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시의 건초더미에서 찾은 "바늘"
2016년 11월 28일 21시 04분  조회:4196  추천:0  작성자: 죽림
 
 
“제발 개구리처럼 앉지 마시고 여왕처럼 앉으세요” 

―데니즈 두허멜(1961∼ ) 

―필리핀 어느 대학의 여자 화장실 벽에 쓰인 낙서 
제멋에 살기를 잊지 말라, 멋 부리기를 잊지 말라. 
세상은 여드름투성이 소녀에게 보상하지 않는다. 
개구리처럼 앉지 말고 여왕처럼 앉아라. 
머리채에 광채를 내는 샴푸를 사라. 
머릿결이 직모라면 파마를 해라. 
제멋에 살기를 잊지 말라, 멋 부리기를 잊지 말라. 
숨결은 박하 향이 나도록 하고 이는 희고 깨끗이. 
손톱은 매니큐어 발라서 반짝이는 진주 열 개로. 
개구리처럼 앉지 말고 여왕처럼 앉아라. 
웃음 지어라. 특히 기분이 더러울 때. 
차를 운전하면서 급회전할 때에는 머리를 숙여라. 
제멋에 살기를 잊지 말라, 멋 부리기를 잊지 말라. 
욕망에 자신을 내맡기지 말고 날씬한 몸매를 유지해야
사교춤 출 때 치맛자락을 추켜올릴 수 있지. 
개구리처럼 앉지 말고 여왕처럼 앉아라. 
교수와 혼인하지 말고 학장하고 해라. 
왕하고 혼인하지 백작하고는 하지 마라. 
제멋에 살기를 잊지 말라, 멋 부리기를 잊지 말라. 
개구리처럼 앉지 말고 여왕처럼 앉아라.
 

‘주한 미국대사관 공보과’에서 한국어판으로 발행한 ‘2006 미국 올해의 가장 좋은 시’에서 옮겼다. 이 시선집의 편집자로 시를 선정한 빌리 콜린스(시인)가 쓴 서문 제목이 ‘시의 건초더미에서 찾은 75편의 바늘’이다. 해마다 거듭 탈락된 ‘건초더미’ 시인들의 불쾌감을 언급하며 그는 ‘제목은 기껏해야 마케팅 전략일 뿐’이라고, ‘그럭저럭 읽을 만한 시’라는 시집에 독자의 손이 선뜻 가겠느냐고 눙친다. 

 
여대생과 여왕처럼 변기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 있을까. 새침한 여대생도 고고한 여왕님도 거기서 거기일 화장실에서 취할 자세가 떠오르면서 빙긋 웃게 되는 화장실 낙서. 그에 촉발된 요즘 젊은 여성의 살아가는 모습과 생각을 나열하며 언뜻 부추기는 모양새다. ‘멋 부리기’는 기본! 화장 안 해도 예쁜 나이라는 건 네 라이벌들이 지어낸 거짓말이다. 몸을 가꾸는 데 돈과 시간을 투자해라. 그렇게 해서 기껏 멋진 여인이 돼도 아무 남자나 만나면 ‘꽝’이니라! 최고의 남자를 만나라. 좌식변기에서는 여왕인들 개구리처럼 앉을 수밖에 없다는 걸 명심해라.  

결혼을 신분 상승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젊은 여인에게 결혼시장에서 상품 가치를 높일 지침을 이리 내려주시는 이는 아마 신붓감의 어머니이리. 젊은 여인들이여, 이런 삶에 완전 공감인가요? 여하간 ‘개구리처럼 앉지 말고 여왕처럼 앉’는 건 바람직한 자세.

황인숙 시인 
 


원문보기:
http://news.donga.com/3/all/20150508/71128584/1#csidx3cf584284336d79b01dd36b4d51fd50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2083 중국 당나라 문사 - 류우석 2017-04-21 0 3404
2082 중국 당나라 시인 - 맹호연 2017-04-20 0 4813
2081 세계를 매혹시킨 불멸의 시인들 2017-04-20 0 3238
2080 아프리카 세네갈 시인 - 디오프 2017-04-20 0 3588
2079 독일 랑만주의 서정시인 - 아이헨도르프 2017-04-20 0 4367
2078 프랑스 시인 - 폴 클로델 2017-04-19 0 5333
2077 "당나귀 시인"을 사랑했던 시인들 2017-04-19 0 3242
2076 프랑스 시인 - 프랑시스 잠 2017-04-19 0 4171
2075 독일 시인 - 횔덜린 2017-04-19 0 6000
2074 헝가리 시인 - 브로샤이 2017-04-18 0 3684
2073 프랑스 시인 - 자끄 프레베르 2017-04-18 0 3919
2072 프랑스 초현실주의 시인 - 루이 아라공 2017-04-18 0 5196
2071 프랑스 시인 - 레미 드 구르몽 2017-04-18 0 4961
2070 영국 계관시인 - 테니슨 2017-04-18 0 3992
2069 프랑스 시인 - 로베르 데스노스 2017-04-11 0 4276
2068 프랑스 시인 - 브로샤이 2017-04-11 0 3758
2067 프랑스 시인 - 자크 프레베르 2017-04-11 0 5258
2066 윤동주가 사랑했던 시인들 2017-04-10 0 3614
2065 "내 귀는 소라껍질/ 바다소리를 그리워하네"... 2017-04-10 0 4973
2064 프랑스 시인 - 장 콕토 2017-04-10 0 5531
2063 프랑스 시인 - 생 종(존) 페르스 2017-04-10 0 3946
2062 미국 시인 가수 밥 딜런는 누구인가... 2017-04-03 0 4502
2061 노벨문학상 타고 침묵으로 일관하다... 2017-04-03 0 3327
2060 스페인 시인 - 히메네스 2017-04-02 0 3639
2059 스페인 시인 - 미겔 에르난데스 2017-04-02 0 4031
2058 동요 "반달"의 작곡가와 그리고 룡정 2017-04-02 0 3428
2057 영국 계관시인 - 벤 존슨 2017-03-30 0 3202
2056 영국 형이상학파 시인 - 존.던 2017-03-30 0 5549
2055 80세, 공부와 시쓰기가 인생 끝자락의 제일 큰 행복이라고... 2017-03-23 0 3185
2054 77세에 등단, 80세에 詩集 출간... 2017-03-20 0 3353
2053 80세에 첫 詩集... 2017-03-20 0 3326
2052 윤동주의 시는 이 땅의 모든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있다... 2017-03-18 0 3427
2051 정병욱 큰 보람= "윤동주의 시를 간직했다가 세상에 알린 일" 2017-03-18 0 4330
2050 [고향문단소식]- 화룡 출신 최룡관시백 "하이퍼시창작론" 출간 2017-03-17 0 3031
2049 일본 민주주의 녀류시인 - 이바라키 노리코 2017-03-12 0 4327
2048 천재시인 李箱의 시작품 뮤지컬로 재탄생하다... 2017-03-04 0 3009
2047 프랑스 시인 - 페기 2017-03-01 0 4344
2046 일본 시인 - 혼다 히사시 2017-02-23 0 3508
2045 남아메리카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 칠레 녀류시인 -미스트랄 2017-02-22 0 5367
2044 페루 시인 - 바예호 2017-02-22 0 3914
‹처음  이전 1 2 3 4 5 6 7 8 9 10 11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