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패러디할 때 원작을 충분히 존중해야...
2017년 02월 07일 18시 47분  조회:3038  추천:0  작성자: 죽림

문학만필

패러디에 대하여

(할빈) 해주

 

 

 

패러디라는 말이 있다. 알듯 한데 분명하게는 모른다. 그래서 모방이나 도작과 혼돈하기도 한다. 사전식 풀이를 보기로 하자.

패러디란 전통적인 사상이나 관념, 특정 작가의 문체를 모방하여 익살스럽게 변형하거나 개작하는 수법이라고 한다. 또 기성작품의 내용이나 문체를 교묘하게 모방하여 과장이나 풍자로 재창조하는것을 말하며 때로는 원작에 편승하여 자신의 의도를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수법이라고 한다.

하나하나 따져보자.

그러니 패러디를 하려면 기성작품의 문체를 모방해야 한다. 형식을 본딴다는 말이다. 그런데 형식을 본따는 리유는 그런 형식을 빌어 자신의 의도를 표현하기 위함이다. 또 익살이나 풍자가 들어가야 한다. 환언하면 웃으면서 볼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것이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의 형식을 빌려왔기에 내것이 아니고 그래서 장난기가 다분해진다. 통채로 가져오는 도작이 아니라 모방이다. 단순한 모방은 다른 사람 흉내내기에 그치지만 패러디는 한술 더 떠서 그것에 익살이 섞여야 하고 그래서 보는 사람이 이것은 누구의 작품을 모방했구나 하는것을 대번에 알수 있도록 하면서도 새로운 맛이 있어야 하는것이다.

시를 례로 들어보자.

저 유명한 김춘수(한국)의 <꽃>에서는 이렇게 읊조리고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략)

 

소설가이며 시인인 장정일(한국)은 라디오를 쓴 시에서 이렇게 쓰고있다.

 

   내가 단추를 눌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라디오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단추를 눌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전파가 되었다

 

  내가 그의 단추를 눌러 준 것처럼

  누가 와서 나의

  굳어 버린 핏줄기와 황량한 가슴속 버튼을 눌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전파가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사랑이 되고 싶다

   끄고 싶을  끄고 켜고 싶을    있는

   라디오가 되고 싶다

 

<꽃>과 <라디오>를 쓰고있다. <이름 부리기>와 <단추 누르기>로 시작된다. <몸짓>은 <전파>가 되고 <누군가에게 의미있는 존재>(꽃의 경우)가 <마음 내키는대로 사랑하고 헤여짐>(라디오의 경우)에 대한 비판풍자로 환원되고있다.

이와 같이 패러디는 원작에 대한 비판적 읽기가 선행되여야 하고 원작의 문학적 의미를 더욱 풍부하게 해주어야 한다. 도작은 원작을 그대로 가져오는것이고 모방은 원작과 비슷하게 쓰는것이며 패러디는 원작의 형식을 빌어 전혀 다른 내용으로 쓰는것이다.

패러디 역시 작품이고 창작이다. 패러디는 보는 독자가 그게 패러디라는것이 알리게 써야 하며 원작을 충분히 존중해야 한다. 원작에서 한두구절이나 핵심적인 단어만 따오면 그것은 도작이고 모방이지만 패러디는 두 작품이 전체적으로 닮은 꼴이여야 한다.

 

패러디 수법으로는 시공간적 배경 바꾸기, 인물의 성격 바꾸기, 등장인물 바꾸기, 사건 바꾸기 등이 있다. 더 많을수도 있지만 그것은 이제 시창작자들이 스스로 탐색해서 넓혀가야 할 분야이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90 [시문학소사전] - "블랙리스트"이란?... 2017-01-01 0 3791
89 시인은 모든 리익과 다툼에서 손해보는 사람이다... 2016-12-31 0 3337
88 문학과 비평은 쌍두마차... 2016-12-31 0 2423
87 여보게 친구,분위기가 얼쑤인데 한잔 안할수가 없잖은가... 2016-12-31 0 3103
86 술과 시와 삶은 잘 삭혀야 제맛!~~~ 2016-12-31 0 2367
85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학생들께 론문쓰는법 가르치자 2016-12-31 0 2596
84 "전설의 편집자", 53, 그리고 외길 인생 2016-12-31 0 2871
83 안중근 유묵 106년만에 해빛 보다... 2016-12-30 0 2982
82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뜻뜨미지근", "뜨뜻미지근" 2016-12-30 0 2582
81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임대"냐? "임차"냐?... 2016-12-30 0 2501
80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우리말 애정 표현은?... 2016-12-30 0 2583
79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달이다", "다리다","졸이다", "조리다" 2016-12-30 0 2848
78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치어"를 쓸때, "치여"를 쓸때... 2016-12-30 0 2645
77 소리로 날려 보내던 생각을 그 소리를 붙잡아 시로 남기기... 2016-12-29 0 2204
76 세기의 혁신가 10인 2016-12-29 0 2781
75 [시문학소사전] - 추상표현주의란?... 2016-12-29 0 2750
74 [쉼터] - 작문써클선생님들께; 작문평정과 평어쓰기 2016-12-28 0 2533
73 시는 추상적관능과 비평정신을 고도의 음악성과 결부해야... 2016-12-28 0 2610
72 말안장에서 용사를 가려내고 달빛아래에서 미인을 보다... 2016-12-28 0 2583
71 시를 쓴다는것은 인생의 마지막역을 잘 인테리한다는것... 2016-12-27 0 2793
70 진리를 멀리서 구하지 말고 자기 자신속에서 구하라... 2016-12-27 0 2656
69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소나무와 첫락엽 2016-12-27 0 2210
68 [시문학소사전] - "퓨전"이란?... 2016-12-27 0 2682
67 시의 건초더미에서 겨우겨우 찾을수 있을가말가 하는 시를 쓰라... 2016-12-26 0 2492
66 시인이 시 한수를 빵으로 바꿀수 있을까?... 2016-12-26 0 2512
65 술, 가슴에서 터져나오는 시, 머리에서 짜여져 나오는 시... 2016-12-26 0 2623
64 대만 현대시의 흐름을 알아보다... 2016-12-26 0 2836
63 대만 녀성시인 - 수샤오리엔 2016-12-26 0 2569
62 리백 음주시 관련하여 2016-12-25 0 2543
61 로신과 겨레의 문인들 2016-12-25 0 2662
60 李陸史는 魯迅을 만나 보았을까? 2016-12-25 0 2687
59 력사, 문학, 그리고 미래... 2016-12-25 0 2719
58 영웅이 없는 시대에 그저 하나의 사람이 되고싶을 뿐... 2016-12-25 0 3016
57 몽롱시와 그 "찬란한 빛" 2016-12-25 0 2380
56 시는 최소한의 언어로 최대한의 세계를 담아야... 2016-12-25 0 2540
55 진정으로 뛰여난 담시(譚詩) 한수라도 보고지고... 2016-12-23 0 2499
54 시인은 정화가 된 "저체온의 성스러운 언어"로 시를 써야... 2016-12-22 0 2672
53 시인, 석류, 그리고 파렬, 분출, 문여는 소리... 2016-12-22 0 2617
52 [쉼터] - 작문써클선생님들께; 마구잡이로 쓰는 "~의 대하여" 2016-12-22 0 2451
51 "종소리를 더 멀리 보내기"+"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2016-12-22 0 2327
‹처음  이전 33 34 35 36 37 38 39 40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