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부터 불교에 심취
작품엔 불교적 세계관 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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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S 머윈의 모습. 장로교 목사 아들로 태어난 그는 1970년대 이후 불교에 심취해 참선을 연구하게 된다.
이런 선적 천착은 그의 시 세계에 고스란히 담겼다. |
W.S 머윈은 미국 17대 계관시인으로 활동 중이다. 장로교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1970년대 이후 불교에 심취하면서 참선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거주지를 하와이로 옮기기도 했다. 머윈의 불교적 시 세계를 고찰한 논문이 발표됐다.
설태수 세명대 교수는 〈동서비교문학저널〉 34호에 기고한 논문 ‘W.S 머윈 시에서의 선(禪)’을 통해 불교적 관점으로 머윈의 작품 세계를 살펴봤다.
가장 먼저, 설 교수는 머윈을 “독자로 하여금 당황하게 함으로서 스스로 깨닫게 하고자 했던 시인”이라고 평가하면서 “머윈의 시에는 선적 화법이 적지 않게 표출돼 있지만, 불교적 관점에서 본격적으로 언급된 것은 없는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설 교수는 머윈의 시를 ‘해 뜰 시간에 버섯 찾기’ ‘공기’ ‘잠의 무게’ ‘스승 찾기’ 등을 불교적 분석했다.
특히 화자가 낚시하는 친구를 만나 나누는 대화가 담겨 있는 ‘스승 찾기’의 경우 선적인 향취가 두드러진다. 설 교수에 따르면 이 시에서 반전을 보여주는 구절은 ‘그의 낚시줄에 바늘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설 교수는 “화자의 오랜 친구는 물고기를 낚으려고 한 것이 아니라 존재 자체에 대한 물음을 낚싯대를 통해 드리우고 있었던 것”이라면서 “이는 불교에서 참선 수행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이것이 무엇인가’라는 물음과 일맥상통하다”고 강조했다.
설 교수는 “이분법적인 일상적 틀에 갇힌 사고의 영역을 선풍을 통해 한결 높은 수승한 세계로 인식체계를 확장시켜준다는 점에서 머윈의 시는 깊게 천착할 만한 매력이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면서 “진부해지기 쉬운 우리의 관점을 아주 색다르게 환기시키는 머윈의 시를 보면, 그의 시세계에는 선시의 표현 기법이 적지 않게 녹아 있다”고 총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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