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시에서 낯설음의 이미지용법은 곧 시적 해방이며 자유이다...
2017년 09월 02일 23시 20분  조회:2180  추천:0  작성자: 죽림


낯설음의 언어 / 홍문표

언어의 경제학 : 시나 산문이나 문학이나 비문학이나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그 중에서도 시가 시일 수 있는 이유는 언어를 보다 정서적인 측면에서 사용하거나 상상적인 세계를 추구하거나 사전적이고 일상적인 의미를 벗어나 함축적이고 내포적인 2차적인 의미의 확대를 꾀하는 것이 시어의 독특한 용법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러시아에서 언어와 시를 연구하던 일련의 학자들은 언어의 근본적인 형식인 운율과 구조를 연구하면서 문학의 문학스러움이나 시의 시다운 근본적 특징이 바로 언어의 특이한 용법에 있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이들은 문학의 내용, 즉 이념성을 강조하던 시기에 문학성을 언어형식에서 찾고자 했기 때문에 형식주의라고 했는데 러시아 형식주의자들로 대표적 이론가는 야콥슨, 쉬클로프스키며 프라그 학파의 무카로브스키, 코펜하겐의 엘름슬레브 미국의 웰렉등으로 확산되었다. 
이들의 기본 입장은 문학성의 발견에 있었으며 그 해결책은 전통적인 대답이나 임시변통적인 방식이 아니라 근본적인 문학성의 본질과 소재에 대한 해명이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따라서 심리학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과 함께 모든 외재적 이론들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낭만주의나 상징주의에서 즐겨 쓰는 영감이나 상상력 또는 전재등에 관한 모든 공론들도 일소에 붙였다 독특한 문학성의 소재지를 작가나 독자의 정신 속에서가 아니라 작품 그 자채내에서 찾아야만 했던 것이다. 
이들은 현대시학에서 금과옥조로 여기고 있는 이미지에 대해서도 비판적이었다. 시의 경우에 있어 비유, 리듬, 독특한 구문, 어려운 낱말등은 그러한 정신의 절약을 돕기는커녕 오히려 정신의 노력을 더욱 강요할 뿐이라고 하였다. 그들은 산문과 다른 시의 변별성을 단순한 이미지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그것이 사용되는 용법에서 찾아야 한다고 하였다. 그것은 이미지를 전적으로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산문의 이미지와 시의 이미지가 전혀 다름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이들이 말하는 시어의 변별성, 즉 시를 시답게 하는 근본적인 어법은 무엇인가. 그것을 그들은 낯설게 만들기와 전경화로 설명한다. 

낯익음과 낯설음 
쉬클로프스키의 표현을 비리면 시의 문학성은 시어의 낯설음의 구조에 있다는 것이다. 친숙한 의미의 이미지가 아니라 생소한 충격을 주는 이미지, 뭔가 새롭게 생각하고 느끼도록 활력을 주는 언어의 창조가 바로 낯설음이며 산문과 구별되는 시어의 정수가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존의 시어나 산문적인 언어들은 바로 낯설음의 언어가 아니라 낯익음의 언어이고 낯익음의 이미지였고 낯익음의 형식이었다는 말이된다. 사실 고전주의나 낭만주의에서 시에 대한 인식이나 시어의 기능은 효과적인 전달이나 경제적인 표현이라는 목적에서 설명되었다. 포프는 시의 재치는 늘 생각하면서도 그처럼 잘 표현할 수 없는 것, 즉 어려운 것을 적절히 표현하는 것이라 하였고 워즈워드는 낯선 세계를 인간에게 친숙하도록 만드는 기능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쉬클로프스키는 언어는 친숙이야말로 가장 비시적인 것으로 규정한다. 
처음 바다를 경험하는 사람은 파도가 신기하지만 바닷가에사는 사람들은 팓오 소리에 익숙해져서 그들은 그것을 신기하게 듣지 않는다. 이런 사실은 일상적인 언어 생활에서도 언어를 친숙한 일상의 것으로 사용할 때는 감동으로 듣는 것이 아니라 기계적으로 듣는다. 산문의 언어들이 그렇다. 늘 사용하는 말은 감동이 없다. 처음엔 감동하지만 차츰 만성이 되어 버린다. 그리하여 낯익은 사람끼리는 서로 바라보지만 우리는 더 이상 서로를 주의깊게 쳐다보지는 않는다. 세계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시들어 버려서 남아 있는 것이라고는 단순한 인정뿐이다 라고 하였다. 
친숙화하는 동일한 사물에 대한 우리의 지각이 반복되어 습관화 되었을 때 조성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직각은 자동화되고 감각은 마비되어 낯익은 사람 사이에는 언어를 생략하고 손짓이나 눈짓으로 의사를 교환하는 탈언어화 상태가 된다. 지각적인 인식의 언어가 생략될 때 남는 것은 기호뿐이다. 
인간과 사물, 인간과 인간 사이에 기호만 존재하게 될 때 그것은 시의 세계가 아니라 수학이고 과학이고 산문이다. 추상적인 개념과 습관적이고 기계적인 생활만 존재하는 삶이란 이미 창조적 인간이 아니고 기계나 동물이나 다를 바 없는 비인간화의 무의미한 세계일 뿐이다. 

