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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낭화야, 나와 놀쟈...
2017년 07월 24일 03시 20분  조회:1780  추천:0  작성자: 죽림

금낭화 

6월,

어머니는 장독대 옆에 틀니 빼놓고
시집을 가고 싶은가 보다
장독 항아리 표면에 돋은 주근깨처럼

자잘한 미련도 없이
어머니는 차랑차랑 흔들리는 고름으로

 

 

신방에 들고 싶은가 보다
(안도현·시인, 1961-)



 

 

 

 

금낭화차

 

시 / 이청리

 

널 떼어 놓고 오는 날부터

하늘도 세상도 허물어졌다

무엇으로 쌓아 올릴 수 없어

술로만 칸칸 쌓아 올리는 날들

네가 소리없이 종소리를 울렸다

내 가슴은 쿵쿵 울려

기다리는 일이 슬픔을 통과 하는 일이었까

만날 기약도 없었는데 기다리는 나는

모두 통과 하는 걸까

이 세상 모든 것이 너였고

너로 보였고 너로 생각되었고

너로 꿈꾸게 되었고 너로인해

사는 일이었다

수많은 종을 달고 있는 금낭화가

소리없는 바람에도 울리듯

지금 앉아서도 듣는다 잔을 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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