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초여름아, 너도 더우면 그늘 찾아라...
2017년 07월 24일 05시 13분  조회:2116  추천:0  작성자: 죽림

초여름 시 모음

 

 

 

<초여름 시 모음> 

+ 푸른 초여름 

세상엔 말도 노래도 다 사라진다. 
네가 옹아리를 시작하면 ― 

물에 뜬 수련, 수련 속의 이슬도 구른다. 
꿈꾸듯 네 긴 속눈썹 깜박이면 ― 

강보에 싸인 채 요람이 흔들린다. 
좜좜좜 네 작은 손등의 푸른 초여름― 
(김상옥·시인, 1920-2004)


+ 초여름 

물냄새 
비가 오려나 보다 

나뭇잎 쏠리는 
그림자 

바람결 
따라 흔들리고 

애기똥풀에 코를 박은 
모시나비 

지상은 
지금 그리움으로 자욱하다 
(허형만·시인, 1945-)


+ 초여름 

고운 님 얼굴 닮은 
마음으로 
가만가만 불어오는 
명주바람 앞세우고 

싱그러운 연초록 
잎사귀 사이로 
은빛 햇살 쏟아져 
아늑거리는 신록의 
꿈을 안고 

여름 너 벌써 왔구나! 
(김용수·시인, 전남 완도 출생)


+ 초여름 

푸른 제복 입은 
계엄군처럼 몰려오는 듯하다 

신록이 우거진 계곡마다 
새소리 요란하고 
전신주 피뢰침은 
천둥번개 받아들일 준비로 
여념이 없다 

연둣빛 사연 우체통마다 
그득하게 쌓이고 
하늘은 
먹장구름처럼 찌푸린 채 
빗방울 후드득 떨어질 듯 분주하다 

구슬땀이 또르르 구르고 
아랫도리가 하마 흥건하다 
(반기룡·시인)


+ 초여름 

개구리 울음소리 자욱한 밤 
윤전기(輪轉機)에서 거듭 찍혀 나오는 
신문기사마다 개골개골개골 
펄쩍펄쩍 뛰어다니는 개구리 울음소리 
굵은 활자로 우는 맹꽁이 소리에 
초여름 밤은 더욱 소란스레 깊어간다. 
(양수창·시인, 1953-)


+ 설레이는 초여름 

철렁이는 초여름 
흐르는 강가에 서면 
빙어같이 튀어 솟는 
그대 향한 그리움 

돌아서면 
그렇게 귀엽던 당신 
가시밭 넝쿨 장미로 피었으니 
어여뻐 죽겠네 
죽겠네 

내 마음 쓸어 
편지를 쓰면 

펄펄 뛰는 내 가슴 
옛 추억 속에 
포옹하네 
(서문인·시인, 1962-)


+ 초여름 숲 

여린 갈잎이 
미풍에 하늘거리고 
이름 모를 잡초들 
짙은 향을 풍기는 

초여름 숲에 누우면 
몸은 구름 위로 뜨고 
마음은 무아(無我)의 
원(原)인간으로 돌아간다. 

신(神)은 인간을 
숲에서 빚었으리. 
보드란 흙에 
풀잎 향을 섞었으리. 

숲에만 오면 
순한 양이 되고 
어머니 품보다 더 편안해 
언젠가 영원히 돌아갈 품 
(박인걸·목사 시인)


+ 초여름 밤의 비가 

개구리 자지러질 듯 
밤꽃 향내음 물씬한 교성 
하, 
부끄러워 
가슴속으로 파고드는 그리움 
  
그리움 총총히 박힌 
하늘 자락에 걸어놓은 시계가 
깜빡 졸다 떨어진 
침상에는 
설운 초여름 밤이 드러눕는다. 
  
