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에 가면 ‘해우소’란 간판을 자주본다. 이곳은 스님들이 용변을 보는 변소다. 변소를 우리는 화장실 이라고 한다. 화장실도 따지고 보면 손과 마음을 깨끗이 해준다는 의미로 볼 때 미사려구(美辭麗句)다. 같은 말이지만 변소란말은 누구나 기피하고 싶은 말이다. 그래서 외국에서도 변소를 여러가지 말로 표현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화장싱을 에치켓으로 표현한다. 화장실이 에체켓으로 부르게 된 이유는 루이 14세 때 부터이다. 당시에 궁전에는 화장실이 없었다고 한다. 왕이나 왕비 또는 왕자들이 급한 일을 보려면 하인들이 바로 분변을 받는 통을 대령하고 있다가 갖다 대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많은 귀족들이 베르사유 궁전에서 파티가 열릴 때 급한 일을 보기 위해 정원 으슥한 곳을 찾아 실례를 하곤 했다.
▼이로 인해 정원사들이 ‘화단에 들어가지 말 것, 용변은 저곳에서!’라는 푯말을 세웠다. 이푯말을 가리키는 말이 프랑스어로 에티켓이다. 어원은 게시판,설명서를 의미하는 ‘스팃켓’에서 나온 것으로 길을 알려주는 푯말이 되면서 후에 에티켓이 되었다. 그후에 에티켓이란 말의 뜻이 확대되어 예절바르게 행동하는 것으로 뜻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화장실에 대한 여러가지 명칭을 가지고있다. 뒷물을 하는 공간이란 뜻으로 북수간, 옆에 있다해서 측간, 생리적 걱정뿐 아니라 마음의 근심까지 소멸시킨다 해서 헤우소(解憂所), 몸속을 깨끗이 해준다 해서 정방, 농기어린 뜻으로 부르는 작은 집 등 그 명칭은 참으로 다양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흔하게 사용된 말은 뒷간이었다.
▼누구나 화장실에 가면 모든 근심을 잃고 혼자의 생각에 잠긴다. 그래서 화장실은 자기수양과 나를 바라보는 순간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여기에서 많은 철학이 생기기도 한다. 알르키메데스는 화장실에서 삼각함수의 법칙을 발견했다고 한다. 무엇인가 혼자 골돌히 잠길 수 있는 장소가 바로 화장실이기 때문에 ‘해우소’란 말이 격에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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