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풀꽃들아, 너희들도 너희들 세상을 찾아라...
2017년 07월 24일 03시 49분  조회:2095  추천:0  작성자: 죽림

 

 

 

<풀꽃 시 모음>------

 


+ 풀꽃들 

풀이란 풀들 
모두 꽃을 피우더라 

이름 아는 풀들 
이름 모르는 풀들 
모두 꽃을 피우더라 

참말이지, 
아름답지 않은 꽃이 없더라 

아름다워 눈이 부시더라 
(서정홍·농부 시인, 1958-)


+ 풀꽃

우린 늘 헐레벌떡
쉴새없이 발을 굴렀다

정신없이 달리기만 하다가
멈추어진 그 자리에서
이름 모를 풀꽃을 만났다

향기도 없고
빛깔도 없이

다만
하얀 웃음만 가득 담고 있었다 
(진명희·시인, 1959-)


+ 똥풀꽃 
  
방가지똥풀꽃 
애기똥풀꽃 
가만히 이름을 불러 보면 
따뜻해지는 가슴 
정다워지는 입술 
어떻게들 살아 왔니? 
어떻게들 이름이나마 간직하며 
견뎌 왔니? 
못났기에 정다워지는 이름 
방가지똥풀꽃 
애기똥풀꽃 
혹은 쥐똥나무, 
가만히 이름 불러 보면 
떨려 오는 가슴 
안쓰러움은 밀물의 
어깨. 
(나태주‥시인, 1945-)


+ 풀꽃 

풀씨는 
궂은 땅 마다 않고 
꽃을 피운다 

하늘의 뜻 받들어 
푸른 빛깔 피워낸다 

바람에 꺾임 없이 
가늘게 살다가 

이 세상 한 구석 
밝은 빛 밝혀 
어둔 마음 한 자락씩 지워내고 

아무도 몰래 
비탈진 자리 
조용히 시드는 것을 
(박덕중·시인, 1942-)


+ 풀꽃 

민들레꽃을 
30분의 1로 축소하면 
저 꽃이 될까. 

잔디풀 사이로 
가늘게 치밀어 올라 
이제 막 피어난 자잘한 풀꽃! 

별보다도 작은 꽃둘레건만 
별처럼 또렷한 샛노란 꽃잎, 
사나흘이면 소멸해 버릴 이름도 없는 저 별은 

몇백 몇천 광년의 기약 끝에 
드디어 여기 
나타났는가. 

그 가늘디가는 천공의 선율은 
적막한 내 뜰을 한껏 
설레이게 한다. 
(김종길·시인, 1926-)


+ 우도의 풀꽃 
    
저 멀리서 날아온 꽃씨가  
우도에서 뿌리를 내리면 
우도의 민들레가 되고 
우도의 엉겅퀴가 되고 
우도의 제비꽃이 된다. 

푸른 바닷바람을 맞고 
철썩이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우도의 풀꽃은 
이름을 갖고 다시 태어난다. 

너른 잔디밭을 수놓은 
우도의 풀꽃은 
작은 꽃잎을 나풀거리며 
그가 키운 사랑을 
찾아온 나그네에게 건넨다. 

어디서나 
그대가 살아가고 있는 곳이 
그대가 수놓을 꽃밭이라고. 
(조성심·시인, 전남 목포 출생)


+ 풀꽃 연가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풀은 풀대로 나는 나대로 
변할 줄 모르는 
풀하고 나는 아무래도 
고향이 같은가 봐 

도시에 살아도 
먼 산 구름만 바라보다 
해지면 어머니 품속 같은 흙이 좋아 
흙을 베고 잠에 드는 풀꽃 

내 고향은 심심산골 단양 
너의 고향은 어디더냐 
도시에 몇십 년을 살아도 
풀 티, 
산골 티를 못 벗는 
풀과 나는 아무래도 
본래부터 같은 부류였나 보다.
(최영희·시인)


+ 애기똥풀꽃의 웃음 

꽉 막힌 추석 귀향길이었다. 
참아온 뒤를 보지 못해 
다급해진 나는 갓길에 차를 세우고  
산골 외진 숲 속에 뛰어들었다. 

