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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미술 수집계 "큰손"으로 미술시장 눈 뜨다...
2017년 01월 01일 23시 33분  조회:1942  추천:0  작성자: 죽림
'모딜리아니' 2천억원에 낙찰 中 룽미술관장
'모딜리아니' 2천억원에 낙찰 中 룽미술관장(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 상하이의 왕웨이(王薇) 룽미술관 관장. 남편 류이첸(劉益謙) 신리이(新理益)그룹 회장과 함께 최근 모딜리아니 작품을 미국 뉴욕 경매에서 2천억원 가까운 돈으로 낙찰받으며 세계 미술계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한국 미술경매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김환기 작품 역시 룽미술관이 낙찰받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택시기사 출신 부호 남편과 미술계 큰손 "韓 리움서 사업 배워"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2015년도 아시아 미술계에서 최고 화제는 1억7천40만달러(1천970억원)에 모딜리아니 작품을 낙찰받은 택시기사 출신의 중국부호 류이첸(劉益謙·52) 신리이(新理益)그룹 회장 부부였다.

류 회장은 중국 상하이의 최고 미술관으로 꼽히는 룽(龍)미술관 관장인 아내 왕웨이(王薇)와 함께 지난달 뉴욕 크리스티경매에서 한국인 컬렉터를 제치고 이탈리아 화가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의 누드화 '누워있는 나부'(Nu couche)를 품에 안았다.

세계 미술품 경매사상 역대 2위라는 낙찰가로 류 회장 부부는 세계적인 컬렉터로 급부상했고 룽 미술관도 세계 미술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왕웨이 관장을 만나기 위해 찾아간 상하이 룽 미술관은 황푸(黃浦)강 항만이 뒤로 보이는 룽텅(龍藤)대도 변에서 오래된 항구 적하장 건축물을 옆에 둔 회색빛 콘크리트 건물로 나타났다.

다소 을씨년스러워 보이는 건물 외관과는 달리 미술관 내부는 관람객들로 북적거리며 중국의 급성장하는 미술시장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듯했다.

왕 관장은 자신의 미술관 사업을 한국에서 배워왔다는 말로 서두를 꺼냈다. 지난 2005년에 일본의 한 아트페어에 갔다가 일본과 한국 등 아시아 지역의 미술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2011년 한국의 삼성미술관 리움을 방문한 뒤로 새로운 미술관 설립을 계획하게 됐다는 것이다.

왕 관장은 "당시 리움의 컬렉션과 전시기법 등에 대해 많은 점을 배웠다"며 "리움과 같은 미술관을 세우고 싶다는 생각에 푸시관을 오픈했다. 그 과정에서 친분이 있었던 한국 컬렉터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룽미술관은 상하이에 두곳의 미술관을 두고 있는데 2012년 문을 연 푸둥(浦東)관은 중국 혁명기의 예술작품, 지난해 개관한 푸시(浦西)관은 근현대 실험미술 작품을 주로 전시한다.

남편인 류 회장은 주로 골동품, 고서화 등에 조예가 깊고 자신은 근현대 미술작품에 관심이 많다고 왕 관장은 설명했다. 그래서 이번 모딜리아니 작품 낙찰에도 자신의 주장이 관철됐다는 의미였다.

왕 관장은 "'모딜리아니'를 사게 된 것은 푸시관 5주년이 되는 해에 맞춰 전세계를 아우르는 미술전시회를 준비하기 위해서였다"며 "룽미술관 소장 작품으로만 전시회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남편이 더 벌어야 한다"며 웃음을 지었다.

왕 관장은 이어 "컬렉션 예산은 정해놓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 무제한적인 작품구매 의사를 내비친 뒤 "남편이 돈을 많이 벌수록 컬렉션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딜리아니' 2천억원에 낙찰 中 룽미술관장
'모딜리아니' 2천억원에 낙찰 中 룽미술관장(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 상하이의 왕웨이(王薇) 룽미술관 관장. 남편 류이첸(劉益謙) 신리이(新理益)그룹 회장과 함께 최근 모딜리아니 작품을 미국 뉴욕 경매에서 2천억원 가까운 돈으로 낙찰받으며 세계 미술계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한국 미술경매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김환기 작품 역시 룽미술관이 낙찰받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중국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류 회장은 1963년 상하이의 노동자 계급 가정에서 태어나 16살에 중학교를 중퇴한 뒤 길거리에서 핸드백을 팔다가 20세엔 택시를 운전하며 생계를 유지했던 서민이었다.

그러다 중국 개혁·개방의 물결 속에서 1980∼1990년대 국채 투자와 부동산 주식거래로 부를 축적한 뒤 신리이그룹이라는 종합 투자회사를 차리고 예술품 수집에 눈을 돌렸다.

현재 류 회장 부부의 자산은 170억 위안(3조원)으로 중국 부호 순위 30위에 올라있다.

