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시문학소사전] - "그로테스크"란?...
2017년 04월 05일 23시 57분  조회:2664  추천:0  작성자: 죽림

그로테스크(The Grotesque)라는 용어는 15세기말 이탈리아에서 로마 유적이 발견되면서 생겨났다. 당시 발견된 것은 로마 황제 타이터스의 목욕탕으로 가는 지하통로와 네로의 황금 궁전의 폐허였다.

 

이 유적지의 벽과 천장의 디자인에는 식물과 인간 머리, 그리고 동물의 몸과 새의 꽁지 및 물고기의 꼬리가 결합되어 있었고, 온갖 신화적 형상들이 결합되어 있었다. 그것들은 보는 이들에게 낯선 형상이었다. 당시 사람들은 이러한 이미지들에 대해 놀라움, 불편함, 매혹, 공포 등등의 여러 감정을 느꼈다고 한다. 이러한 이미지들은 충격적이기도 하면서 매력적이기도 해서 당시 미술을 중심으로 유럽 전역에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물론 그 충격성과 불합리성을 이유로 당시 많은 예술 비평가들로부터 혹평을 받았음은 당연할 수 밖에 없었다.

 

당시의 유적이 발견된 곳은 동굴(당시 이탈리아어로 grotte)이었고, 이 단어로부터 그로테스크라는 파생되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그로테스크는 이질적인 것의 결합을 뜻하는 말로 이해된다. 인간과 동,식물의 결합은 그로테스크의 고전적 예의 대표가 된다.

 

그로테스크라는 용어가 생긴 것은 15세기 말이지만 실제로 그러한 이미지와 형상들은 원시 시대부터 있어왔다. 고대 민족은 예외 없이 주술적 신앙과 결합하여 토템이나 페티쉬(Fetish, 物神)라고 하는 괴이한 조형물을 남기고 있으며 이러한 모습은 오늘날 문명의 그림자에 영향을 덜 받은 민족들에게서도  나타난다.

 

그로테스크는 보통 이미지로부터 드러난다고 할 수 있으며 그것을 접한 사람에게 공포와 웃음, 천박함과 두려움, 혐오감과 매력 등의 이질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핀투리치오 혹은 라파엘로의 그림 등이나, 이탈리아의 코메디아 델 라르테의 이미지들은  이러한 그로테스크를 잘 드러낸다.

 

그로테스크는 지배적인 질서와 예술 경향에 반(反)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주류로서 보다는 민중적 성향의 예술에서 그 모습을 많이 드러내왔다. 유럽 여러 나라의 민중극이나 장터 연극 같은 경우는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들을 많이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로테스크는 빅토르 위고가 자신의 희곡 <크롬웰>의 서문에서 그것을 새 시대의 예술적 방법론으로 내세우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예술사의 전면에 등장했다고 평가된다. 위고는 세계는 모순되는 것들의 결합으로 이루어졌는데, 그것을 올곧게 드러내지 않고 아름다운것만, 혹은 천한 것만 드러내는 것은 예술의 올바른 방법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선한 것과 악한 것을 결합하고, 우스꽝스러운 것과 고귀한 것을 결합하는 그로테스크가 진정한 예술의 방법론으로 대두되어야 한다고 기록했다.

 

이후 서구에서는 그로테스크를 미학적 방법론으로 조금씩 연구해가는 경향이 생겨났고 이런 연구와 예술적 실천들이 여러 학자와 예술가들에 의해 진행되어 가면서 그 미학적 의의가 인정을 받게 되는 계기를 얻어갔다.

 

20세기 중반 독일의 비평가 카이저는 그로테스크에 대한 통시적 접근의 연구서를 통해 그 미학적 의의를 제시하였다. 오늘날 그의 저작은 그로테스크를 문학과 예술의 방법론으로 총체적, 심층적으로 살핀, 그로테스크 미학의 고전으로 평가 받는다. (The Grotesque in Art and and History -국내 미번역)

 

또한 러시아의 바흐친도 자신의 중세의 소설가 '라블레'에 관한 박사 학위 논문에서 그로테스크를 중세 민중 문화의 중요한 자산으로 평가한 논문을 냈고, 이후 그것을 심화 확장 시켜 책으로 출판하였다.(프랑수아 라블레의 작품과 중세 및 르네상스의 민중 문화 -대우 학술총서 국내 번역) 이 책에서 바흐친은 그로테스크의 생산적 육체성에 천착하여 독창적인 이론을 전개한다.

 

그로테스크의 주요한 특징 및 기능을 간단히만 살피면...