벌건 엉덩이를 까내리자 
숲 속에 숨었던 청개구리가 뛰어올랐다. 
향기로운 풀내음 속에서 
다급히 근심거리를 풀기 위해 
안간힘 쓰는 소리를 듣고 
풀벌레들이 울음을 뚝 그쳤다. 

(쉿! 조용해! 무슨 소리가 났지?) 

이 삼라만상의 갖가지 일에 부딪치면서 살다보면 
더러운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 
참으며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처럼 
참으로 힘드는 건 똥 참는 일이다. 
참으로 시원한 건 똥 싸는 일이다. 

숲 속의 애기똥풀꽃이 노랗게 웃었다.  
(권달웅·시인, 1944-)


+ 풀꽃은 풀꽃끼리 

풀꽃은 풀꽃끼리 외롭지 않네. 
가난이야 하나님이 주신 거 
때로는 슬픔의 계곡까지 몰려갔다가 
저리 흐르는 게 어디 바람뿐이랴 싶어 
다시금 터벅터벅 되돌아오긴 하지만 
도회지 화려한 꽃집이 부러우랴 
밤안개 아침 이슬 모두 함께이거늘 
풀꽃은 풀꽃끼리 외롭지 않네 
외로움이야 하느님이 주신 거 
사람 속에 귀염받는 화사한 꽃들은 
사람처럼 대접받고 호강이나 하겠지만 
때로는 모진 흙바람 속에 
얼마나 시달리며 괴로워하리. 
때로는 무심히 짓밟는 발에 뭉개져 
얼마나 피눈물을 흘리리. 
시르렁 시르렁 톱질한 박일랑 
우리사 연분 없어 맺지 못해도 
궂은 날 갠 날도 우리 함께이거늘 
풀꽃은 풀꽃끼리 외롭지 않네. 
(허형만·시인, 1945-)


+ 풀꽃의 힘 

기름진 넓은 들에 봄날이 오면 
흐드러지게 피는 자운영꽃. 
농사의 밑거름이 되기 위하여 
봄의 끝에서 죽음 속으로 몰락하면서도 
꽃은 숙명이라고 슬퍼하지 않는다. 

풀꽃은 썩 아름다우나 세상을 유혹하지 않고 
왜 그다지 곱게 치장하는지 
세상을 위해 온몸을 눕히면서 희생하는지를 
말하려하지 않는다. 

세상사람들은 날마다 치장하면서 
풀꽃처럼 세상을 위하지도 않고 
난센스로 풍성한데 

풀꽃의 위대함은 
한마디 불평 없이 
아무런 항거 없이 
농부의 쟁기보습 밑으로 몸을 눕히는 
자유로움이며 
봄이 오면 어느 날 살며시 
쓰러졌던 그 자리를 다시 찾아오는 
부활이다. 
(이풍호·시인, 충남 예산 출생)


+ 풀꽃 

아가 손톱 만한
이름 없는 풀꽃 하나

인적 드문 곳에서
온몸으로 웃고 있다

삶은 많이 고달파도
삶은 더없이 아름다운 거라고

말없이 소리 없이
얘기하고 있다.

나도 한 송이
풀꽃으로 살아야겠다

그저 나만의 
빛깔과 모습으로

세상의 어느 모퉁이
한 점 무명(無名)한 풍경으로

조용히 피었다
총총 사라지고 싶다.
(정연복·시인, 1957-)

 

 

 

 

풀꽃 1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

 

풀꽃 2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을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이것은 비밀 

 

풀꽃3

 

기죽지 말고 살아봐

꽃 피워봐

참 좋아

 

