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시를 쓰는것은 하나의 고행적인 수행이다...
2017년 07월 24일 02시 56분  조회:2131  추천:0  작성자: 죽림

 

단계적인 시 창작 훈련 

이형기님의 '당신도 시를 쓸 수 있다.' 참고 


우선 나무를 바라보는 시각을 9단계로 나누어 적어보자. 

1. 나무를 그냥 나무로 본다. 
2. 나무의 종류와 모양을 본다. 
3. 나무가 어떻게 흔들리고 있는가를 본다. 
4. 나무의 잎사귀들이 움직이는 모양을 세밀하게 살펴본다. 
5. 나무 속에 승화되어 있는 생명력을 본다. 
6. 나무의 모양과 생명력이 상관관계를 본다. 
7. 나무의 생명력이 뜻하는 그 의미와 사상을 읽어본다. 
8. 나무를 통해 나무 그늘에 쉬고간 사람들을 본다. 
9. 나무를 매개로 하여 나무 저쪽에 있는 세계를 본다. 

이것을 크게 세 단계로 나누어 실제 나무에 관한 시를 써보자. 
1단계에서 4단계까지는 나무의 외형을 관찰하는 단계이다. 

나무는 
미세한 바람의 요구에도 
잎새를 흔들어 
고이 간직한 
금빛 비늘을 나누어준다. 

※나무의 아름다운 모습을 형상화하여 표현함. 

5단계에서 7단계까지는 나무의 내면을 바라보는 단계이다. 

겨울 바람은 눈비를 몰고 와 
소나무의 옷자락을 
거머쥐고 거칠게 흔들어 보지만 
푸른 눈매를 
조금도 누그러뜨리지 않고 
눈 들어 겨우내 하늘만 쳐다본다 

※소나무의 지조를 형상화하여 표현함. 

8단계에서 9단계까지는 나무를 매개로 해서 다른 세계를 보는 단계이다. 가장 고차원적인 단계로서 상상력이 가장 풍부한 사람이 쓸 수 있는 경지이다. 

겨울 나무 


품팔이하는 
엄마의 늦은 귀가, 

오누이는 밤새 
산짐승 소리를 들으며, 
문풍지 찢어진 틈새에서 우는 
낮선 바람 소리 들으며 
자정이 넘어서까지 
오돌오돌 떨고 있다 

눈 내리고 세찬 바람 부는 
두메 산골 
오막살이에서 

※ 세찬 눈보라에 밤새 떨고 있는 겨울 나무를 형상화함. 

우리는 시를 쓸 때 사물의 외형적인 단계에서 끝맺지 말고, 내면적인 단계, 나아가서는 그 사물을 통해 다른 세계까지 볼 수 있는 단계로 나가야 한다. 이것은 상상력에 있어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시를 쓰는 노력을 성실히 수행 하여 풍부한 상상력을 자아내고 그 산물로 훌륭한 한 편의 시를 창작할 수 있는 경지에 올라야 한다. 

※ 단계를 구분하여 적은 시는 순수한 개인 창작물로 예를 든 것이다. 


-------------------------------------------------------------

 

 

은혼
―김명인(1946∼)

바닥의 무료까지
지치도록 퍼낼 생(生) 거기 있다는 듯
모든 풍경들 제 색깔을 마저 써버리면
누런 햇빛 알갱이들 강을 싸안고 흩어지는 것 같아
물소리 죄다 흘러 보내더라도
더는 못 가게 마음 방죽 쌓아 너를 가둔다
잎들을 얽으려 할 때 햇살들이 마구 엉겨 붙어서
초록 기억으로 흠뻑 젖었던 적은 없느냐?
그때에도 사나운 이목, 다리 아래 격랑보다 더 두려웠다
나는 무슨 워낭으로도 네 베틀 가까이
다가설 수가 없어서
갈바람 낙엽 행낭에 담아 세월이라 부친다
받아 보거든 은하 물살 거세었음을 알리라
머리 위로 깃털 빠진 까막까치들 날아간다
길 아닌 길도 땅 위의 것이라고
이제 내가 겨우 깨쳐서 놓고 있는 징검다리,
저문 혼례 그 언저리나 맴도는
이 가을날 꿈같이, 빛같이


‘견우와 직녀’는 견우성과 직녀성, 두 별에 얽힌 이야기다. 근면한 목동 견우와 베 짜는 처녀 직녀가 결혼을 했는데, 알뜰살뜰 살림을 일구지 않고 사랑에 빠져 일을 작파하자 하늘의 왕이 그 둘을 은하의 동서 양끝으로 갈라놓았다고 한다. 

둘의 슬픔을 보다 못한 까치와 까마귀가 1년에 한 번 하늘로 날아올라 가 은하수에 다리를 놓아줘서 만나게 해준다는 날이 칠월 칠석이다. 그 하루를 제외한 1년 내내 상대를 그리며 살아가는 은하의 사랑! 직장에 매여 서로 다른 나라에 살면서 휴가철에나 만나는 글로벌 연인들이 떠오른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말이 꼭 맞지는 않나 보다.