눅룩한 어둠을 가로질러 
밤꽃 꺾어 내게 올 
그 길에 
촛불 하나 켜 놓았었는데 
  
뽀얀 안개 쓱 문지르고 
성큼 들어서는 아침, 
햇살이 
참 눈부셔라. 
(이복란·시인)


+ 초여름 풍경 
    
날이 덥다 
보이지 않는 새들이 나무 위에서 지저귄다 
새들의 울음소리에 나뭇잎들이 시든다 
더운 날 나무에게는 잦은 새 소리가 
불안처럼 느껴진다 
익어가는 토마토마다 빨갛게 독기가 차 오르고 
철길을 기어가는 전철의 터진 내장에서 
질질질 질긴 기름이 떨어진다 
약속에 늦은 한낮이 
헐레벌떡 달려온 아파트 화단엔 
기다리는 풀 풀벌레도 없다 
아이의 손에 들린 풍선이 터진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서 
고무 타는 냄새가 난다 
(김재혁·시인, 1959-)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170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새벽이 올 때까지 2018-07-25 0 3528
1169 윤동주 시집 원 제목 "병원"이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로... 2018-07-25 0 3461
1168 윤동주와 정병욱 가옥 2018-07-24 0 2563
1167 "붓끝을 따라온 귀뚜라미는 홀로의 감방에서도 울어준다"... 2018-07-24 0 3015
1166 윤동주와 이양하 2018-07-24 0 2729
1165 사람이 1년에 800만번 숨을 쉬는데... 2018-07-24 0 2731
1164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무서운 시간 2018-07-24 0 3284
1163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팔복 2018-07-23 0 5865
1162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위로 2018-07-22 0 2932
1161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장미 병들어 2018-07-19 0 2736
1160 윤동주와 윤석중 2018-07-18 0 4083
1159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자화상 2018-07-18 0 5677
1158 윤동주 동생 윤일주 2018-07-18 0 2848
1157 우리는 민족혼을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 2018-07-18 0 2319
1156 "윤동주 수업 늘이자"... 2018-07-17 0 3079
1155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아우의 인상화 2018-07-17 0 4368
1154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새로운 길 2018-07-17 0 9175
1153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창 2018-07-16 0 4494
1152 "리별은 인생의 보석이다"... 2018-07-15 0 2407
1151 "강은 분단과 전쟁의 상처를 말끔히 씻어낸다"... 2018-07-15 0 2406
1150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양지쪽 2018-07-15 0 4369
1149 윤동주와 동시인 강소천 2018-07-15 0 3376
1148 [시시비비] - 력사는 력사이다... "선구자의 노래"의 내막?(6)... 2018-07-13 0 3696
1147 송몽규는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자였다... 2018-07-13 0 3439
1146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이런 날 2018-07-13 0 3301
1145 윤동주와 "4총사" 2018-07-13 0 3160
1144 "가슴속에 어머니라는 산(山) 하나 들고 있다"... 2018-07-12 0 2301
1143 "나는 어머니의 가슴에 박힌 큰 못이다"... 2018-07-12 0 2366
1142 윤동주 시작품에서 나오는 "레그혼" 2018-07-12 0 3094
1141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닭 1 2018-07-12 0 2282
1140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가슴 1, 2, 3 2018-07-11 0 2904
1139 윤동주와 숭실학교 2018-07-11 0 3723
1138 윤동주 시 리해돕기와 모란봉 2018-07-10 0 3402
1137 영원하다... 영원할... 영원하리... 2018-07-10 0 3570
1136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모란봉에서 2018-07-09 0 2651
1135 "저 바다 건너 배고픈 아이들 배불리는 빵 한덩이 되고싶다"... 2018-07-09 0 2233
1134 윤동주와 문익환 2018-07-09 0 2539
1133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거리에서 2018-07-09 0 4214
1132 윤동주 시 리해돕기와 "륙첩방(다다미방)" 2018-07-08 0 4073
1131 윤동주와 정지용, 경향신문 2018-07-08 0 2407
‹처음  이전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