(나태주·시인, 1945-)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770 하늘은 시간의 진리가 투사되는 진실의 장소이다... 2017-10-10 0 2421
769 "시계초침이 거꾸로 돌고 돈다"... 2017-10-09 0 2349
768 시창작에서나 시감상에서나 모두 고정관념 틀을 깨버리는것 2017-10-09 0 2303
767 시인은 시를 천연덕스럽게 표현할줄 알아야... 2017-10-09 0 3181
766 난해함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익숙해지기... 2017-10-09 0 3412
765 대추 한알속에 태풍 몇개, 천둥 몇개, 벼락 몇개... 2017-10-09 0 3718
764 "시계들이 날개를 활짝 펴고 0시의 바깥세계로 날아간다"... 2017-10-09 0 2057
763 "우리 한글이야말로 시를 위한 최적의 언어입니다"... 2017-10-09 0 2241
762 "글자들이 권총을 쏜다"... 2017-10-09 0 2317
761 문학은 국경과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 인간성을 써라... 2017-10-07 0 2370
760 올해 노벨문학상 주인 나타나다... 2017-10-07 0 2107
759 고향에서 들었던 소리가 음악을 낳다... 2017-10-06 0 2082
758 [고향문단소식] - 룡정엔 문사 - 송몽규 고택과 유택이 있다... 2017-10-02 0 2136
757 윤동주 = "병원" =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2017-10-01 0 2526
756 불멸의 시인 - 윤동주와 불멸의 문사 - 송몽규의 판결문 2017-09-30 0 2829
755 윤동주네 기숙사에는 "팔도 사투리"가 욱실욱실하였다... 2017-09-30 0 2064
754 불멸의 문사 - 송몽규를 재다시 알아보기... 2017-09-30 0 3207
753 일본 포스트모던 시인 - 테라야마 슈우시 2017-09-27 0 1926
752 [이런저런] -마광수님, 인젠 님과의 인터뷰를 지옥에가 할가ㅠ 2017-09-26 0 2276
751 글을 개성적으로 쉽게 쓰는데 목표를 두고 열심히 습작하기... 2017-09-26 0 2086
750 마광수님의 "윤동주연구" = 한국 최초 "윤동주 시 장편논문" 2017-09-26 0 1972
749 동시를 "하이퍼"로 써도 됨둥... 아니 됨둥(ㄹ)... 2017-09-24 0 2033
748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고요"?!... 2017-09-22 0 2046
747 "나는 가끔 주머니를 어머니로 읽는다"... 2017-09-22 0 1946
746 러시아 시인 - 네크라소프 2017-09-22 0 3474
745 마광수님, "창조적 불복종"때문에 저세상 길 택했을가... 2017-09-21 0 2216
744 마광수님, 력사앞에서 님의 "문단유사" 알아보기 2017-09-21 0 2301
743 마광수님, 오늘도 이 시지기-죽림은 님땜에 잠을 설칩니다... 2017-09-21 0 2075
742 "시계란 시계는 다 오후 다섯시였다"... 2017-09-20 0 1939
741 동시를 "하이퍼"로 써도 됨둥... 아니 됨둥(ㄷ)... 2017-09-19 0 2280
740 마광수님, 사라는 "사라"땜에 님께서 등천길 가신걸 알가ㅠ... 2017-09-19 0 2469
739 시가 언어이지만 시인은 그 언어의 장벽을 넘어설줄 알아야... 2017-09-19 0 2599
738 시는 메마르고 거친 세상을 뛰여넘는 행위예술이다.. 2017-09-19 0 1988
737 음유시인은 그 누구도 길들일수 없는 짐승이며 악마라고?!... 2017-09-17 0 2051
736 프랑스 음유시인 - 조르주 무스타키 2017-09-17 0 2021
735 반전을 노래한 음유시인- '밥 딜런' 대표곡 2017-09-17 0 3126
734 [시문학소사전] - "음유시가"란?... 2017-09-17 0 3276
733 섬과 파도 2017-09-17 0 2022
732 미국 시인, 환경운동가 - 게리 스나이더 2017-09-17 0 2356
731 시를 쓰는데는 음악과 그림이 아주 많이 도움이 된다... 2017-09-16 0 1935
‹처음  이전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