왕 관장은 "돈이 생겨 부동산을 살 수도 있었지만 예술품 구매가 더 좋았다"며 "갑작스럽게 주목을 받고는 있지만 사실 지난 26년간 꾸준히 컬렉션을 계속해왔다"고 말했다.

왕 관장은 이와 함께 "사회 변화상을 담고 있는 한국의 현대미술 작품에도 매력을 느낀다"며 김환기, 백남준, 박선호 등 유명작가의 이름을 열거했다.

류 회장 부부는 지난해 고 김환기 화가의 대표작 중 하나를 47억원에 낙찰받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당시 낙찰가는 국내 미술품 경매가 신기록으로 한국 미술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왕 관장은 "김환기 작품을 낙찰받기 전 인지도와 가격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는 말들이 있었다고 했지만 그런 얘기는 듣지 못한 채 작품을 보자마자 오묘한 색채 등에 끌려 곧바로 구매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작품 가격은 계속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중국의 현대미술 시장이 빠른 성장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2년간은 계속 가격이 오를 것 같다"며 "큐레이팅보다는 아시아 컬렉션의 리서치 부문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미술시장 규모는 작년말 현재 70억달러(8조1천400억원)로 추산되고 있다. 룽미술관은 내년 4월28일에는 충칭(重慶)에 또다른 미술관을 개관하고 아시아 투어도 계획 중이다.

모딜리아니 '누워있는 나부'
모딜리아니 '누워있는 나부'
낙찰가 47억원 김환기 작품
낙찰가 47억원 한국 화가 김환기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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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으로 더 알아보기@@

때는 1918년, 초상화의 달인 아메데오 모딜리아니(Amedeo Modigliani)는 지팡이를 짚고 앉은 아저씨의 초상화를 그렸다.

 

사라진 모딜리아니의 그림 

이 그림은 파리에서 골동품을 거래하던 영국 국적의 유대인 오스카 스테티너(Oscar Stettiner, 사진)가 소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이 터지면서, 스테티너는 천주교도 아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유대인이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어서 급히 피난을 떠난다. 그렇게 스테티너는 아내의 고향인 시골 마을로 피신했다.

 

한편 파리를 점령한 나치는 1941년, 임시 관리인을 지명하여 그가 남기고 간 골동품과 예술품들을 네 번에 걸쳐 급하게 처분한다. 가구, 은 식기, 샹들리에 등 골동품과 함께 터너(Joseph Mallord William Turner)의 그림 세 점과 프라고나르(Jean-Honoré Fragonard)의 그림들도 섞여 있었고, 총액은 500만 프랑에 달했다.

 

그런데 네 번째 마지막 판매물품 중, 그러니까 1944년 7월 3일 오전 10시, 갤러리 전시 설비와 창, 금고 판매 물품 중에 “모딜리아니 그림 한 점”(un tableau de Modigliani)이 포함돼 있었다. 전쟁 이후, 스테티너는 파리로 돌아와, 이때 판매된 물건들의 반납을 요청하면서 모딜리아니 그림이 “남자 초상화”(portrait d’homme)라고 묘사했다. 그림의 정식 제목이나 크기 등 다른 정보는 없었다.

바로 이 장소에서 그림의 매매가 이뤄졌다고 한다.

출처 : ⓒTORSTAR NEWS SERVICE, 재인용 : metronews.ca

하지만 스테티너는 이 그림을 누가 샀는지 알고 있었다. 존 반 데 클립(John Van der Klip) 갤러리가 이 작품을 사들였는데, 갤러리는 문제의 모딜리아니 그림을 다른 곳 (: M. Mariage Eu) 에 넘겼고, 그림은 또다시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한 미국인 장교에게 25,000프랑에 판매됐다.

 

이때부터 모딜리아니의 이 그림의 행방은 오리무중에 빠진다. 게다가 스테티너도 1948년에 사망하여 추적이 중단됐었는데, 그의 아내나 딸 모두 그림의 추적을 포기했었다. 

다시 떠오른 ‘지팡이 아저씨’ 

그러던 중 1996년, 크리스티의 경매에 이 그림이 갑자기 나타난다. 이때 역시 갑자기 나타난 IAC(: International Art Center) 가 이 그림을 구매했다. IAC는 파나마에 있다. 이제 이 이야기의 윤곽을 아실 것이다.

 

몬덱스 제임스 파머 현재 프랑스 농부로 사는 스테티너의 외손자인 필립 마에스트라시(Philippe Maestracci)는 모딜리아니의 그림에 대해 아내나 장모로부터 어떤 말도 못 들었었다. 그때 마에스트라시에게 접근한 한 사내가 있었다. 캐나다에 있는 나치 약탈 예술품 찾아주기 전문회사인 몬덱스(Mondex)의 창업자 제임스 팔머(James Palmer, 사진)다.

 

몬덱스에 관한 평판은 좀 엇갈린다. 예술품을 ‘원래’ 주인에게 가져다주는 대가로 그림의 가치와 상관없이 무조건 30%의 수수료를 챙기는 이 회사는 근거가 얕든 깊든 무조건 덤비고 보는 곳으로 유명하다. 스테티너의 손자는, 돈이 아닌 ‘할아버지의 명예’를 위해 이 그림을 되찾기로 마음을 먹는다.