그로테스크는 민중적, 중심적 문화에 반하는 특징을 보여주며, (민중적, 반주류적 특징)

이를 통해 세계가 온전하게 이성적이며 질서정연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시키기도 한다. (폭넓은 리얼리즘의 기능)

 

이러한 그로테스크는 특히 사회적 격변기나 혼란기에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경향이 있다. 중세에서 르네상스 시기를 거치는 동안 민중적 성향의 예술들 속에서 그로테스크는 그 모습을 숱하게 드러내고 있으며, 미국의 대공황기에도 많은 문학과 연극, 영화 예술 속에서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로테스크 예술 작품들은 그것을 접하는 이에게 당혹감을 준다. 예를 들어 연극에 적용되어 사용되는 그로테스크는 관객들을 불편하게 하는 경향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경향은 연극 속에 벌어지는 세계를 하나의 진정한 세계로 인식하고 그 안에 동화되어 버리는 아리스토텔레스 적인 연극의 문제점를 극복하는 방식이 될 수도 있다. 그 이질감으로 인해 연극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이야기에 관객들이 거리감을 느낄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이 거리감은 연극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몰입해서 보지 않고, 이성적으로 판단하며 보게하는 기능을 한다.

 

메이어홀드의 연극 연출이나 브레히트는 이러한 그로테스크의 기능을 잘 이해했고, 자신들의 작품에 적극적으로 그로테스크를 도입한 예이다. 이유야 똑같지 않지만 이오네스코나 베케트의 소위 부조리극이라 불리는 연극들에서도 그로테스크는 드러나며, 독일의 극작가 뒤렌마트의 작품들에서도 효과적 표현 방식으로 그로테스크가 드러난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610 첫사랑아, 첫사랑아, 나에게 돌려다오... 2017-07-24 0 2210
609 시의 첫머리는 독자와 만나는 첫번째 고비이다... 2017-07-24 0 1931
608 장마야, 우리들은 널 싫어해... 2017-07-24 0 2032
607 "시인이 되면 돈푼깨나 들어오우"... 2017-07-24 0 1863
606 백합아, 나와 놀쟈... 2017-07-24 0 2078
605 "해안선을 잡아넣고" 매운탕 끓려라... 2017-07-24 0 1960
604 "언제나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것은"... 2017-07-24 0 1790
603 시창작에서 가장 중요한 창조성의 요인은 바로 상상력이다... 2017-07-24 0 2327
602 동물들아, "시의 정원"에서 너희들 맘대로 뛰여 놀아라... 2017-07-24 0 2657
601 시인은 불확실한 세계의 창을 치렬한 사유로 닦아야... 2017-07-24 0 1979
600 초여름아, 너도 더우면 그늘 찾아라... 2017-07-24 0 2090
599 "내가 죽으면 한개 바위가 되리라"... 2017-07-24 0 2631
598 련꽃아, 물과 물고기와 진흙과 함께 놀아보쟈... 2017-07-24 0 2288
597 현대시야, 정말로 정말로 같이 놀아나보쟈... 2017-07-24 0 2111
596 선물아, 네나 "선물꾸러미"를 받아라... 2017-07-24 0 2422
595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2017-07-24 0 2077
594 채송화야, 나와 놀쟈... 2017-07-24 0 3603
593 시의 초보자들은 문학적인것과 비문학적것을 혼동하지 말기... 2017-07-24 0 2123
592 찔레꽃아, 나와 놀쟈... 2017-07-24 0 2421
591 상상력의 무늬들은 새로운 세계와 세상의 풍경을 만든다... 2017-07-24 0 2030
590 커피야, 너를 마시면 이 시지기-죽림은 밤잠 못잔단다... 2017-07-24 0 2562
589 시는 언어로 그린 그림이다... 2017-07-24 0 2361
588 담쟁이야, 네 맘대로 담장을 넘어라... 2017-07-24 0 2283
587 시인은 사막에서 려행하는 한마리 락타를 닮은 탐험가이다... 2017-07-24 0 2155
586 꽃들에게 꽃대궐 차려주쟈... 2017-07-24 0 2272
585 무의식적 이미지는 눈부신 은유의 창고이다... 2017-07-24 0 2384
584 유채꽃아, 나와 놀쟈... 2017-07-24 0 1988
583 음유시는 문자와 멜로디와의 두개 세계를 아우르는 시이다... 2017-07-24 0 2047
582 풀꽃들아, 너희들도 너희들 세상을 찾아라... 2017-07-24 0 2078
581 시인은 은유적, 환유적 수사법으로 시적 세계를 보아야... 2017-07-24 0 2297
580 풀들아, 너희들 세상이야... 2017-07-24 0 2371
579 시인은 날(生)이미지를 자유롭게 다룰 줄 알아야... 2017-07-24 0 1943
578 봄아, 봄아, "봄꽃바구니" 한트럭 보내 줄게... 2017-07-24 0 2346
577 시인은 그림자의 소리를 들을줄 알아야... 2017-07-24 0 2066
576 금낭화야, 나와 놀쟈... 2017-07-24 0 1753
575 시인은 절대 관념이나 정서의 노예가 아니다... 2017-07-24 0 2042
574 춘향아, 도련님 오셨다... 2017-07-24 0 2349
573 좋은 시는 그 구조가 역시 탄탄하다... 2017-07-24 0 1951
572 아카시아야, 나와 놀쟈... 2017-07-24 0 2263
571 시를 쓰는것은 하나의 고행적인 수행이다... 2017-07-24 0 2113
‹처음  이전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