘리엇의 명언 10개


○멀리 갈 위험을 감내할 수 있는 사람만이 사람이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네가 네 능력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면, 네 능력이 얼마 만큼인지 어떻게 알 수가 있나?
○유머는 심각한 이야기를 말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탐구의 종착점은 우리가 출발한 곳에 도착하는 것이고 첫 장소를 알게 되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입는 피해의 절반은 자신이 중시되길 원하는 사람들 때문에 생긴다.
   그들은 누군가에게 피해를 끼치려고 의도하지는 않지만 누군가의 피해에 관심이 없다.
○규칙을 지키는 법을 알기 전에 규칙을 어기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사랑은 침묵이다. 사랑은 말하려는 욕구와 싸우는 것이다.
○걱정은 창조의 하녀다.
○우리는 아는 것이 너무 많지만, 확신하는 것은 너무 적다.
○인류는 지나치게 사실에 가까운 것을 감내할 수가 없다. 
==================================================
T.S 엘리엇/// "텅빈 사람들"


1.

우리는 텅 빈 사람들 
우리는 박제된 사람들
모두 기대고 있으며
머릿속은 짚으로 가득 찼다

슬프다, 우리의 메마른 음성은
우리가 함께 속삭일 때조차
마른 풀잎을 스치는 바람처럼 건조한 지하실
깨진 유리 위를 달리는 쥐들의 발자국처럼

소리도 의미도 없다 

 

형체 없는 모양, 색깔 없는 그림자,
마비된 힘, 움직임 없는 몸짓


죽음의 다른 왕국을 부릅뜬 눈으로
건너간 사람들은 우리를 기억한다

잃어버린 난폭한 영혼들이 아닌
그저 텅빈 사람들로서 
박제된 인간으로서

 


2.

꿈에서도 감히 마주한 적 없는 눈길들
죽음의 몽유 왕국에서
그들은 결코 나타나지 않는다


저기, 그 눈(目)들이
부러진 기둥의 햇살 중에 있고
흔들리는 나무에 있다


그리고 목소리들,
저무는 별빛보다
희미하고 장중한
바람의 노래 속에 깃든 음성들


내가 저 죽음의 꿈 속 왕국으로부터
가까이 있지 않게 하도록


또한 쥐의 겉옷, 까마귀 거죽,
바람 부는 대로 흔들리는 
들판의 십자가 말뚝처럼
치밀한 변장을 하도록
더 가까워지지 않기를

 

황혼의 왕국에서 맞는
마지막 대면은 아니길

 

 

3.

이곳은 죽음의 땅
선인장의 땅


여기서 돌의 형상들이 일어나
희미해지는 별의 명멸 아래
죽은 이들의 손에서
탄원을 받는다

 

이곳은 죽음의 다른 왕국과
같은 곳인가
홀로 일어나


우리가 자비로움에
떨고 있을 시간
입맞춤하는 입술은
기도자를 부서진 돌로 바꾼다

 

 

4.

눈(目)들이 부재하는 곳
이곳엔 눈들이 없다


여기 죽어가는 별들의 계곡
이 텅 빈 계곡에
우리의 잃어버린 왕국들의 부서진 턱뼈

 

이 마지막 만남의 자리에서

우리는 서로를 더듬어 찾고

그러면서도 애써 말은 피한다.

부어오른 강가에 모여서


볼 수 없으나
눈들은 다시 나타난다


영속하는 별처럼
사멸의 황혼 왕국에 피는
다엽 장미처럼


텅 빈 인간들의
유일한 희망

 

 

5.

여기서 우린 선인장 주위를 맴돈다
가시로 덮인 선인장
아침 다섯 시면
우리는 선인장 주위를 돈다


이상과 현실 사이
동작과 행동 사이에
그늘이 드리운다

 

왕국은 그대들의 것

 

관념과 창조 사이
감정과 반응 사이에
그림자가 진다

 
인생은 길다


욕망과 충동 사이
발생능(發生能)과 존재 사이
본질과 그에서 파생된 것들 사이에
그림자가 드리운다
왕국은 그대들의 것


그대의 삶은 그대의 것


세상은 이렇게 끝나는구나


세상은 이렇게 끝나는구나

세상은 이렇게 끝나는구나

쾅 소리가 아닌 훌적임과 함께

 

====================================


@@///현대시를 이끈 시대의 대변인

T. S. 엘리엇

 
출생일 1888년 09월 26일
사망일 1965년 01월 04일
대표작 〈황무지〉, 〈사중주〉, 〈칵테일 파티〉 등
미국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활동하였다. 20세기 모더니즘을 이끈 대표적인 시인으로 염세적인 정서와 새로운 방식의 시적 기교로 독창적인 시 세계를 펼쳐 나갔다. 1948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목차

