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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윤동주 유고시집 보존했던 정병욱 가옥(4)
2017년 01월 25일 01시 00분  조회:4001  추천:0  작성자: 죽림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망덕 정병욱 교수로 인해 햇빛
관광자원화 충분…광양시 안내판 설치 후 기초용역키로
 
진월면 망덕리 외망마을 23번지 ‘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이 지난 3일 문화재청으로부터 문화재로 등록, 고시됐다.

고(故)정병욱(1922-1982)전 서울대 교수는 제11대 정남석 진월면장(1946.10-1948.12)의 장남으로 서울대에서 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 ‘시조문학대사전’을 펴내는 등 국문학계의 태두라 불리고 있다. 
특히 오늘날 한국의 대표 시인 중 한 명인 윤동주의 대표적인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출간한 장본인이다.
이번 주에는 윤동주-정병욱 두 집안의 운명적 인연을 중심으로 진월면 망덕리 ‘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이 어떻게 문화재로 등록될 수 있었는지 저간의 내용을 살펴본다.
 
정병욱 교수와 진월의 인연
 
 
고(故) 정병욱 교수는 1922년 4월 22일 경남 남해군 설천면 문항리에서 태어나 하동초와 동래고보를 거처 연희전문을 졸업했다.

그런 그가 진월과 인연을 맺게된 것은 진월면장을 역임한 부친 정남섭(1899-1968)때문이다. 정 교수의 부친인 정남섭 전 진월면장은 망덕과 섬진강을 마주하고 있는 하동군 금남면 금남초등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다가 그의 부친인 정상철을 따라 망덕리 외망마을로 이사를 왔다. 
당시 정병욱 교수의 조부인 정상철은 1930년 8월 28일 망덕에서 조선탁주와 조선약주를 허가 받아 양조장과 정미소를 함께 운영했다. 진월면 오사리 돈탁마을 거북등에서도 양조장을 운영했다.

이후 교사생활을 그만두고 외망마을로 온 정남섭 전 진월면장은 2년 후인 1932년 양조장 운영권을 아버지로부터 넘겨받아 경영수업을 쌓는다. 이때 정병욱 교수는 11살로 진정공립보통학교를 수료하고 하동공립보통학교에 편입한다. 1940년 연희전문학교를 입학한 정병욱 교수는 방학때면 아버지가 있는 진월을 찾아 섬진강 나루에서 미래에 대한 꿈을 키웠다.
정병욱 교수는 부친 정남섭와의 사이에 3남1녀 중 장남이며 차남인 병완(79)은 대학교수를 지냈고, 장녀인 덕희(77)는 윤동주 남동생인 윤일주와 결혼해 윤동주의 제수이며 3남 병기(70)는 교사퇴직 후 서울에 살고있다.
 
두 집안의 운명적 인연이 오늘 있게해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잎새에 이는 바람에도/나는 괴로워 했다…’
국민들이 가장 즐겨 애송하는 윤동주의 ‘서시’. 부정의 현실을 순정의 자아로 응전하면서 절대적 양심에 도달하려고 부단한 노력을 경주한 윤동주. 그의 육필원고가 진월 외망마을에 서 보관돼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마침내 세상에 빛을 본 것은 윤동주-정병욱 두 집안의 운명적인 인연이 오늘을 있게했다.

“정교수가 없는 윤동주는 상상하기 힘들다. 윤동주는 일제에 체포되기 전 자신의 원고를 정교수에게 맡겼다. 정교수는 43년 학병으로 끌려가면서 어머니에게 원고를 부탁했고, 어머니는 항아리에 담아 땅속에 원고를 묻었다. 정교수가 학병에서 살아 돌아와 원고는 세상의 빛을 볼 수 있었다. 
정교수는 48년 이 원고와 당시 경향신문 기자였던 강처중이 가진 원고를합쳐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출간했다. 그 뒤 원고를 더 모아 중판·3판을 냈다. 오늘날 윤동주가 한국의 대표 시인 중 한 명이 된 것에는 정교수의 역할이 너무 크다.”

이는 윤동주 원전 연구서를 출간한 한 학자의 말이다.
이렇듯 윤동주는 일본 유학을 떠나며 자신의 육필원고를 연희전문 1년 후배이자 학교 기숙사와 인근 하숙집 생활때 룸메이트였던 정병욱 교수에게 맡겼다. 이후 정교수는 일제강점기 징병돼 떠나면서 어머니에게 “일제에 발각되지 않도록 집 마루 밑에 잘 보관”을 당부드렸다. 또한 “만에 하나 내가 전장에서 죽을지라도 해방후 이를 발간해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이후 정병욱의 여동생 덕희는 윤동주 남동생인 윤일주 교수와 결혼해 윤동주의 제수가 돼 양 집안은 사돈으로 60여년이라는 세월동안 이같은 자료를 목숨처럼 지키고 관리했기에 오늘의 윤동주가 가능했다. 죽은 다음에 시인으로 불린 윤동주는 진월면 망덕리 외망마을 23번지에서 그렇게 부활했다.
 
이제 남은 것은 관광자원화
 
 
진월면 망덕리 외망마을 ‘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은 문화재청으로부터 지난 3일 등록, 고시됐다. 
이 가옥은 윤동주 유고를 보존했다는 역사적 의의도 크지만 정병욱 교수가 기거하던 가옥이라는 점에서 건축적.국문학사적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정병욱은 1948년 1월 30일 윤동주 유고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출간한 장본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지만, 이에 앞서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로 있으면서 ‘국문학산고’, ‘시조문학사전’, ‘구운몽 공동 교주’,‘배비장전.옹고집전 교주’, ‘한국고전시가론’,‘한국의 판소리’ 등을 간행해 우리나라 국문학계의 태두라고 불리고 있다.

특히 그는 지난 74년 판소리학회를 창립해 초대 회장을 역임하며 문예진흥원 전통예술지원 심사위원과 남원 춘향제 전국명창대회 심사위원, 전국민속경연대회 심사위원 등의 공로로 3.1문화상을 수상하는 등 국문학계 거장으로 각인돼 있다.

현재 정병욱 가옥은 그의 어머니(박아지)의 고종 사촌인 박영주(1924-1999)에게로 경영권을 넘겨 운영돼 오다가 지금은 박영주의 아들로 이마을 이장을 지낸 박춘식씨 소유로 돼있다.
한편 광양시는 조만간  먼저 ‘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앞에 이를 안내하는 표지판을 세우고 내년에 예산을 세워 관광자원화를 위한 기초용역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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