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시인은 전자아(全自我)를 대변할수 있는 화자를 발견해야...
2017년 08월 21일 22시 02분  조회:1817  추천:0  작성자: 죽림


□당신은 현대시에 주로 채택되는 화자가 어떤 유형이며, 이들의 문제점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이에 대한 대답을 하기 위해서는 앞에서 논의한 화자의 유형을 정리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그건 제가 정리해 드릴 테니 답변을 준비해 두세요. 

시인과 관계에 따른 유형 : <자전적 - 허구적> 
신분에 따른 유형 : <상위-하위>, <도시-농촌>, <남성-여성>, <성인-어린이> 
담화의 담당 층위에 따른 유형 : <표층-심층> 
정서 상태에 따른 유형 : <문명-원시> 

글쎄요, 잘 모르시겠다구요? 화자의 변천사(變遷史)를 살펴보면, 시인과 화자 관계의 경우 <시인=화자>인 <자전적 화자>에서 출발하여 <시인≠화자>인 <허구적 화자> 쪽으로 이동해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바뀐 것은 문학 작품을 자아의 표현으로 보던 고전적 관점이 오락성이나 미적 탐구 쪽으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 신분을 살펴보면 <상위→하위>으로, 성은 <남성→여성>으로 이동해 왔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작품 속의 주인공들이 <신(神)→영웅→위인→범인(凡人)→열등한 인간> 쪽으로 하강해 왔다는 프라이(N. Frye)의 지적이나, 고대로 올라갈수록 남성 시인이 여성화자를 택하여 노래하는 작품이 드문 반면에 현대시로 내려올수록 여성화자를 빌어 노래하는 작품이 늘어가는 점을 미루어서도 짐작할 수 있다. 