펼치기
T. S. 엘리엇
T. S. 엘리엇은 영국의 시인이자 극작가로, 20세기 시와 비평 분야에 혁명을 일으킨 인물이다. 1922년 그의 시 〈황무지〉가 출판되었을 때, 이 작품은 '새로운 시'의 동의어로 여겨졌고, 그 '새로운 시'의 의미가 '모더니즘'을 지칭하게 되었을 때는 모더니즘 시의 대표작으로 꼽히며 현대시를 지배했다.
토마스 스턴스 엘리엇은 1888년 9월 26일 미국 미주리 주의 세인트 루이스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헨리 웨어 엘리엇은 사업가였으며, 어머니 샬럿 챔프 스턴스는 시인이었다. 엘리엇이 태어났을 때 부부는 40대였고, 엘리엇 위로 4명의 누나가 있었다. 시인이었던 어머니가 아이들 양육보다 문학이나 자선 활동과 같은 사회 활동에 열정적이었던 탓에 늦둥이였던 토마스는 유모의 손에서 자랐다. 그러나 어머니는 아들 토마스가 자라면서 조숙하고 남다른 지적 능력이 있음을 알아차리고, 어린 아들에게 역사와 문학, 철학 등의 책을 읽히고 시를 쓰도록 독려했다. 모자는 문학이라는 공통점으로 묶여 있었고, 토마스는 평생 어머니와 편지를 나누고, 어머니에게 시를 바치는 등 돈독한 관계를 맺었다. 또한 시인으로서 명성을 얻은 후에는 인정받지 못한 시인이었던 어머니의 시극 《사보나롤라》에 서문을 붙여 출간해 주기도 했다.
유년 시절에는 세인트 루이스의 스미스 아카데미와 뉴잉글랜드의 밀턴 아카데미에서 공부했으며, 1906년 하버드 대학에 입학해 철학과 불문학을 전공했다. 4년의 학부 과정을 3년에 마쳤으며, 이때 프랑스 상징주의, 특히 라포르그각주1) 에 심취했다. 졸업 후 1년 만에 하버드 대학원에서 철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이후에는 프랑스의 소르본 대학, 독일의 마르부르크필리프스 대학을 거쳐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수학했다. 프랑스어, 독일어, 산스크리트어, 인도 철학, 독일 철학, 그리스 철학 등을 공부했으며, 아르튀르 랭보 등 프랑스 상징주의 시인들로부터 영향을 받으면서 시를 쓰기 시작했다.
1915년, 시인이자 비평가인 에즈라 파운드의 추천으로 〈포이트리〉 지에 〈앨프리드 프루프록의 연가〉(이후 〈프루프록의 연가〉)를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프루프록의 연가〉는 노년의 화자 프루프록의 내적 독백을 통해 현대 문명의 잔인성과 메마른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자아의 상실과 회복을 위한 자아 성찰을 그린 작품이다. 엘리엇은 비평가로서 '객관적 상관물'의 개념을 공식화시켰는데, 객관적 상관물이란 '어떤 특정한 정서를 나타낼 때 공식이 되는 일련의 사물, 정황, 사건'으로, 정서를 표현하는 수단을 의미한다. 이런 시적 방법론과 시인으로서의 주요 관심사와 정서는 초기 시인 〈프루프록의 연가〉에서부터 이후의 시들에 일관적으로 드러난다.
엘리엇은 1915년 비비언 헤이우드와 결혼했으며, 런던에서 교직 생활을 하면서 서평을 잠시 쓰다가 이듬해 로이드 은행에 입사했다. 그는 약 9년간 은행원으로 일하면서 시를 쓰고, 〈에고이스트〉 지의 부편집장을 맡기도 했다. 〈프루프록의 연가〉를 보고 '최초의 현대적 작품'이라고 일컬었던 에즈라 파운드는 엘리엇이 시에만 몰두하기를 바랐고, 그를 후원하는 인물들을 모아 생활을 후원하려고 했다. 그러나 엘리엇은 은행 일과 시작(詩作)을 병행하는 생활에 나름대로 만족해했다. 내성적이고 까다로운 성격에 신경쇠약 증상까지 있던 엘리엇에게 이 두 생활을 양립하는 것은, 그 나름대로 현실 생활과 문학 생활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일이기도 했던 것이다.