‘할아버지의 이름으로’ 그림 되찾기를 결심하다 

때는 2011년, *마에스트라시는 미국 뉴욕 연방법원을 통해 헬리 나흐마드(Helly Nahmad)와 아버지인 다비드(David Nahmad), 그리고 IAC에 그림을 반환하라는 소를 청구했다. 그러나 당시 법원은 이 소를 **각하하려 한다는 말을 듣고, 2012년 마에스트라시는 소를 취하했다.

* 당시 그의 변호팀은 Dunnington, Bartholow and Miller LLP이었다.
** 소 제기의 조건 자체가 부족하다는 뜻, 즉 미국 연방법원이 다룰 일이 아니라는 의미.

나흐마드 가문의 수장이자 예술품 딜러 다비드 나흐마드

출처 : Valery Hache, AFP Photo/Getty Images, 재인용 : news.artnet.com

그러던 2014년, 마에스트라시는 뉴욕주 법원에서 다시 한 번 소환장을 청구한다. 이번에는 2011년의 반환소송 청구와는 좀 달랐다. IAC에 대한 정보를 조사할 수 있도록 뉴욕주 법원에 요청하는 식이었다. 보통 소환장 청구는 본격적인 소송 전에 하는 행위로 인식돼 있으며, 뉴욕주 법에서 허용된다.

 

하지만 나흐마드 가문은 이 그림의 소유주가 IAC이지 자기들이 아니라고 말했었다. 갤러리(Helly Nahmad Gallery)에서 전시했던 것은, IAC로부터 ‘대여'(loan)했다면서 말이다.

 

그러나, 뉴욕주 대법원까지 상고됐던 이 소송은 2015년 11월, 역시 기각됐다. IAC가 파나마이니, 뉴욕의 헬리 나흐마드 갤러리(Helly Nahmad Gallery)를 상대로 하지 말고 파나마에 가서 IAC를 상대로 소를 제기해야 하며 스테티너가 실제로 모딜리아니 그림을 소유했다는 증거 문서가 없으니, 마에스트라시 역시 적절한 원고가 아닐 수 있다면서 말이다.

파나마 페이퍼 사건의 소용돌이에 빠진 ‘지팡이 아저씨’ 

간판에서 파나마 페이퍼의 주역(?)인 ‘모색 폰세카'(Mossack Fonseca)가 보인다.

출처 : Arnulfo Franco / AP, 재인용 : lemonde.fr

자, 그리고 파나마 페이퍼 사건이 터졌다.(*) 그리고 IAC가 나흐마드 가문 소유의 페어퍼 컴퍼니임이 드러났다. 물론 마에스트라시는 다시 소를 제기했다. 레바논 출신의 모나코 영주권자 가족인 나흐마드 가문(역시 유대인이다)은 거물 예술품 딜러다. 그리고 문제의 모딜리아니 그림은 1996년 구매 이후 행적이 공개돼 있으며, 현재는 제네바에 있는 자유무역항(port franc) 창고에 보관돼 있다.

* 1천150만 건에 달하는 사상 최대의 조회 회피처 자료 ‘파나마 페이퍼스’를 통해 폭로된 방대한 의혹 사건이다. 2016년 4월 4일(현지 시간) 파나마 검찰은 수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제네바 자유무역항, 여기가 (만약에) 미술관이라면 세계 최대의 작품 소장처라고 한다.

출처 : Geneva-freeports.ch, 재인용 : news.atrnet.com

문제의 파나마 페이퍼에 따르면, 파나마 로펌 ‘모색 폰세카’의 제네바 지사는 스위스의 UBS 은행과 함께 1995년, IAC를 만든다. 이를 다비드 나흐마드의 형인 주제페 나흐마드가 만들었으며, 나중에는 다비드가 모두 인수한다. 하지만 이들 경영진은 가려져 있었고, 뉴욕주 법원에 증명 서류를 송달해야 할 때가 오자, 누가 서명을 하느냐로 고민했었다. 결국, 모색 폰세카 직원이 대신 서명을 해줬다.

 

IAC의 직원은? 한 명도 없다. 특히 레티시아 몬토야(Leticia Montoya)라는 모색 폰세카의 직원은 10,967개 회사의 이사진 중 일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몬덱스는 바로 이 점을 잡고 늘어지고 있으며, 수세에 몰린 나흐마드 가문은 “회사를 누가 가졌는지가 지금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면서, “원고가 과연 그림의 소유주였음을 증명할 수 있겠는가?”라고 묻고 있다.

소더비에서 판매할 당시에 촬영된 사진

출처 : JANE MINGAY FOR THE TELEGRAPH

과연 마에스트라시는 할아버지의 그림을 찾을 수 있을까?
아니면 나흐마드 가문이 미국 국세청을 만나는 일이 더 빠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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