이런 하강 현상은 모든 장르에 나타나는 것으로서, 사실감(reality)을 강화시키기 위한 노력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에 따른 이동 방향은 리얼리즘의 강화라는 이유로는 설명이 부족합니다. 남성이 이성적이고 여성이 감성적이라고 할 때, 리얼리즘은 이성주의를 배경으로 탄생되는 정신이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일부에서는 현대시의 여성화 경향을 한국 문학에는 여성화의 전통이 있었고, 그것이 현대에 재현되고 있다든가, 일제(日帝)의 강압적인 파시즘에 대항하는 수단으로 소극적 여성주의(女性主義)를 택한 것이 체질화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비단 우리 문학에만 나타나는 게 아닙니다. 세계 각국의 시들이 대체적으로 여성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보다 보편적인 현상에서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경제의 발달에 원인을 찾는 게 보다 타당할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 경제가 발달함에 따라 기초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해 재화(財貨)를 소비하던 것이 자기의 사회적 신분을 표시한 <광내기 소비(conspicuous consumption)>로 바뀌고, 그로 인해 실용성(實用性)이나 기능성(機能性)보다 장식성(裝飾性)과 세공성(細工性)을 중시하는 문화가 형성되면서 남성적 특질인 사상과 교훈보다 정서와 섬세함을 강조하는 여성 화자 중심의 작품이 증가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한편 화자의 분열 방향은 아이러니를 중시하는 낭만주의 시대부터 <표층화자→심층화자>로, 초현실주의 시가 등장한 뒤부터 <의식화자→무의식화자>와 <문명화자→원시화자> 쪽으로 이동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시적 인물의 이동 방향은 전인성(全人性)을 상실하고 비인간화(非人間化) 내지 해체화(解體化) 쪽으로 진행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이동의 원인은 더 이상 진로가 막힌 리얼리즘 문학이 심리학의 도움을 받아 의식의 밑바닥에 숨겨진 인간상을 등장시키는 방법으로 돌파구를 찾으려 한 데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인간상을 제시하여 문학사 속에서 독자적 위치를 확보하려는 작가들에 의해 가속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해체 작업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는 볼 수 없습니다. 문학작품이 사회보다 앞서 인간성을 해체하는 것은 문학의 본래 목적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독자와 작가의 관계를 파괴하고, 자아와 사회의 해체를 촉진시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이미 변해버린 독자의 감수성을 무시하고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현대 시인들은 무엇보다도 먼저 전자아(全自我)를 대변할 수 있는, 그러니까 의식과 무의식, 이성과 감성, 도덕과 욕망 등을 모두 대변할 수 있는 화자를 발견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090 "자그마한 세계" 2018-06-14 0 2365
1089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공상 2018-06-14 0 4853
1088 "비가 온다야 개미야 대문 걸어 잠궈라"... 2018-06-13 0 2395
1087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창공 2018-06-12 0 4450
1086 "꽃씨가 되여봄은..." 2018-06-12 0 2150
1085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래일은 없다 2018-06-11 0 3362
1084 "우리는 '바다'에 관한 시를 쓸줄 모르외다"... 2018-06-11 0 2446
1083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삶과 죽음 2018-06-11 1 8612
1082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초한대 2018-06-10 0 5074
1081 "할머니가 흘러간 그 시간의 탑이지요"... 2018-06-09 0 2519
1080 중국인민해방군 군가, 조선인민군행진곡 작곡가 - 정률성 2018-06-08 0 5061
1079 동시는 개구쟁이 애들처럼 써라... 2018-06-07 0 2462
1078 "너 이름 뭐니...." 2018-06-07 0 2470
1077 별, 별, 별... 2018-06-06 0 2325
1076 동시창작 다양화를 두고 / 김만석 2018-06-03 0 2452
1075 "삶의 꽃도 무릎을 꿇어야 보인다"... 2018-06-02 0 2386
1074 "나무들이 작은 의자를 참 많이도 만든다"... 2018-06-02 0 2459
1073 "엄마와 아빠는 늘 바쁜 바다랍니다" 2018-05-31 0 2579
1072 "쌍둥밤은 엄마하고 냠냠"... 2018-05-30 0 2368
1071 "소나무는 꿈을 푸르게 푸르게 꾸고 있다"... 2018-05-30 0 2679
1070 "햇살 한 줄기 들길로 산책 나왔다"... 2018-05-28 0 2461
1069 "조선의 참새는 짹짹 운다" 2018-05-26 0 2447
1068 천재시인 李箱의 련작시 "오감도 제15호" 뮤지컬로 태여나다 2018-05-24 0 2728
1067 맹자 명언 2018-05-22 0 3813
1066 노자 도덕경 원문 . 해설 2018-05-22 0 4757
1065 노자(老子) 도덕경 명언 명담 2018-05-22 0 3571
1064 노자 도덕경 명언 모음 2018-05-22 0 6230
1063 중국 노나라 유교 시조 사상가 교육자 - 공구(공자) 2018-05-22 0 6554
1062 중국 춘추시대 현자 - 노담(노자) 2018-05-22 0 4749
1061 "돌멩이를 아무데나 던지지 마세요"... 2018-05-22 0 2356
1060 김철호 / 권혁률 2018-05-16 0 2643
1059 미국 녀류화가 - 그랜드마 모제스 2018-05-04 0 4856
1058 청나라 화가, 서예가 - 금농 2018-05-04 0 4363
1057 청나라 가장 유명한 양주팔괴 서예가들 2018-05-04 0 2574
1056 "사랑의 깊이는 지금은 모릅니다"... 2018-05-04 0 2400
1055 미국 시인 - 칼릴 지브란 2018-05-04 0 4249
1054 박문희 시를 말하다(2) / 최룡관 2018-05-02 0 2846
1053 박문희 시를 말해보다 / 김룡운 2018-05-02 0 3086
1052 "산노루" 와 "숫자는 시보다도 정직한것이었다"... 2018-04-26 0 2514
1051 축구세계, 시인세계... 2018-04-25 0 3194
‹처음  이전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