1922년 10월 엘리엇은 계간지 〈크라이테리언〉을 창간하고 편집을 담당했으며, 이 잡지에 〈황무지〉를 발표했다. 433행의 이 장시는 제1차 세계대전 후 정신적으로 황폐화된 유럽을 황무지로 상징화한 것으로, 라틴어, 희랍어, 산스크리트어 등 6개 언어를 사용하고, 셰익스피어, 단테, 보들레르 등 고전 시구에 대한 암시와 인용을 비롯해 J. S. 프레이저의 《황금가지》와 J. L. 웨스턴의 《제의에서 로망스까지》 등에서 나타나는 제의, 성배 전설 및 신화와 종교적 관점, 성경 등을 토대로 한 수많은 상징으로 뒤덮여 있다. 역사와 문명을 새롭게 해석하고 이미지화하여 자신만의 독창적인 세계로 재편성하는 엘리엇의 작품 세계가 확립된 작품이다. 또한 엘리엇은 낭만성을 제거하고 철저하게, 병적일 만큼의 정확성과 논리성, 지적인 태도를 지니고 언어와 다양한 자료를 구성하는 방식으로 시를 썼는데, 이는 그의 비평론적 태도이기도 하며, 이후의 소설, 희곡, 예술 비평의 주요 방식이 된다.
〈황무지〉가 발표되었을 당시 평론가들은 시의 난해함과 새로움에 당혹해 마지않았으나, 젊은이들은 오히려 엘리엇의 시에 담긴 염세적인 정서와 새로운 시적 기교에 열광했으며, 현대의 정신을 형상화했다는 점에서 엘리엇을 '시대의 대변인'으로 추앙했다.
1925년에 엘리엇은 로이드 은행을 그만두고, 파버 앤드 파버 출판사의 이사로 일했다. 1927년에는 영국 국교회로 개종하고 영국으로 귀화했다. 그리고 영국 국교도로서의 종교적 시각을 투영한 작품들을 쓰기 시작했다. 〈재의 수요일〉(1930), 〈사중주〉(1943) 등이 그것이다.
또한 엘리엇은 이 시기부터 무대 상연을 고려한 시극각주2) 을 쓰기 시작했는데, 이 시들은 시극으로 불리는 새로운 장르가 된다. 〈바위〉(1934), 〈대성당의 살인〉(1935), 〈칵테일 파티〉(1950) 등이 대표적이며, 이 작품들은 연극으로도 공연되었다.
비평 분야에서도 엘리엇은 완전히 새로운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당대의 문학적 취향을 재규정했다. 예술에 있어 낭만성을 배제하고 고도의 지적 사유를 좇으며, 존 던과 같은 형이상학파 시인들을 칭송한 그의 비평론은 빅토리아 시대 낭만주의 문학의 모호성과 도덕주의에서 벗어나 새로운 현대 고전주의의 비평 체계를 수립했다. 비평집으로는 《단테론》(1929), 《시의 효용과 비평의 효용》(1933), 《고금 평론집》(1936) 등이 대표적이다.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엘리엇은 우울증에 시달렸고, 계속 글을 쓸 수 있을지를 걱정했다. 당시 그는 시극에 힘을 쏟고 있었는데, 전쟁이 발발하면서 시극 〈가족의 재회〉가 무대에 오르지 못하게 되었고, 전쟁 때문에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는 회의감에 빠져 있었다. 전후의 혼란스런 상황, 정신질환 성향이 있던 아내와 불화 끝에 결별을 한 것도 원인 중 하나였다. 무엇보다 그를 힘들게 한 것은 30년 전부터 지녀온 유럽 문명에 대한 회의, 미래에 대한 염세적인 관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계속 시를 써 나갔고, 말년의 걸작 〈사중주〉는 그렇게 탄생했다. 그리고 전쟁 후 그는 엄청난 명성을 누리며 행복한 말년을 보내게 된다.
1950년 영국에서 발행된 〈칵테일 파티〉 초판 표지
1948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그해 영국의 문화훈장인 메리트 훈장을 받으면서 시인으로서의 명성은 절정에 달했다. 그의 시극들은 계속 무대에 올려졌고, 특히 말년의 대표작 〈칵테일 파티〉가 브로드웨이에서 200회 이상 공연 기록을 세우는 등 엄청난 성공을 거두기도 한다. 1947년 아내 비비언이 세상을 떠난 뒤, 1957년에는 8년간 비서로 일하던 29세의 발레리 플레처와 재혼했다.
1965년 1월 4일, 영국 런던의 자택에서 사망했으며, 유해는 고향 이스트 코커의 성 마이클 교회에 안장되었다. 2년 후 영국 정부는 웨스트민스터 사원 시인의 구역에 엘리엇의 기념석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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