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백합아, 나와 놀쟈...
2017년 07월 24일 05시 39분  조회:2093  추천:0  작성자: 죽림

 

 

백합을 소재로 한 시(모음)

 

 

백합백합백합               -김언희-

 

자웅동체

암수 한 몸

지척지간 한배 새끼

나는 나와

생피 붙는다

(불륜의 향기는 코를 찌르고 목을 조르고 눈구녕을 후벼파고)

씩씩거리는

향기의

여섯 발굽에 비끌어매여

이토록

찢어지고 있는

육시처참의

나는

 

 

백합의 말                  -이해인(수녀 시인)-

 

지금은

긴 말을

하고 싶지 않아요.

 

당신을 만나

되살아난

목숨의 향기

 

캄캄한 가슴속엔

당신이 떨어뜨린

별 하나가 숨어 살아요.

 

당신의 부재조차

절망이 될 수 없는

나의 믿음을

 

승리의 향기로

피워 올리면

 

흰 옷 입은

천사의 나팔 소리

 

나는 오늘도

부활하는 꽃이에요.

 

 

 

백합                    -송연우-

 

모시빛 햇살이

꽃술 속에 앉아

속삭인다

 

발바닥이 간지러워

제 몸의 무늬 밟으며

꽃으로 피어나고

 

눈부신 오월

누군가 꽃으로 나팔을 분다

 

풀벌레새 울음에도

시나브로 나는 향기

긴긴 하루

 

 

 

백합                    -이금순-

 

뜰 안의 모란 지고 나면

6월이 기다려진다오.

 

심신이 지친 이들의 영혼을 달래 주려고

경적을 울리는 나팔을 불어

동서남북으로 불어라.

축배의 노래를 불어라.

행진교향곡을 불어라.

찬송가를 부르자.

 

갈증을 삼키고

침묵의 소리로

홀연히 피어나는 한 떨기 백합이여!

이 세상 무엇과 비길 것이랴!

홀로 영광과 높음이어라.

 

 

 

베란다의 백합                -배인환-

 

백합 같은 아내가 약혼을 하고

처음 우리집에 왔을 때

백합을 한아름 안고 왔다.

 

시집올 때에는

구근을 가지고 와서 화단에 심었다.

단독주택 화단에서

잘 자라 향기 짙은 꽃을

매년 피웠다.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백합은 화분에 심겨 옮겨졌다.

처음 몇 년은 향기 없는 꽃을 피웠다.

 

(첫 눈이 내리는데

아내는 겨울 모자를 눌러 쓰고

주사를 맞으러 병원에 간다)

 

봄이면

그래도 실낱같은 줄기를

계속 밀어올린다.

 

내년 봄에는 퇴직을 하면

작은 구근을 캐내

야생화 옆에 심어야겠다.

 

 

 

백합의 미소                   -유응교-

 

그대가 때때로

고단한 몸으로

병상에 누워 있을 때

백의의 천사가 되어

조용히 그대 곁에 있는 시간이

저는 무척 행복합니다.

 

그대가 때때로

외로운 몸으로

식탁에 앉아 식사를 할 때

하얀 미소를 보내며

정겹게 그대 곁에 있는 시간에

저는 무척 보람을 느낍니다.

 

그대가 때때로

즐거운 맘으로

창가에 서서 노래를 부를 때

저도 한껏 가슴을 열어젖히고

나팔을 불 수 있는 제 모습에서

저는 삶의 기쁨을 누립니다.

 

 

 

백합 향기                        -권달웅-

 

 

 버스가 화원 앞 정류장을 지날 때 지팡이를 짚은 노인이 백합 한 다발을 안고 올라왔다운전기사가 백미러를 본다새하얗게 언 차창으로는 앙상한 플라타너스가 지나가고 버스에 탄 몇은 쿨룩거린다갑자기 버스 안은 백합 향기가 난다.작업복을 걸친 젊은이가 일어나 노인을 부축한다콩나물 봉지를 든 아주머니가 흐뭇하게 웃는다그 아주머니를 보고 책가방을 든 학생이 웃는다나는 그 학생을 보고 웃는다변두리로 가는 버스에는 앙상한 플라타너스가 흔들리고 고단한 몇은 웃는다누구에게 주려는 백합일까밖은 살을 에는 찬바람이 부는데 버스 안은 온통 백합 향기로 가득하다.

 

 

 

백합                   -정연복-

 

땅 속 어둠을 뚫고

솟아오른 빛인가

 

하늘에서 내려온

빛의 천사인가

 

네 앞에서 세상의

어둠은 슬슬 뒷걸음치고

 

네가 있어 아직 세상은

희망의 빛으로 충만하다.