화자는 견우고 그의 반려자는 직녀다. 날마다 만나도 1년에 한 번 만나는 직녀처럼 당신이 그립고 애틋하단다. 이 사랑의 스케일! 은혼(銀婚)이 돼도 식을 줄 모르는 부부애다. 
 

 

젊었을 때는 꽃이련만 이제 낙엽을 바치옵니다, 내 저문 혼례의 반려자여. 이 시는 은혼이 된 부부들의 애송시가 될 만하다. 결혼한 지 25년 된 것이 은혼이다. 25년이 지나도 날마다 애틋하다니, 사랑은 호르몬의 작용에 불과하다는 일설을 뒤엎는다. 갈바람 치는 세월을 함께 헤쳐 온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이 시를 읽으며 눈시울 뜨거워질 부부도 있으리. 이혼율 높은 이 시대에 이렇게 긍정적인 감정의 시라니!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890 화룡 두만강역 로과籍 - 방홍국 시 쓰다... 2017-12-16 0 2212
889 <섬> 시모음 2017-12-14 0 2218
888 "이 섬에서 저 섬으로 가고 싶다"... 2017-12-14 0 2601
887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2017-12-14 0 2489
886 시인은 "쉽고 편안하면서도 아름답고 품격있는 시"를 써야... 2017-12-14 0 2473
885 반도에서 최초의 성교육 동시집 "응아~" 태여나다... 2017-12-12 0 2071
884 모든 시인은 "자연파"이다... 2017-12-12 0 2438
883 {쟁명}하이퍼시에서 감정은 감옥세계에... 감각은 자유세상에... 2017-12-10 0 2140
882 노을아, 나와 놀쟈... 2017-12-09 0 3472
881 평화야, 어서 빨리 오너라... 닐리리 우리 함께 놀아나 보쟈... 2017-12-09 0 2191
880 작은것과 큰것... 2017-12-07 0 2397
879 [사투리공부] - 시 "진달래꽃"를 강원도 사투리로 보기 2017-12-06 0 2447
878 {쟁명} - 하이퍼시는 두차례 이상의 "도주"가 있어야... 2017-12-01 0 2842
877 "미안합니다, 동주"... "윤동주를 려행하다"... 2017-11-30 0 2743
876 징그러워 보이기도 하면서 아름다운 예술세계... 2017-11-28 0 4672
875 독일 유대계 녀류시인 - 넬리 작스 2017-11-21 0 2635
874 [쟁명] - 하이퍼시와 "다수"와 "소수" 그리고... 2017-11-20 0 2482
873 [시문학소사전] - 풍시조(諷詩調)란?... 2017-11-19 0 2605
872 누구나 시인이 될수 없다?... 있다!... 2017-11-18 0 2678
871 현대시 = 비유 2017-11-18 0 2817
870 현대시 = 이미지 2017-11-18 0 2307
869 시문학공부는 끝이 없다... 2017-11-18 0 2848
868 "낯설게하기"시공부 1 2 3... 2017-11-16 0 2599
867 시작은 고정관념을 파괴해야 생명력을 낳는다... 2017-11-16 0 3296
866 낯설기용법= 신선함 "회복창조"하는것, 새로운 시세계 구축... 2017-11-15 0 3320
865 "자화상"에서 "낯설게하기" 찾아보기... 2017-11-15 0 2421
864 낯설게하기란 기존의 코트를 해체, 파괴하는 용감한 행동이다 2017-11-15 0 2243
863 러시아 문예학자 - 시클로프스키 = "낯설게하기" 2017-11-15 0 4624
862 시는 낯설음의 미학이다... 2017-11-15 0 2746
861 시인은 무대(시)뒤에 숨어버린 감독이여야... 2017-11-15 1 2533
860 시인은 조탁능력이 있는 연금술자가 되여야... 2017-11-15 0 2363
859 글쓸 때 시집을 한쪽켠에 놓고 글써라... 2017-11-15 0 3144
858 시작은 "은유와 환유"라는 두 녀자를 사귀러 가는것이다... 2017-11-15 0 3162
857 시는 "광기적 드라마"이다... 2017-11-15 0 2400
856 시는 은유와 환유의 몸부림이다... 2017-11-15 0 3389
855 내전 중에 희생된 "철뚜기와 신비한 베일"에 싸인 시인 2017-11-14 0 4283
854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시조문학교과서 4 5 6... 2017-11-14 0 3122
853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시문학교과서 1 2 3... 2017-11-14 0 2917
852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동시세계에서 뛰여 놀쟈... 2017-11-13 0 2815
851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동시와 언어는 쌍둥이... 2017-11-13 0 3107
‹처음  이전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