(1) 달 달 무슨 달 
쟁반같이 둥근 달 
어디어디 떳나 
남산 위에 떳지 

(2) 당신은 짐승, 별, 내손가락 끝 
뜨겁게 타오르는 정적 
외로운 사람들이 따모으는 꽃씨 
외로운 사람들의 죽음 
순간과 머나먼 곳. 
이방(異邦)의 말이 고요하게 시작됩니다 
당신의 살갗 및으로 대지(大地)는 흐릅니다 
당신이 나타나면 한 개의 물고기 비늘처럼 
무지개 그으며 내가 떨어질 테지만 
-이성복「당신은 짐승, 별」 

인용한 (1)의 동요에서 ‘쟁반같이 둥근 달’이란 말은 수사학적으로 보면 직유법의 구절이라고 하겠지만 쟁반이나 둥근이란 말은 너무나 익숙한 말이며 아예 복합어로 인정될 만큼 굳어버린 일상적인 말이다. 여기서 일상적이니 익숙하니 하는 말은 너무나 평범하게 사용되기 때문에 무의식 중에 나오는 자동화의 언어란 말이다. 남산이란 말도 그렇다. 이 말은 서울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 사는 고장이면 어디에나 남산은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장은 어린이들에게 교육적 가치는 있겠지만 쟁반이나 남산이란 언어가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과 감동을 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2)의 당신에 대한 표현이 구절마다 새롭고 낯설다. 당신은 짐승. 별, 손가락 끝, 정적, 꽃씨, 죽음, 머나먼 곳 등으로 전혀 상식적인 상상을 비약하여 충격을 준다. 
따라서 예술가가 대항하고 투쟁해야할 것은 바로 이 일상과 습관과 안일과 매너리즘의 권태다. 대상을 습관적인 문맥에서 뜯어내고 본질적으로 다른 개념들과 함께 묶음으로써 시인은 상투적 표현과 거기에 따른 기계적 반응에 치명적인 일격을 가해서 대상들의 감각적인 결을 고양된 상태에서 인식하도록 해야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시의 언어는 바로 일상적인 낯익음의 용법을 배제하고 보다 낯선 용법을 창조하여 지각의 신선함을 회복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시적 자유이고 해방이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050 일본 현대시인 - 시바타 산키치 2018-04-25 0 2673
1049 일본 현대시인 - 다이 요코 2018-04-25 0 2998
1048 "시란 꿈꿀수밖에 없는것을 비재의 언어로 볼수있게 하는것" 2018-04-25 0 2668
1047 일본 중견시인 - 혼다 히사시 2018-04-25 0 3453
1046 "친구야, 정녕 뽈을 차보지 않았다면 인생이 무엇인지 아느냐" 2018-04-24 0 2707
1045 "담쟁이 잎 하나는 수천개 잎을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2018-04-22 0 2585
1044 "담장을 허물고 나서 나는 큰 고을 영주가 되었다"... 2018-04-22 0 2787
1043 "아...버...지" + "어...머...니" = 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이름 2018-04-20 0 2372
1042 [詩소사전] - "시의 성격"... 2018-04-20 0 3317
1041 "시에 새로운 전률을 부여했다"... 2018-04-20 0 3703
1040 [詩공부] - 파리의 우울 / 보들레르 2018-04-20 0 3772
1039 [작문써클선생님께] - 해연의 노래 2018-04-20 0 2416
1038 "아버지가 그리워질 때면 내 눈가에 숫돌이 보인다"... 2018-04-17 0 2874
1037 마지막 수업 / 알퐁스 도데 2018-04-17 0 4164
1036 "우린 다시 인생을 얘기해 보자구"... 2018-04-16 0 2316
1035 백마호 / 주자청 2018-04-16 0 2407
1034 푸른 빛 / 주자청 2018-04-16 0 2494
1033 아버지의 뒷모습 / 주자청 2018-04-16 0 5379
1032 총총 / 주자청 2018-04-16 0 2851
1031 봄 / 주자청 2018-04-15 0 2842
1030 중국 산문가, 시인 - 주자청 2018-04-15 0 2743
1029 "천희(天姬)라는 이름이 한없이 그리워지는 밤"... 2018-04-14 0 4033
1028 "토종 어머니"는 늘 "토굴"에서 "숭늉"을 만들고지고... 2018-04-14 0 2477
1027 "은빛 두레박으로 우리 가족 웃음 길어 올리시는 아버지"... 2018-04-11 0 2517
1026 선시(禪詩)모음 2018-04-11 0 3024
1025 "엄마가 병원 입원하면 울 집 통채로 터엉 비어있어"... 2018-04-10 0 2372
1024 "삶이란 외상값 치르는것"... 2018-04-10 0 2247
1023 나의 "도화원" 만들고 벌 나비 날아 들게 해야... 2018-04-08 0 2241
1022 "산에 사는 산사람은 말이 없다"... 2018-04-06 0 2662
1021 "1,000억 재산이 그 사람 시 한줄만도 못해"... 2018-04-06 0 2595
1020 "모든것 구름처럼 사라진다"... 2018-04-05 0 2162
1019 "벗들의 우정은 들꽃이다"... 2018-04-05 0 2143
1018 "세상의 열매들은 모두 둥글둥글 하다"... 2018-04-05 0 2353
1017 일본 천재 동요시인 - 가네코 미스즈 시모음 2018-03-31 0 3459
1016 <작은 것> 시모음 2018-03-31 0 2350
1015 <참새> 시모음 2018-03-31 0 2454
1014 "해빛이 엄마의 눈속에서 빛나고 있다"... 2018-03-31 0 2180
1013 "달은 우리 동네를 보고 있다"... 2018-03-31 0 3658
1012 "달은 꽁꽁 뭉친 주먹밥이다"... 2018-03-30 0 2286
1011 그립다 말을 할가 하니 그리워 그냥 갈가 그래도 다시 더 한번... 2018-03-29 0 2291
‹처음  이전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