 

너의 티없는 맑음으로

내 마음 물들고 싶어라

 

너의 지고한 순수로

내 영혼 멱감고 싶어라

 

너처럼 너의 모습처럼

깨끗한 사랑을 하고 싶어라.

 

제아무리 짙은 어둠보다도

더 밝은 빛이여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770 하늘은 시간의 진리가 투사되는 진실의 장소이다... 2017-10-10 0 2421
769 "시계초침이 거꾸로 돌고 돈다"... 2017-10-09 0 2349
768 시창작에서나 시감상에서나 모두 고정관념 틀을 깨버리는것 2017-10-09 0 2303
767 시인은 시를 천연덕스럽게 표현할줄 알아야... 2017-10-09 0 3181
766 난해함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익숙해지기... 2017-10-09 0 3412
765 대추 한알속에 태풍 몇개, 천둥 몇개, 벼락 몇개... 2017-10-09 0 3718
764 "시계들이 날개를 활짝 펴고 0시의 바깥세계로 날아간다"... 2017-10-09 0 2057
763 "우리 한글이야말로 시를 위한 최적의 언어입니다"... 2017-10-09 0 2241
762 "글자들이 권총을 쏜다"... 2017-10-09 0 2317
761 문학은 국경과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 인간성을 써라... 2017-10-07 0 2370
760 올해 노벨문학상 주인 나타나다... 2017-10-07 0 2107
759 고향에서 들었던 소리가 음악을 낳다... 2017-10-06 0 2082
758 [고향문단소식] - 룡정엔 문사 - 송몽규 고택과 유택이 있다... 2017-10-02 0 2136
757 윤동주 = "병원" =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2017-10-01 0 2526
756 불멸의 시인 - 윤동주와 불멸의 문사 - 송몽규의 판결문 2017-09-30 0 2829
755 윤동주네 기숙사에는 "팔도 사투리"가 욱실욱실하였다... 2017-09-30 0 2064
754 불멸의 문사 - 송몽규를 재다시 알아보기... 2017-09-30 0 3207
753 일본 포스트모던 시인 - 테라야마 슈우시 2017-09-27 0 1926
752 [이런저런] -마광수님, 인젠 님과의 인터뷰를 지옥에가 할가ㅠ 2017-09-26 0 2276
751 글을 개성적으로 쉽게 쓰는데 목표를 두고 열심히 습작하기... 2017-09-26 0 2086
750 마광수님의 "윤동주연구" = 한국 최초 "윤동주 시 장편논문" 2017-09-26 0 1972
749 동시를 "하이퍼"로 써도 됨둥... 아니 됨둥(ㄹ)... 2017-09-24 0 2033
748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고요"?!... 2017-09-22 0 2046
747 "나는 가끔 주머니를 어머니로 읽는다"... 2017-09-22 0 1946
746 러시아 시인 - 네크라소프 2017-09-22 0 3474
745 마광수님, "창조적 불복종"때문에 저세상 길 택했을가... 2017-09-21 0 2216
744 마광수님, 력사앞에서 님의 "문단유사" 알아보기 2017-09-21 0 2301
743 마광수님, 오늘도 이 시지기-죽림은 님땜에 잠을 설칩니다... 2017-09-21 0 2075
742 "시계란 시계는 다 오후 다섯시였다"... 2017-09-20 0 1939
741 동시를 "하이퍼"로 써도 됨둥... 아니 됨둥(ㄷ)... 2017-09-19 0 2280
740 마광수님, 사라는 "사라"땜에 님께서 등천길 가신걸 알가ㅠ... 2017-09-19 0 2469
739 시가 언어이지만 시인은 그 언어의 장벽을 넘어설줄 알아야... 2017-09-19 0 2599
738 시는 메마르고 거친 세상을 뛰여넘는 행위예술이다.. 2017-09-19 0 1988
737 음유시인은 그 누구도 길들일수 없는 짐승이며 악마라고?!... 2017-09-17 0 2051
736 프랑스 음유시인 - 조르주 무스타키 2017-09-17 0 2021
735 반전을 노래한 음유시인- '밥 딜런' 대표곡 2017-09-17 0 3126
734 [시문학소사전] - "음유시가"란?... 2017-09-17 0 3276
733 섬과 파도 2017-09-17 0 2022
732 미국 시인, 환경운동가 - 게리 스나이더 2017-09-17 0 2356
731 시를 쓰는데는 음악과 그림이 아주 많이 도움이 된다... 2017-09-16 0 1935
‹처음  이전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